나무모에 미러 (일반/어두운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2-09-26 00:04:37

허슬 댄스



1. 허슬이란?2. 허슬댄스의 특징3. 자유의 영혼, 허슬러4. 한국으로 건너온 허슬5. Hustle Korea 커뮤니티6. 다른 이름의 허슬

1. 허슬이란?

허슬(Hustle)은 1970년대 초반부터 후반 동안 디스코 음악과 함께 유행한 춤으로 미국 뉴욕의 브롱스(Bronx) 커뮤니티 및 클럽 문화에서 파생된 라틴계 파트너댄스 또는 소셜댄스이다.

스윙(Swing)의 시초인 린디합(Lindy Hop)을 즐겨 추던 아프리카계 미국인, 그리고 살사(Salsa), 맘보(Mambo)와 볼레로(Bolero) 등 다양한 라틴계 댄서들이 함께 어울리고 노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이들의 문화적 영향을 받았다. 해당 파트너 댄스 장르들과 비슷한 형태의 뿌리 또는 혼합된 기본기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사교댄스 또는 영어로 소셜댄스(Social Dance)라고도 불리며 '한국어 사전'에 따르면 사교댄스는 "의식과 무대 용이 아닌 일반인이 남녀 쌍으로 악곡에 맞추어 자유롭게 둘이서 함께 즐기는 댄스"라고 정의되어있다.

2. 허슬댄스의 특징

허슬은 3박자를 기본 리듬으로 가져가며, 정확히는 "and-1,2,3" 엇박자로 시작하여 3박자를 반복하며 문장을 이어가는 방식의 춤이다.

초기의 허슬은 정교함과는 거리가 멀었고, 간단히 손을 잡고 돌린다고 해서 "touch dance"라고 불렸다. 실제 1970년대 허슬 영상들을 보면 두 사람이 빙글빙글 돌며 특정 박자에 구애받지 않고 자리를 이동하며 흔드는 것처럼 보인다. 그 당시 청년들이 클럽에서 추는 가벼운 파티댄스로 시작했으나 클럽에 놀러 온 다른 장르의 무용수들이 본인이 구사할 수 있는 화려한 테크닉을 접목하며 턴(turn)과 핸드 체인지(hand change), 공간을 빠르게 이동하는 사이드-투-사이드 (side-to-side) 스페이싱 구성 등이 추가되었고 이는 점차 허슬의 기본 형태가 되었다.

제일 유명한 3박자 허슬 외에도 4박자, 5박자, 또는 혼자 추는 라인 댄스(Line dance) 버전도 존재했지만, 현재로선 보기 힘들다.

국내에서는 간혹 허슬이 김수로의 "꼭짓점 댄스"로도 알려졌지만 이는 해외 영화나 미디어에서 보여준 "디스코 음악에 추는 라인댄스"와 복고풍의 제스쳐들을 하나의 고유명사처럼 사용하여 부르는 것으로 올바른 댄스 장르 표현은 아니다. 실제 허슬댄스를 어떻게 추는지 궁금하다면 유튜브에 영어로 검색해보는 걸 추천한다 (hustle dance, hustle partner dance, hustle line dance 등)

디스코 문화와의 연관성
허슬은 디스코 시대에서 태어난 춤으로서 허슬의 문화적 상징이자 정체성은 디스코 그 자체다.

디스코(Disco)는 디스코텍(Discothèque)이라는 "레코드음악에 맞추어 손님이 춤을 즐길 수 있는 클럽이나 술집 (출처 : Oxford Languages)"에서 파생된 명사로 쌓아둔 디스크 레코드판을 꺼내 해당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는 행위를 표현한것으로 해석된다. 디스코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즉 흑인 음악으로 빠른 템포의 4/4 박자에서 정박자에는 킥드럼(Kick drum)이 엇박자에는 하이헷 (Hi-hat)이 반복되는데, 이것은 춤추기 편하게 비트를 조정하고 반복하는 과정에서 생긴 음악적 특징으로 디스코는 정말 단어적 정의 그대로 춤을 즐기기 위해 만들어진 음악이라고 볼 수 있다.

