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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하십시오.| <colbgcolor=#fecd21> 성 | 허(許) |
| 명 | 유(攸) |
| 자 | 자원(子遠) |
| 생몰연도 | ? ~ 204년 |
| 고향 | 형주(荊州) 남양군(南陽郡) |
1. 개요
후한 말의 인물로, 원소 휘하의 모사(謀士)다.2. 정사 삼국지
청류파 명사로 활동하던 젊은 시절의 원소와 분주지우로 불릴 정도로 친했으며 조조와도 어릴 때부터 친분이 있었다. 재주는 빼어났으나 사람됨이 경박하고 오만하다는 평이 있었으며, 탐욕스러워 돈 모으기를 좋아했다고 한다.심지어는 원술에게서까지 욕심이 많고 불순하며 음탕하다며 무시 당했다. 다만 평원의 도구홍은 원술이 지적한 허유의 결점을 그대로 인정하면서도 위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면 진흙탕을 걷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인물이라고 허유를 나름대로 인정하는 듯한 평가를 내렸다고 한다.
187~88년 무렵 기주자사 왕분과 함께 암군인 영제를 폐위시키고 영제의 아우 합비후(合肥侯)[1]를 황제로 옹립할 계획을 꾸몄으나 의심을 받은 왕분이 자살하여 쿠데타에는 실패했다.
초반에 어떤 커리어를 거쳤는지는 알 수 없지만, 평원의 명사 도구홍에게 평가받은 일이나 왕분과 함께 행동했던 것으로 봐선 기주에서 관직을 지내지 않았나 추측되기도 한다.
역모의 주요 인물이라면 구족멸족감인데 왕분이 자살하면서 조사가 미궁에 빠졌는지, 영제 사후 중앙정계가 개판이 된 탓인지 기록이 묘연하다가 189년에 원소가 낙양을 떠나 기주로 향할 때 봉기와 함께 원소를 따랐다는 기록이 있다. 원소 휘하에서 특별한 활약은 보이지 않지만 의논하는 자리에서는 항상 상석에 앉았다고 한다.
순욱이 원소군의 간부들을 평가할 때 허유를 일컬어 탐욕스럽고 스스로를 주체하지 못하니 반드시 심배와 불화가 생길 것이라고 예견한 것을 보면, 허유는 별다른 실적도 없으면서 과거의 명성, 원소와의 친분으로 고위직에 오른 낙하산 인사라 대외적으로 알려질 정도로 원소군 내부에서의 평판도 좋지 않았던 듯하다.
관도대전에서 원소의 참모로 종군했으나, 순욱의 예견대로 허유의 부정부패가 적발되어 업에서 군정을 총괄하던 심배가 허유의 가족들을 체포하자 원소를 배신하고 투항했다. 허유는 원소군의 군량 수송대가 주둔하던 오소의 정보를 조조에게 제공하며 급습하게 해 조조의 역전승에 공헌했다. 《조만전》에서 조조가 사로잡은 순우경을 죽이지 않으려 하자 허유가 "내일 아침 순우경이 거울을 보면 (코가 잘린) 원한을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말해서 죽이게 했다.
이 이전에 관도에서 조조가 궁지에 몰렸을 때는 원소에게 조조와는 가만히 대치하면서 병력을 반으로 갈라 허도를 급습하자는 진언을 올리기도 했다. 원소는 "응당 관도에 틀어박힌 조조를 포위해서 잡아야한다."며 허유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는데, 자신의 진언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에 대노하여 투항했다는 주석의 기록도 있다.
주석과 본전의 내용이 상반되지 않는 이상 부정이 탄로나 입지가 줄어들자 초조해져서 실적을 올리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다가 이마저도 잘 되지 않아 배신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듯하다. 애초에 조조는 관도에 고립되어 열세에 몰려 있었고 후방은 교란되어 변변한 지원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라 궁지에 몰린 조조를 그대로 잡아야 한다는 원소의 말에는 분명히 일리가 있었던 데다, 허도 습격책의 진언자인 허유 본인부터가 조조군의 군량이 거의 바닥났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조조를 적극적으로 괴롭힐 수 있는 방법이긴 하지만 허도를 지키는 순욱이 과거 장막의 배신 때 주 전체가 등을 돌린 상황에서도 근거지로 쓸 현 3개를 지켜낸 인물인 만큼 전혀 호구가 아닌 데다가 그런 거 안 해도 충분히 유리한 상황에서 원소가 굳이 모험수를 둘 필요[2]는 없었다.
