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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2-06-21 01:49:42

Cytus II/스토리/H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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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bgcolor=#333> 콘텐츠 <colbgcolor=#222>수록곡 · CAP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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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OS
1.1. 3.5.5
1.1.1. Cam_Concert_695_07_191.1.2. Log_report_695_06_091.1.3. Audio_lounge_695_07_191.1.4. Audio_Hans_695_07_211.1.5. Mail_ConneR_695_07_241.1.6. Audio_Concert_695_08_291.1.7. Audio_Cafe_695_09_011.1.8. Audio_lounge_695_10_171.1.9. Audio_bridge_695_10_181.1.10. Audio_church_695_10_181.1.11. Audio_wilder_695_10_181.1.12. Audio_Hilda_695_10_191.1.13. Audio_opera_695_10_23_11.1.14. Audio_opera_695_10_23_21.1.15. Audio_wilder_695_10_271.1.16. Diary_ConneR_695_10_281.1.17. Cam_wilder_695_10_291.1.18. Audio_No47_695_11_061.1.19. Audio_remains_695_11_06_11.1.20. Audio_elevator_695_11_061.1.21. Audio_H9Room_695_11_06_11.1.22. Audio_remains_695_11_06_21.1.23. Multi_File_H0231.1.24. Audio_H9Room_695_11_06_21.1.25. Log_Record_2̷̴͘͟2̴̷́͡8́0͟͜_̷͜͠0̵̵6̨̢͏̀_͏͟͏̵3҉͏̡͜0̨̡̢͠1.1.26. Audio_PianoRoom_695_11_061.1.27. Multi_File_H0271.1.28. Audio_Concert_695_12_071.1.29. Audio_Trans_695_12_07
2. OA
2.1. 탐색 장소2.2. 모래시계
2.2.1. Report_A0615_0582.2.2. Hourglass_032.2.3. Hourglass_052.2.4. Hourglass_132.2.5. Hourglass_152.2.6. Hourglass_222.2.7. Hourglass_262.2.8. Hourglass_??
2.3. 벽화 모서리
2.3.1. Record_Hans2.3.2. Record_Node 47

1. OS

1.1. 3.5.5

1.1.1. Cam_Concert_695_07_19

1.1.2. Log_report_695_06_09

[제 음악으로 누군가에게 힘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요.]
피아노 앞에 다소곳이 앉아 있던 Hans Turner가 수줍어하면서도 따뜻한 어투로 이렇게 말했다. 이러한 모습에서 그 나이에 맞지 않는 성숙함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Hans는 10살 때부터 음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올해로 데뷔 3년 차다. 그의 피아노는 마치 오페라의 유령이 귓가에서 맴돌면서 슬프고 웅장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만 같다. 이렇게 그의 피아노에는 관객을 매료시키는 힘이 있다.

그의 피아노에서 슬픔이 느껴지는 것은 그의 과거와 관련이 있다. Hans는 어린 시절 가족에게 버림을 받았던 슬픈 사연이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어느 전 탐사대원이자 현재 그의 보호자인 Hilda Turner가 그를 발견하게 되었다.

Hans는 이 일을 얘기할 때 우수에 잠긴듯한 목소리로 "예전의 일은 기억이 나지 않아요. 하지만 머릿속에는 줄곧 어느 한 구간의 멜로디가 흐르고 있었어요. 아주 아름답고 따뜻하고 또... 마치 환상을 보는 것만 같은... 하지만 아무리 생각을 떠올려보려 해도 그다음 부분이 생각이 안 나요... 아마도 그 멜로디는 제 과거와 연관이 있을지도..."라고 입을 열었다.

현재 Hilda와 Hans는 피아노 연습을 이유로 따로 살고 있지만, 그래도 두 사람의 사이가 돈독하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Hans는 Hilda가 선물한 작고도 정교하게 만들어진 모래시계를 상시 지니고 있다. "Hans는 제게 있어서 친동생이나 다름없어요. 그래서 특별한 의미가 깃든 선물을 Hans에게 주고 싶었죠." Hilda가 웃음을 띤 얼굴로 입을 열었다.

Hilda는 Hans가 7월에 고전 음악계의 거장, Colin Neumann Jr.와의 합동 연주회를 개최한다고 전했으며 "틀림없이 올해 최고의 연주회가 될 겁니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파일:cytus2_hos0201.png

1.1.3. Audio_lounge_695_07_19

Hilda: 방금 아주 멋졌어. 매우 성공적인 공연이었어.

Hans: 음... Colin 선생님께서 속도도 위치도 강약까지 전부 세세하게 리드해주셔가지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완벽한 음색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

Hilda: ...그 점은 나도 동의하지만 난 지금 그 사람이 아니라 널 칭찬하고 있는라고! 스스로에게 그렇게 자신이 없니?

Hans: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그냥 어떤 구간에서는 Colin 선생님이 자신의 연주 방식을 바꿔주시면서까지 특별히 내게 더 맞춰주셨다는 느낌이 들어서... 아무래도 내가 실력이 조금 부족했기 때문에 그랬던 거겠지...

Hilda: 그럴 리가 있겠니.
잘 들으렴. 마지막 네가 솔로 구간을 연주할 때 관객들의 표정을 봤는데, 전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니까? 그건 순전히 네 피아노 연주가 있었기에 가능한... 아니, 오직 너만이 그렇게 할 수 있어.

Hans: ......

Hilda: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 네 연주는 정말로 엄청났으니까.
이것 보라고. 회사에서 합동 연주 초청장을 이렇게나 많이 보내왔어. 이것도 그중에 일부만 가져온 거라고... 모두가 네 실력을 인정하고 있어.

Hans: Hilda 누나, 그 합동 공연 일 말인데... 우선 거절하면 안 될까?

Hilda: ...왜?

Hans: 예전에 말했던 그 멜로디 있잖아... 꿈속에서 자주 들었던 그 멜로디... 소녀가 빛으로부터 추락하는 꿈... 아무래도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어서...

Hilda: 하아... 예전에 말했잖니? 그건 네가 10살 이전에 어떤 가게였나, 아니면 길거리에서 무의식 중에 광고 같은 것을 보고 너도 모르게 그 장면 같은 것이 인상에 강하게 남아서 계속 그런 꿈을 꾸게 된 것뿐이야.
안 그래도 너, 최근에 너무 자신에게 괜한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고.

Hans: 하, 하지만... Node에 있는 모든 피아노곡을 들어봤지만 그와 똑같은 멜로디가 들어간 곡은 없었어... 게다가 꿈속에서 봤던 장면과 그 소녀는 실제로 그 어떤 홀로그램 장치로 구현된 것보다 훨씬 더 사실처럼 느껴졌었단 말이야...

Hilda: 우선 그것과 관련된 생각은 하지 말도록 해. 네가 크고 나면 그때 다시 천천히 얘기해도 되니까.
우선 이렇게 하자, 응?

Hans: 하지만...

(문이 열린다)

Hilda: Colin Neumann Jr.?
이곳은 Hans의 대기실입니다. 잘못 들어오셨어요.

ConneR: 음? 설마 [관객의 눈물을 흘리게 만들 수 있는 연주자]만이 이 대기실에 들어올 수 있는 것인지요?

Hilda: ...당연히 그건 아니지만...
몰래 저희들의 얘기를 엿듣고 계셨던 겁니까?

ConneR: 엿듣는다니? 이런, 너무 대놓고 그런 말씀을... 어쨌든 두 분께서 뭔가 심각한 얘기를 나누고 계신 듯한데, 그래도 나름 괜찮은 타이밍에 이곳에 들어왔다고 생각합니다만? 안 그런가, Ms.Turner?

Hilda: ...만약 Hans와의 합동 공연 초청 일 때문이라면, 회사와 연락해서 직접 얘기를 나누시든지요.

ConneR: 하하, Mr.Turner의 실력은 흠잡을 곳이 없지요. 그와 함께 연주하는 일은 분명 저로서도 매우 즐거운 일입니다. 하지만...

Hilda: 하지만...?

ConneR: 경쾌하고 빠른 템포의 멜로디를 칠 때도 Mr.Turner의 억압된 그림자가 피아노 소리 속에서도 느껴지더군요. 마치 떼어낼 수 없는 그림자처럼... 하하, 그것만으로도 이후 제 쪽에서 먼저 주동적으로 콜라보를 제안하는 일은 없을 것 같군요.
남의 연주에 맞춰 제 연주 방식을 바꾸는 건 제 스타일이 아니라서 말이죠.

Hans: 역시 그랬군요...

Hilda: 저런 헛소리 귀담아들을 필요 없어.
Colin Neumann Jr. 씨, 지금 그런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얘길 해주시러 온 거라면, 지금 당장 나가주시죠.

ConneR: 쓸모가 없다니요? 제 조언을 조금은 귀담아 들어주시는 게... 어쨌든, 당신 말대로 이곳에 찾아온 것이 이 말을 전하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발걸음)

Hans: ......?
저... 선생님, 왜 갑자기 이렇게 가까이에...?

ConneR: 네 머릿속에 맴돈다는 그 멜로디에 대해 상당히 흥미가 있거든. 특히 계속 들려온다던 그 멜로디, 그리고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꿈... 상당히 의미심장하군.

Hans: ......!

ConneR: 보통 인간은 대뇌에만 의존하여 모든 꿈의 내용을 그렇게 상세하게 기억할 수 없지. 꿈에서 깨어나면 보통은 일부의 단편적인 기억, 혹은 흐릿한 윤곽 정도만 기억하는 것이 보통, 그것도 아주 일시적으로만... 그런데 꿈속에서 들었던 멜로디를 기억한다니.

Hans: 그 곡에 대해서... 설마 뭔가 알고 계신 거라도 있는 건가요?

ConneR: 조금 전에 모든 피아노곡을 들어봤다고 했었나? 틀렸어.
고대 문명 시기의 작품들은 현존하고 있는 것들보다 그 수가 월등히 많다고 역사에 기록되어 있지. 하지만 고대 시대의 인류가 멸망함에 따라 그 작품들도 함께 모래먼지 속에 매장되고 말았던 것이지...

Hans: ...선생님의 말 뜻은...

(떼어 놓는다)

Hilda: 죄송합니다만 그런 허무맹랑한 이야기 따윈 Hans에게 하지 말아 주시죠.
Hans, 짐 챙겨. 이만 가자.

Hans: 하지만 Colin 선생님이 하신 말은...

Hilda: 빨리! 다음에 있을 연회도 엄청 중요한 자리라고! 절대 지각해선 안 돼! 두 번 말하게 하지 마.

Hans: 아, 알았어...

(발걸음)

Hans: 참, Colin 선생님... 선생님께서 제 연주에 맞추게 만들어서 정말 죄송해요.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선생님과 나중에 다시 공연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전 진심으로 선생님의 음악을 좋아하거든요...

ConneR: 오호? 그렇게까지 성의를 보인다면 생각을 안 해볼 수 없겠군.
물론 문제없지. 너와 네 누나가 주동적으로 내게 연락을 취한다는 전제하에 말이야.

Hans: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Hilda: Hans! 안 오고 뭐해? 빨리 안 와!?

Hans: 그게 저... 오늘 감사했습니다. 여러 방면으로 모두...
다음에 뵐게요, Colin 선생님.

(다급한 발걸음)

ConneR: 하하, Auf Wiedersehen(또 만나자)...... Mr.Turner.

[신호 중단]

1.1.4. Audio_Hans_695_07_21

(피아노음)

Hans: ...다음 구간이 아무리 생각해보려고 해도 생각이 나질 않아...

Hilda: 이따가 계속 피아노 연습할 거야?

(발걸음)

Hans: Hilda 누나? 언제 온 거야?

Hilda: 10분쯤 전에... 들어오자마자 네가 이 곡을 연습하는 소리가 들리던데, 아무래도 그 곡에 대한 생각을 떨쳐낼 수 없나 보네...

Hans: 미, 미안해! 난 그냥 자기 전에 잠깐 쳐볼까 하고...

Hilda: 괜찮아. 나도 안 들은 지 꽤 됐는걸 뭐...
기억나? 네가 처음으로 내게 들려줬을 때...

Hans: 응... 기억나... 미안해. 누나가 나쁜 사람에게 잡혀있던 나를 구하려다가 크게 다쳐서 더 이상 탐사대를 할 수 없게 됐잖아...

Hilda: 사과할 필요 없어. 난 그때 결정을 조금도 후회하지 않으니까.
비록 반쪽짜리 멜로디이긴 하지만, 그래도 확실히 감동적인 노래야...

Hans: Hilda 누나, 저기... 누나도 좋아한다면서 왜 자꾸 이 곡에 대해 생각하지 말라고 말하는 거야?
Colin 선생님이 말했던 것처럼, 정말로 고대 시대의 음악일 수도 있잖아...

Hilda: 우선 내 옆에 와서 앉아봐.

(발걸음)

(앉는다)

Hilda: Hans, 잘 들어. 그 Colin Neumann Jr.라는 사람은 위험한 인물이야. 음악적인 교류 목적 이외에는 절대 접촉하지 말도록 해... 물론, 그 사람이 하는 말도 귀담아듣지 말고...

Hans: 어째서?

Hilda: 넌 잘 모르겠지만... 그 사람은 불법 탐사일을 하고 있어. 봉쇄구역에 있는 전 인류의 자산이나 마찬가지인 유물들을 훔치는 일을 하지. 그건 명백한 범죄라고. 언제나 교묘한 수단으로 어떤 증거도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법으로 구속시킬 방법은 없는 상황이지만.

Hans: 불법 탐사일? Colin 선생님... 그런 사람으론 안 보이는데...

Hilda: 외모에 속아선 안 돼. 물론 그 사람이 고대 음악에 대해 일가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도 자신이 범죄자라는 사실을 덮기 위한 연막에 지나지 않아... 게다가 네게 했던 얘기 역시 아무런 근거도 없는 자신의 망상일 뿐이고.

Hans: 아......

Hilda: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 멜로디가 정말로 고대의 음악이라고 치자. 그래서 뭐?
고대 문물은 대부분 봉쇄구역 안에 있고 넌 탐사대처럼 엄격한 훈련을 받은 적도 없어. 널 그런 위험한 곳으로 내가 보낼 것 같니?

Hans: Hilda 누나, 정말 아무 방법도 없는 걸까? 어렵게 얻은 단서인데...

Hilda: 없을지도. 봉쇄구역은 네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한 곳이라고... 여기서 안전하게 연주만 할 수 있으면 그걸로 된 거야...

Hans: ......

Hilda: ...그런 기분 상한 표정 짓지 말고...

(손을 내민다)

Hans: ......!

(물건이 부딪힌다)

Hans: 으앗, 미, 미안...

Hilda: ......
그냥 머리 좀 쓰다듬어주고 싶었을 뿐이야. 왜 그렇게 놀래?

Hans: 미안해. 그런 거 익숙하지 않아서 무의식 중에 나도 모르게 그만...

Hilda: ...몸 건드리는 거 예전부터 싫어했다는 거 알고는 있었는데... 미안해. 내가 아직 너를 마냥 어리게 봐서 그랬나 봐...

Hans: 그게 아니라, 나는...

Hilda: 괜찮아. 멜로디 일은 예전 탐사대 동료에게 물어봐줄게. 아마도 그들이 현존하고 있는 기록을 찾는 일을 도와줄지도 몰라.
난 우선 돌아가 볼게. 내일 리허설 있으니까 너무 늦게 자지는 말고.

Hans: ...알았어.

Hilda: 그리고 절대로 먼저 Colin Neumann Jr.한테 접근하지 마. 만약 그 인간이 널 찾는다면 내가 했던 말, 꼭 기억해야 해. 알겠지?

Hans: 응, 알았어.

(발걸음)

(문이 닫힌다)

Hans: ....
Hilda 누나는 항상 이런 식이야...

(피아노 소리)

Hans: 오늘 밤도... 그 꿈을 꾸게 될까?

[신호 중단]

1.1.5. Mail_ConneR_695_07_24

Subject 공연 초대장 잘 받았네.
From Colin Neumann Jr. To Hans Turner

이전에 열렸던 연주회는 꽤 반응이 좋아서 다음에 있을 공연에도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네 회사로부터 받았네.

메일에 고대 악보 파일을 첨부했다. 흥미가 있다면 한번 연주해보라고.
현시대에서 판치는 저속한 음악들과는 완전히 다른 음악이니까.
경쾌하고 깊은 맛이 담긴 술을 음미하는 것처럼, 그 달콤함에 취해 빠져 버리는 느낌은 영원히 잊을 수 없지.

물론, 아직 손 끝에 깃들어 있는 그림자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그 문제는 근본적으로 자네의 연주 스킬이 아닌, 마음 속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아마도 내가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몰라.

한 가지 충고를 하자면 고대 문명이 사라진 것은 바로 인류가 그것을 찾아내는 것을 포기했기 때문이지.
네 마음이든 머릿속에 깃들어 있는 멜로디이든지 간에, 만약 빠져있는 퍼즐 조각을 찾고 싶은 마음이라면
자유를 옭아매고 있는 사슬로부터 벗어나 밖으로 발을 내딛는 수밖에 없다.
아마 내가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알겠지. 천천히 생각해보도록.

그렇군, 네 누나는 아마도 이미 네게 나와 접촉하지 말라는 충고 등을 해주었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아름다운 음악이 담긴 악보를 마냥 포기해버리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

Colin Neumann Jr.||

1.1.6. Audio_Concert_695_08_29

Hans: 감사합니다. (허리를 굽혀 인사)

(관중 박수)

ConneR: 생각보다 이곡엔 속주 부분이 많던데, 상당히 잘 소화해내더군.

Hans: 감사합니다...

ConneR: 오해하지 말기를. 완벽했다는 칭찬은 아니니까. 아직 피아노음 속에 억압된 느낌이 여실히 느껴지는 것은 숨길 수 없는 결점이기도 하지.
어떤가? 내 메일은 읽어봤겠지? 그 억압된 느낌이 어디로부터 온 것인지 알 것 같나?

Hans: 저기, 죄송해요... 선생님께서 쓴 글이 너무 심오하고 어렵기도 해서... 사실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제대로 이해를...

ConneR: ......

Hans: 하지만 피아노음 속에 남아있는 그 감정은 제 마음 속으로부터 나왔다고 말씀하셨죠... 계속 생각해봤는데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제가 피아노 치는 것을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ConneR: 하아... 내 얘기는 자네가 피아노 연주를 싫어한다는 뜻이 아니야.
이렇게 물어보면 되려나? Mr.Turner, 자네는 무엇을 위해서 연주를, 아니... 누구를 위해서 연주를 하는 거지?

Hans: ......! 저, 저는...

ConneR: 나는 네 심리상담사가 아니니 대답하기 싫다면 굳이 안 해도 돼.
사실 넌 예전부터 문제가 무엇인지 인지하고 있었지. 그저 마주하기 싫었을 뿐, 그래서 더욱 무의미한 감정에 굴복하는 것을 선택한 것... 아닌가?

Hans: ......

(넘겨준다)

Hans: 선생님, 이것은...?

ConneR: 네 마음은 네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겠지. 만약 생각이 정리되면 이 종이에 적힌 장소와 시간에 맞춰서 오도록 해.
과거를 탐구하는 일은 그저 무지한 착한 아이가 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거든.

Hans: ......

Hilda: Hans, 지금 거기서 뭐 하는 거야?