파티음악에는 파티댄스가 따라오는 법. 디스코가 대유행하던 전성기 동안 허슬도 자연스레 클럽씬과 여러 미디어 노출을 통해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한국 대중들에게도 익숙한 존 트라볼타(John Travolta)의 "토요일 밤의 열기(Saturday Night Fever)" 영화나 미국의 스타킹이라고 볼 수 있는 "스타 서치 (Star Search)" 예능 경연 프로그램 쇼 등 여러 대회와 파티 등 그야말로 허슬댄스가 하나의 대중문화로서 미국 전역은 물론 유럽까지 장악했던 시절이 있었다. 이렇게 대중적인 소셜댄스였던 허슬의 명성이 점차 잊히게 된 건 "디스코 폭파의 밤(Disco Demolition Night)을 시작으로 디스코 시대가 막이 내린 것이 제일 큰 영향이 큰 것으로 본다.

디스코 폭파의 밤
"디스코 폭파의 밤"은 디스코 음악 및 문화를 타도하자는 뜻으로 모인 반대파들이 일으킨 폭동으로 1979년 여름, 야구 경기 중 수만 명의 관중이 필드로 달려가 디스코 및 펑크 등의 다양한 흑인 음악 관련 레코드판들을 그라운드에 쌓아놓고 폭파해 유명해진 사건이다.

표면적으로는 특정 음악 장르에 대한 반대운동이라고 주장했으나 관중 대부분은 백인 남성 노동 계층이었다. 그리고 디스코 문화가 흑인, 게이, 히피(사이키델릭계), 이태리나 라틴계 등의 그 당시 차별 받던 소수자들 클럽 중심으로 성행한 것을 고려했을 때, 백인 외 소수자들이 주류 문화로 발전하는 것에 위기감을 느껴 공개적으로 성차별주의, 인종주의 및 동성애 공포증을 사회에 표출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출처 : 실용음악 위키 / Alexis Petridis, The Guardian)

그 시절을 직접 경험했던 연령대와 생성된 매니아들이 레슨과 공연, 파티 등을 소소하게나마 허슬댄스의 장을 유지해오며 여전히 뉴욕이나 일부 도시에서는 비교적 허슬을 좋아하는 매니아층과 허슬댄스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많은 편이다.

3. 자유의 영혼, 허슬러

파트너 댄스의 전통을 깨다
그 시절 각 장르의 라이브 밴드가 연주하는 리듬과 정해진 무브먼트에만 추던 타 파트너 댄스 장르 대비 허슬댄스는 당시 클럽에서 디제이(DJ)가 입맛대로 틀던 여러 선곡에 맞춰 즉흥적으로 춤을 추었다. 이에 따라 프리스타일 적인 요소가 강해졌으며 패턴 응용 및 순서도 비교적 자유로운 편인 것으로 추정된다.

허슬의 정체성
앞서 설명했던 개방적인 디스코 문화에 따라 허슬의 제일 큰 정체성 중의 하나는 Gender Fluid (젠더 플루이드)다. 이 단어의 뜻은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을 차용하는 남녀 혼성이 아닌 '나는 나대로'의 마인드를 설파하는 (출처 : W Korea)" 즉 파트너 댄스 전통에 따라 남성이 꼭 리드(Lead)를, 여성이 꼭 팔로우(Follow) 역할을 하지 않고 누구나 허슬을 할 줄 안다면 본인이 원하는 역할을 유연히 결정하고 즐기는 개념이다.

이것은 사회적 지위, 인종부터 성별까지 차별이 심하던 미국 1970년대 배경인 것을 고려했을 때 매우 혁명적인 마인드였다. 허슬이 이 유니크한 정체성을 가질 수 있게 된 건 디스코 문화가 성별, 나이, 피부 색깔 또는 배경 상관없이 다 함께 어울리며 교류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있어 가능하였다. 특히 디스코 문화의 핵심 멤버였던 LGBT 커뮤니티가 이 젠더 역할의 경계선을 흐리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디스코는 막연한 춤의 향연이 아닌 당시 차별받던 흑인 및 소수자들이 백인 지배하에 있던 답답한 세상과 잠시나마 연을 끊고 밤새 춤추며 동시에 거기에 자신들의 상승 욕구와 평등의식을 담아내는 장이였기에 (출처 : 음악평론가 임진모) 허슬댄스 또한 자연스레 각자의 표현과 자유로움에 집중하게 된 것이 아닐까 추정해본다.

