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파란 세이버,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로 유명한 박흥용 화백의 만화. 총 5권 완결.
어린 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떠나간 아픈 경험을 겪었던 주인공 상복이 청년이 되어 같은 마을 살던 경희 누나의 부탁을 받고 '딸기'라는 인물을 오토바이를 타고 찾아나서는 이야기. 이 '딸기'라는 인물의 행동범위가 참 막대하여, 상복은 이 사람 찾으려고 전국을 떠돌아야 했다(...) 일종의 성장물.
전국을 커버하는 방대한 지리 정보가 작품의 특징으로, 단순히 그 지역에 가서 뭘 겪었다 뿐 아니라 간결하게 역사, 전설, 민담 등을 포함하여 작품의 깊이를 더해준다. 박사학위를 따려는 박사커플의 아리랑 해설은 작품의 백미.
사실 '딸기'는 주인공 상복의 아버지였고, 이 여행 자체가 상복의 아버지가 절망속에서 희망을 찾기 위해 떠났던 여행의 길이었다. 상복이 젊은 나이에 방황하는걸 지켜보다 못한 경희와 상복의 아버지 친구이자 경희가 근무했던 학교장 둘이서 계획하여 상복을 여행길에 오르게 했던것. 물론 이 계획에는 상복 아버지의 지인들 전원이 참가한것이었다. 방황하는 상복이 여행길에서 뭔가 깨달음을 얻기를 바랬던 것.
상복의 아버지 '딸기'는 학교 선생이었다. 광주에서 비닐 하우스에 농부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아는 동료 교사들도 끌어모아 그 규모를 늘려가며 비닐 하우스 안의 딸기 농사로 번 돈으로 더 규모도 키우고 학생들도 더 많이 가르치려는 꿈을 키워왔었다.
하지만 광주학살이 일어나 동료 교사들이 부상을 입고, 비닐 하우스에서 수업을 기다리느라 모여있던 농부들 전원이 총살당하자 절망끝에 알콜중독자가 되고, 딸기로 만든 술에 유토피아니 꿈이니 하면서 희망은 딸기밖에 없다는 말버릇이 생긴다. 절망에서 벗어나볼까 친구 주선으로 결혼을 해보지만 역시 딸기밖에 찾지를 않고, 심지어 아이를 낳으면 남녀구분없이 딸기라 이름짓겠다고 할정도였다.
마음을 고쳐잡고 알콜중독과 우울증에서 벗어나기위해 여행을 떠났지만, 악화된 몸상태 때문에 여행도중 절명하고, 상복의 어머니는 서울로 개가를 하고 상복 혼자 할머니 밑에서 자라게 된다. 아버지가 지나갔던 이 여행길을 그대로 상복이 따라가게 되었던 것이다. 작품 1권부터 상복의 엄마얘기만 강조하기 때문에 딸기의 정체가 상복의 아버지였다는 것은 꽤 놀라운 반전.
그리고 상복의 엄마에 관해서도 반전이 하나 있는데, 상복이 재혼한 엄마를 만나려 서울에 갔을때 만났던 상복의 이모가 사실은 상복의 어머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