(다급한 발걸음)

Hilda: 당신, 이번엔 또 무슨 용무로 Hans를 찾아온 거죠?

ConneR: 긴장하실 필요 없습니다. 그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끼리의 교류를 위해서 왔을 뿐이니까... 안 그래도 지금 막 대화가 끝난 참입니다. 그럼 두 분께 방해되지 않도록 이만 가보도록 하죠.

(발걸음)

Hilda: Hans, 저 사람이 또 너한테 무슨 이상한 얘길 했니?

Hans: 아, 아니...

Hilda: 그래, 그럼 됐어...
아 참, 너 마지막에 연주했던 그 곡... 한 번도 안 들어본 곡이던데... 회사에서 준 악보니?

Hans: 아, 아니. 그냥 우연히 얻게 된 악보야...

Hilda: 손에 있는 그거? 종이 악보였을 줄이야... 내게도 좀 보여줘...

Hans: ...아...

Hilda: ......!
이건 고대 음악의 악보 카피본이잖아? 나도 몇 번 본 적이 있으니까 아니라고 해도 소용없어... 너 이거 어디서 났어?

Hans: 아, 그게... 기억이 안 나...

Hilda: Colin Neumann Jr.가 네게 준 거지? 내가 그 사람이랑 접촉하면 안 된다고 말했을 텐데?

Hans: 하, 하지만... Colin 선생님은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내 피아노 연주에 대해서도 아주 잘 이해해주고 계시고...

Hilda: 널 진정으로 이해해주는 사람은 바로 나야, Hans.
그런데 어째서 내가 아닌 몇 번 만나본 적도 없는 그런 사람의 말을 들으려고 하는 거야?

Hans: Hilda 누나... 진정으로 날 알아주긴 하는 거야...?

Hilda: 그게 무슨 말이야?

Hans: ......
내가 고대의 음악을 연주하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어? 이건 그냥 피아노 곡일 뿐이잖아?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Hilda: ...오해야. 이 악보는 내가 너한테 줬던 모래시계처럼 합법적인 공식 절차를 통해 인증을 받은 물건이 아니라 개인이 멋대로 불법으로 취득한 물건이야. 만약 그들이 이 악보를 네가 얻었다고 생각하고 널 추궁하기 시작하면 어떻게 설명하려고? 그런 것까진 생각 안 해본 거지?

Hans: 나는...

Hilda: 됐어. 나도 그 사람 일로 더 이상 너랑 논쟁하고 싶지 않으니까. 이 악보는 우선 내가 보관하고 있을게.

Hans: ......

Hilda: 너도 최근에 꽤 무리했잖아. 운전해줄 테니까 집에 도착하면 조금 쉬도록 해.
그리고 평소처럼 10분 뒤에 나오면 돼.

(발걸음)

Hans: 내 마음 속... 이라...

(메모를 꺼낸다)

Hans: ......SAXO Cafe?

[신호 중단]

1.1.7. Audio_Cafe_695_09_01

(도어벨)

Saxon: ......R? 이 시간에 무슨 일이지? 지금 영업시간도 아닌데 말이야.

Hans: 아, 안녕하세요...

Saxon: 꼬맹이까지 데리고 왔구먼... 네 아들이라는 그런 농담은 안 들었으면 좋겠군.

ConneR: Saxon 씨, 그 말 실례 아닙니까? 제 나이도 그렇고... 게다가 제 후손이 이런 바보 같은 모습 일리가 없지 않습니까?

Hans: ...네?

Saxon: 하하하, 아무래도 마티니 한 잔 하러 온 건 아닌가 보군...
무슨 도움이라도 필요한가?

ConneR: 약간 특별한 상황이라서 말이죠. 저희에게 가장 안쪽에 있는 자리로 안내해주시죠.
아, 그리고 Old Fashioned 한 잔 부탁드립니다.

[»»»빨리 감기»»»]

Saxon: 자, 여기 Old Fashioned.
저 꼬마 손님을 위해 우유도 한 잔 준비해주지.

Hans: 아, 그냥 물만 주셔도 돼요...
어쨌든 감사합니다...

Saxon: 아주 예의가 바른 꼬마로구나. 그 답도 없는 망할 녀석이 너한테 이런 것 좀 배웠으면 좋겠는데.
그래, 방해 안 할 테니 둘이서 천천히 얘기 나누라고.

(문이 닫힌다)

Hans: 저, 저기 Colin 선생님. 절 여기로 데리고 오신 건,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ConneR: Mr.Turner, 너무 긴장할 필요 없어. 우선 가벼운 주제부터 얘기를 나눠보도록 하자고.
우선 저번에 네게 줬던 그 고대 악보에 대해서 시작해볼까?

Hans: 아, 네! 그 악보 저도 엄청 좋게 들었어요! 경쾌하면서도 유유 적적한 느낌의 템포... 그런데, 저기...

ConneR: 뜸 들이지 말고 계속 말해보도록.

Hans: 그, 그게... 그 악보 카피본을... Hilda 누나가 가져가 버렸어요... 저, 정말 죄송해요!

(홀짝거리며 마신다)

ConneR: 사과할 필요 없어. 그건 네 잘못이 아니니까. 어쨌든 그 곡이 네 기억 속에 남아있다면 그런 낡은 방식의 종이 악보 따윈 아무래도 좋다.
네가 꿈속에서 들었던 그 멜로디처럼, 기억에 남는 것이야 말로 진짜 존재한다고 할 수 있으니까 말이야.

Hans: 내 머릿속의 멜로디... 그러고 보니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곡이긴 하지만, 확실히 뭔가 익숙한 느낌이 들어요...

ConneR: 음? 역시나 고대 음악의 멜로디였던 건가?
Mr.Turner, 이런 고대 음악 악보는 봉쇄구역 안에 흔하게 널려있어. 만약 흥미가 있다면, 고대 문명 시대가 남겨준 귀중한 보물들을 발굴하러 갈 때 널 데리고 가줄 수도 있는데. 어쩌면 네 기억에 남아있는 그 곡도 찾아낼 수 있을지도.

Hans: 저... 사실 Hilda 누나에게도 물어봤었는데, 가면 안 된다고 했어요. 너무 위험한 곳이라면서...

ConneR: ...그렇게 말했다고?

Hans: 네...

ConneR: 하하... 하하하하하!

Hans: 어? 방금 제가 한 말, 뭔가 웃긴 부분이라도 있으신지...?

ConneR: 하아, 실례했군... 인간은 언제나 미지의 세계는 위험하다는 꼬리표를 붙이면서 말도 안 되는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을 좋아해왔지. 사실 그곳은 네가 생각한 것처럼 그렇게 무서운 곳이 아니야. 하물며 널 구속하고 있는 것은 네가 처한 환경이 아닌, 바로 네 마음.

Hans: 날 구속하고 있는 것이... 나의 마음... 이라고요?

ConneR: 예전에 내가 했던 말 기억하겠지? 만약 생각이 정리가 되면 이곳으로 오라고 했던 말.

Hans: ......

ConneR: 무슨 말인지 모르겠나?
연주를 하든 피아노 악보를 뺏기든, 심지어 봉쇄구역에서 잃어버린 기억의 멜로디를 찾아내는 것까지... 전부 네가 하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저 네 누나가 원하지 않아서 그런 것뿐이잖아. 내 말이 틀렸나?

Hans: 그건... 맞아요. 사실 저도 다 알고 있었어요...
전 그저... 제가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누나가 날 조금밖에 이해를 못해줄까 봐...

ConneR: 사실 그녀가 널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명백하지. 도리어 웃지 않는 얼굴로 네게 엄격하게 굴고있으니...
만약 네가 실망을 느끼지 않았더라면, 이곳에 오지도 않았겠지?

Hans: ......

ConneR: Ms.Turner는 널 그저 자신이 보호해야만 할 대상으로 여기며 자신의 곁에 가둬두려 할뿐. 내 눈에 넌 그저 새장 속에 있는 새와 다를 바가 없어. 그저 더 이상 소리를 낼 수 없을 때까지 하루하루를 사람들을 위해 지저귀고 있어야만 하겠지...

Hans: 그, 그만해요...

ConneR: 아직 말 다 안 끝났어.
넌 이미 그녀가 널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명백히 알고 있어. 그저 그녀가 변할 수도 있을 거라는 한낱 같은 희망을 품고 있겠지만, 그녀는 그저 너의 모든 것을 통제하려 할 뿐이지. 네 마음을 완전히 이해해주지 않은 채 말이야...

Hans: 그만! Hilda 누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그런 사람이...

ConneR: 하아, 그런 반짝이는 두 눈으로 현실을 보려 하지 않으려 하다니. 정말이지 가엽기 짝이 없군.
아무래도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군.

(일어난다)

Hans: 서, 선생님, 가... 가시려고요?

ConneR: 그래... Mr.Turner, 네가 만약 계속 눈 가리고 아웅 거릴 생각이라면, 내가 더 이상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을 테니까.

Hans: ......

(홀짝거리며 마신다)

ConneR: 이 세계는 네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넓어. 네가 있는 우물 안과는 확연히 다른 그런 세계가 존재하지.
바로 이 Old Fashioned처럼, 맛을 봐야만 그 맛을 음미할 수 있게 되는 것처럼 말이야... 네게도 그런 맛을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군.

[신호 중단]

1.1.8. Audio_lounge_695_10_17

(문이 열린다)

ConneR: 음? 이게 누구신지... 당신은 항상 Mr.Turner와 붙어 다니고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만.

Hilda: 지금 매체 인터뷰 중이라 시간이 좀 더 걸릴 겁니다. 만약 일 없으면 그만 나가주시죠.

ConneR: ......
제가 착각한 거였으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제가 Mr.Turner와 만나는 것을 싫어하시는 것 같군요.

Hilda: ...직접적으로 말씀드리죠, Colin Neumann Jr.
이번에 Hans와 Node 13에서 연주회를 열고 싶어 하신다는 뜻엔 매우 감사한 마음입니다. 만약 단순히 음악적인 교류를 위한 제휴라면, 저 역시 간섭할 이유는 하나도 없겠지요...

(건네준다)

Hilda: 허나 음악과 무관한 일들이 관여된다면 그건 별개로 생각해봐야겠지요.

ConneR: 이것은 Mr.Turner에게 주었던 고대 악보 아닙니까? Ms.Turner도 오래된 물건들을 수집하는 것엔 딱히 취미는 없어 보였는데...

Hilda: 됐습니다. 바로 본론부터 얘기하지요. 당신이 무슨 목적으로 Hans에게 접근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의 행동은 이미 Hans의 연주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내일 인터뷰가 끝나는대로 안전을 이유로 회사에게 곧바로 당신과 협업하지 않겠다고 통보할 생각입니다.

ConneR: 실례되는 질문일 수도 있지만, 안전을 이유로라고 하신 뜻은...?

Hilda: 당연히 당신이 범죄자의 신분으로 불법 탐사를 하고 있는 일 때문이지요. 일반 대중들에겐 잘 숨겼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이래 봬도 전 이전에 A.R.C. 탐사대에 몸을 담은 적이 있습니다. 제 눈을 속일 수는 없지요.

ConneR: 하하... 재밌군요. 만약 안전에 대해 논하실 생각이라면... 전 Mr.Turner가 당신 곁에 있는 것이 훨씬 더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만.

Hilda: 그게 무슨 뜻이지요?

ConneR: Ms.Turner, 제가 이야기 하나 들려드리지요. 옛날에 자신의 새끼를 매우 이뻐하는 어미새가 한 마리 있었습니다. 그 새는 새끼를 돌봐야 한다는 이유로 먹을 것까지 전부 물어다 주었죠. 자신의 새끼가 굳이 사냥을 나서지 않도록 말이죠. 이렇게 아기새는 건강하게 잘 자랐답니다.

Hilda: ......

ConneR: 하지만 어느 날 어미새가 둥지를 떠나 먹을 것을 찾으러 나섰을 때, 날씨가 급변하기 시작했고 새 둥지는 모두 강풍에 날아가버리고 말았죠. 그저 날개를 펼쳐서 그 둥지를 떠났으면 그만인 것을. 하지만 그 아기새는 알게 된 겁니다. 자신은 나는 법을 배운 적이 없었다는 것을. 이렇게 아기새는 땅바닥에 떨어져 목숨을 잃고 말았죠. 참으로 아이러니한 점은, 그 어미새는 자신의 새끼를 죽인 범인이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Hilda: ...Hans의 보호자는 바로 접니다. 그 아이에게 있어서 무엇이 가장 옳은 선택인지는 제가 가장 잘 알고 있어요.
전 그 아이를 일류 음악가로 키워낼 겁니다. 그럼 미래에도 자신의 실력으로 혼자 살아나갈 수 있겠죠. 그러니 괜한 걱정 해주실 필요 없습니다.

ConneR: 하하, 당신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전 별로 상관없습니다...
아무래도 앞으로는 Mr.Turner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없게 되어버린 것 같군요. 이렇게 된 바에 내일 Node 13이 어떤 곳인지 소개하는 것 정도는 괜찮을런지?

Hilda: Node 13이 아닌 다른 것에 대해서도 소개하는 것은 아니었으면 좋겠군요.

ConneR: 이런, 그건 저도 장담 못합니다. Node 13에는 멋진 곳이 너무나도 많아서... 만약 얘기하다가 저도 모르게 흥분해버리면... 그 아이를 데리고 그런 곳으로 데려가버릴지도?

Hilda: 당신...!

(문이 열린다)

Hans: 휴우... 인터뷰 이제 끝났어...
Colin 선생님도 계셨네? 얼레? Hilda 누나, 안색이 왜 그래?

Hilda: 아무것도 아니야.
Hans, 내일 참관 준비는 다 끝낸 거지?

Hans: 응, 이미 정리 다 해놨어.

Hilda: 모래시계는?

Hans: 여기. 평소에도 잘 꺼내지 않긴 한데... 왜?

Hilda: 음... 아무래도 모래가 지나가는 부분이 조금 느슨해진 것 같은데, 내가 고쳐줄 테니까 이리 줘. 그럼 두 사람이서 얘기 나누세요. 저도 금방 올 테니.

(문이 닫힌다)

Hans: Hilda 누나, 왜 조급해하는 것처럼 보이는 걸까...
Colin 선생님... 혹시 절 찾아오신 건가요?

ConneR: 그래. 내일 있을 스케줄에 대해 얘기해주러 왔을 뿐인데... 이런, 실례. 갑자기 볼일이 보고 싶어서... 우선 먼저 보고 있도록.

(다급한 발걸음)

Hans: 어? 선생님, 하지만...

(문이 닫힌다)

Hans: 저한테 파일을 안 주셨는데...

[→신호 변경]

(발걸음)

ConneR: 조금 전에 분명 이쪽으로 갔던 것 같은데... 어디로 간 거지?

(부품 해체)

ConneR: 응?

(숨는다)

Hilda: 이러면 되겠지...

(부품 조립)

Hilda: 됐다. 빨리 가서 Hans에게 돌려줘야겠어.

ConneR: ......

[신호 중단]

1.1.9. Audio_bridge_695_10_18

Hans: 와... 이 교량 엄청 이쁘다!

(다급한 발걸음)

Hans: 이건 무슨 교량이에요? Node 08에서 보던 거랑은 완전 달라요!!

ConneR: 이 교량의 이름은 Hohenzollernbrücke. 고대 시대 때부터 존재하던 것이지. 전쟁 때 포탄 세례를 받아서 모습이 조금 많이 달라져버리긴 했지만... 그래도 Node 13에 있지 않았더라면, 아마 이런 예술 건축 구조물 같은 건 평생 볼 기회도 없었을 거다.

Hans: 앗, 위에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자물쇠 같은 것들이 있네요...

ConneR: 인류 최초로 사용되었던 자물쇠의 모습이지. 게다가 고대 문명 시기에는 미신 같은 것이 하나 존재했었거든. 자물쇠를 교량 위에 걸어두고 그에 맞는 열쇠를 강가에 던져버리면, 자신의 애인과 절대 헤어지지 않는다는 미신이... 참으로 바보 같은 얘기지.

Hans: 그런 가요? 그래도 엄청 로맨틱하게 들리는데... 물론 강가에 함부로 열쇠 같은 것을 던지는 행위는 옳다고 할 수 없지만...

ConneR: 이 강에 대한 이야기는 아마 너도 모르고 있을 테지?

Hans: 아, 네...

ConneR: 흠... 음악계의 젊은 별이라는 칭호를 얻었으면서 이런 것도 모르고 있다니.
네 눈앞에 흐르고 있는 이 강은, 고대 음악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야. 이곳에서 아름다운 술과 무수한 음악들이 탄생했고 지금까지도 전해져 내려오고 있지... 네 고대 문명 상식은 확실히 불합격이로군.

Hans: 죄송해요... Hilda 누나가 Node 08 이외의 곳은 가질 못하게 해서... 3년 동안 계속 피아노 치는 것 이외엔 어떤 것도 접해보질 못했거든요...

ConneR: 3년이라고?
그렇군, 뉴스에서 봤었는데, 그 이전의 기억이 없다고 했었나?

Hans: 네. 유일하게 남아있는 것은 그 꿈속의 멜로디와... 꿈속에서 끊임없이 어떤 소녀를 위해 피아노를 치고 있던 제 모습... 피아노의 모습은 현재의 것과는 많이 다르긴 했지만...

ConneR: 응? 어떻게 다르다는 거지?

Hans: 으음... 그 피아노의 버튼은 공중에 떠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단순하게 검은색, 하얀색 버튼으로 되어 있었어요... 눌렀을 때의 촉감도 정말 사실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ConneR: 떠있는 버튼이 없었다고? 그건 확실히 고대의 피아노와 매우 흡사하군.

Hans: 고대의 피아노? 아, 그건...?

ConneR: 그런 것까지 모를 줄이야. 고대의 피아노 소리는 피아노 줄을 직접 건드려서 소리를 내는 시스템이지. 그 음색은 매우 청량하고 디테일한 감정 표현도 가능하지... 네가 쓰고 있는 피아노와는 절대로 비교 대상조차 될 수 없어.

Hans: 그렇군요. 선생님은 정말 아는 것이 많네요...

ConneR: 아니, 네가 너무 세상을 모르는 것뿐이야.

Hans: 그, 그런가요? 아무래도 그런 것들도 공부해야 할 것 같네요... 깨닫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ConneR: ...됐다. 날 따라와.
네게 고대의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이건 흔한 기회가 아니라는 걸 명심해.

Hans: 네? 하지만 그건 스케줄표엔 없는 일정인데... Hilda 누나가 볼일 끝내고 우리를 못 찾을 수도 있잖아요... 그리고 Node 13에서는 통신 디바이스를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ConneR: 그건 걱정할 필요 없어. 잠깐 갔다 오는 것뿐이니까 오래 걸리진 않을 거다... 그다음 일정에 맞춰서 제시간에 장소에 도착하기만 하면 문제없을 테니.

Hans: 맞는 말이긴 하지만...

ConneR: 어쨌든 모든 일을 계획에만 맞춰 살아가는 것이 무슨 재미가 있겠어.
혹시 모르지. 틀에 박힌 계획에서 벗어났을 때, 생각하지 못했던 멋진 절경을 보게 될 수 있을지도.

[→신호 변경]

Hans: Colin 선생님 말씀대로 강가의 풍경이 엄청 아름답군요... 꿈에서 보는 것들이 이런 것들이라면 좋을 텐데...

ConneR: Ms.Turner에게도 꿈 얘기를 해줬겠지? 어떤 반응이었지?