훗날 원소가 죽고 조조가 기주를 칠 때 크게 공헌했다고 한다. 원씨 가문의 거점인 업이 함락되어 조조와 같이 입성할 때는, 조조를 아만(阿滿)이라는 어릴 때 부르던 호칭으로 부르면서 "내가 없었으면 니가 감히 업에 들어갈 수나 있었겠느냐?" 하면서 뻐기고 다녔다. 조조는 그 자리에서는 크게 웃으며 "네 말이 맞다!"고 했지만 내심 허유를 증오했다고 한다. 그 이후에도 항상 주위 사람들에게 자기가 아니었으면 조조가 성공할 수 없었다며 거드름을 피우고 다니자 마침내 조조가 허유를 체포해 참수했다.
3. 삼국지연의
허유가 투항하는 과정이 좀 더 자세해졌다.허유는 조조의 첩자로부터 순욱에게 '군량이 없으니 시급히 보내달라'는 밀서를 압수하자 원소에게 그것을 보여주며 조조를 공격하자고 했으나, 원소는 '조조의 계략일지도 모른다'라며 단칼에 거절한다. 몇 번이고 부탁해도 끝끝내 거절당하자 허유는 한숨을 쉬며 물러나와서는 칼로 목을 찔러 자결하려고 했으나, 같이 있던 지인의 "뭐하러 죽냐, 차라리 조조에게 투항해라"라는 간언에 퍼뜩 정신이 들어서[3] 바로 조조 진영으로 간다.
얼마 못 가 조조군에게 붙잡히자 "승상을 뵈러 왔다, 남양의 허유라면 기억할 것이다"라며 말했고 조조 역시 허유를 바로 기억하고 불러들인다. 이 때 허유가 조조에게 예를 표하자 조조는 적국의 신하나 선비가 아닌 친구로 대하며 따뜻하게 맞아주었으나, 한편으로는 분명히 계책이 있어서 온 거라며 알려달라고 채근한다. 하지만 허유는 군량이 얼마나 있느냐면서 역으로 조조에게 캐물었고, 조조는 거짓말로 몇 년은 넉넉하다고 대답했으나 허유는 계속해서 추궁한다. 조조는 몇 년에서 1년, 1년에서 몇 달, 몇 달에서 몇 주 하는 식으로 서서히 기간을 줄여나갔지만 허유는 계속 캐물었고 조조는 마지못해 허유의 귀에 대고 '며칠밖에 없다'고 둘러댔으나, 허유는 조조를 뿌리치며 "너는 쌀이 없어서 풀을 뜯어먹는 걸 군량이라고 부르냐!"라고 호통친다.
조조가 어떻게 그걸 알고 있냐며 황당해하자 허유는 첩자에게서 빼앗은 밀서를 들이밀며 대답을 대신했고, 조조는 그제서야 허유가 모든 사실을 알고서 왔음을 깨닫고 아까의 거짓말에 대해 사과하고는 진지하게 계책을 묻는다. 이에 허유 역시 조조를 친구가 아닌 한나라 승상으로 여기고 예를 갖추며 오소의 군량에 대해 정보를 제공한다. 당연히 조조는 오소 급습에 성공하자 허유를 중히 여겼고, 허유도 심배가 있는 기주성을 공략할 때도 물길을 돌려서 잠기게 하는 계책을 내놓기도 했다.[4] 정사에서 기주성을 칠 때 조조군이 수공을 쓰긴 했는데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것인지 나오지 않은 것을 연의에서는 이를 허유의 계책으로 만든 것이다. 그리고 원소가 죽은 뒤에도 계속 싸우는 원상과 원담에 대해서도 계속 쫓아가 죽일 것을 간언했는데, 조조는 직접적인 침략자가 아닌 형제간의 싸움을 돕는 입장을 고수하고 싶었기에 허유를 달래다가 원담의 편지를 받자마자 출진한다.