*LGBT는 성소수자의 정체성을 의미하는 단어이다 (Lesbian, Gay, Bisexual, Transgender)

4. 한국으로 건너온 허슬

한국 허슬의 시작
한국에 허슬 댄스를 들여와 커뮤니티를 구축 및 정착시킨 1세대는 전지영(Young)과 강윤정(Christy)이다. 2016~2017년 전에도 해외에서 온 허슬 댄서들이 워크숍을 하거나 스타킹에도 출연하는 등 간간히 시도는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지속성은 없었다.

2016년 미국 뉴욕을 방문한 한국의 하우스 댄스 크류 Overaiz 멤버 Young은 하우스를 트레이닝 하러갔던 EXPG 댄스 스튜디오에서 허슬 댄스를 우연히 보게되고 곧 파트너 댄스의 매력에 빠졌다. 약 3주동안 2번의 Jeff Selby의 허슬 수업, 그리고 다양한 장소에서 수많은 소셜 또는 세션을 경험한 후 한국으로 귀국하게 된다. 처음으로 국내에서 허슬을 공유하던 자리에서 미국에서 살다 온 또 다른 예술인이자 댄서 Christy를 만나게 되고 둘은 다음 해에 자연스레 파트너가 되어 공연, 수업 및 커뮤니티 등 하나씩 허슬씬의 기반을 세워줄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국내에는 허슬 마스터나 커뮤니티가 전혀 없었기에 둘은 유튜브에 있는 허슬 튜토리얼 및 다양한 파트너 댄스 자료들을 찾아보며 약 3년간 허슬 기본기를 거의 독학으로 배우고 다듬으며 정리해나갔다. 초반에는 파트너댄스의 형태만 모방했던 수준에 가까웠던 기존 한국 허슬은 파트너 간의 리듬과 신호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아 춤 배경이 없는 일반인들은 입문 후 지속적해서 즐기기 매우 어려운 형태였다. 수년간 여러 시행착오를 통하여 현재는 춤이나 파트너댄스가 처음이어도 누구나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정확하고 안정적인 파트너 댄스 장르로 성장하였다.

멘토 및 영향
한국 허슬 1세대 댄서들의 춤에 제일 큰 영향을 준 멘토는 Abdiel Jacobsen 이라는 뉴욕의 파트너 댄스 및 현대무용 아티스트다.

2019년 가을, Young과 Christy는 허슬 페스티벌 참가를 위해 런던을 방문했을 때 약 3일간 그의 워크숍을 들으며 Role Swap, Lifting, Styling 등 다양한 요소와 더불어 그에게 허슬의 역사와 정체성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왔다. 아비데일과 그의 파트너 Kristine Bendul을 한국으로 초청하여 워크숍을 기획중이였으나 아쉽게도 코로나로 인해 잠정 연기되었다.

또한, 단 한번의 만남이었지만 2018년 초반 한국계 미국인 허슬댄서 알렉스(Alex Kim)도 초반에 리드(Lead) 스텝 정리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그 외 웨스트 코스트 스윙(West Coast Swing)의 Jordan & Tatiana처럼 타 파트너 댄스 장르들의 파워풀한 무대들도 유투브를 통해 지속적인 영감을 주고있다.

https://www.justabdiel.com/
https://www.kristinebendul.com/
https://www.youtube.com/c/JordanTatiana

5. Hustle Korea 커뮤니티

한국 허슬 커뮤니티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존재하는 허슬 커뮤니티로서 2018년 Young & Christy가 공식 설립 후 운영 중이며, 허슬 코리아(Hustle Korea)라는 커뮤니티명으로 매주 월요일 정규 수업과 세션을 열고 있다.

허슬 코리아의 비전은 단순히 허슬이라는 춤을 알리는 데 그치지않고, 경쟁심리가 침투되어있는 한국 대중들의 삶에서 무언가를 잘하거나 꼭 성과를 내지 않아도 괜찮은 즐겁고 안전한 장을 제공해 주고 싶다는것에 집중되어있다. 스트릿댄스는 배틀 성과와 유명세, 파트너댄스는 이성과 동호회 등 국내 커뮤니티마다 어느 정도 존재하는 공식을 깨뜨려 "그냥 목적 없이 재밌게 춤추러 오는 곳"이 절실하다 느껴 만들게 된 커뮤니티다.