Hans: Colin 선생님도 그때 들으셨잖아요? Hilda 누나가 말하길, 그건 전부 내 잠재된 의식 속에서 만들어진 것들이라고...

ConneR: 그래서 그대로 그냥 인정해버렸다는 건가? 하... 참으로 위대한 남매간의 우정이로군...

Hans: ......

ConneR: 표정을 보니 뭔가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는가 보군. 말해보도록.
경청이란 것은 신사가 꼭 지녀야만 할 에티켓 중 하나이지. 솔직하게 말해도 괜찮아.

Hans: 선생님과 함께 고대 음악의 멜로디를 찾는 일 말인데요...
사실 저번에 돌아가고 나서 계속 생각해봤어요. 그래서 말인데... 아무래도 Hilda 누나의 동의를 얻고 그렇게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요...

ConneR: 음? 이유는?

Hans: 만약 제가 이대로 떠나버린다면... Hilda 누나는 분명 슬퍼할 테니까요...

ConneR: 하하하, 슬퍼한다고? 그녀가 네게 대하는 태도를 보고 판단해보자면 그런 감정은 조금도 섞여 있지 않을 것 같은데. 아마 그 얘길 꺼내면 화를 내면서 짜증난다는 말투로 단칼에 거절할 뿐이겠지... 네가 평소에 그녀에게 말대꾸를 했을 때 얻었던 결과와 별 다를 게 없을 거다.

Hans: ......

ConneR: 이제 현실로 돌아와서 얘기를 해보자고... 네가 그런 생각을 품으면 도리어 그녀의 통제에서 더욱 벗어날 수 없게 될 거다. 그렇게 되어도 좋단 뜻이야?

Hans: 그, 그 정도는 아니에요... Hilda 누나랑 그렇게 친밀한 관계는 아니라고 해도, 그래도... 누나가 저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으니까...

ConneR: 스스로 한 말에 대해 확신이 없는 말투로군. 아무래도 필사적으로 자신을 설득하려고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Hans: 아, 아니에요... 전... 누나를 믿어요...

ConneR: 하아, 말은 그렇다고 해도 그 표정은 어떻게 설명할 거냐... 어쨌든 남을 놀리는 것은 내 취미가 아니니까...
교회에서 5분 거리에 있는 그곳에 갈 때까지 만큼은 우선 즐거운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좋겠지.

[신호 중단]

1.1.10. Audio_church_695_10_18

(문이 열린다)

Hans: 와...!

ConneR: 보고 있나? 고대의 피아노.
낡은 외관은 우선 신경 쓰지 말도록 해. 현재까지 보존된 고대 문물들은 절대 피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지. 이미 내가 최대한 복원해놓긴 했지만.

Hans: 신기하게도 꿈에서 봤던 거랑 엄청 비슷해요... 저... 쳐봐도 될까요?

ConneR: 물론이지. 그럴 생각으로 여기에 온 거니까. 자.

(앉는다)

Hans: 어디 보자... 그럼 이 곡부터.

(피아노 소리)

ConneR: 꿈속에서 들었다던 그 멜로디인가? ...참으로 아름답구나...

Hans: 으으...

ConneR: 왜 그러지?

Hans: ...윽... 어떤 화면들이... 이건...

ConneR: ......?

Hans: ...엄청 오래된 나무... 그리고 그 나무 아래에 있는 고대의 피아노... 벽에 있는 조명... 나무로 만들어진 것 같은 벤치... 맞아! 꿈에서 봤던 거랑 똑같아요... 꾸... 꿈이 아니야... 이건... 예전에 경험해본 적이 있는 느낌....

ConneR: ...그게 확실해?

Hans: 네. 방금 찰나의 순간 갑자기 꿈속의 장소가 보였어요. 하지만 아직도 그 느낌이 제 몸에 남아있는 것만 같아요...
아마... 그 장소는 실제로 존재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그리고 그 어린아이도...

ConneR: ......

(문이 열린다)

Hans: 누가...?
...Hilda 누나!?

Hilda: 드디어 찾았구나, Hans... 참으로 유감이군요, Colin Neumann Jr. 이번 일정은 확실히 선을 넘었습니다. 여기까지만 하시죠.
Hans, 따라와.

Hans: 왜, 왜 그래? 우린 그냥 피아노를 치러 왔을 뿐이라고...

ConneR: Mr.Turner, 설마 궁금하지 않은 건가?
네 누나가 어떻게 우리가 이곳에 있는지를 알았는지?

Hans: 어? 그렇네! Hilda 누나, 어떻게 여기를...

Hilda: ...돌아가면서 설명해줄 테니까, Hans, 빨리 따라와. 내가 말했을 텐데. 저 녀석의 말은 단 한마디도 귀담아듣지 말라고.

ConneR: 하하, 귀담아 듣지 말라니.
이렇게 된 바에 차라리 행동으로 증명하는 것이 더 설득력 있을 것 같군요.

(꺼낸다)

Hilda: ......!
당신...!

Hans: 내 모래시계...? Colin 선생님, 대체 언제...?

ConneR: 네가 멍하니 문 앞에 서있을 때. 그건 중요한 게 아니고...
이런, 이건 뭘까나...?

(장치 해체)

Hans: ...저건...

ConneR: 발신기다..... Ms.Turner가 어제 장치에 설치했던 걸 똑똑히 봤지.
설마 이런 작은 여흥까지도 전부 통제하려 할 줄이야. 이래도 내 말이 틀렸다고 할 텐가?

Hans: ......

Hilda: Hans! 저 사람이 하는 말 듣지 마! 난 널 보호하려고...

ConneR: 맞아. 널 위험으로부터 보호한 그 대가가 바로 하루하루를 자유 없이 살아가게 되는 것... 이것이 정말로 네가 원하던 건가?

Hans: 이건... 내가 원하던 것이... 아니야...

Hilda: Hans, 내 말 들어줘! 이런 방식을 사용한 건 내가 사과할게! 하지만 난 진심으로 네 마음을 이해하고 있어! 우리 돌아가서 다시 얘기하면 안 될까...? 어서 이리 와... 응?

ConneR: 널 이해한다는 사람이 어째서 이런 말도 안 되는 방식을 썼을까나?
네 누나는 그저 네 피아노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야. 자유를 버리면서까지 저런 방식의 이해를 원한다는 건가? 아직도 너 자신을 속일 셈이야?

Hilda: 제발 그 입 좀 다물어!!
Hans, 어서... 내 말 들어...

Hans: Hilda 누나... 난 정말 누나를 믿고 싶었어... 하지만... 이건 너무 지나치잖아?

Hilda: 아니, 나는...

Hans: 난 줄곧... 나 자신을 설득하려고 노력해왔어... 하지만 무서웠어... 누나는 항상 이런 식이었으니까... 날 위해 내린 모든 결정들은 사실 내 감정과 생각들은 조금도 생각해주지 않은 거지?

Hilda: 그런 뜻이 아니잖아! 내가 했던 모든 일은 전부 널 위해서...

Hans: 그건 날 위한 것이 아니야!!

(물러난다)

Hilda: ...Hans?

Hans: 제발 다가오지 마! 더 이상 다가오면... 난 정말로... 정말로 다시는 누나를 믿을 수 없게 될지도 몰라!

Hilda: ......!

(다급한 발걸음)

ConneR: Mr.Turner도 그렇다고 말하는군요. 저 역시 참으로 유감입니다.
그래도 안심하시지요. Mr.Turner의 안전은 잠시 동안 제가 맡도록 할 테니... 어미 새 아가씨.

Hilda: ......

(문이 열린다)

Hilda: ...아니... 분명 방법이 있을 거야... 방법이...

[신호 중단]

1.1.11. Audio_wilder_695_10_18

(발걸음)

ConneR: Mr.Turner.

Hans: ......

(발걸음)

ConneR: Mr.Turner, 들리나?

Hans: ......

ConneR: Mr.Turner, 이야기할 기분이 아니라는 거 나도 잘 안다. 하지만 네 앞에...

(부딪힌다)

ConneR: ...기둥이 있다고 말하려던 참이었는데.
이런, 그래도 병원까지 갈 필요는 없겠군...

Hans: 흐흑...

ConneR: 다친 곳은 없는 것 같은데, 많이 아팠나?

Hans: 아팠어요... 너무... 흐흑...흐아아아아앙!

ConneR: ...아무래도 아픈 건 머리가 아닌 것 같군.

[»»»빨리 감기»»»]

(발신기 제거)

ConneR: 이제 진정이 좀 됐나? 가져가라.
그냥 갖다 버리면 훨씬 간단했겠지만, 그래도 네가 가지고 있고 싶으면 그래도 상관없어.

Hans: ......감사합니다.

ConneR: 너무 상심하지 마. 인간은 원래 이렇게 이기적인 동물이니까. 인간은 언제나 자신의 이익을 위한 욕심을 위대한 신념인 것 마냥 포장하곤 하지.
사실 그것은 자신을 합리화하기 위한 변명에 지나지 않아. 나중에 너도 조금씩 내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하게 될 거야.

Hans: 전 Hilda 누나에게 있어서... 그저 그런 욕심이었을 뿐일까요...

ConneR: 물론, 네 피아노 재능이 가져다준 명예, 재산은 확실히 모든 사람이 꿈꾸는 것들이기도 하지. 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까지 네 피아노 연주에 집착하지도 않았을 거다. 만약 네가 피아노를 치지 않게 되면, 그땐 네 누나가 너를 어떻게 대하게 될까?

Hans: ......

ConneR: 하하, 이 얘긴 여기까지만 하도록 하지. 자, 이제부터 어떻게 할 생각이지, Mr.Turner?

Hans: 아... 아직 잘 모르겠어요... 지금은 그냥...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ConneR: 그런가... 현재 아무런 계획도 없는 상태라면... 우선 날 따라오는 건?

Hans: ...네?

ConneR: 예전에는 Ms.Turner 때문에 그 머릿속에 있는 멜로디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기로 했었지만, 지금은 그럴 이유도 없어졌잖아?

Hans: 그, 그렇긴 하지만...

ConneR: 봉쇄구역에 있는 바이러스 때문에 그러는 건가? 안심해. Neumann 가문의 명예를 걸고 약속하지. 네 안전은 무조건 내가 책임져주겠다. 게다가 봉쇄구역마다 바이러스 농도가 전부 달라. 어떤 곳은 마스크조차 쓸 필요가 없어.

Hans: 하아...

ConneR: 만약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네가 꾸었던 그 꿈은 정말로 꿈으로만 남게 될 것이다... 이건 아마도 네 보잘것없던 인생 중 유일하게 과거를 찾아낼 수 있는 기회야...아니면 돌아가서 계속 새장 속에 갇혀서 살고 싶은 건가?

Hans: 아, 아니요... 그러고 싶진 않아요...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선생님...

ConneR: 좋아, 아주 현명한 선택이다. 가는 길은 네 생각보다 조금 험난할 거야. 준비 단단히 하도록.

Hans: 네, 알겠어요... Colin 선생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격려도 해주시고...

ConneR: 하하, 착각하지 마라. 난 그저 네 머릿속에 있는 멜로디에 대해 흥미가 있을 뿐이니까. 만약 내가 마냥 좋은 사람이길 바란다면 그건 조금 곤란할 것 같군.

Hans: 그런가요? 하지만 지금 제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선생님 한 분밖에 남아있지 않아요...

ConneR: ......

(손을 내민다)

Hans: 으앗!?

(주저 앉는다)

Hans: 서, 선생님... 어, 어째서 갑자기 제 머리를... 놀랬잖아요...

ConneR: 힐끗 보니 머리 위에 벌레가 앉은 것 같아서 잡아주려 했을 뿐이야. 벌레 때문에 갑자기 우는 소리라도 내면 내 귀에도 상당히 치명적이거든.

Hans: 우, 울다니요... 안 그래요...

ConneR: 하하, 뭐 그렇다고 치자.
시간도 늦었으니 우선 돌아가서 쉬도록 해. 그리고 내일 짐 확인이 끝나는 대로 Node 12로 출발할 거다.

Hans: Node 12요? 예전에 아카데미에서 배운 적이 있어요... 매우 열악한 환경 때문에 현재는 아무도 살지 않는 Node가 되었다고... 맞죠?

ConneR: 잘 알고 있군. 하지만 하나 더 있어.
그곳은 고대 시대에 푸른 강이 흐르고 넘쳤던, [음악의 도시]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간직했던 곳이다... 그곳에는 진귀한 고대의 멜로디가 수없이 많이 매장되어 있지.

[신호 중단]

1.1.12. Audio_Hilda_695_10_19

[통화 시작]

Raymond: 여보세요? 누구시죠...?

[?????]: ...최근에 잘 지내시는지요, Raymond 대장님.

Raymond: [전]대장인데 뭐... 하하, 웬일인가? Hilda. 네가 손을 다치고 은퇴한 후로 처음 받는 전화인 것 같은데?

[Hilda]: 죄송합니다. 대장님과 다른 대원들에게도 연락도 없이 지내서...

Raymond: 괜찮네. 네 마음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지... 그 누구보다도 탐사대에 대해 큰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는 거 나도 알고 있어. 그렇기 때문에 다른 대원들과 계속 연락하고 지내는 것이 도리어 네 마음을 더 아프게 할 수 있다는 것도 말이네.

[Hilda]: 맞습니다. 그래도 이미 지난 일인데요 뭐... 지금은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Raymond: Hans라는 꼬마 때문이겠지? 너희 둘이 인터뷰하는 모습도 뉴스를 통해 봤거든.

[Hilda]: 맞아요. 그 아이는 제 인생에 있어서 아주 큰 위로가 되어주었죠... 사실, 이렇게 전화를 드린 것도 그 아이와 관련된 일 때문입니다.

Raymond: 그런가... 계속 말해보게.

[Hilda]: 사실... 그 아이는 지금 Colin Neumann Jr.가 데리고 가버렸습니다. 탐사대의 임무와는 무관하지만... 그래도 대장님께서 그 아이를 데리고 돌아와 줄 수 있을지 부탁을 드리고 싶어서.

Raymond: Colin Neumann Jr.? 어떻게 그 인물과 연루가 된 거지? 조금 더 자세하게 말해줄 수 있나?

[»»»빨리 감기»»»]

Raymond: 그랬군. 네가 발신기를 설치했지만 Colin Neumann Jr.에게 들키고 말았고, 네가 Hans를 지나치게 통제하려 한다는 인상을 그 아이에게 심어주었다... 이렇게 이해하면 되는 건가?

[Hilda]: 그 아이를 엄격하게 통제하거나 그런 적 없습니다! 전 그저 그 아이를 보호하려 했을 뿐인데...

Raymond: Hilda, 긴장할 필요 없네. 네 잘못이라는 뜻은 아니었어.
Colin Neumann Jr.는 나와 조금은 인연이 있는 인물이야. 되도록이면 그 자에게 손을 대긴 싫지만, 불법 탐사일을 멈추지 않고 있어서 우리도 상당히 골머리를 앓았었지... 탐사대를 동원해 도와주는 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야.

[Hilda]: 정말입니까?

Raymond: 그래. 마침 Eagle-01 소대가 불법 탐사자 추격과 관련된 임무를 수행 중이니 한번 배정해보도록 하지.

[Hilda]: Eagle-01 말입니까...

Raymond: 그래. 예전에 네가 그 소대에 있었지 아마? 왜 그러나? Edwards에게 아직도 악감정이 남아있는 건가?

[Hilda]: 아니요. Edwards 대장을 탓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때 Hans를 위해 멋대로 소대를 이탈하고 현지 주민들과 충돌이 일어나 부상을 입었던 것은 전적으로 제 잘못이었으니까... 게다가 그 일 때문에 괜히 연루되셔서 뒷수습까지 맡았잖아요... 그 소대에게 Hans의 일을 맡기는 것은 조금 적합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만...

Raymond: 그 친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네가 다쳤던 그 일 때문에 꽤 오랫동안 자책하며 지내왔거든... 만약 네가 다시 그 친구에게 연락을 해주면 분명 엄청 기뻐할 거네.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고.

[Hilda]: Raymond 대장님, 감사합니다...

Raymond: 고맙다는 소린 그쯤 하게. 예전에 자네가 탐사대에서 공헌했던 일들에 비하면 이런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지. 하지만...

[Hilda]: ……?

Raymond: ...Hilda, 넌 예전에도 무리하면서까지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었지. 다쳤을 때도 조금의 비명조차 지르지 않았었고 심지어 은퇴할 때조차 단 한 방울의 눈물도 보이지 않았었지... 하지만 아이를 대하는 것과 임무를 대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네. 네가 해준 얘기를 들어보면 내 생각으로 그 아이는 자네를 아주 많이 오해하고 있는 것처럼 들려.

[Hilda]: 그건... 아마도...

Raymond: 그래서 하는 얘긴데... 내가 아는 대원 중에 순직한 대원이 한 명 있는데, 그의 아들도 탐사대 시험을 치르고 아버지와 똑같은 길을 걸어가려 하더군. 그 아이의 엄마는 처음부터 엄청나게 반대했었지. 아주 여러 번 날 찾아오느라 나도 상당히 애를 좀 먹었었어. 어쨌든 그 아이도 어머니와 둘이서 이야기를 잘 나눈 뒤에는 그의 엄마도 아들이 자신의 꿈을 쫓아갈 수 있도록 응원하게 되었네.

[Hilda]: ......

Raymond: 똑똑한 아이는 아니었지만, 신체 능력 하나만큼은 아주 일품이었거든. 또 다른 누구보다도 더 노력하기도 했고.
하하하... 녀석의 다음 달에 있을 필기시험 결과가 상당히 궁금해지는군.

[Hilda]: ...대단하네요... 아이의 그런 마음을 알아줄 수 있다는 게...

Raymond: 너라고 못 할게 뭐가 있겠나, Hilda.
우선 너 자신부터 이해해보도록 하게. 그러고 나서 그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해보는 거야. 이건 전대장의... 아니, 은퇴를 앞둔 예전 선배의 조언이라고 생각해주게.

[Hilda]: 네, 알겠습니다... 아 참, Raymond 대장님...

Raymond: ......?

[Hilda]: 혹시... 어미새와 관련된 우화 이야기를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Raymond: 우화라고? 그쪽 방면으론 아는 게 별로 없어서,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왜 그러지?

[Hilda]: 아닙니다, 아무것도...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 죄송합니다.

Raymond: 하하하, 죄송하기는. 나야말로 미안하네. 이렇게 오래 붙잡고 잔소리나 하고 말이야... 난 우선 Eagle-01 소대의 상황을 먼저 살펴보러 가야겠어. 나중에 다시 연락하겠네.

[Hilda]: 아닙니다.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정말 감동이네요. 다음번엔 직접 찾아가서 감사 인사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통화 종료]

1.1.13. Audio_opera_695_10_23_1

(빗소리)

Hans: 하아...

ConneR: 괜찮나?

Hans: 하아... 하아... 마스크가 너무 꽉 끼어서... 질식할 것만 같아요...

ConneR: 이 정도도 못 참는다고? 아무래도 널 과대평가했던 것 같군.

Hans: 저, 저희들 벌써 몇 키로나 걸었잖아요... 조... 조금 쉬면 안 될까요?

ConneR: 그래. 비도 피할 겸 그렇게 하지.
바람이 부는 방향을 보면 저쪽이 바이러스 농도가 그나마 낮겠군. 아마 잠깐이나마 마스크를 벗고 쉴 수 있을지도.

