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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2-23 15:31:38

10일간의 회상


1. 개요2. 만남
2.1. 진료 차트 (에밀 루트)
2.1.1. 1일차2.1.2. 2일차2.1.3. 3일차2.1.4. 4일차2.1.5. 5일차2.1.6. 6일차2.1.7. 7일차
2.2. 고물 상자 (아이다 루트)
2.2.1. 1일차2.2.2. 2일차2.2.3. 3일차2.2.4. 4일차2.2.5. 5일차2.2.6. 6일차2.2.7. 7일차
3. 3일 계획
3.1. 에밀 루트
3.1.1. 1일차3.1.2. 2일차3.1.3. 3일차
3.2. 아이다 루트
3.2.1. 1일차3.2.2. 2일차3.2.3. 3일차
4. 탈출
4.1. 에밀
4.1.1. 이성적 추론4.1.2. 감성적 추론
4.2. 아이다
4.2.1. 이성적 추론4.2.2. 감성적 추론


1. 개요

2021년 8월 11일~2021년 8월 25일간 '심리학자', 환자의 출시와 함께 오픈된 제5인격의 스토리 미션 10일간의 회상에 대해 정리한 문서.

각 일차마다 '이성' 또는 '감성'적 선택지가 주어지며 선택한 이성적/감성적 선택지 비율에 따라 '이성적 추론' 또는 '감성적 추론'으로 결말이 나누어졌다. 이하 서술된 선택지들은 모두 위쪽이 이성적 선택지, 아래쪽이 감성적 선택지이다.

파일:10일간의회상_배너.jpg

파일:10일간의회상.jpg

2. 만남

파일:회상선택지.jpg

희미한 불빛을 비춰가며 집안에서 예상치 못한 물건들을 찾아냈다.

캐리어 하나, 누렇게 변한 진료 차트 한 권, 그리고.. 두 사람이 함께 찍은 흐릿한 사진 한 장.

이 물건들은 마치 누군가에게 버려진 것처럼 먼지가 가득 쌓여있었다.

...이 물건들에서 주인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 확인해 봐야겠지?


[진료 차트]
바스라질 것 같은 진료 차트에 두꺼운 물건이 끼워져 있었다. 표지를 보니 에밀이라는 환자의 진료 차트였다.

[고물 상자]
먼지가 가득한 고물 상자 안에는 의학 서적 몇 권, 잡동사니, 마구 뒤섞인 기록지가 들어있었다.

2.1. 진료 차트 (에밀 루트)

2.1.1. 1일차

파일:에밀병실.jpg
파일:에밀1일차.jpg

[누더기 한 조각]
옷깃에 있는 천 조각. 흐릿하게 '에밀...투견장'이라는 글자가 바느질되어 있다.

에밀
...정신을 차린 건가?

에밀
내 이름이... 에밀이라고?

에밀
여긴 어디지? 꿈을 꾸는 건가?
이 방은...

- [주위를 둘러본다.]

에밀
벽, 철문, 차트... 한쪽 손이 침대에 묶여 있다...
- [...다른 사람들은 어디 있지?]

에밀
다른 사람들은 어디 있지? 어... 목소리가 안 나온다.
너무... 피곤하다.
에밀
의사가 들어왔다... 의사일까?
아... 생각났다. 나는 여기 입원한 정신병 환자이다...

2.1.2. 2일차

파일:에밀2일차.jpg

[진단 기록]
에밀, 기억상실, 조울증, 공격적인 성향이 매우 강하다.
정신병원 환자의 흔한 증상이 기록된 평범한 진료 기록.

에밀
여기는 정신병원이다... 그럼 오늘이 며칠이지?

에밀
나는... 늘 피곤하다. 그 약들 때문에... 알약도 있고 역겨운 액체도 있다...

에밀
약은 나를 허공에 떠 있는 기분이 들게 한다... 허공에 있는 수많은 눈이 날 보고 있다...
- [정신 차려!]

에밀
나도 깨어나고 싶다... 아니면, 발버둥이라도...
하, 하지만 그들이 계속 날 묶는다! 나를 가둔다!

에밀
...아, 아아아악!

- [계속 자자. 그저 악몽일 뿐이야...]

에밀
더 자고 싶다... 그런데...

에밀
아파... 나는 조금씩 찢겨지고 있다... 그들이 나를 쳐다본다. 그들의 침이...
아... 으아악! 꿈이 아니야!

에밀
아파, 너무 아파... 그림자들이 하나로 합쳐진다.

에밀
전기침, 칼, 주사기들... 그럼, 나, 난 누구지?
왜 치료를 받는 거지?

에밀
기억이 안 나, 왜 기억이 안 나는 거지...

2.1.3. 3일차

파일:에밀3일차.jpg

[쪽지]
일일 치료의: 아이다 메스머
10월 1일 페이지에 붙어 있는 쪽지.

에밀
오늘 새로운 얼굴을 본 것 같은데...

에밀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향기가 났다. 생김새는... 어렴풋하게 떠오른다. 그때, 괴물이 내 머릿속으로 뛰어 들어왔는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에밀
또 꿈을 꾸는 걸까... 어두운 그림자가 가까이 다가온다...