소셜댄스는 한국에서 아직 낯설어하는 타인과 자연스레 교류하는 방법을 제시해줌과 동시에 음악과 춤과 함께 몸을 움직이는 행위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건강한 문화 & 라이프스타일을 선물해준다. 춤을 배운 적이 없거나 성격이 외향적이지 않아도 누구나 춤이란 문화를 접하고 즐길 수 있는 건전한 파티 문화를 꾸려가며, 이런 문화적 소통에서 오는 삶의 풍요로움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마음을 기반으로 매주 먼데이허슬 수업을 포함해 다양한 지역에서의 워크숍, 공연, 야외 한강세션, 연간파티 및 행사 등 활발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가 심했던 약 2년 동안 수업도 장기간 휴강하는 등 활동에 잠시 제약이 있었지만, 2022년을 기준으로 커뮤니티는 더욱 활성화되고 있으며 허슬 코리아는 함께 성장하며 문화를 정착시켜갈 수 있는 인원을 계속 탐색 중이다.

커뮤니티 장르 및 이름의 변화
커뮤니티명은 기존 "뉴스타일허슬 코리아"에서 "허슬 코리아"로 변경 되었다. 이는 처음 Young이 허슬을 접했던 하우스댄서 Jeff Selby에 따라 뉴스타일허슬 이름으로 커뮤니티를 시작하였다가 점차 올드(1970년대)와 뉴(2010년대) 장르를 구분 짓거나 특정 장르만 지지하는 명칭은 자유로운 정체성을 추구하는 국내 멤버들의 가치관과 맞지 않는다 판단되어 2019년 이후로는 더 이상 사용하고 있지 않다.

장르적으로 허슬 코리아를 분석하자면 지식을 전달하는 레슨은 전통 클래식 허슬, 파티에서 놀면서 하는 프리스타일은 한국만의 퓨전 허슬, 그리고 퍼포먼스는 뉴스쿨적인 코레오그래피 요소도 포함한 다양한 허슬의 형태에 가깝다고 볼수 있다.

국내의 현 허슬 강사 및 댄서

2022년 기준
- 전지영(Young)
- 강윤정(Christy)
- 김다인(Jenny)
- 김성빈(Floky) 등

위 강사들 외에도 한국은 작은 커뮤니티 규모에 비해 숙련된 허슬 댄서들이 많은 편이며, 이들 중 고정적인 수강생들은 'Hustle Korea Family'라는 프로젝트명으로 다양한 공연 및 행사에서 함께 허슬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https://www.instagram.com/hustlekorea/
https://www.instagram.com/youngandchristy/

6. 다른 이름의 허슬

시대에 따라 다르게 불려온 허슬댄스
- New York Hustle, Spanish Hustle
- Latin Hustle : Maria Torres, Johnny Boots, Billy Farjardo, 허슬에 대한 책을 발간했던 Willie Estrada 등의 OG 댄서가 여전히 뉴욕 본토에서 허슬을 굳건히 지키고 있고, 살아있는 허슬의 역사로서 아직도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https://msaagency.com/portfolio/maria-torres/
https://www.teambillyfajardo.com/
https://www.amazon.com/Dancing-Gangsters-South-Bronx-Hustle/dp/0692670017

- New Style Hustle : 뉴스타일허슬은 뉴욕의 하우스댄서 Jeff Selby와 파트너 Robyn Baltzer 및 Nicole Mercado이 기존 허슬을 변형하여 2010년대 중반에 유행시킨 퓨전 허슬스타일. 리드가 정해진 리듬없이 프리스타일로 스텝을 밟는게 특징이며, 하우스 클럽에서 스트릿댄서들이 뉴스타일허슬을 자유롭게 즐기는 모습을 통해 현 세대에게 유입 및 전파되었다.

출처 :
작성자 | 강윤정 (Christy)
인터뷰 | Abdiel Jacobsen
기사 및 링크 |

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