[»»»빨리 감기»»»]

ConneR: 자, 물이다.
1초 뒤면 금방 숨이라도 넘어갈 듯한 꼴이로군.

Hans: 감사합니다... 그런데 여긴 어디죠? 쓰러진 조각상들이 엄청나게 많네요. 엄청 음산한 기분이에요...

ConneR: 이 조각상들이 이래 보여도 나름 고대의 장인들이 만든 예술품이라고. 아래에 있는 벤치와 색깔이 바래버린 벽화, 뭔가 눈에 익지 않나?

Hans: 붉은색 벤치...? ...아! Node 08의 홀이랑 비슷하네요...

ConneR: 이 공간의 너비와 높이를 보면 한 바퀴 한 바퀴 에워싸고 있는 구조이지. 고대 문명 시기에 성행했던 오페라홀일 거다. 그렇다면 이곳에 고대 악보가 많이 있어야 정상인데...

(발걸음)

Hans: 으앗! 이건 뭐죠!?

ConneR: 큰소리로 소란 피우지 마. 그냥 하얀색 가면일 뿐이잖아. 아마도 과거의 배우가 사용했던 도구이겠지... [오페라의 유령], 혹시 들어본 적 있나?

Hans: 아, 아니요...

ConneR: 그렇군... 알고 있을 거란 기대 따윈 하지도 않았지만...

Hans: 그, 그래도 조금 궁금하네요. 선생님께 설명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ConneR: 좋은 태도다. 마음가짐만큼은 칭찬해줄 만하군... 간단히 말해서, 어느 유명한 음악 천재가 있었는데 그 외모가 몹시 흉측하기 그지없었지. 그래서 속세의 눈을 피하기 위해 오페라홀 아래에 있는 땅굴 속에서 오랜 시간 몸을 숨기고 있었지. 하지만 자신을 유령이라는 이미지로 형상화한 채 줄곧 그곳에서 지내왔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유령]이라고 불렀어.

Hans: 엄청 슬픈 얘기네요...

ConneR: 어느 날 유령은 아름다운 목소리의 한 소녀를 발견하게 됐고 그녀를 흠모하게 되었지. 조금씩 소녀에 대한 소유욕이 강해지기 시작했고 그녀를 얻고 싶은 욕망 때문에 무고한 사람들, 그녀를 사랑했던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하면서 철두철미한 진짜 유령으로 거듭나게 되었지.

Hans: 사랑을 위해... 사람을 해치는 것을 선택하다니...

ConneR: 그래. 참 아이러니하지? 인간의 사랑은 한없이 나약하고 잔혹하지. 게다가 그 감정조차 자기 뜻대로 컨트롤할 수 없어서 마지막엔 파멸의 길을 걸어갈 수밖에 없게 된다니 말이야...

Hans: 파멸이라뇨!? 유령이 마지막에 어떻게 됐는데요?

ConneR: 하하, 유령에 그렇게 관심을 보일 줄이야... 어쨌든 소개는 여기까지다. 나머진 스스로 알아보도록 해.

Hans: 네? 중간에 끊는 법이 어디 있어요... 선생님은 정말 제멋대로야...

ConneR: 제멋대로라니? 그런 말은 나와 조금도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Hans: 하하하...그래도 전... 그 유령이 매우 외로웠을 거라고... 다른 사람의 관심과 사랑에 목이 말라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ConneR: 그렇게 해석하는 것도 틀린 건 아니야.
이런, 하마터면 유령과 가면의 관계를 말해주지 않을 뻔했군. 유령은 등장할 때마다 언제나 가면을 쓰고 나타났지... 바로 네 손에 있는 것이 그 가면이다.

Hans: 그렇구나... 가면을 썼던 것은... 자신을 숨기기 위해서였을까...

ConneR: Mr.Turner, 무슨 생각이라도 하는 건가?

Hans: 아, 아뇨. 저도 가끔 꿈속에서 가면을 쓴 소녀를 보곤 하거든요... 이런 우연이 있다니, 뭔가 이상하게 느껴져서...

ConneR: 응? 아마도 우연 같은 게 아닐지도. 예전에 말했지만, 꿈속에서 봤던 사람들과 사물들은 모두 실제로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발걸음)

Hans: !! 누구지...

(입을 막는다)

Hans: !?

ConneR: {{{-2 쉿!
아무래도 다른 쥐새끼들이 우리 뒤를 밟은 것 같군.}}}

(발걸음)

[신호 중단]

1.1.14. Audio_opera_695_10_23_2

대원 A: 보고합니다, 대장. 이곳에서 흔적이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정말 여기가 맞는 건지... 보이는 흔적으로는 어린아이의 발자국밖에 없습니다만...

Edwards: 확실하다. Colin Neumann Jr. 역시 탐사 경험이 꽤 풍부하니까. 비가 오는 날에도 자신의 발자국 같은 건 남기지 않는 남자거든. 8할 이상은 아마 그 피아노를 친다던 소년의 발자국일 거야. 우선 대열에 합류하도록.

(발걸음)

대원 A: 아무도 없습니다. 기회를 엿보다가 꽁무니를 빼버린 거 아닐까요? 그렇게나 교활한 녀석인데, 아마도 쉽게 잡히진 않을 텐데...

Edwards: Alton, 말조심해라. 임무에서 가장 우선시 해야 할 것이 소년의 안전 확보라는 것을 잊어선 안 돼. Colin Neumann Jr.의 체포는 그다음이다.

대원 B: 하지만 대장님, 불범 탐사 행위를 근절하는 것은 줄곧 저희 탐사대의 목표 중 하나 아니었습니까? 만약에 소년을 지키려다가 Colin Neumann Jr. 녀석 같은 범죄자를 놓치기라도 하면 오히려 저희들의 본분을 벗어나는 거 아닙니까?

Edwards: 불법 탐사자를 체포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의견에는 나도 동의한다. 하지만 인질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는 기본적인 개념을 내 입으로 또 설명해줘야 하나?

대원 B: 네, 알겠습니다.
하지만, 대장님... 주요 임무는 바로 인질의 안전 확보로 당사자들의 상황을 고려해서 화력 사용을 조금 제한해야 하는 것은 아닐지요?

Edwards: ...이유를 말해봐라.

대원 B: 엄밀히 말하면 소년은 자원해서 Colin Neumann Jr.를 따라갔습니다. 만약 데려갈 수 없다면, 조금 강경적인 방식으로 대응해야 할까요?

Edwards: 무슨 말인지 잘 알았다. 일이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만약 총기 사용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그때 구두로 명령을 내리겠다. 물론, Colin Neumann Jr.에게는 모든 방식의 총기 및 무력 사용을 허가한다.
우선 둘씩 나눠서 수색한다. 타깃은 분명 이곳에 있어.

대원: 알겠습니다!

[→신호 변경]

ConneR: 흠, 재밌군. 저런 어중이떠중이들로 날 잡을 생각을 하다니? 아무래도 너무 얕보인 것 같군.

Hans: 선생님... 어째서 조금도 무서워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죠...?

ConneR: 무서워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지. 어차피 오합지졸은 내 상대가 되지 않으니까.
저기 구멍 보이나? 저곳이 바로 오페라홀의 또 다른 출구다. 저곳을 통해 벗어나자.

Hans: 하, 하지만 엄청 높은데요... 저는 손이 안 닿을 것 같은데...

ConneR: 가지가지하는군. 내가 보모 짓을 하는 날이 올 줄이야...

(웅크린다)

Hans: 어? 저, 선생님... 지금 뭐하시는 거죠...

ConneR: 보면 모르겠나? Mr.Turner, 내 손을 밟아라. 어깨 힘으로 위로 올려줄 테니까. 이 정도는 할 수 있겠지? 우리에겐 시간이 얼마 없어.

Hans: 아, 네... 알겠어요...

(발걸음)

대원 A: 그런데, 조금 이상하다고 느껴지지 않아?

대원 B: 또 왜 그러는데?

대원 A: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단 말이야? 탐사대가 유괴범을 쫓는다니... 그건 관리국에서 해야 하는 일이잖아? 왜 우리가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거지...

대원 B: 임무 브리핑 때 못 들었어? 그 소년은 일반인이 아니라고. 만약 관리국에게 맡긴다면 분명 전 Node가 다 알게 될 거야. 그리고 이건 Hilda 누님께서 특별히 부탁한 일이기도 해...

Hans: Hilda 누나?

ConneR: Mr.Turner! 집중해!

Hans: 으, 으앗!

(몸이 부딪힌다)

대원 B: 소리다! 저쪽에서 들려왔다! 서두르자!

Hans: 선생님! 죄송해요! 괜찮으세요? 피, 피가 엄청 많이...

ConneR: 바위에 긁힌 것뿐이다... 그래도 넌 다행히 위로 올라갔군. 올라가지도 못했으면 더 억울했을 거다.

(발걸음)

Hans: 서, 선생님! 어디 가시려고요?

ConneR: 우선 저 두 명을 유인할 생각이다... 네가 소리를 내준 덕분에 금방 이곳에 모여들 거야.
위로 올라간 다음 근처에 안전한 곳을 찾도록 해. 나도 곧 갈 테니.

[→신호 변경]

대원 A, B: 누구냐!

(총을 꺼낸다)

ConneR: 이런, 이런... 너무 긴장들 하지 마시죠.

대원 A, B: Colin Neumann Jr.!!

ConneR: 역시 저를 향한 팬들의 비명소리를 들을 때마다 과분한 사랑에 어떻게 보답을 해드려야 할지 참 고민이 많아지는군요.
뭐, 더 물어볼 필요는 없겠죠. 여러분의 목적이 뭔지 알고 있으니... 자, 그럼.

(손을 내민다)

대원 B: 순순히 우리에게 체포를 당하겠다고? 흥, 그런다고 우리가 속을 것 같냐? Hans라는 소년은 어딨어?

ConneR: 애석하게도 그 꼬마는 제가 방심한 틈을 타 칼을 꺼내 저를 이 꼴로 만들고 연기처럼 달아나버렸습니다만... 팔에 이 구멍만 나지 않았다면 이렇게 얌전히 여러분 앞에 나타나지도 않았을 겁니다. 서둘러 치료를 받고 싶습니다만.

대원 B: ......

대원 A: 정말이네, 저것 보라고. 팔에 혈흔이...
이봐, 네 스스로 걸어오도록. 나머지 지시는 그다음에 말해주지.

ConneR: 하하하, 그렇게 하겠습니다.

(발걸음)

대원 A: 응? 손에 뭘 쥐고...

대원 B: ......?
피해!

(연막탄 폭발)

대원 A: 으아악! 내, 내 손!!

대원 B: 쿨럭, 쿨럭... Alton, 너... 손에 수갑이 채워져 있잖아...? 대체 언제...?

대원 A: 그, 그것뿐만이 아니라고! 지금 우리 둘이 함께 채워졌어!

대원 B: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어... 제길, 저 정도로 재빠른 녀석이었을 줄이야! 당장 대장님께 보고하자!

[신호 중단]

1.1.15. Audio_wilder_695_10_27

Hans: 흐흑....흐아아아아아!!

(앉는다)

ConneR: Mr.Turner?

Hans: 아... 악마가... 이곳에...

ConneR: 악마라니? 그런 전설 속에나 나올법한 생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Hans: 하, 하지만 전 봤어요! 꿈이 아니야... 그, 그것이... 저기서 절 노려보고 있었어요....으, 으아아아! 오지 마!

ConneR: ......

Hans: 흑흑...

(바이올린)

ConneR: Mr.Turner, 자세히 보도록. 저건 악마 같은 것이 아니라 불빛에 반사된 네 그림자다.

Hans: ...그, 그림자...?

ConneR: 정신이 좀 드나? 잘 들어. 진실은 언제나 맑은 피아노 소리로부터 본모습을 드러낸다. 그렇게 쉽게 환각 따위에 현혹되어서는 안 돼.

Hans: 가... 감사합니다, 선생님...

ConneR: 방금도 또 똑같은 꿈을 꾼 건가?

Hans: 네. 그런데 이번엔 조금 달랐어요. 이번엔 꿈속에서 제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인간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어요...

ConneR: 응?

Hans: 벽에 비친 제 그림자가 보였는데... 키가... 아주 많이 컸어요... 손과 발도 사람의 비율이 아니라... 고개를 숙여 제 손을 봤는데 까마귀처럼 아주 새까만 손이... 손가락은 또 마른 나뭇가지처럼...

ConneR: 그래서 놀란 나머지 깨어난 건가?

Hans: 네... 눈을 뜬 순간 그림자가 보였는데, 마치 날개가 자란 것처럼 보였어요...전 아직도 꿈 속인 줄 알고... 선생님의 바이올린 소리를 듣고 나서야 조금씩 제가 꿈에서 깼다는 것을 자각할 수 있었어요...

ConneR: 그랬겠지. 이 정도 수준의 음악은 꿈속에서나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니거든.

Hans: 선생님 말이 맞아요... 하하... 정말 부러워요... 모든 일에 그렇게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그리고 목표도 있다는 것도...

ConneR: 이 세상의 사람들 대부분이 졸렬하게 살아가고 있지... 너만 그런 것이 아니니까 너무 마음 쓸 필욘 없어.

Hans: Colin 선생님은 위로 같은 건 정말 못하시네요...

ConneR: 난 유약한 마음 따위에 신경 쓸 겨를이 없거든. 설마 포대기 속 애기를 대하듯 머리를 어루만져주기라도 해야 한다는 건가?

(물러선다)

Hans: 아, 사... 사양할게요...

ConneR: 하하, 그렇게 해주길 바란다면 못 할 것도 없지...신체를 접촉하는 건 말로 감정을 전달하는 것보다 더 효과가 있기도 하지. 널 보고 있자니 확실히 측은한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야.

Hans: 측은... 선생님은 제가 불쌍하다고 생각하시나요?

ConneR: 불쌍한 게 아니면? 자신을 위해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도 아니고 피아노를 연주하는 의미조차 찾지 못했을뿐더러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고 있잖아?

Hans: ......

ConneR: 그래도... 최소한 용기라는 첫걸음은 내딛은 셈이다.
따뜻했던 이불속이 아닌, 황량한 야외에서 모래바람을 맞으며 밤을 지새웠잖아.
이걸로 확실히 증명이 된 셈이지.

Hans: 선생님...

ConneR: 미지의 과거를 찾아내기 위해 나를 따라 봉쇄구역에 발을 들였다... 이런 바보 같은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야.

Hans: ...선생님이 하시는 말, 가끔은 칭찬인지 욕인지 헷갈려요...

ConneR: 하하하, 마음대로 생각해라. 어쨌든 새벽 5시가 되려면 아직 2시간이나 남았군. 너도 잠이 많이 부족했겠지. 돌아가서 좀 더 자도록 해.

Hans: 앗!

ConneR: 왜 그러지?

Hans: 꿈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갑자기 생각났어요... 조금 전 꿈속에서 이상하게 배열된 숫자들을 봤어요! 잠깐만요...

(써 내려간다)

ConneR: ......121.518549... 그리고 25.040854?

Hans: 네... 책장 위에 있던 메모에 이렇게 쓰여있었어요. 뭘 의미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ConneR: 하아... 역시 애는 애로군. 이 일련의 숫자들은 인류 문명에서 한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지.

Hans: 선생님은 알고 계시는 거예요?

ConneR: 물론. 이것은 바로 좌표다. 대략적인 위치는 Node 47... 넌 그곳에서 발견된 건가?

Hans: 하아, 잘 모르겠어요... Hilda 누나랑 만났을 때도 제 기억은 혼란스러운 상태였거든요. Hilda 누나도 저를 어디서 찾았는지 말해주지도 않았고...

ConneR: 그런가? 아마도 네가 과거를 알게 되는 것을 바라지 않아서였을지도 모르지... 시도해볼 만한 가치는 있다. 목적지를 변경하고 내일 Node 47로 간다. 귀찮은 녀석들이 들끓는 이곳보단 그곳이 더 낫겠지... 아마 그 멜로디의 출처일지도 모르고.

Hans: 아, 알겠어요!

[신호 중단]

1.1.16. Diary_ConneR_695_10_28

개인 일지 6951028_ConneR
장소: Node 12 임시 야영지

예상대로 Mr. Turner의 몸에는 보물과도 같은 수많은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역으로 추적할만한 단서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아득히 멀리 있다.

그가 묘사했던 내용들과 디테일로 판단컨대, Mr.Turner의 꿈은 실제로 경험했던 일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복적으로 똑같은 꿈을 꾼다는 것이 그 증거이다. 유일하게 이해하기 힘든 것은 이런 상황이 어찌 13살 소년의 뇌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또 어떻게 고대의 멜로디가 그 안에 잠들어 있는 것인지일 뿐이다.


현존하는 Node는 모두 수 백 년 전에 세워졌으며 일부는 이미 붕괴해버렸다곤 해도 최신 과학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런 곳에 소년이 묘사했던 장소가 있었을리 만무하다. 오래된 나무와 예술품과 같은 조명, 나무가 자란 피아노 등등 아무리 생각해도 현대 인류의 것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가진 단서로 추측컨대, Mr.Turner는 Node 47 출신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알고 있는 바로는 그곳으로부터 수많은 피아노곡이 전파되었지만 대다수가 시내에 있던 각 유적 안으로 흩어져있다고 한다. 게다가 그것들은 시스템 파일화도 되어있지 않다. Mr.Turner는 그곳에서 우연히 그 멜로디를 듣고 뇌리에 새겨진 것일까? 아니면 그 작은 몸에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커다란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기괴하기 짝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난 벌써 몇 가지 가설을 세우고 있다. 그것이 맞다면 이 모든 일을 설명할 수 있다. 그리고 내 육감이 외치고 있다. [모든 수수께끼의 답은 Node 47에 있다]라고. 하지만 그전에 확인해봐야 할 것이 있다.

아마 「진실」은 내 아버지가 쫓던 것과 똑같은 것일지도, 그리고 그다지 멀리 있지 않을 수도 있다.

ConneR 6951028

1.1.17. Cam_wilder_695_10_29

ConneR: Mr.Turner, 미안하군. 오래 기다리게 해서.

Hans: 선생님! 이 트럭은 대체 어디서 구해오신 거예요...? 어? 운전 보조 인터페이스가 없어요?

ConneR: 음? 조금씩 안목이 생기긴 했나 보군.
이건 어느 정도는 직접 조작해야 하는 골동품 같은 트럭이다. 보는 것처럼 감지 시스템은 거의 망가지기 일보 직전이지. 네 손으로 직접 차문을 열어야만 해.

Hans: 알겠어요... 으윽...

ConneR: 또 왜 그러지?

Hans: 저도 잘 모르겠어요... 차를 보자마자 어딘가 불편해지는 듯한 느낌이... 괘, 괜찮아요...

ConneR: ...네 안색은 [괜찮아요]가 아닌 것 같은데.
알겠다. 아무래도 이 차를 타고 가는 것은 그만두어야겠군. 비록 동력식 교통수단이라도 탑승역에 훨씬 더 빨리 도착할 수 있지만, 어쨌든 네 안전을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으니까...

Hans: 죄, 죄송해요... 저는...

ConneR: 괜찮아. 말을 타고 가도록 하자. 동물을 타고 가는 건 문제없겠지?

Hans: 그건 괜찮을 것 같아요... 그런데 선생님, 어디서 말을 찾아오시게요?