- [위험해! 피해!]

에밀
그, 그들인가?
오, 오지마...
다들 나에게서 떨어져, 떨어지라고!

- [생각하지 마. 환각이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어?]

에밀
환각일까? 상관없다. 어차피 그들이 날 데려갈 테니까.
그 괴물이 다가왔다... 나, 나를 잡아먹기 시작한다.


에밀
...이, 이건 호루라기 소리 같은데?

에밀
끝... 난 건가?

2.1.4. 4일차

파일:에밀4일차.jpg

장기간 과다 복용 시 현기증, 어지러움, 환각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손으로 쓴 약품에 대한 설명.

에밀
정신을 차리는 건 헛된 기대라고... 의사들 모두 그렇게 말했다.

에밀
오늘은... 잠이 덜 왔고 새로운 의사를 만났다.
그녀는 다른 의사들과 다르게 나를 보고 웃어줬다. 몸에서는... 향기가 났다...
아이다 메스머... 라는 이름은 어떻게 쓰는 거지?

에밀
전기 치료를 할 때, 사람들이 나를 의자에 묶자 그녀가 옆에 와서 섰다.

에밀
그런데 오늘 치료는... 너무 아프다!
온몸이 덜덜 떨리고... 귀에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몸이 찢어질 것 같다!

- [날 좀 풀어줘요!]

에밀
의사들이 나를 의자에 꽁꽁 묶었고, 전기가 수많은 송곳처럼 내 몸을 찔렀다... 있는 힘껏 발버둥 쳤지만 끈에 묶여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에밀
멈춰요! 의사... 누가 좀 멈춰줘요!
- [아이다에게 부탁했다.]

에밀
너무 아파 토할 것 같다. 수많은 송곳이 몸을 찌르는 것 같다.

에밀
아이다... 살려줘! 그녀가 왜...

에밀
...
아,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숨을 쉴 수 없다...

에밀
춥다, 너무 추워... 그녀의 웃는 얼굴이 보이고... 호루라기 소리가 들렸다...

2.1.5. 5일차

파일:에밀5일차.jpg

[진단 기록II]
통증 자극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으로 정기적인 전기치료가 필요하다.
진료 기록...이지만, 필체가 이전과는 다릅니다.

에밀
내 이름은 에밀... 정신병원의 미치광이... 지금 기억나는 것은 이것 뿐이다.
치료는 점점 더 아파졌지만, 왜인지 모르게 정신이 들었다. 흐릿했던 날들이 아주 긴 잠을 잔 것처럼 느껴진다.

에밀
말을 할 수 있고, 사물이 명확히 보이니까 정말 좋다... 적어도 병실 창문의 창살을 셀 수 있었다...
하나... 둘... 예전에는 창문에 비치는 희미한 빛만 볼 수 있었는데...

에밀
오늘은 아이다가 병실로 와서 차트를 기록했다... 그녀가 와서 정말 좋았다. 그녀는 다른 의사들과 다르게 다정하다.
그녀가 허리를 굽혔을 때, 주머니에서 약병 하나가 떨어져... 내 앞으로 굴러왔다.
진정제? 난 진정제가 싫다!
- [그 약병은 아이다 거야, 어서 돌려줘.]

에밀
하지만 그건 그녀의 것이고, 의사로서 해야 할 일을 하는 것뿐이니... 약병을 주워서 그녀에게 돌려줬다.
- [주워서... 없애버려!]

에밀
메스꺼운 냄새, 의식을 잃게 만드는 약은... 이 기회에 없애버려야 해!
에밀
"에밀." 아이다가 갑자기 나를 불렀다. "당신에게 알려줄 게 있어요."

에밀
"요 며칠, 투약량을 줄였어요." 그녀는 나를 쳐다보며 "약물을 과다 투여하면 신경이 망가질 수 있어요. 정신은 더 맑아지겠지만 더 고통스러울 거예요." 라고 말했다.

에밀
"난 당신을 치료하고 싶어요, 에밀. 최소한 당신도 모르게 잠들지 않도록..." 어떤 대답을 기대하는 것처럼 그녀의 말투가 부드러워졌다.

에밀
...잠깐, 내 정신이 맑은 게... 아이다 때문이라고?
그녀는 뭘 하고 싶은 거지? 그저 날 깨우기 위해서일까...

2.1.6. 6일차

파일:에밀6일차.jpg

[말린 꽃 한 송이]
말라버린 꽃이지만 진료 차트에 조심스럽게 끼워져 있다.

에밀
...내 꿈에 뛰어 들어온 개들이 땅에 침을 질질 흘렸다. 어둡고 차가운 한구석에서 배설물의 악취가 풍겨왔다...
나는 한쪽에 웅크린 채, 그들의 핏빛 눈동자가 나를 노려보며 '철컹철컹'거리는 쇠사슬을 잡아당기는 것을 보았다...

에밀
...이건 오랫동안 나를 괴롭혀 온 악몽들이다.
하지만 이제... 울부짖는 짐승들과 끝없는 악몽들 모두 사라져 버렸다.