하지만 정사와 같이 업성에 들어갈 때 조조에게 한나라 승상이 아닌 조조의 어렸을 적 이름인 아만(阿滿)이라고 부르며 뻗대는 등 오만한 본성을 숨기지 못했고, 이후에도 계속 거드름을 피우며 조조의 다른 신하들을 업신여겼다. 그러다 허저가 "모두가 고생한 덕이지, 어찌 너 혼자만의 공이냐"라고 따지자 "잡것들이 감히 나한테 개기냐"라는 식으로 당돌하게 조롱하다가 바로 목이 달아난다.
사실 고대 사회생활을 고려해보면 오만으로 자기 무덤을 파던 허유를 허저가 어차피 조조에게 죽을거 대신 자기만 욱한놈 되는 셈 치고 자비롭게 죽여줬다고 볼 수 있다.
이문열 평역 삼국지에선 이러한 계책을 내놓은 허유가 성격은 개차반이었지만 실력만큼은 1류였다고 높이 평가된다. 실력은 최고가 아니었지만 항상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했다고 서술된 봉기보다 좋은 평가를 받은 셈.[5]
4. 평가
과거의 의리 때문에 허유를 일찍 잘라내지 못한 것이 관도대전에서 원소의 최대 패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사서에서의 취급이 안 좋다. 위왕조 건국에서 가장 강력한 적이었던 원소를 이길 수 있었던 최대의 공신이 바로 허유임에도 불구하고 등장하는 거의 모든 기록에서 허유를 까고 있다.성품이 안하무인이라 창업멤버임에도 불구하고 원소 세력의 파벌구도에서 소외되고 있었고 그렇다고 이렇다 할 특별한 공적도 없었다. 게다가 무제기(=조조의 열전)에서는 아예 허유가 투항해온 이유를 천성이 탐욕스러운 자인데 원소에게서 그 탐욕을 충족시킬 수 없자 배신했다고 적을 정도다.
5. 미디어 믹스
[1] 영제의 유일한 동생으로 이름은 기록되어 있지 않다. 모친이 기록되어 않아서 동태후 소생이 아닌 것으로 보이며(즉 영제의 이복동생), 기록이 거의 없는 걸로 봐서는 요절한 듯하다.[2] 다만 원소가 지나치게 근거지 내의 중소 호족세력을 견제하느라 개전 당시 명백히 더 합리적인 의견인 지구전을 주장하던 전풍과 저수를 박대하였고 창업공신에 해당하는 곽도를 예우하였기에 개인적인 부패가 있고 그에 더해 조조와의 개인적 교류가 있는 외부인의 성격이 더 뚜렷하던 허유 입장에서는 더 쫓기는 심정이 되기는 쉬웠고 이는 원소 특유의 내부 장악력의 어두운 일면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3] 김홍신 평역판에서는 적진에 투항하라는 얘기를 대놓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며 원소군이 얼마나 막장이었는지 언급한다.[4] 판본에 따라서는 붙잡힌 심배에게 '이게 다 너희들이 깔본 이 허유 덕분이란다'라며 놀리기도 한다.[5] 만화 이문열/이희재 삼국지에서는 허유의 최후를 이렇게 묘사한다. 허저가 자신를 무시하는 허유를 죽인 뒤 시체 옆에서 너무 시건방지게 굴어서 죽였다고 조조에게 보고하자 조조가 어허... 아무리 그래도 내 사람을 죽이다니!하면서도 이래서야 내가 원가의 사람을 이용만 하고 죽인 셈이 되었다고 허탈하게 웃으며 장례나 후하게 치러 주라고 떠나는 걸로 묘사되었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하후돈도 시건방지게 굴던 허유의 죽음에 통쾌해하면서 조조도 내심 기뻐하고 있다는 걸 눈치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