ConneR: 간단해. 이 차를 얻은 방법과 똑같지... 너도 보고 싶나?

[→신호 변경]

남성: 말이요? 물론 문제없죠. 그런데 갑자기 차와 교환하자니... 역시 일반 사람의 이해 범위를 벗어나신 분입니다, Neumann 씨.

ConneR: 말을 타 본지도 꽤 오래됐고, 바람도 좀 쐬고 싶어서 말입니다... 행운이로군요. 이곳에 다시 왔을 땐 이미 떠났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남성: 하하하, 아직 다른 고객들이 찾아가지 않은 물건들이 있어서... 전 가서 말을 가지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ConneR: Danke schön(감사합니다), 그럼 부탁드립니다.

Hans: 선생님, 뭔가 엄청 위험한 거래를 하고 계신 것 같은데... 그리고 두 분이서 무슨 말씀을 나누시고 있는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요...

ConneR: 하하하, 수요가 있으면 공급도 있는 법이지... 이 유동식 거래소도 그렇게 해서 생겨난 거야. 우리 같은 불법 탐사자들이 거래할 때 가장 안전한 방법이기도 하고... 말을 가지고 왔군. 어서 타자.

(말 울음소리)

Hans: 쉬~ 쉬~ 착하지? 긴장하지 마... 다치게 하려는 거 아니야~
선생님, 이 말 엄청 착한 것 같아요!

ConneR: 음? 이런 방식으로도 말을 달랠 수 있다니... 제법이로군. 어쩐지 아까 물어봤을 때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말을 타고 가자고 한 것이었군... 하하, 다시 봤는데?

Hans: 아니에요. 예전에 Hilda 누나가 말 타는 법을 가르쳐줬었거든요. 그때 08에서 박람회가 열렸었는데, 특별히 하루 일정을 잡아놓고 절 데려가 줬어요...그 이후로 자주 말이랑 함께 놀았어요.

ConneR: 그랬었군.

Hans: 네. 한 번은 말에서 떨어질 뻔한 적이 있었는데, Hilda 누나가 다행히 절 받아줘서... 하하하...
아...

ConneR: 괜찮다. 어쨌든 Ms.Turner는 3년 이란 세월을 함께 보낸 사람이니까. 그녀 생각이 떠오르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지.

Hans: ......

ConneR: 가끔 이런 유랑 생활을 해보는 것도 나름 괜찮다고 생각하지 않나? 난 평온하고 조용한 일상에 젖어있는 삶보단 숭고하고 미지의 꿈을 좇는 것을 더 추구하거든.

Hans: 음... 돌이켜보니 ConneR 선생님과 최근에 함께 했던 시간들은 정말 너무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조금 피곤하긴 하지만요. 그래도 [세상에는 오직 Node 08만 있는 것은 아니구나]... 이런 생각도 들고...

ConneR: 그렇지? 만약 따라나서지 않았다면 이런 멋진 절경은 절대 구경도 못했겠지. 그건 확실히 안타까운 일이야.

Hans: 선생님 말이 맞아요... 아 참, 만약에 제가 선생님 같은 탐사자가 된다면, 그것도 나름 괜찮을 것 같은데요? 정말로 그렇게 된다면 선생님은 제 멘토나 다름없는 거라고요.

ConneR: 네가? 흥, 몇 발자국 걸었다고 헐떡 거리기나 하고 야외에서의 생존에 관한 기본 지식도 없고... 그런 제자를 둔 선생이 있다면 고개도 못 들겠지.

Hans: 그, 그 정도로 참담한가요...?

ConneR: 고고학과 탐사대 일은 소꿉놀이 같은 게 아니야. 특히 네 소질은 없다시피 하니 배워야 할 것들이 수도 없이 많이 있을 거다... 만약에 정말로 이 길을 걸어가기로 마음먹게 되면, 더 나은 실력을 길러서 증명해보도록.

Hans: 선생님, 그건... 절 인정해주신다는 얘긴가요?

ConneR: 하...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지? 어쨌든 이제 정신을 좀 차린 것 같으니 속도를 좀 내볼까. Node 47로 향하는 운송차 시간에 제대로 맞춰서 도착해야 하니까.

[»»»빨리 감기»»»]

Hans: 선생님, 역까진 아직 얼마나 더 남았어요? (하품)

ConneR: 이 정도 속도라면 몇 시간 더 걸릴 거다. 피곤하면 말 등 위에서 잠깐 눈 좀 붙이던지.

Hans: 하지만 잠들기가 좀 어려워요...(하품)

ConneR: 정말 피곤하면 그런 거 신경 쓰지 말고 눈을 감고 꿈속으로 들어가 보던지.

Hans: 만약에 악몽이라도 꾸면...

ConneR: 안심해, 내가 깨워줄 테니.

[»»»빨리 감기»»»]

ConneR: Mr.Turner?

Hans: ...(코 고는 소리)

ConneR: 하... 잠들기 어렵다면서... 이건 자는 게 아닌가?

Hans: ...(코 고는 소리)

ConneR: ......

파일:cytus2_hos1701.png

[신호 중단]

1.1.18. Audio_No47_695_11_06

Hans: 여기가 Node 47? 길이 엄청 작네요... Node 08의 모습과는 완전히 달라...

ConneR: 길들이 여러 갈래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것이 이곳의 특징이기도 하지.
그 쥐새끼들도 분명 여기까지 따라붙었을 테니 조금 더 서둘러야겠군.

Hans: 선생님, 그 좌표의 구체적인 위치를 알고 계시는 거예요?

ConneR: 하하, 내가 위치 감지기를 체내에 탑재한 것도 아니고... 그래도 위치를 찾을 때 쓸만한 도구 정도는 알고 있지... 꽉 붙잡아.

[»»»빨리 감기»»»]

[지식 백과 01]: [지식 백과] 서비스를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Colin 학습자 님? 오늘은 또 무엇이 알고 싶으신가요?

ConneR: 121.518549, 그리고 25.040854, 이 좌표를 조회해줘.

[지식 백과 01]: 잘 물어보셨습니다! 역시나 지리학에 관심이 많은 학습자 님이로군요!
121.518549, 25.040854, 이 좌표의 위치는 Node 47 시내 동쪽 유적지 안, 특수한 의료 시설에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특별 관리 지역으로 합법적인 신청서 없이는 진입할 수 없답니다~ 흑흑~

Hans: ...의료 시설?

[지식 백과 01]: 이런! 지식백과의 불찰입니다! 학습자가 두 분이셨다니!
Hans 학습자 님! 이 유적은 N.A.695년에 등재된 고대 문명의 중요 유산으로서, 고대 시대의 인류들이 사용하던 대형 의료기관으로 각종 심리 및 정신 치료 등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구체적인 의료 항목이나 치료법 등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기재되어 있지 않습니다! 아~ 참으로 안타깝네요~

ConneR: 그 시설의 내부와 관련된 사진을 열람할 수 있을까?

[지식 백과 01]: 물론 가능합니다! 시민께 과거 역사의 흔적을 알려드리는 것은 지식 백과가 줄곧 추구해오던 목표이지요! 탐사 기록에 따르면 유적의 보존 상태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기록된 사진도 단 3장뿐이랍니다. 양해 바랍니다, 학습자 님!

(프로젝션)

Hans: ......!
이건......!

ConneR: 응? Mr.Turner, 설마 뭔가 떠올랐나? 하지만 사진 속의 배치는 지금의 병원과 거의 흡사하다. 네가 말했던 오래된 나무나 고대의 피아노는?

Hans: 확실히 꿈에서 본 것과는 다르지만...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ConneR: 그런가... 아무래도 직접 그곳에 한 번 가봐야만 더 확실해지겠군.
이 유적의 위치가 기록된 지도 한 장 인쇄해주길.

[지식 백과 01]: Colin 학습자 님! 지식백과의 설명 못 들으셨나요? 해당 지역은 특별 관리 구역으로 지정된 중요 유적지입니다. 신청 없이 해당 구역으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관리국에게 허가 인증 코드를 제공해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지식 백과는 인쇄 서비스를 제공해드릴 수 없습니다!

Hans: ...으, 선생님... 지식 백과한테 잔소리 들으셨네요.

ConneR: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
상관없다. 고작 A.I. 한 대에게 따질 생각도 없고.

Hans: 그럼 지도는...?

ConneR: 걱정 마. Node 47의 유적 분포에 대해서 나름 연구해봤으니까. 정확한 위치를 분별해내는 데엔 시간이 조금 걸리지만... 동쪽에 있나?

[→신호 변경]

Hilda: 믿어주세요! 그들은 분명 동쪽에 있는 유적지로 향했을 거예요.

Edwards: Hilda, 그 이유는? 개인 운송차의 기록에서도 그들이 이곳으로 향하는 것을 확인했잖아. 분명 이 도시 어딘가에 있겠지.

Hilda: 대장님, 잊으셨나요? 그때 제가 Hans를 그 근처에서 발견했다는 것을... 만약 Hans가 과거의 기억을 찾지 못할 거라면 절대로 Node 47로 왔을 리 없다고요.

Edwards: 만약 그저 고대의 멜로디의 행방을 쫓고 있는 거라면?

Hilda: 그렇다면 Node 12에 남아있겠죠. 그곳이야말로 고대 음악 문명이 한데 모인 곳이니까... 만약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그곳을 떠나지 않았을 겁니다.

Edwards: 그리고 Node 47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고대의 산물로 남은 곳은 동쪽의 유적지밖에 없다... 이 뜻인가?

Hilda: 그렇습니다.

Edwards: 확실히 그들이 이 도시로 왔을 때 오는 길에 어느 곳에서도 정차하지 않았어. 이건 어떤 확실한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겠지. 그리고 그 아이를 찾았을 때를 생각하면 모든 것이 맞아떨어져. 역시 실력은 여전하군.

Hilda: 감사합니다, 대장님.

Edwards: 하지만 Hilda... 그때 당한 부상으로 제대로 총을 쥘 수 없게 되었잖나. 이번에 만약 그 유적지에서 작전을 수행하다가 총격전이라도 벌어지면 상당히 위험해질 거야. 아무래도 이번 작전에선 빠지는 것이 좋겠어.

Hilda: Edwards 대장님, 그건 저도 이해합니다만 마냥 가만히 앉아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제 손으로 집적 그 아이를 데리고 오고 싶어요...

Edwards: ...한마디만 하지. 그때 네가 부대를 이탈하고 그 아이를 구하러 갔다가 바로 그런 일을 겪었어... 넌 이미 탐사대원이 아니기 때문에 네게 명령을 내릴 수도 없는 입장이지만, 그래도 이번만큼은 내 지시대로 해줬으면 좋겠다.

Hilda: 안심하세요. 제 몸은 제가 알아서 잘 지킬 테니까. 절대로 여러분의 발목을 잡거나 그러진 않을 겁니다.

Edwards: ......

(발걸음)

Edwards: 잘 들어라. 타깃이 동쪽에 있는 유적 일대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우린 그곳으로 가 전면적인 수색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모두들 조별로 나누어서 행동하고 해당 장소에서 집합한다. 그리고 일반 시민들과 이곳의 관리국 사람들에게 눈에 띄는 행동은 삼가도록. 부대를 정비하고 10분 뒤 출발한다!

대원: 알겠습니다!

Edwards: ...그렇지, Hilda.

Hilda: 네.

Edwards: 아니, 별 말은 아니고. 이렇게 돌아온 모습을 보니 참 기뻐서.

[신호 중단]

1.1.19. Audio_remains_695_11_06_1

ConneR: (휘파람) 내부 몇 곳은 사진 속 모습과 일치하는군...... Mr.Turner, 어떤가? 뭔가 기억이라도?

Hans: 으음... 조금 나는 것 같기도 한데... 그게 전부예요... 죄송해요...

ConneR: 서두를 필요 없다. 이곳은 생각보다 훨씬 더 광활한 곳이라 진귀한 문물들도 적지 않지. 이것 봐라. 대부분 훼손됐지만 설비의 정밀도 자체는 매우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지. 따라서 이곳은 일반 의료 시설이 아니라는 얘기지. 조사해볼 가치는 충분해.

(발걸음)

Hans: 선생님, 이 기계... 스피커랑 비슷하게 생기지 않았나요? 연주홀에서 비슷한 기계를 봤던 것 같은데...

ConneR: 용케도 잘 알아봤군... 응?

(스캐닝)

ConneR: 하... 이걸 봐라. 몇 년이나 흐른지는 모르겠지만 앞의 사람들이 우리에게 진귀한 보물을 남겨주었군 그래.

Hans: CD... 아, 이 스피커에 올려놓으면 설마 예전의 음악을 재생할 수 있는 건가요?

ConneR: 그래. 파일의 주석대로라면 이것은 교향악집... 수십 명의 심혈의 멜로디가 응집된 결정체... 이런 것이 의료 시설에서 나타났다는 것은 아마도 두루두루 많은 사람들의 찬양을 받았다는 증거이기도 하지.
하하, 역시 이곳에 오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었어.

Hans: 선생님, 엄청 즐거워 보이시네요...

ConneR: 나쁘지 않군. 이런 순간을 맞이하는 것이 바로 내가 고고학에 심취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지. 너는 아직 그 기분을 잘 모르겠지만.

Hans: 아뇨, 저도 똑같은 느낌이에요! 그저 보기만 했을 뿐인데도 마음 속이 벅차오르는 것 같아요. 어서 빨리 들어보고 싶은데... 분명 엄청 감동적인 멜로디가 담겨 있겠죠!?

ConneR: ...흠...

Hans: 하하, 선생님, 이것 보세요! CD 위에 그려진 무늬도 엄청 이쁘죠? 고귀한 느낌이 물씬 느껴지는 것 같아요...

ConneR: ......!

(총성)

(물건이 부딪힌다)

Hans: 으앗! 서, 선생님!

ConneR: 난 괜찮다. 하지만 CD가... 쳇.

Edwards: 꼼짝 마라!

(총을 꺼낸다)

ConneR: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무례하기 짝이 없는 쥐새끼들이로군... 조금 전 그 한 발이 얼마나 귀중한 보물을 망가뜨리고 말았는지 알고는 계신 건지?

Edwards: 지금 그 따위 설교를 할 때가 아닐 텐데, Colin Neumann Jr.
방심한 틈을 타 드디어 여우 녀석의 꼬리를 잡아냈군. 우리가 이렇게 빨리 나타날 줄은 생각도 못했겠지.

ConneR: 유적의 위치를 찾는 데에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던 것 같군...

(몸이 부딪힌다)

Hans: 으악!!

ConneR: 원래 이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았는데 말입니다. 인질을 붙잡아 협박하는 비겁한 행위는 우리 Neumann 가문의 우아한 전통에 어울리지 않긴 하지만...

Hans: 서, 선생님. 어째서...

ConneR: 날 믿는다면 조용히 해.

Hans: ......!

대원 A: 그러고도 남자냐!? 어서 그 아이를 놔줘!

(총을 꺼낸다)

ConneR: 이거 완전 불합격이로군요. 용의자를 절대로 자극해선 안된다는 탐사대 수칙 같은 건 배우신 적이 없으신지? 누구라도 이 앞에 한 발짝이라도 다가오는 순간, 장담하건대... 바로 이 아이의 손을 쏴버릴 겁니다.

Hilda: 안 돼!!

Hans: Hilda 누나!?

ConneR: 음? Ms.Turner, 이 아이의 손만큼은 다치게 해선 안 된다는 뜻인가요? 하하하, 역시, 이 지경까지 와서도 이 꼬마가 벌어다 주는 돈 생각뿐이라니.

Hans: ......

Hilda: 제발 더 이상 멋대로 말하지 마!

ConneR: 하하, 사실이 웅변보다 낫다고 하지 않습니까?
이곳을 먼저 무사히 벗어나려면, 전 Mr.Turner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절 저지한다고 해도 상관없습니다. 물론 이 아이의 손에 구멍이 여러 개 뚫린다면 당신들도 나름 곤란한 상황이 되겠지요? 그러니까 여러분, 우선 총을 내려놓으시죠...

Edwards: 흥, 그런 요구를 들어줄 것 같으냐!

(폭발)

ConneR: 큭! 이건...

Hans: 서, 선생님! 몸에 불이 붙었어요!

(물건이 부딪힌다)

Edwards: 그 총알은 매우 면밀한 화학 작용을 일으켜 타깃 근처에 접착하게 되어 있지. 총알을 폭발시키는 것만으로도 주위에 불을 점화시킬 수 있다... 이것은 봉쇄구역의 동물들을 내쫓기 위해 새롭게 발명된 신종 무기라 넌 아마도 이에 대한 정보가 없었겠지.

ConneR: 크윽...!

(손을 놓는다)

Edwards: 지금 소년을 데리고 와!

Hans: 아, 안 돼... 흐윽...!

(붙잡는다)

ConneR: ......Mr.Turner?

Hans: 선생님, 어서 따라오세요! 이곳 길에 대해서 기억이 났어요!

(달린다)

Hilda: Hans!

(다급한 발걸음)

대원 B: 야! 이봐! 혼자 가면 안 된다고!
제길, 대장님! Hilda가...

Edwards: ...전원 잘 들어라! 지금부터 V포메이션 진형으로 들어간다! 무력 사용 방침은 예전대로 Colin Neumann Jr.에게만 사용하도록 한다! 소년과 Hilda를 다치게 해서는 절대로 안 돼! 그럼 행동을 개시한다! 저들을 추적해라!

[신호 중단]

1.1.20. Audio_elevator_695_11_06

(다급한 발걸음)

Hans: 하아... 하아... 선생님, 괜찮으세요?

ConneR: 걱정할 필요 없다. 불은 이미 꺼졌으니까.
그런데 이쪽은 정말 괜찮은 건가? 여기에 있는 엘리베이터는 그냥 거대한 철판이나 다름없다. 작동하지 않거든.

Hans: 제 생각에는... 문제없을 것 같아요.
맞아... 터치패널이 이곳에 숨겨져 있었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ConneR: ......! 동력이 돌아오다니.... 아무래도 이 시설의 깊은 곳엔 관리국의 눈을 피해 발전기 시설이 숨겨져 있던 것 같군.

대원 A: 이봐! 저쪽이다!

Hans: 서, 선생님! 따라 잡혔어요!

ConneR: ......흥.

(폭발)

대원 A: 으아앗! 물러나라! 상대방은 무기를 가지고 있다.... 반격!

Hans: 저건... 폭탄!?

ConneR: 소형 수류탄이다. 사람을 죽일 수 있을 만한 화력은 없어. 잠깐이나마 시간을 버는 것이 고작이다.
Mr.Turner, 넌 이 엘리베이터를 작동시켜야만 해.

Hans: 알겠어요... 제가 해볼게요!

[→신호 변경]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Hans: 하아... 하아... 여기면 이제 안전하겠죠...

ConneR: 응? 상당히 재미있는 곳에 도착했군. 대량의 모니터와 감시 화면... 아무래도 이곳은 이 시설의 중앙 관제실 같다.

Hans: 정말요? 전 그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기억대로 온 것뿐인데...

(물건이 부딪힌다)

Hans: 아... 아니... 조금 전에 순간 이곳에 와본 적이 있다는 느낌이... 그것도 몇 번이나... 무수히 많이... 모든 것이 익숙해... 이건 대체...

ConneR: ...지금은 생각에 잠겨있을 때가 아니다, Mr.Turner.
엘리베이터가 아래까지 멀리 내려가진 않았기 때문에 탐사대의 장비로 금방 따라 잡힐 수도 있다.