에밀
이건 닥터 메스머가 약을 줄여주었기 때문이다... 그전까지 나는 혼수상태와 고통 중 어느 게 더 나쁜지 구별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녀가 다른 의사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에밀
심지어 그녀와 만나기를 기대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그녀에게 꽃 한 송이를 받았다.

에밀
아이다가 두고 간 것이다. 그런데... 왜일까?
모든 사람이 미치광이에게 연민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병실에 있어서는 안 되는 이 꽃처럼...

- [있어서는 안 되는 꽃을 잘 숨겨야지.]

에밀
그래,이 꽃을 차트에 끼워 놓아야지... 아무도 볼 수 없는 곳에 둬야 해. 그럼 안전하게 오래 보관할 수 있을 거야...

- [꽃을 제일 잘 보이는 곳에다 놓아두자.]

에밀
내가 가져서는 안 되는 것이지만, 가능한 오랫동안 꽃을 보고 싶었다...
깨어있을 때나 정신을 잃었을 때 모두 볼 수 있도록 꽃을 책상 위에 두었다.
에밀
이건 선물일까?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어떻게 행동할까?
정중하게 미치광이에게 친절히 대해줘서 고맙다고 인사하고... 답례를 해야 할까?

2.1.7. 7일차

파일:에밀7일차.jpg

[철사고리 하나]
철사를 구부려 만든 심플한 반지. 얼룩덜룩하게 녹이 슬었다.

에밀
...나는 침대의 조잡한 철사를 이용해 반지를 만들었다.

에밀
병실이 너무 어두워서... 하마터면 내 손톱을 찌를 뻔했다.
괜찮다. 이 정도 고통은 전기충격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니까...

에밀
답례로... 줄 수 있는 게 이것뿐이다...
닥터 메스머는 내가 발광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으니까 무서워할까? 어떻게 줘야 할까?
- [미치광이답게 조용히 선물해야겠다.]

에밀
미치광이가 주는 조잡한 선물이니까 조용히 주는 게 좋겠지...
- [당당하게 '예의'를 갖춰 감사를 표해야지.]

에밀
그래... 그냥... 정중하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설명만 하자. 그녀는 미치광이에게 관대하니까... 실수만 하지 않으면 될 거야.
에밀
저녁 무렵, 마침내 반지를 그녀에게 주었다. 아이다는 반지를 받자마자 손에 끼웠다. 그녀가...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았다.

에밀
잘... 해낸 것 같다. 실수한 건 없겠지?

에밀
...
아이다가 갑자기 이곳 정신병원과의 계약이 곧 만료되어, 3일 후 떠나게 되었다고 말했다.

에밀
3일, 너무 빠르다.
그런데 그녀가... 새로운 방법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2.2. 고물 상자 (아이다 루트)

2.2.1. 1일차

파일:아이다사무실.jpg
파일:아이다1일차.jpg

[화이트샌드가 정신병원 환자 리스트]
정신병원의 환자 리스트에는 병원 전체의 환자 이름, 병의 원인, 병실 번호가 적혀 있다.

아이다
내 이름은 아이다 메스머. 심리학을 연구하고 있다.
적어도, 그들은 나를 그렇게 불렀었다.

아이다
...이곳은 화이트샌드가 정신병원이다. 나는 9월 29일부터 시작하여 11일간 의료 연수를 받기로 했다.

아이다
여기서 일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하지만 그리 나쁜 일은 아니다. 준비된 사람은 언제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있으니까.

아이다
여기 온 첫날 간호사에게 화이트샌드가 정신병원의 환자 리스트를 받았다.


- [간호사에게 정보를 물어봐야지.]

아이다
간호사는 이곳은 경증 환자를 위한 다인실이고, 위험한 환자는 '감옥'이라고 불리는 독방을 사용한다고 알려줬다.

- [...혼자 리스트를 읽어봐야겠다.]

아이다
혼자 리스트를 읽는데 병실란에 '감옥'이라는 이상한 단어가 있고, 뒷면에 '위험한 환자'라고 적혀 있었다.


아이다
'감옥', 독특한 이름이네. 불쌍한 미치광이를 가둬두기 딱 좋은 곳이야.

아이다
리스트에서 성이 없는 '에밀'이라는 이름을 발견했다. 정보에는 기억상실, 조울증, 공격 성향을 가졌으며 현재 '감옥'에 있다고 적혀 있었다.

아이다
감옥이라... 대체 어떻게 생긴 방일까?

2.2.2. 2일차

파일:아이다2일차.jpg

[스케치 한 장]
'감옥'에 대한 스케치. 아주 작고 폐쇄적인 1인실입니다.

아이다
정신병원에는 어리석은 의사가 폭주하는 미치광이보다 많을 때가 종종 있다.

아이다
피뽑기, 전기치료, 진정제... 이런 것들은 의사들의 무능함을 보여주는 것일 뿐, 정신병원에서 흔히 쓰는 이런 치료 방식을 나는 인정하지 않는다. 물론 나도 환자를 그렇게 치료했었다.

아이다
하지만 그건 아주 오래전 일이고, 적어도 내 목적은 잘못되지 않았으니까...

아이다
오늘 치료 시간에 진료실에서 에밀이라는 환자를 만났다.


- [치료 과정을 관찰한다.]

아이다
전기치료 과정은 매우 고통스러웠지만 에밀은 다른 환자들처럼 겁을 먹지 않았다. 심지어 치료가 끝난 뒤 의사에게 자연스럽고 무의식적인 미소를 지었다.

-[환자와 이야기를 나눠볼까?]

아이다
나는 자진해서 그의 전기치료를 담당했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려던 순간, 그가 다른 환자들처럼 겁을 먹지도 않았고 심지어 의사에게 자연스럽고 무의식적인 미소를 짓는 것을 발견했다.


아이다
이런 반응은 처음이었다. 그는 고통스러워하면서도 피하지 않고, 의식이 불분명한 상태에서도 본능적으로 기쁨을 표현했다.

아이다
그를 보면 맹목적이고 다정한 개와 실험실의 생쥐가 생각났다.
...'감옥'이라는 작은 방에는 관찰하기 좋은 동물이 갇혀 있었다.

2.2.3. 3일차

파일:아이다3일차.jpg

[쪽지 한 장]
정체불명, 고열로 기억을 잃었으며 옷에 투견장 마크가 바느질되어 있다.
누군가의 신상 정보

아이다
몇 년 전, 나는 암시와 명령을 통해 환자의 부정적인 감정이나 통증을 없애는 최면 요법에 몰두했었다.

아이다
권위 있는 정신과 의사인 아버지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나를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내가 재직하던 학교에서는 고통스러워하는 환자에게 최면을 사용할 수 없었다. 여러 번의 실패 끝에 특별한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아이다
몰래 진행하던 실험이 발각된 후 결국 연구가 중단되었지만, 그들이 뭘 알겠는가? 그런 돌팔이 의사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그들의 눈에 '연구'는 그저 유행을 쫓는 것이고, 이 미치광이들은 이익을 얻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아이다
...에밀에게 흥미를 느낀 나는 그의 일일 치료의를 자청했다. 에밀을 보러 '감옥'에 갔을 때, 그는 심한 두통을 앓고 있었다.

- [다른 의사를 부른다.]

아이다
그는 이를 악물고 숨을 헐떡이며 의식을 잃어가고 있었다. 정신병원의 의사를 찾아봤지만 당직의는 나뿐이었다.

- [직접 치료한다.]

아이다
그때... 최면이 떠올랐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호루라기 소리에 담긴 명령만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왜 고통스러울 때 호루라기 소리에서 위안을 얻는 걸까?

아이다
그를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 호루라기를 불면 그가 안정을 되찾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이다
나는 에밀의 정보를 다시 확인했다.정체불명, 고열로 인한 기억상실, 유일한 단서는 옷깃에 있는 투견장 마크뿐이었다.

아이다
...맞아, 개는 주인의 호루라기 소리에 매우 민감해. 에밀은 내게 새로운 영감을 주었다...

2.2.4. 4일차

파일:아이다4일차.jpg

[약 몇 알]
'과다 복용 시 신경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정도는 다르지만 환각, 사고 지연...'

아이다
호루라기는 최면의 일종이지만, 내가 인계받은 환자들 중 에밀만이 유일하게 고통스러울 때 최면에 걸렸다.

아이다
당시 실험이 실패했던 이유는... 일부 사람들은 내가 주는 고통을 참지 못했고, 대부분의 사람은 고통스러울 때 최면에 반응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아이다
하지만 에밀은 다르다. 적합한 방법을 찾은 것 같으니 그와 이야기를 나눠보자.

아이다
...정신병원은 환자들에게 다량의 진정제를 투여하는데, 이는 환자들에게 심각한 손상을 야기한다. 10월 2일, 나는 에밀의 약 중 일부를 몰래 바꿨다. 이로 인해 그의 정신은 더 맑아지겠지만 고통을 견디기가 더 힘들어질 수도 있다.

- [오늘 치료를 그냥 지켜본다.]

아이다
약물을 줄인 탓에 오늘의 치료는 고통이 커졌다. 에밀은 전기충격으로 비명을 지르고 경련을 일으켰다. 투약량을 너무 줄여서 '감옥'으로 돌아올 때까지 그는 계속 몸을 떨며 헐떡였다.

아이다
하지만 내가 호루라기를 불자... 에밀은 더 이상 고통스러워하지 않고 내 품에서 안정을 되찾았다.

- [치료할 때 '검증'을 진행한다.]

아이다
오늘은 치료할 때 몰래 전기충격의 강도를 높였다. 진정제를 줄여 에밀이 받는 통증은 증가했기 때문에 그는 비명, 경련, 그리고 몇 번의 실신을 일으켰다.

아이다
병실에 돌아올 때까지 에밀은 계속 몸을 떨며 헐떡였다. 또다시 호루라기로 최면을 걸자, 내 생각대로 그는 천천히 진정하더니 안정을 되찾았다.