Hans: 그, 그럼 어떡하죠?

ConneR: 긴장할 필요 없어. 아직 동력이 남아있으니 메인 시스템도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겠지. 아마 이곳을 탈출할 수 있는 필요한 정보를 얻어낼 수 있을지도. 내가 해보지.

Hans: 아... 저, 선생님... 저쪽에 있는 원판을 조작하면 될 거예요... 아마도...

ConneR: ......

(키보드를 두드린다)

ConneR: 아무래도 이 단말기는 지하 깊은 곳에 있는 서버에 연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보 검색이나 지령 하달, 간단한 물품 분석까지 해낼 수 있는 모양이다... 인체로 비유해보자면, 우리가 있는 이 시설은 사람의 뇌에 해당한다는 얘기지.

Hans: ...뇌...?

ConneR: 인간의 몸 중에서 가장 복잡하고 이해하기 힘든 부위이지. 수많은 과학 기술을 장악한 A.R.C. 일지라도 인간의 뇌에 관해서는 절반 정도밖에 알고 있지 않아... 고대 시대의 인류가 가진 기술에 비해 아득히 멀다고 할 수 있지.

Hans: ......

ConneR: 하하, 나도 모르게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새어버렸군.
데이터에 의하면 이 시설은 일반 의료용으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당시 최고의 뇌 과학 연구를 위해 세워진 곳이기도 해. 파일들이 모두 암호화되어서 보존되어 있군. 다행히 예전에 어느 한 해커를 상대해본 적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해볼 만할 것 같군...

(키보드를 두드린다)

ConneR: ...그렇군... 이런 놀라운 연구가 진행됐었다니...

Hans: 선생님... 저... 이런 것들도 무슨 뜻인지 다 알고 계신 거예요?

ConneR: 유감이지만 내 수법은 조금 난폭해서 말이지. 일부 내용밖에 해독해낼 수 없다. 설령 일부라고 해도 상당히 큰 수확이야.
네 덕분이다, Mr.Turner.

Hans: 제... 제 덕분이라고요?

ConneR: 이 방을 발견한 것도, 심지어 고대의 설비를 조작할 수 있었던 것도... 나조차 살아오면서도 처음 경험한 일이야. 당연히 네게 감사 표시를 해야 마땅하지... 깊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받아들이면 된다.

Hans: 그, 그런 말 마세요!
사실 저야말로... 선생님께 너무 감사드리고 싶은 걸요.

ConneR: 응? 내게 뭘?

Hans: 아까 위에 있었을 때... Hilda 누나와 충돌했을 때 말이에요... 조금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선생님께서 [날 믿어]라는 말을 듣는 순간 안심이 됐어요...

ConneR: 그래?

Hans: 네! 비록 선생님은 자주 제게 쓴소리를 많이 하시지만, 그래도 저를 잘 챙겨주셨고 또 많은 것들도 가르쳐 주셨고...

ConneR: ......

Hans: 이곳에 오고 나서부터도. 저희들이 조금씩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는 기분이 들어요! 너무 무섭지만, 그래도 너무 흥분돼요! 무엇인가 모험을 하는 기분이 드는 것처럼... 하하, 탐사의 즐거움이란 것을 선생님 덕분에 깨닫게 된 것 같아요...

ConneR: ......

Hans: 선생님께서 제 기억을 찾는 것을 도와주신다고 하셨을 때 너무 기뻤어요. 아직 배워야 할 것이 산더미지만, 그래도 선생님께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그리고, 만약에 될 수 있으면... 저도 선생님과 함께 더 많은 고대의...

ConneR: 하... Mr.Turner, 한 가지 오해한 게 있군.

Hans: 오해?

(프로젝션)

Hans: ......! 이건...

ConneR: 내가 찾고 있는 것이지... 이미 코앞에 있다.

[신호 중단]

1.1.21. Audio_H9Room_695_11_06_1

Hans: 아... 아키텍트...?

ConneR: 아무리 세상 물정 모르는 우물 안 개구리라도, 그 이름 정도는 들어본 적 있겠지.

Hans: 네. Hilda 누나에게 들은 적이 있어요. 몇 백년 전 Node를 건축했던 로봇들이라고... 하지만 오래전에 이미 사라졌다고 들었는데...

ConneR: 제법이군. 그들이 모두의 시야에서 사라진 뒤, 인간들은 다시는 이 신비한 로봇들의 그림자조차 볼 수 없었지. 남겨진 것이라곤 웅장한 건축물과 퍼즐 조각이 완전히 채워지지 않은 기록들, 그리고.... 무성한 소문들...

Hans: ...소문?

ConneR: 예를 들어 그들이 인간의 생리적 특징을 모방하여 인간 사회에 스며들었고 아무도 그걸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거나 현재 아키텍트는 여전히 봉쇄구역에 잠복해있으면서 탐사자들을 공격한다거나, 또는 인간들의 기억을 계승하여 역사 속에서 일어났던 큰 재난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그들을 제작했다거나 하는 등...

Hans: 그런 얘긴... 아무도 해준 적 없었어요...

ConneR: 그러겠지. 그것들은 대부분 Node 13의 오래된 종이 문헌에 기록된 것들이지만 일부는 내 부친.... 아니, 어느 미쳐버린 노인의 노망 든 소리도 포함되어 있었지. 만약 신빙성 있는 아키텍트에 관한 정보를 발견하지 못한다면, 소문은 영원히 소문으로만 남게 될 것이다.

Hans: ...그런가요...

ConneR: 하지만... 그것도 오늘이 마지막이다.
화면에 보이는 것은 고대의 인류가 인간 형태 로봇을 사용하여 만든 연구 보고서다. 그들은 [아키텍트]라는 이름으로 그들을 지칭하지 않았던 것 같군. 하지만 분명 둘 사이에 큰 관련이 있을 것이다.

Hans: ......

ConneR: 여기 바래진 사진을 봐라... 금속의 광택을 빛내고 있는 로봇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인간들... 그리고, 로봇 머리 뒤에 연결되어 있는 수많은 회로들. 그들의 용도가 무엇일지 감이 잡히나, Mr.Turner?

(물러선다)

Hans: 서, 선생님...

ConneR: 너에 관한 그 뉴스를 보고 나서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겼지. 뇌 속에 맴돌고 있는 정체불명의 멜로디, 그리고 안갯속으로 사라져 버린 과거의 기억... 그래서 너에 관한 조사를 시작하게 됐고 너와 Ms.Turner의 일을 알게 됐다.

ConneR: 그 이후 난 너와의 합동 연주를 제안했었고 너를 Ms.Turner의 통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유도했다. 그리고 조금씩 네 머릿속의 화면은 현시대의 인류가 절대로 가질 수 있는 기억이 아니라는 것도,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라는 것도 확신하게 됐지... 그리고 난 한 가지 가설을 세웠다. 그 기억은 너에게 속한 것이 아닌, 다른 주인의 것이라는 가설을.

ConneR: 그 가설은 바로 그날... 확신으로 바뀌었지.

(손을 내민다)

Hans: ...싫어!!!

(물건이 부딪힌다)

ConneR: 역시 뭔가 알고 있었군. 이상하기도 하지. 넌 Ms.Turner에 관해서조차 아무것도 모르고 있을 텐데.

Hans: 그,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ConneR: 시치미 떼지 마라. 네 머리 뒤의 가느다랗고 찰랑거리는 머리카락 사이로... 연결 포트가 가려져 있잖아. 화면 속 로봇이 가진 것과 매우 흡사한... 조금 전 네가 화면 속의 그것을 알아보고 놀랐다는 것이 얼굴 표정에 여실히 드러나더군.

Hans: ......!

ConneR: 하하, 그런 서투른 연기로는 내 눈을 속일 수 없어. 내가 네 머리에 손을 대려고 할 때마다 극도로 긴장하는 모습을 보인다거나... 네 경계심을 내려놓게 하기 위해 꽤 많은 시간을 들였지... 그리고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네가 말 위에서 잠이 드는 순간이 왔던 것이다.

Hans: ......! Node 12에 있었을 때...

ConneR: 원래는 네 후뇌를 직접 열어서 조사할 생각이었지만, 조금씩 기억이 회복되고 있는 모습을 보였던 너를 보고는 Node 47로 데려가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역시나 날 실망시키지 않았어... 이 방이 인간 형태의 로봇은 실제로 역사의 틈새 속에 실존했다는 것을 증명해주었다... 그리고 그 존재는 영문도 모른 채 내 옆에 서있기까지 하니까...

Hans: ...선생님... 제게... 일부러 접근하셨던 건가요?
저, 저는... 진심으로 선생님을 믿었기 때문에... 그래서...

ConneR: 진심으로 믿었다고? 하하, 그런 소리 하지 마. 내가 말했을 텐데? 날 좋은 사람으로 생각하면 곤란하다고 말이야. 인간은 모두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움직인다. 나도 예외는 아니지.

Hans: ......흐흑.....

(웅크린다)

ConneR: 저항하기를 포기한 건가? 그것도 좋지. 어쨌든 난 널 해칠 생각이 조금도 없으니까. 내가 네 진짜 정체를 밝혀낼 수 있다면, 계속해서 함께 협력하지 못할 것도 없지 않나?... [함께 더 많은 고대의 진실을 찾아내는 일] 말이야.

Hans: ......

ConneR: 그곳에 얌전히 있어. 난 아직 시스템 검색에는 시간이 조금 필요하니까. 이 시설을 작동시킬 수 있게 되면 네 기억의 출처를 확실하게 알아낼 수 있을 거다...

[시스템]: 경고: 안전 모드 가동.
H-9 중앙 관제실의 게이트를 닫습니다.

ConneR: ....! 이런...!

(게이트 가동)

(다급한 발걸음)

ConneR: 게이트가...? 이런 실수를... 반응이 없군...
Mr.Turner, 네가 한 짓인가?

Hans: 네, 선생님... 죄송해요... 선생님은 절 속였잖아요... 그러니까... 그곳에서... 조금은 반성하도록 하세요...

ConneR: 하하... 반성이라... 비록 게이트 때문에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금방 울음이 터져버릴 듯한 네 표정이 눈에 훤하군... 지금 내가 있는 곳이 중앙관제실이었다는 걸 잊어버린 건가?

Hans: 흐흑...

ConneR: 내가 알아낸 것은 그것뿐만이 아니야. 넌 시종일관 자신의 비밀이 폭로되는 것을 두려워해 왔다.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던 자신 때문에 자신이 있을 곳을 잃어버릴까 봐 그랬겠지... 그래서 넌 자신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에게도 비밀을 숨기기로 결정했겠지. 하지만 계속 펼쳐지는 꿈속의 멜로디에 대한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욕망은 너도 억제할 수 없었던 것이지.

Hans: ......

ConneR: 이제 알겠나? 널 가장 잘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라는 것을. 네 몸에는 아직도 많은 비밀이 담겨 있다. 그 비밀을 풀 수 있는 것도, 답을 알려줄 수 있는 것도... 그걸 해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야. 아니면 집으로 돌아가서 그 고독한 생활을,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그런 생활을 하고 싶은 건가?

Hans: ...모두 똑같아...

ConneR: 응?

Hans: 선생님... 죄송해요...
전... 이제 더 이상 선생님을 믿을 수 없어요!!

(다급한 발걸음)

ConneR: ...이런 이런...

[신호 중단]

1.1.22. Audio_remains_695_11_06_2

대원 A: 대장님, 보고합니다! 시한폭탄 설치 완료했습니다!

Edwards: 좋다. 지반이 무너져 내리면 전원 A포메이션을 유지한 채 그곳으로 돌입한다. 내가 선두에 설 테니 너희들은 엄호를 맡아라. 카운트 다운 20초, 준비해라!!

(경보)

[시스템]: 전 인원은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 동력 시스템에 손상이 감지되었으며 이로 인해 시설의 에너지원이 흩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전 인원은 신속히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해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동력 시스템에 손상이 감지되었으니 신속히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

대원 A: ...이 소리는... 유적의 메인 시스템에서 나는 소리인가?

대원 B: 세상에... 아직도 작동하고 있었다니... 이건 엄청난 대발견이라고!

Edwards: 집중해라. 지금은 탐사 임무 중이 아니야...

(진동)

대원 B: 또... 또 무슨 일이지? 지진인가?

Edwards: 당황하지 마라! 이 유적은 너무 오래됐기 때문에 조금 전 진동으로 본래 구조물의 형태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진동은 아마도 이곳의 메인 시스템이 가동해 만든 것이겠지... 각별히 주의하면서 행동해야 해.

대원 A: 아... 아! 방금 전에 시한폭탄이...

Edwards: !? 크윽...! 모두들 빨리 엄폐할 곳을 찾아!!!

[→신호 변경]

(진동)

Hans: ...!! 이런... 설마 조금 전에... 내가 게이트를 가동해서...

Hilda: Hans!

Hans: Hilda 누나!?

Hilda: Hans, 여긴 너무 위험해! 언제 무너져내려도 이상하지 않아... 자, 나랑 같이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자!

Hans: ......나는......

Hilda: 머뭇거리지 마! 할 말이 있다면 돌아가서 다시 얘기하자고! 이러다가 다치기라도 하면...

Hans: ......
오... 오지 마!!

Hilda: Hans......?

Hans: ...누나도... Colin 선생님도 모두 똑같아... 내게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맞아... 당신들은 그저 날 이용하려 했을 뿐이야! 왜냐하면 난 당신들의 욕망을 채워줄 수 있는 도구일 뿐이니까...

Hilda: 지금 무슨 말하는 거야!? 그 녀석이 또 너한테 무슨 말을 지껄였는지 모르겠지만, 맹세할게! 난 그냥 널 구하고 싶을 뿐이야!

Hans: 아니... 안 믿어...

(바위가 떨어진다)

Hans: !! Hilda 누나! 조심해!!

(몸이 부딪힌다)

Hilda: Hans!

파일:cytus2_hos2201.png

Hans: 쿨럭쿨럭... 으윽....

Hilda: Hans! 조금 전에 바위에 손이 깔렸던 거 아니니? 괜찮아!?

Hans: ...역시 지금 이 상황에서도... 내 손에만 관심이 있구나...

Hilda: 지금 무슨 말하는 지 잘 안 들려...!! 조금만 버텨! 탐사대가 곧 이곳에 도착할 거야... 나 혼자서는 널 끌어올릴 수 없어... 하지만 절대 손을 놓으면 안 돼! 알겠지?

Hans: 이제 됐어... 내버려 둬...

Hilda: 안 돼... 난 널 데리고 돌아가기 위해 이곳으로 왔다고!

Hans: 피아노를 칠 수 있는 나를 데리러 온 거겠지?
내가 피아노를 치지 못했다면... 누나는... 누나는... 흐흑....

Hilda: 제발 바보 같은 소리 좀 그만 해!!

Hans: ......!

Hilda: 어째서... 어째서 내가 네 피아노에만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네가 피아노를 칠 수 있든 없든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 제발 부탁할게... 날 믿어줘!

Hans: Hilda 누나...?

Hilda: 예전에... 네 마음을 잘 몰라줬던 거... 사과할게... 미안해... 하지만 난 진심으로 널 이해하고 싶었어... 진심이야... 흐흑...

Hans: Hilda 누나.........

Hilda: 흑흑...

Hans: 우... 울지 마...

(진동)

Hans: 으, 으아아아아아!!!

Hilda: 아... 안 돼!!!

[신호 중단]

1.1.23. Multi_File_H023

[→Audio_Hilda_692_08_01]

Hilda: 내 손이... 이제 더 이상 임무를 맡을 수 없게 돼버렸어...

Hans: ......

Hilda: 흑흑...

Hans: ......(손을 내민다)

Hilda: 내, 내 몸에 손대지 마! 흐흑...

Hans: ......

(발걸음)

(피아노음)

Hilda: ......!

Hans: 우... 울지 마... 우는 모습... 보고 싶지 않아...

Hilda: 흐흑... 미... 미안해...

Hans: 이제 그만 울어... 응? 그럼 나도 슬퍼지잖아... 흐흑...

Hilda: ...난 그냥 감동해서 우는 거야... 네가 친 곡이... 너무 좋아서... 그래서...

Hans: 내... 내가 친 곡 때문에 운 거야...?
그, 그럼 이제 안 칠게... 우는 모습 보고 싶지 않아...

Hilda: 아, 아니... 그게 아니라... 하하... 알았어... 안 울 테니까... 앞으로는... 절대 울지 않을게.

Hans: ...앞으로는 울지 않는다고...? 약속한 거다...?

[→Audio_Hilda_693_03_12]

Hilda: Hans, 이건 약속했던 선물이야. 공연 성공적으로 마친 거 축하해.

Hans: 이건... 모래시계? 와... 엄청 귀엽다.

Hilda: 마음에 들어? 이 정도 사이즈면 언제 어디서든 가지고 다닐 수 있을 것 같아서. 호신용 부적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니까?

Hans: 마음에 들어... 그런데, 이건 Hilda 누나가 가장 아끼던 고대 유물 아니야? 내가 정말 이런 걸 받아도 될까...

Hilda: 물론이지. 그 물건은 역사에 의해 잊혀진 모래시계거든. 그래서 너한테 주는 거야.

Hans: ......

Hilda: 과거의 기억을 잃어버렸다고 해도, 과거의 일은 원래 되돌릴 수 없어. 그러니까 앞으로는 현재를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갔으면 해. 이 병 안에 있는 모래처럼... 그냥 흘러만 가는 것이 아닌...

[→Audio_Hilda_694_05_24]

Hans: 무대 올라갈 때... 이런 거... 꼭 입어야 해?

Hilda: 당연하지! 이 연미복은 내가 엄청 고민하면서 고른 브랜드야! 사이즈도 딱 맞는 것 같고... 주머니도 있으니까 내가 준 모래시계도 넣을 수 있고, 괜찮지? 널 위해서 직접 준비한 거라니까.

Hans: ...전부 까맣잖아... 조금 무서워...

Hilda: 이래야 더 위엄이 있어 보이는 거라고! 나중에도 무대에 설 기회가 많이 생길 테니까, 빨리 익숙해지도록 해.

Hans: 하지만...

Hilda: 하지만은 무슨, 빨리 입으라니까. 난 이따가 다른 소개업체하고 네 스케줄에 관한 미팅이 있어.
자, 서 봐. 내가 넥타이 매줄게.

(입는다)

Hilda: ...엄청 잘 어울리네.
네가 보기엔 어때?

[→Audio_l̷̴a͘͜͠b̢͘_695_11_06]

Hans: 흐흑.... 으아아아아아아!!

(물건이 부딪힌다)

Hans: ...또... 또 그림자가...

(바람소리)

Hans: ...내가 왜 여기에 있지... 맞아... 아까 위에서 떨어져 버렸지...
Hilda 누나...

(일어난다)

Hans: 저쪽에 빛이... 앗! 엄청 큰 나무다... 설마... 꿈속의 그 방...?

Hans: 저쪽인가? [악마]의 실체가 있는 곳...
만약 저쪽으로 가버리면...

Hans: ......

Hans: 하지만 오페라의 유령도... 다른 사람들의 이해에 목이 말라 있었어...

(발걸음)

[신호 중단]

1.1.24. Audio_H9Room_695_11_06_2

ConneR: 시설 전체가 무너져버렸다곤 해도 에너지원은 계속 정상적으로 공급이 되고 있는 건가? 역시 고대 문명 시기의 기술답다. 좋았어. 게이트의 전원 회로를...