아이다
생각했던 것처럼 에밀은 최면에 대한 명확한 반응과 고통에 대한 강한 내성을 가지고 있다.

아이다
이게 바로 내가 찾고 있던 거잖아? 그 사람들에 비하면... 에밀은 내게 꼭 필요한 실험체이다.

2.2.5. 5일차

파일:아이다5일차.jpg

[쪽지 한 장]
아이다
이름 하나와... 응답?

아이다
예전에는 최면 연구를 위해 환자들을 고문하는 돌팔이들과 내가 다른 게 무엇인지 고민을 했었다.

아이다
며칠 동안 에밀의 약을 바꿔가며 에밀이 정신을 차릴 때까지 기다렸다. 그에게 아이다 메스머가 진통제를 가져가서 그를 더 고통스럽게 만들었다고 알려줬다.

아이다
치료를 위해 그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이 좋은지 그른지, 환자로서 나를 미워하는지 그의 대답을 듣고 싶었다.

- [고통받은 후 위로해줬으니까 나를 용서할 거야.]

아이다
그동안 최면을 사용했던 의사는 없었다. 그의 정신을 깨우고 약물 없이 고통을 멈춰준 사람도 없었으니까... 에밀은 내가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을 이해해 줄 것이다.
- [왜 안 밉겠어? 나는 가해자야.]

아이다
그도 날 미워하겠지... 예전 환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궁지에 몰린 사람은 의료진의 선의에 보답할 줄 모른다. 그들의 눈에는 내가 착한 의사는 아닐 테니까...

아이다
그의 침대 옆에 앉아서 종이에 몇 글자를 적었다.
...아이다? 약?

아이다
그가 펜을 들어 '아이다'라고 적었다.

아이다
그 순간, 나는 미칠 듯이 기뻤다. 에밀은 '아이다'가 '더 큰 고통'이라는 걸 알면서도 나를 선택했다!

아이다
그래... 나는 틀리지 않았어!
...내가 주는 고통을 견뎌내는 사람이 있었어. 고통과 치료는 동전의 양면 같은 거야.

2.2.6. 6일차

파일:아이다6일차.jpg

[말린 꽃 한 송이]
말라버린 꽃이지만 조심스럽게 보관되어 있다.

아이다
에밀, 오직 나만이 그를 치료할 수 있고 그만이 내 최면을 받아낼 수 있어.

아이다
이 절묘한 조화 때문에 그를 더욱 중요하게 여겼고, 심지어... 그에게 조금 마음이 끌렸다.

아이다
에밀에게 좀 더 상냥하게 대해주자. 우리는 좀 더 정상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오늘은 치료가 없었다. 점심때, 나는 꽃을 두 송이 꺾어 그에게 가져다줄 생각이었다.

아이다
에밀은 낮잠을 자고 있었다. 발작하지 않을 때, 그의 모습은 착한 아이 같았다.

- [살며시 꽃을 침대 머리맡에 놓는다.]

아이다
환자인 그는 휴식이 필요했기에, 꽃을 머리맡에 두었다. 그런데 에밀이 깨려는 것처럼 몸을 움직였다.

- [그를 깨워 나를 보게 한다.]

아이다
그를 깨워 꽃을 전해주려고 했다. 에밀을 흔들었는데, 그는 몸을 움직일 뿐이었다...


아이다
에밀이 잠꼬대를 하는 것 같아 귀를 가까이 대자, 그가 '아이다'라고 말했다.
내 이름을 부른 건가?

아이다
나흘 뒤면 화이트샌드가 정신병원을 떠나야 하는데, 문득... 혼자 떠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2.2.7. 7일차

파일:아이다7일차.jpg

[철사고리 하나]
철사를 구부려 만든 심플한 반지. 얼룩덜룩하게 녹이 슬었다.

아이다
나는 에밀을 데리고 가기로 결심했다. 이렇게 완벽한 실험체. 최면으로 치료할 수 있는 환자는 다시 찾기 힘들 것이다! 그를 치료하고 싶다. 여기 계속 머무르면 그는 절대 완쾌될 수 없다.

아이다
10월 7일, 이제 이틀 남았다. 다시 에밀을 만나러 갔을 때, 그가 내게 작고 차가운 물건을 주었다.

아이다
"꽃에 대한... 답례입니다." 그가 나를 보며 말했다.

아이다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그것은 철사를 구부려 만든 반지였다. 그 순간... 아, 그 기분을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

- [에밀이 내게 고마워하고 있어.]

아이다
에밀이 고마워한 건가? 연구하는 몇 년 동안 환자에게 이해와 감사 인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미치광이에게 감사 인사를 받다니,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 [이건 에밀의 '사랑'이야.]

아이다
반지? 에밀이 내게 '사랑'을 표현하는 건가? 이해는 안 되지만, 내게 호의를 보인 남자는 그가 처음이다... 나를 진정으로 이해한 첫 번째 남자다!
아이다
아니, 에밀은 다른 환자들과 다르다... 그는 약과 나 사이에서 나를 선택했고, 혼돈과 고통 사이에서 고통을 선택했다. 그는 나와 같다.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약이 아니라 고통과 맑은 정신이다!

아이다
에밀, 에밀...

아이다
그 반지는 계약이자 우리를 연결하는 족쇄이다. 나는 반드시 그와 함께 정신병원 밖의 세계로 나갈 것이다.

3. 3일 계획

3.1. 에밀 루트

3.1.1. 1일차

에밀
(내 이름은 에밀, 나는 화이트샌드가 정신병원의 환자이다.)

에밀
(기억상실로 거의 모든 것을 잊은 채 졸음과 혼돈, 악몽 속에 살아왔다... 아이다를 알게 되기 전까지.)

에밀
(그녀는 화이트샌드가 정신병원의 계약직 의사이다. 가능하다면... 계속 그녀를 보고 싶다...)

아이다
사흘 뒤면 저는 떠나요, 에밀.

에밀
...아이다.

아이다
당신을 화이트샌드가 정신병원에서 데리고 나갈 거예요. 네... 둘이 같이요.
- [...어디로 가나요?]

아이다
안전한 곳을 찾아서 당신을 치료할 거예요. 저는 다른 의사들과 달라요... 항상 당신 곁에 있을 거에요.
- [계속 함께 하는 겁니까?]

아이다
네, 항상 함께 있을 거예요. 다시는 악몽을 꾸지도, 정신병원에 집어넣지도 않을 거예요. 어디를 가든 저와 함께 있어요...
[진단 기록]
- 도주 계획
1. 열쇠 입수
2. 짐 싸기
3. 계획 논의

3.1.2. 2일차

아이다
오늘 정신병원에서 환자가 한 명 실종됐어요. 우리는 내일 새벽에 떠나야 하는데, 감시가 더 심해질지도 몰라요.

에밀
누가 실종됐나요?

아이다
젊은 여자예요.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서 나갔는지 모르겠어요...
- [아이다... 제가 뭘 할 수 있을까요?]

아이다
밧줄이나 갈고리 같은 도구들을 준비해 줘요... 여기를 떠날 때 도움이 될 거예요.
- [아이다... 너무 위험해요.]

아이다
위험이요? 그렇지 않아요. 이건 제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에요...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대가를 치러야 하니까요.

에밀
네.

아이다
아무에게도 들키면 안 돼요.
[진단 기록]
- 도주 계획
1. 지도 입수
2. 밧줄 준비
3. 갈고리 준비

3.1.3. 3일차

아이다
아주 긴 철사를 반으로 구부릴 수 있죠?

에밀
......

아이다
그러니까 에밀, 제가 작은 선물을 준비했어요. 조금 초라하지만 당신의 새로운 삶을 축하할 수 있을 거예요.

에밀
뭔데요?

아이다
자... 손을 펼쳐봐요.

에밀
......

아이다
이건 새로운 시작이자, 새로운 관계에요... 우리가 처음으로 서로에게 관련된 물건을 갖게 되는 거예요.

에밀
아이다...

아이다
쉿...
날이 밝아와요.
[진단 기록]
- 도주 계획
1. 짐 정리
2. 퇴원 수속 처리
3. 탈출

3.2. 아이다 루트

3.2.1. 1일차

아이다
(내 이름은 아이다 메스머, 심리학자이다. 화이트샌드가 정신병원에서 의료 연수를 받을 때 에밀이라는 환자를 알게 되었다.)

아이다
(그는 특별한 환자이다.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고 최면에도 잘 걸려, 내게 꼭 필요한 최고의 실험체이다.)

아이다
(그는 나의 모든 관심과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최면 연구를 위해, 그를 치료하기 위해 반드시 그를 정신병원에서 데리고 나가야 한다...)

아이다
사흘 남았어요, 에밀.

에밀
...아, 이곳을 떠나나요?

아이다
네... 둘이 함께.

에밀
아이다... 어디로 갈 건가요?
- [안전한 곳을 찾아서 당신을 치료할 거예요.]

아이다
이 정신병원을 나가 아무도 찾지 못하는 곳에 가서 당신을 치료할 거예요... 시간이 좀 걸릴지도 모르지만 다 잘 될 거예요.
- [당신은 내 곁에 있으면 돼요.]

아이다
이 정신병원을 나가서 어디로 갈 건지 당신은 알 필요 없어요. 어디를 가든 제가 곁에 있을 테니까요.
[진단 기록]
- 도주 계획
1. 열쇠 입수
2. 짐 싸기
3. 계획 논의

3.2.2. 2일차

아이다
오늘 정신병원에서 환자가 한 명 실종됐어요. 우리는 내일 새벽에 떠나야 하는데, 감시가 더 심해질지도 몰라요.

에밀
누가 실종됐나요?

아이다
젋은 여자예요.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서 나갔는지 모르겠어요...

에밀
아이다... 제가 뭘 할 수 있을까요?
- [저와 함께 도구들을 준비해요.]