(회로 파괴)

(문이 열린다)

ConneR: 하하, 별거 아니로군. 가장 까다로운 문제는 이제 처리했어. 중요 파일들을 가지고 나가기에도 아직 시간이 충분해.

(전원 가동)

[시스템]: 본 블록의 불러오기 권한 등급은 최고 레벨입니다. 적합한 권한 레벨의 골드키를 입력해주세요.

ConneR: 흥... 이런다고 날 막을 수 있을 것 같아?

(키보드를 두드린다)

[시스템]: 등록 성공. 사용자 신분이 확인되었습니다.
더미 데이터 다운로드 중, 전원을 종료하지 말아주십시오.

ConneR: ...음? 시설의 지도... 지하실을 개조했던 기록이 있군? 게다가 이곳의 중앙 관제실로부터 신호를 보낸 것이야... 재미있군.

(불러오기 완료)

ConneR: 다 된 건가? 어디... 음...
....!

[»»»빨리 감기»»»]

ConneR: ...하하하하! 전부 내 착각이었던 건가?
그래도 아직 살펴볼만한 단서는 남아있군. 파일 안에서 언급한 데이터베이스... 신호 발원지는 바로 이 방.

(찾는다)

ConneR: 놀랍구나... 실제 칩이라니...

Hilda: 손에 있는 거 내려놔!

(총성)

ConneR: 음? Ms.Turner, 일부러 빗맞추신 건가요? 감사하게도... 안 그랬으면 또 소중한 고대 문명의 자산이 훼손될 뻔했군요...
이런, 얼굴이 눈물범벅이로군요? 무슨 일이죠? 설마 Mr.Turner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겁니까?

Hilda: 허튼소리 하지 마! 이곳은 예전에 Hans가 지냈던 곳이야. 비록 내가 그 아이를... 지켜주지 못했다고 해도 너 같은 범죄자가 이곳에 멋대로 들어오는 것은 용납할 수 없어!

ConneR: 그렇군요. 예전에 이 시설에서 Mr.Turner를 발견했던 건가요? 지식 백과에 등록된 자료도 당신이 일전에 조사했던 것들, 맞습니까?

Hilda: 그래서 어떻다는 거지?

ConneR: 확실히, 당신은 이곳이 어떤 곳인지 잘 모르고 계신 것 같군요. 저와 Mr.Turner가 이미 이곳의 탐사 기록을 열람했었지만, 중요한 영상은 하나도 찍혀있지 않더군요.

Hilda: 그게 무슨 뜻이지?

ConneR: 조급해하실 필요 없습니다. 조금 전 이 시설에 있는 것은 이것들 뿐만이 아니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진짜 중요한 것들은 더 깊은 곳에 잠들어 있죠, 그래서 여러분과 관리국의 눈을 피할 수 있었던 겁니다.
진짜 비밀은... 이 지하에 숨겨져 있죠.

Hilda: ......! 그렇다면 Hans가 추락한 곳이 바로...

ConneR: 음? 추락이라뇨? 아까 손에 넣은 지도를 보고 다른 안전한 루트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만약 Mr.Turner가 무사하다면, 분명 복도를 따라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방에 도착했을 겁니다. 그곳이야 말로 이 모든 것의 열쇠가 있는 곳이지요.

(발걸음)

Hilda: 이대로 가버리게 놔둘 줄 알아!?

(총을 꺼낸다)

ConneR: 하하, 진정하시죠... 칩도 내려놨고 귀중한 정보도 알려드린 것 같은데? 그런데도 방아쇠를 당긴다면, 그건 너무 피도 눈물도 없는 처사가 아닙니까...? 그리고 지금 그 손으로 제대로 총을 쏠 수도 없을 텐데, 강한 척은 이제 그만 두시죠.

Hilda: 네가 그런 말을 해줬다고 해서 뭐가 달라진다는 거지? 넌 Hans를 데려갔고, 또 우리 사이를 이간질해놓았어... 절대로 그냥 넘어가지 않아!!

ConneR: 제 장난이 조금 지나쳤다는 것은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Ms.Turner, 굳이 제가 개입하지 않았다고 해도... 매미의 날개마냥 한없이 유약했던 당신들의 감정은 언제가는 깨지게 되었을 겁니다... 제 말이 틀립니까? 어미새 아가씨?

Hilda: ......

(공간이 흔들린다)

ConneR: 저 역시 시간을 상당히 허비한 터라, 진실을 밝히는 일을 여기서 멈출 수는 없습니다....루트가 그려진 지도를 공유해드리지요.

Hilda: 잠깐! 기다려!

ConneR: 아 참, 만약 흥미가 생기신다면 그 서버 안을 살펴보시면 될 겁니다. 그럼, 전 이만.

(다급한 발걸음)

Hilda: 달아나버렸어... 제길... 정말 저 자를 믿어도 되는 걸까?

(발걸음)

Hilda: 서버 안에 있는 것들이라...
이건... 환자 기록 데이터? 누구 거지...?

Hilda: ......!

Hilda: 이... 이럴 수가...

[신호 중단]

1.1.25. Log_Record_2̷̴͘͟2̴̷́͡8́0͟͜_̷͜͠0̵̵6̨̢͏̀_͏͟͏̵3҉͏̡͜0̨̡̢͠

환자 성명: T̷̵̵7͏̵̷͘͡g̶̵̡̀͞9̛҉̕͟-̧̢̕͞H͏̵̢́͘
진료 기록 코드: 5̨̛͜͠͏4͢͠͏͏̶0̷̵̷̡͜2̶͠͏
증상 서술 기록:
환자 T̷̵̵7͏̵̷͘͡g̶̵̡̀͞9̛҉̕͟-̧̢̕͞H͏̵̢́͘ 는 만성인지장애를 겪고 있으며 수개월 이내에 뇌사에 이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가족으로부터 2̕͏́͢͡2̶̸̧͘͘8̀҉̶̀0̴̸͜͡_0̸̨͟1̷͏̛͞_0̷̀͢͏2̵͢ 실험성 치료 동의서를 얻었으며 환자의 후뇌부에 인공 포트를 설치하고 C̵͘͠y̵̸̡͟t̀u͏̶́͟s̵̢͢͜͠ 시스템과 연결, 음악 자극을 통한 환자의 인지 구조 재구성을 진행한다.

2̸̡͟͠2́͏͢͞8̀̀0̢͜͜͞_0̸̸͟͡͝3̶͟_1́͢͡͝͞5҉͟
환자의 뇌파와 비교적 상성이 좋은 특정 곡목을 발견했다. 가족의 동의를 거친 뒤 치료 과정을 한 단계 더 앞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상성이 좋았던 악곡에 가상현실 데이터베이스를 도입하고 이전보다 몰입성과 시스템 전환율을 높이면서 환자가 장기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정신 상태를 안정시키고자 하였다. 그 외에 기억 착란 등의 증상 개입이 의심되므로 이에 관해서는 가족과 주치의가 함께 대응 방안을 찾아갈 예정이다.

2̡͟2͠҉8͏̶̡͞0̕͟҉̶͜_̕0̡̀̀͡3̵̧̨̕_̕͏̧̕͢2̛̀͘͟9̸̡̡͜
금일 의료진은 환자가 깨어났을 때 가상현실과 현실 공간의 차이로 인한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 환자의 병실을 치료에 사용 중인 곡의 가상현실 데이터베이스와 똑같은 환경으로 새롭게 조성하였다.

2̶͟2̵̨͠8̢͟0̸_0́͘5͠_̨2̸̨̕2
치료 과정 기획 완료. 계산에 따르면 인지 구조 재구성 과정에는 10개 주기(총 50년)를 거쳐야 하며 항정 냉동 모드 상태에서 진행하게 된다. 치료 과정은 금일을 시작으로 가족들의 온라인 동의하에 첫 번째 주기로 돌입하고 2͘2̶̨͝85_͜͠0̶̨5̴͢҉_͟͝2͞2에 환자를 깨운 뒤 단계성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2̴͘͜͏̷2̶͏҉͠͞8̵́0͢͜_̴̶̵͞͠0̕͟͟͢͡6̵̧_̴̀͡͠3̶̛͘͡0͢͞
마지막 기록 시간: 00:00:03
경고: 불가항력 요소가 감지되어 시스템을 중지하고 곧 셧다운이 진행됩니다.
판단: 최저 동력으로 냉동 상태를 유지.

1.1.26. Audio_PianoRoom_695_11_06

(발걸음)

Hans: ....역시, 틀림없어...

(발걸음)

Hans: 거대한 나무... 꿈속의 것과 비슷해.
이곳은... 내가 깨어났던 곳? 난... 돌아온 건가?

Hans: ...으윽... 머리가... 계속 혼란스러워지고 있어...

(무릎을 꿇는다)

Hans: 맞아... 그 기계... 난 그곳에서 깨어났었어...

[→신호 변경]

????: 춥다... 이상하네... 아무것도 기억이 나질 않아...
난 어째서... 이런 곳에 있는 거지?

(발걸음)

(물건이 부딪힌다)

????: 으앗! 으... 으으...

[→신호 변경]

Hans: 틀림없어... 난 그 기계 안으로부터 걸어 나왔고 전선에 발이 걸려 넘어졌었어... 그리고... 계속 위를 향해 걸어갔지만 나 이외에 다른 사람은 보이질 않았어... 그대로 나는 이 시설을 빠져나왔고 나쁜 사람들에게 포위를 당했을 때... 그때 Hilda 누나를 만났어...

Hans: 여기까지는 기억이 나. 그 전에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발걸음)

Hans: 앗... 나무 아래에... 고대의 피아노가!? 꿈은 사실이었어!
그 소녀는...? 어... 어서 그 소녀를 받아줘야만!

(머리를 세운다)

Hans: ...아무것도 없어...
그렇겠지. 여긴 땅 아래에 있는 곳이니까...

Hans: 설마 Colin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난 그저 골동품과 같은 로봇일 뿐일까...? 어떠한 과거도 존재하지 않고... 꿈이라곤 해도 이미 사라진 다른 누군가의 기억인 것처럼...

Hans: 하지만 어째서... 그 소녀가 머지않아 곧 떠나간다고 생각을 하니... 이렇게 슬픈 마음이 드는 걸까...?

Hans: ......

(앉는다)

Hans: [진실은 언제나 맑은 피아노 소리로부터 본모습을 드러낸다]...
...Colin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셨었지, 아마?

Hans: 나 자신, 그리고 이 꿈에 대한 모든 것에 대해 알고 싶어...

[신호 중단]

1.1.27. Multi_File_H027

의사: 치료 과정은 모두 준비됐습니다.

여성: 네, 감사합니다... 이렇게 수고를 끼쳐드려서 죄송해요.

의사: 아닙니다. 저희가 해야 할 일인 걸요.

여성: 가능하다면... 다시 그 아이랑 얘기 좀 나누고 싶어요.

여성: T̷̵̵7͏̵̷͘͡g̶̵̡̀͞9̛҉̕͟-̧̢̕͞H͏̵̢́͘... 들리니?

파일:cytus2_hos2701.png

여성: 네 병을 치료하기 위해선 잠깐 동안 여기에 있어야 한대. 아마 당분간은 만나질 못할 거야...

파일:cytus2_hos2702.png

여성: 그냥 조금 긴 꿈을 꾼다고 생각해...
만약 쓸쓸해지면, 그때 누나 이름을 불러줘... 알았지?

의사: 죄송합니다만... 시간 다 됐습니다.

여성: ...네가 깨어나면 그때 다시 네가 좋아했던 것들에 대해서 즐겁게 얘기를 나눴으면 좋겠어.
그 소녀와... 네가 가장 사랑했던 피아노에 대해서...

여성: 푹 쉬도록 해....T̷̵̵7͏̵̷͘͡g̶̵̡̀͞9̛҉̕͟-̧̢̕͞H͏̵̢́͘.

[»»»빨리 감기»»»]

[시스템]: ...시스템 이상 감지, 치료 과정을 중단합니다.

[시스템]: 시간 계산 시스템을 작동할 수 없습니다. 현재 시간은 본래 예정 시간보다 늦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자동화 복구 시스템을 가동합니다...

[시스템]: 외부 통신 기록이 발견됐습니다. 즉시 재생합니다.

여성: 나야...T̷̵̵7͏̵̷͘͡g̶̵̡̀͞9̛҉̕͟-̧̢̕͞H͏̵̢́͘.

여성: 엄청나게... 심각한 일이 일어났어...
....갑자기... 전 세계 사람들이 모두...

여성: 미안해... 누나는 아마... 약속 못 지킬 것 같아.

파일:cytus2_hos2703.png

여성: 아마 네가 깨어났을 땐...이미 오랜 시간이 흘러있을 거야.
그때 세상이 어떻게 변해있든... 너무 무서워하지 마.

여성: 그곳에 있다 하더라도 분명... 넌 혼자가 아닐 테니까.

여성: 네가 누나를 기억해주기만 하면... 누나도 항상 네 곁에 있을 거야.

파일:cytus2_hos2704.png

[시스템]: ......복구 실패. 항정냉동 모드를 리부팅합니다.
깨어날 날짜 계산 중... 계산할 수 없습니다.

여성: T̷̵̵7͏̵̷͘͡g̶̵̡̀͞9̛҉̕͟-̧̢̕͞H͏̵̢́͘......

[→Cam_PianoRoom_695_11_06]

파일:cytus2_hos2705.png

[신호 중단]

1.1.28. Audio_Concert_695_12_07

(문이 열린다)

Hilda: 멋진 공연이었어요.

ConneR: 의외의 손님이로군요, Ms.Turner. 무슨 바람이 불어서 이곳에?

Hilda: 그냥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요... 그날 유적이 무너졌을 때, 누군가 먼저 안전 루트를 열어놨던 것을 발견했어요... 그리고 젠체하는 듯한 글도.

ConneR: 하하, 그 일이라면 지금 감사인사를 하기엔 조금 늦은 감이 있지 않습니까?
저 역시 그날 수확이 적지 않았기 때문에 두 분께 답례로써 드린 선물이니 마음에 담아두실 필욘 없습니다.

Hilda: 수확이라고요? 잠깐, 그날 분명 그 방을 나가는 것을 제 눈으로 봤었는데...

ConneR: 유감스럽게도, 그날 떨리는 총구로 저를 겨눴을 때 전 이미 자잘한 여러 파일들을 회수한 뒤였죠. 그 병상 기록에 있는 것까지 포함해서 말입니다... 그때 제가 뒤로 숨겼던 나머지 손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조금 더 주의 깊게 보셨어야죠.

Hilda: 이 교활한 자식...!

ConneR: 하하하! 너무 화내지 마시지요.
화를 내는 건 제 말을 다 듣고 나서 하셔도 늦지 않으니. 저 역시 이번 일로 Mr.Turner의 상황에 대해 더 명확하게 정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은 우리 두 사람뿐, 제 얘기 들어보시겠습니까?

[»»»빨리 감기»»»]

Hilda: ......
그러니까... 그 아이는 역시... 아주 아주 오래 전의 인간이라는 얘긴가?

ConneR: 그렇습니다. Mr.Turner는 냉동 상태에서 치료를 받았어야 했지만 시스템 오류로 인해 예기지 못하게 몇 백년 이상 동안 그 안에 있게 되었던 것이죠... 이것이 제 결론입니다.

Hilda: ......

ConneR: 너무 허황되고 터무니없다고 생각하시는지? 저 역시 이런 가설을 세우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지만, 결국 제 자신의 편견에 빠져 잘못된 판단을 내리고 말았으니까... 하하, 조금은 제 자신에게 실망했습니다.

Hilda: 그러니까 그 곡에 담긴 이야기가... 그 아이 머릿속에 이식되었고, 그래서 계속 그러한 꿈들을 꾸게 되었다, 이 말인가?

ConneR: [이식]이라기 보단 [융합]이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릴 겁니다.
멜로디, 감정, 이야기 등 감정을 자극하는 여러 매개들은 고대의 인류에게 있어서 서로 통하는 개념이었을 겁니다. 그들은 단순한 전환 기술에만 머물렀던 것이 아닌, 아예 그 칩까지 창조하여 사람을 구하는 데 사용하려고 했던 것이죠. 다만 기나긴 세월이 흐름에 따라, 그 이야기가 진짜 기억을 덮어버렸을 뿐...

Hilda: 그렇다면 그 아이는 자신이 살던 시대와 가족들, 심지어 이름까지도 모두 그 캐릭터에게 빼앗겼단 얘기...

ConneR: 그 점에 대해선 조금은 다른 각도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그 이야기는 사람의 마음 속에 깊이 파고드는 감동을 지녔다는 것.

Hilda: ......?
마음 속에 깊이 파고드는 감동...?

ConneR: 그렇습니다. 그 이야기에 대해 전부 알진 못하지만, 그 이야기에 담긴 흘러넘치는 따뜻함과 슬픔이 Mr.Turner의 마음을 어루만져주지 않았을까?라는 생각... 사실 당시의 진료 기록을 봐도 Mr.Turner의 정신 상태를 안정시키기 위해 의료팀들이 이 방법을 채용했던 것이겠죠.

Hilda: ......

ConneR: 참으로 불행한 사고입니다. 하지만 가족들과 의료진들, 심지어 Mr.Turner 자신까지 모두 그때 내렸던 결정에 대해 조금도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지 않았으면... 그렇게까지 청량하고 감정이 담긴 피아노 소리를 낼 수 없었을 테니까요.

Hilda: 그 말은... 그 가상의 기억은 Hans, 자기 자신이 선택한 결과라는 뜻이라는 거야?

ConneR: 그 아이의 전부를 대변해줄 순 없지만... 가상과 현실은 절대적인 2차원적 개념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그 둘 사이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경계가 모호하다는 것. 아마 우리들도 이젠 그런 생각을 받아들이기 시작해야 하겠죠.

Hilda: ...그 피아노 곡을 듣고나서 조금은 당신 뜻을 알게 된 것 같아.
아마 당신의 말이 맞을지도.

ConneR: 음? 당신과 의견이 맞을 때도 있을 줄이야.
그런데 중앙 관제실에서 얻은 그 가상 데이터베이스는 탐사대에게 넘겨준 겁니까?

Hilda: 그 칩? 물론이지. 그렇게 중요한 물건이라면, 더욱더 A.R.C.에게 보관을 맡기는 것이 맞아.

ConneR: 여전히 앞뒤가 꽉 막혀있군요. 아쉽습니다. 만약 제게 넘겨주셨다면, 그 칩이 지닌 가치를 최대로 발휘해낼 수 있을 텐데 말이죠... 어쨌든 그 칩이 그 정도로 손상됐으니, 다시 고치는 것도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렵겠지만... 우선 A.R.C.가 어떻게 처리할지 지켜보도록 하죠.

Hilda: 하, 너무 우쭐대지 마.
이번엔 극비 임무였기 때문에 Edwards도 자유롭게 행동할 수 없었을 뿐이야... 이대로 가면 머지않아 A.R.C.의 제1급 지명수배자가 되는 것도, 그들에게 잡히는 것도 시간문제야.

ConneR: 이런, Ms.Turner 께서 이렇게까지 제게 관심을 보여주시다니.

Hilda: 자신을 미화하는 짓은 그쯤 해 둬.
Hans가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사람이라서 충고해준 것뿐이야... 이후에 당신이 무슨 일을 하든 나와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고.