아이다
에밀, 당신이 밧줄이나 갈고리 같은 도구들을 준비해 줘요... 여기를 떠날 때 도움이 될 거예요.
- [제가 시키는 대로 하세요.]

아이다
제 말만 들으면 돼요. 제가 다 알아서 할게요.
에밀
아...

아이다
아무에게도 들키면 안 되니까 제 말을 잘 들으세요.
[진단 기록]
- 도주 계획
1. 지도 입수
2. 밧줄 준비
3. 갈고리 준비

3.2.3. 3일차

아이다
아주 긴 철사를 반으로 구부릴 수 있죠?

에밀
......

아이다
그러니까 에밀, 제가 작은 선물을 준비했어요. 조금 초라하지만 당신의 새로운 삶을 축하할 수 있을 거예요.

에밀
뭔데요?

아이다
자... 손을 펼쳐봐요.

에밀
......

아이다
이건 새로운 시작이자, 새로운 관계예요... 우리가 처음으로 서로에게 관련된 물건을 갖게 되는 거예요.

에밀
아이다...

아이다
쉿...
날이 밝아와요.
[진단 기록]
- 도주 계획
1. 짐 정리
2. 퇴원 수속 처리
3. 탈출

4. 탈출

추리가 거의 끝났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 정신병원을 떠났나요? 그 후에는요? 이 장원으로 왔나요? 그들은 지금 어디에 있죠?
빌어먹을, 생각을 좀 정리해야 할 것 같아.
[조사 기록]
아이다 메스머

나이: 불분명
화이트샌드가 정신병원에서 의료 연수를 받았다.
심리학자
아버지는 정신과 의사이다.
최면 연구
10월 10일, 환자 에밀을 데리고 화이트샌드가 정신병원을 탈출했다. 연도 미상
에밀

나이 미상
화이트샌드가 정신병원의 기억상실증 환자이다.
아이다 메스머와 함께 도주했다.

4.1. 에밀

4.1.1. 이성적 추론

에밀에 관한 이성적 추론
단서들을 정리한 후에도 나는 여전히 그들의 관계를 규정할 수 없었다. 얼마 후 또 다른 물건을 발견했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그것은 가죽 목걸이였다. 부드럽고 질긴 검은색 가죽의 안쪽에 아이다 메스머의 이니셜이 새겨져 있었다.
목걸이는 에밀의 것이 분명하지만, 아이다 메스머의 캐리어에 들어 있었다. 나는 점점 더 두 사람의 관계를 이해할 수 없었다. 의사와 환자 관계로 본다면, 아이다 메스머의 통제욕이 너무 강한 걸까? 서로 사랑하는 연인이라면... 설마 이게 두 사람의 취향인 걸까?
사람들은 항상 사랑을 인간의 번식 욕구에 의한 충동이라고 결론짓는다. 혹은 좀 더 아름다운 표현을 써서 영혼의 이끌림이라고도 부른다. 하지만 이 기록과 물건들을 보면 그것이 사랑인지 비뚤어진 관계인지 설명하기 어렵다. 구원자와 피구원자, 의사와 환자... 아이다 메스머는 에밀을 재창조하고 그에게 새로운 삶을 주었다...
이게 두 사람에게 가장 좋은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도저히 이들을 순수한 의사와 환자 또는 연인 사이라고 규정할 수 없다. 이런 비뚤어진 관계에서 보면, 그들은 하늘이 정해준 천생연분인 것 같다.
안타깝게도 나는 더 이상 두 사람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그들은 지금도 계속 여행 중이거나... 이미 종착지에 도착했을지도 모른다.

4.1.2. 감성적 추론

에밀에 관한 감성적 추론
단서들을 정리한 후에도 나는 여전히 그들의 관계를 규정할 수 없었다. 얼마 후 또 다른 물건을 발견했다.
그것은 에밀의 일기장이었다. 일기장에 적힌 글씨는 삐뚤빼뚤하고 오탈자가 가득해 마치 어린아이가 쓴 것 같았다. 내용은 아주 간단하고 매일 짧게 몇 줄만 적혀 있었다.
그런데 이 일기장은 아이다 메스머의 캐리어 주머니에 보물처럼 꼼꼼하게 보관되어 있어서 다른 물건들보다 상태가 훨씬 양호했다.

5월 15일
오늘은 머리가 아프지 안았다. 아이다가 약을 머그지 못하게 했다. 약을 머그면 바보가 된다고 했다.
그녀가 장난을 쳤다. 그녀가 날 놀릴 때... 정말 귀업다.
그녀가 만은 글자를 가르쳐줬다. 나는 새로운 게 에전 것보다 쉬웠다.

6월 4일
또 새집으로 옴겼다.
더 멀고 아무도 없는 집이다. 이웃도 업고 차로 몇 시간이 걸린다.
집 뒤에 숲과 강이 있다. 나는 여기가 좋다. 아이다도 좋아한다.

10월 10일
생일은 또 새로운 시작이다.
오늘은 치료를 받지 않았다. 아이다가 나를 데리고 읍내에 가서 책이랑 약, 케이크, 다른 음식을 샀다.
우리는 숲에 가서 꽃을 꺽어와 식탁 위에 있는 병에 꽂았다.
서점 아이가 키가 커졌는데, 나를 오빠라고 불렀다. 아이다가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라고 했다. 정말 즐거운 하루였다.

...일기 속 문장의 대부분은 산만하고 에밀은 서투른 말솜씨로 일상을 기록했다. 이런 평범한 내용을 보면, 두 사람이 한때 정신병원의 의사와 환자였다는 사실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사람들은 항상 사랑을 인간의 번식 욕구에 의한 충동이라고 결론짓는다. 혹은 좀 더 아름다운 표현을 써서 영혼의 이끌림이라고도 부른다. 하지만 이 기록을 보면 두 사람을 상식적인 기준으로 분류하기 어렵다. 주동적인 구원자와 의존적인 피구원자, 이 두 사람은 괴짜이면서 서로를 위한 참된 연인이다.
나는 더 이상 두 사람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그들은 지금도 계속 여행 중이거나... 이미 종착지에 도착했을지도 모른다.

4.2. 아이다

4.2.1. 이성적 추론

아이다 메스머에 관한 이성적 추론
단서들을 정리한 후에도 나는 여전히 그들의 관계를 규정할 수 없었다. 얼마 후 아이다 메스머의 캐리어에서 또 다른 물건을 발견했다.
그것은 끔찍할 정도로 상세한 연구 기록이었다. 연구 대상은 그녀가 정신병원에서 데리고 나온 남자, 에밀이었다.
표지에는 '21'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다. 기록 날짜와 길이로 보아 1권부터 21권까지 적어도 3년은 걸린 것 같았다. 3년 동안 아이다 메스머는 에밀의 병세 변화, 통증에 대한 반응, 기억 회복 정도를 아주 자세히 기록했다...
그녀는 연구에 몇 가지 특별한 방법을 사용했다. '통각 피드백'이라는 항목에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남자에게 통증을 가해 최면 효과나 두 사람 사이의 감정적 연결을 검증하는 등의 매우 충격적인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의식이 있는 사람에게 이런 방법을 사용한 아이다 메스머는 다른 의사나 학자들보다 훨씬 미친 게 분명하다. 그녀는 편집증적인 미치광이에 가깝다.
하지만 아이다 메스머의 감정에 대해서는 정의할 수 없다. 기록의 후반부에 에밀의 병세 악화에 대한 내용이 언급되어 있는데, 기록자의 말투에서 점점 실망하고 슬퍼하는 감정이 느껴진다.
"에밀의 두통이 다시 잦아지고 자의식도 약해지고 있다... 그가 자아를 잃은 불쌍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걸 지켜볼 수만은 없다. 다시는 그를 잃을 수 없다. 내 유일한 사랑..."
사람들은 항상 사랑을 인간의 번식 욕구에 의한 충동이라고 결론짓는다. 혹은 좀 더 아름다운 표현을 써서 영혼의 이끌림이라고도 부른다. 하지만 이 기록을 보면 두 사람을 상식적인 기준으로 분류하기 어렵다.
그들을 부부나 연인이라고 부를 수는 없을 것이다... 그저 이런 비뚤어진 관계에서 보면, 그들은 하늘이 정해준 천생연분인 것 같다.
안타깝게도 나는 더 이상 두 사람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그들은 지금도 계속 여행 중이거나... 이미 종착지에 도착했을지도 모른다.

4.2.2. 감성적 추론

아이다 메스머에 관한 감성적 추론
단서들을 정리한 후에도 나는 여전히 그들의 관계를 규정할 수 없었다. 얼마 후 아이다 메스머의 캐리어에서 또 다른 물건을 발견했다.
그것은 작은 티켓 홀더였는데, 안에는 기차표, 배표, 수기로 쓴 쇼핑 목록, 약국의 약품 구매 기록 같은 각종 영수증이 들어 있었다.. 시간이 오래 지나 대부분의 글자를 알아볼 수 없었지만, 일부 쇼핑 목록에서 흐릿한 필적을 발견했다.

차, 베이컨(읍내 정육점)
버터, 설탕, 양초(에밀이 집에서 자지 못하게 데리고 갈 것)
진통제, 종이와 잉크, 알코올
옷감(사이즈 측정, 새 침대 시트를 재단해야 함)
......

이런 소소하고 일상적인 기록을 보니 평범한 연인이나 부부의 생활처럼 느껴졌다. 심지어 두 사람이 한때 정신병원의 의사와 환자였다는 사실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사람들은 항상 사랑을 인간의 번식 욕구에 의한 충동이라고 결론짓는다. 혹은 좀 더 아름다운 표현을 써서 영혼의 이끌림이라고도 부른다. 하지만 이 기록을 보면 두 사람을 상식적인 기준으로 분류하기 어렵다. 정신병원에서 탈출하는 이런 황당한 이야기는 이성을 잃은 소설가의 글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하늘이 정해준 천생연분이자 서로를 위한 참된 연인인 것이다.
나는 더 이상 두 사람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그들은 지금도 여행 중이거나... 이미 종착지에 도착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