ConneR: 매정하기도 해라. Mr.Turner가 피아노 외에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에게 말입니다.

Hilda: 잘도 그런 말을! 그 아이가 자유 탐사자가 되어 더 많은 고대의 음악을 발굴하고 싶다고 말할 줄은... 만약 당신에게 유괴되지만 않았어도 다른 일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결국 이런 위험한 일을 선택하게 만들다니!

ConneR: 하하하, 전 그것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결과라고 생각하는데... 탐사 훈련은 잘 받고 있습니까?

Hilda: 진작에 끝났어. 특수 신분으로 신청했기 때문에 훈련의 강도도 정식 탐사대가 받는 것처럼 그렇게 높진 않으니까... 그것도 나름 나쁘지 않겠지. 이렇게 봉쇄구역으로 갈 기회가 줄어드는 것도.

ConneR: 특수 신분이라 할지라도, 발견한 고대 문물은 모두 A.R.C.에 넘겨야만 하는 거 아닙니까? 참으로 안타깝군요.

Hilda: 흥, 그 아이가 네 녀석처럼 위험한 생각을 품고 멋대로 법을 어길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 마. 이번 결정은 어느 누구의 영향도 받지 않고 오직 자신 스스로 내린 거니까... 너와 나처럼.

ConneR: 아... 하... 하하... 하하하하!!

Hilda: ...뭐가 그렇게 웃기지?

ConneR: 아무래도 어미새가 새끼를 돌보는 일을 그만둔 것 같아서 말이죠... 아쉽겠지만 그것도 괜찮겠지요. 앞으로 그 아이의 미래가 빛날 수 있기를. 오늘 출발이라고 하셨나요?

Hilda: !? 그걸 어떻게....? 아니, 그러고 보니 그 아이가 훈련을 받고 있단 사실도 당신이 어떻게...?

ConneR: 제 정보망을 얕보면 곤란합니다, Ms.Turner.
이제 곧 출발시간이로군요. 배웅 나가지 않으셔도 괜찮습니까? 나중에 만날 때까지 앞으로는 얘기할 수 있는 시간도 많이 줄어들 텐데.

Hilda: ...아니.
이미 충분히 많이 얘기했어.

ConneR: 아... 그렇습니까.

Hilda: 당신은? 배웅 나갈 생각이라면, 지금 출발하면 늦진 않겠지... 그 녀석, 널 많이 보고 싶어 할지도.

ConneR: 아뇨, 그럴 필요 없습니다.

Hilda: 그렇군... 맘대로 해.

(발걸음)

ConneR: 아 참, Ms.Turner, 귀찮으시겠지만 한 가지 더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그 아이의 머리 뒤에 있던 포트, 혹시 알고 계셨는지?

Hilda: ...무슨 말하는지 모르겠군.

ConneR: 응?

Hilda: 만약 그 일을 다른 사람이 알게 된다면, 그 아이를 분명 끌고 가려 하겠지. 따라서 내 대답은 영원히 "무슨 말 하는지 잘 모르겠군"이다.
나도 참 제멋대로인 사람이군. 그럼 이만.

(문이 열린다)

ConneR: 이기심은 인간의 본성...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두 자신의 욕심 때문에 생기는 것만은 아닌 것 같군. 때로는 다른 사람에 대한 감정이나 혹은... 사랑으로부터 생기기도 하는 것일지도...

ConneR: 하하... 인간이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 생물일지도 모르겠군.

[신호 중단]

1.1.29. Audio_Trans_695_12_07

(피아노음)

Hans: 하아...

노인: ...연주 끝난 거야?

Hans: !? 언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노인: 젊은이, 연주 끝난 거냐고?

Hans: 아, 네. 제가 시끄럽게 했나요? 죄송합니다...

노인: 연주 끝났다고 합니다! 그럼 어서 빨리 박수!!!

(관중 박수)

Hans: 으아...! 가, 감사합니다...

여객: 엄청 슬픈 멜로디인데... 그래도 진짜 잘 친다! 완전 울뻔했다고! 캬아!

여학생: 노래 진짜 좋더라! 가까이서 보니 엄청 귀엽게 생겼네... 혹시 같이 사진 찍어도 돼?

노인: 너무 감동적인 연주였네, 젊은이! 난 매주 7일 이 역에 오는데, 이곳에서 이 피아노를 연주하던 사람을 수도 없이 봤었지만 젊은이의 피아노 연주만큼 내 마음을 감동시켰던 연주는 단 한 번도 들어보질 못했었네!

Hans: 아, 그... 그 정도로 대단하지는... 할아버지, 혹시 다른 일 없으신지요...?

여객: 앵콜! 앵콜! 딱 한 곡만 더 연주해줘! 제발!!

Hans: 아, 알겠어요. 지금 바로 연주할게요!

(관중 환호)

[»»»빨리 감기»»»]

Hans: 사람들이 엄청.... 하아... 어쨌든 끝났다... 아, 시간이... 빨리 차를 타야 하는데...

여자아이: 저기, 오빠...

Hans: ...응? 무슨 일이니?

여자아이: 아, 아니야! 그냥 오빠가 엄청 대단해 보여서... 방금 그 곡, 엄청 따뜻한 곡이었어... 오빠가 만든 거야?

Hans: ...아니... 나도 누가 만든 노래인지는 잘...
그래도 한 가지는 알고 있어. 이 노래는 아~주 오래전에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던 어느 이야기의 곡이라는 걸.

여자아이: 이야기? 나 이야기 듣는 거 엄청 좋아하는데! 들려줘!

Hans: 음... 너랑 비슷한 나이의 소녀가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이상한 세계로 떨어지게 되었어. 그곳에서, Deemo라고 불리던 사람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 사람이 피아노를 치면 나무가 자라났던 거야... 소녀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서 Deemo는 더 많은 곡들을 연주해주었대... 그 소녀가 그 세계를 떠날 수 있도록.

여자아이: 와, 피아노를 치면 나무가 자라난다니? 엄청 짱이다! 그 Deemo라는 사람은 마법사야?

Hans: 아... 미안해. 내가 말을 잘 못해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확실히 일반 사람하고는 다르긴 한데... 그리고 오로지 그쪽 세계에서만 등장하기도 하고...

여자아이: 헉... 그럼... Deemo는 유령이야?

Hans: 아, 아니야! 비록 온몸이 까맣긴 하지만... 그래도 유령 같은 건 아닐 거야... 아마도...

여자아이: 히잉...

Hans: ...........
(귓속말) 사실...Deemo는 지금... 여기에 있어.

여자아이: 오빠... 머리 안에?
Deemo가 있어?

Hans: 응. 그의 이야기는 내 과거이자... 동시에 내 일부가 되었거든....그래서 내가 그를 기억하고 있는 한, 그는 계속 존재하고 있는 거야... 영원히 나와 함께.

여자아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Hans: 하하... 어쨌든 난 믿어... 소녀가 그의 곁을 떠났다고 해도, 분명 괜찮을 거라는 것을.

(플랫폼 방송 알림)

[플랫폼 방송]: 승객 여러분. 이제 곧 Node 13으로 향하는 직행 열차가 도착합니다. 안전을 위해 노란선 밖으로 한 걸음 물러서 주시기 바랍니다.

Hans: 아, 열차왔다! 그럼 안녕, 꼬마 아가씨.

(발걸음)

여자아이: 오빠! 맞다! 나 오빠한테 할 말 있는데!

Hans: 응? 무슨 일이니?

여자아이: 음~ 뭐라 그랬더라? 유령이 마지막에 여자 주인공을 놔주었대! 그리고 붙잡히기 전에 가면 하나를 남긴 채 사라졌대! 그래서 지금은 아무도 그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대!

Hans: 응?

여자아이: 어떤 사람이 오빠한테 전해달라고 하던데? 어떤 수염 난 아저씨가!

Hans: ......!
Colin 선생님...

(플랫폼 방송 알림)

[플랫폼 방송]: 승객 여러분, 열차가 이제 곧 출발합니다. 아직 탑승하지 않은 승객분께서는 신속하게 탑승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Hans: ...그렇구나. 그 얘기 전해줘서 고마워!
난 이제 진짜 가봐야만 해!

여자아이: 응! 오빠, 안녕~~

[→신호 변경]

(다급한 발걸음)

Hans: 하아... 겨우 탔다...

(앉는다)

Hans: ......

Hans: 그 유령은...분명 그 이후에 더 좋은 사람을 만났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갔겠지...?

[차내 방송]: 열차의 문이 닫힙니다. 탑승하지 않으실 승객분께서는 노란선 밖으로 물러서 주시기 바랍니다.

Hans: 아니면 새로운 목표를 찾았으려나...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이해해줄 수 있고, 또 자신의 음악으로 전 세계 모두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그런 목표... 응... 분명 그랬을 거라고 믿어.

(열차 문이 닫힌다)

Hans: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응?
...Deemo...

[차내 방송]: 열차가 곧 출발합니다. 탑승해주신 승객 여러분, 감사합니다.
즐거운 여행 되십시오.

(열차 가동)

[신호 중단]

2. OA

파일:hans001_oa_system.gif

2.1. 탐색 장소

2.2. 모래시계

파일:oas_hans001_001_1.png
탐사대가 발굴한 고대 문물. 몸에 휴대하기에도 괜찮은 크기이다.

2.2.1. Report_A0615_058

해금조건: Hans의 탐색 장소에서 아래 위치를 탐색
고대 문물 넘버: A0615_058
고대 문물 레벨: C
등록 시간: N.A. 685.05.12
개요: Eagle-01소대원 Hilda Turner가 발견, 외형은 문헌 중에 묘사된 모래시계와 부합, 꿈의 내용을 음성으로 전환하는 기능 탑재.

- 분석 결과 해당 문물은 파손으로 인한 용량 제한 및 꿈의 단편적인 내용만 불러올 수 있는 문제 발견.
- 조사 결과 A.R.C. 문물 데이터베이스에는 꿈에 관련된 기능을 탑재한 고대 문물이 수십 개 이상 있는 것으로 확인.
- 꿈 음성 전환 관련 기술 분석 완료. 이와 비슷한 기능을 가진 뇌파 장치를 연구부에서 개발 착수, 현재 실험 단계 돌입.
위 내용을 기반으로 해당 문물 레벨 등급을 C로 결정.

참고: 문물 등급에 이상 없음을 확인한 후 N.A. 686.08.17 내부 자산 양도 절차를 통해 Hilda Turner 이름 앞으로 양도 완료.

2.2.2. Hourglass_03

해금조건: 아래 곡목을 HARD 난이도로 플레이하고 200이상 COMBO 달성
(발걸음)

Hans: ......

(피아노음)

Hans: ......!

(다급한 발걸음)

(손을 내민다)

(받는다)

여자아이: ......(눈을 뜬다)

Hans: ......

여자아이: 당신은... 누구?

[신호 중단]

2.2.3. Hourglass_05

해금조건: 아래 곡목을 CHAOS 난이도로 플레이
Hans: ......

(발걸음)

여자아이: D̸̢̨͘҉e҉ę̸̢͢m̶̨o̕͞ 피아노 연주는?

Hans: ......

여자아이: D̸̢̨͘҉e҉ę̸̢͢m̶̨o̕͞ 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네... 그래도 D̸̢̨͘҉e҉ę̸̢͢m̶̨o̕͞의 피아노 연주를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져.

Hans: ......

여자아이: 난 D̸̢̨͘҉e҉ę̸̢͢m̶̨o̕͞ 의 피아노 소리가 너무 좋아.

Hans: ......

여자아이: 하지만 어째서... 들으면... 슬픈 마음이 드는 걸까?

Hans: ......

[신호 중단]

2.2.4. Hourglass_13

해금조건: 아래 곡목을 아무 난이도로 플레이하고 A 달성[1]
가면의 소녀: ......

(나무가 자란다)

가면의 소녀: 왜... 피아노를 치려하는 거지?

가면의 소녀: 그런 바보 같은 짓... 그만 두면 되는 거잖아...

(나무가 자란다)

가면의 소녀: ...방법을 생각해내야만 해. 이대로는 안 돼...

(나뭇잎을 으스러뜨린다)

Hans: ......

[신호 중단]

2.2.5. Hourglass_15

해금조건: Hans의 OS 파일 열람
여자아이: 으으.... 다, 닿지 않아... 에휴...

여자아이: ......꺅!

(몸이 부딪힌다)

여자아이: D̸̢̨͘҉e҉ę̸̢͢m̶̨o̕͞...!

Hans: ......

(들어올린다)

여자아이: 엄청 높다, 높아! 헤헤, 이러면 닿을 수 있겠지!

Hans: ......
......?

여자아이: ...D̸̢̨͘҉e҉ę̸̢͢m̶̨o̕͞? 왜 그래?

Hans: ......!!

여자아이: 어째서... 계속... 자신의 손을 바라보고 있는 거야...?

[신호 중단]

2.2.6. Hourglass_22

해금조건: 아래 곡목을 아무 난이도로 플레이하고 S이상 달성
Hilda: 잘 들어. 이 소년은 내가 부대로 데리고 가겠어. 저리 떨어져! 손대면 절대로 가만 안 둔다.

Hans: ......

불량배 A: 어허? 넌 어디서 튀어나온 녀석이냐? 뭔데 간섭이야!

불량배 B: 형님, 굳이 말다툼하실 필요 없이, 지금 그냥 처리해버리는 게...

(주먹을 휘두른다)

불량배 B: 으아아악!

Hilda: 흥. 지금 누가 누굴 처리하겠다고?

불량배 A: 제길... 다 같이 덤벼들어!

(다급한 발걸음)

불량배 C: 으악! 이 여자, 보통이 아니잖아...

Hilda: 탐사대가 어떤 훈련을 받아왔는데, 얕보면 곤란하다고. 아무리 남자들보다 힘이 약할지라도, 너희들 같은 녀석들에게는 절대 지지 않아...

Hans: ......!

(붙잡는다)

Hilda: 크윽! 뒤에서...

불량배 B: 형님! 제가 붙잡았어요!

불량배 A: 헤헤, 어디 또 허세 부려보라고! 이 망할 X!

(연속 총격)

(쓰러진다)

남학생: 으아아아아아!!!

Hans: ......!?

남학생: 너... 너 이자식... 다가오지 마!

Hans: ......

(밟는다)

남학생: 쿨럭... 쿨럭... 노... 놔줘! 안 그럴게! 안 그럴게!

Hans: ......

남학생: 으아아아아아!

(옷깃을 당긴다)

Hans: ......?

여자아이: 그... 그만 때려...!!

Hans: ......!

여자아이: 난....난 괜찮아... 그러니까... 그만 때려... 응?

Hans: ......

(손을 놓는다)

남학생: 우으... 우아아아아아!!

(다급한 발걸음)

(포옹한다)

여자아이: 고마워, 계속 날 지켜줘서....
H̵͠an̸͢s͘͜͢ 오빠...

[신호 중단]

2.2.7. Hourglass_26

해금조건: Hans의 레벨 Lv.18 달성
여자아이: 하늘 창문이 바로 저기에 있어!

Hans: ......

여자아이: 그럼... 난 이제 가볼게.

(발걸음)

가면의 소녀: ......

(끌어잡는다)

여자아이: ...네?

가면의 소녀: 넌 갈 수 없어...

여자아이: 으윽... 놔, 놔 줘....

(끈다)

Hans: ......

(머리를 쓰다듬는다)

가면의 소녀: ......!
......으....

(손을 놓는다)

여자아이: 고마워... D̸̢̨͘҉e҉ę̸̢͢m̶̨o̕͞ ...

Hans: ......

여자아이: 내가 떠나고 나도... 괜찮은 거지?

[신호 중단]

2.2.8. Hourglass_??

해금조건: 아래 곡목을 HARD 난이도로 플레이하고 TP90 이상 달성
Hans: 이 꿈...꽤 오래... 꾸지 않았었는데...

(발걸음)

?????: 얼레? 다시 돌아왔네? 이곳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니.

Hans: 하하하... 오랜만이야.

?????: 웃기는군. 이곳은 네 꿈속이라고. 우리를 만나든 아니든 그건 네 자유잖아?

Hans: 여전히 쌀쌀맞구나...

?????: 흥! 그럴 수 밖에! 꿈속에 있는 것보다 그래도 바깥이 훨씬 재밌나보지, 그치?

Hans: 하하, 확실히 탐사일은 즐거움으로 가득해. 그래도...

?????: 하하하, 그걸 변명이라고!
저리 가! 그리고 다신 나타나지 마! 우린 처음부터 너랑 아무런 사이도 아니었으니까!

(몸을 돌린다)

Hans: ...미안해. 외롭게 만들어서...

(머리를 쓰다듬는다)

?????: ......

Hans: 사실... 깨어났을 때 나도 계속 이 꿈을 생각하고 있었어.

?????: ...응?

Hans: 그 모험을 겪은 후, 눈만 감으면 큰 나무와 피아노가 보이더라... 피아노 건반을 누르는 상상을 하니, 맑은 음색이 울려퍼지는 것 같았어. 내게 있어서 이 모든 것들은 새로운 생명과도 같아.
...물론, 너희들도.

?????: 우리들?

Hans: 응. 비록 조금 늦게 너희들의 정체를 알게 되었지만... 그래도 난 너희들이 줄곧 멈춰있던 것이 아닌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생각하고 있어... 이미 예전에 끝난 이야기가 계속해서 흘러가는 것처럼.

Hans: 알겠니? 너희들의 시간도 다시 새롭게 흘러가기 시작했다는 거... 나처럼 말이야.

?????: ...하지만 넌... 자신만의 과거가 있잖아...

Hans: 하하, 사실 난... 모든 기억이 되돌아온 것은 아니야.

?????: ......?

Hans: 아마도 시간이 너무 오래 흐른 탓일까? 난 이미 누나와 함께 그 멜로디를 들었을 때에 대한 자세한 기억도 남아있지 않아. 그저 그때 느꼈던 그 감정은 아직 마음속에 남아있지만.... 아마도 모든 감동이 이런 식으로 꿈속에 남겨지게 되었다고 말하는 편이 나을지도.

Hans: 난 믿고 있어. 감동이 있다면... 세계가 어떻게 변하든... 과거의 그렇게 아름다웠던 것이 존재했다는 것을 절대로 잊지 않을 거라고, 그리고 이 멜로디가 가져다준 변화는... 다른 사람을 새롭게 태어나게 해줄 수 있을 거라고 말이야.

?????: 그렇다면 우리들은...

Hans: 구원을 받은 사람들의 마음속에선 영원히 사실로 존재하는 거라고...
최소한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 ......

(앉는다)

Hans: 이 피아노도 예전 모습 그대로네. 잘 됐다.
아 참, 그 둘은?

?????: 벚꽃나무 쪽에 있어. 계속 같이 갈거라고 해서.... 너도 알잖아. 걘 절대 아니라고 하지만.

Hans: 그럼 너는? 왜 같이 안갔어?

?????: 우린 이미 자주 이야기하는 걸.
그리고...

Hans: ......?

?????: 내가 없으면... 누가 여기 왔을 때 아무도 없으면 괜한 헛걸음이 될 수도 있으니까...

Hans: ...그렇구나. 고마워.
만약 괜찮다면 피아노 연주 해줄까? 최근에 멋진 곡을 꽤 많이 발견했거든...

?????: 마음대로 해. 어쨌든 나도 지금 다른 곳에 갈 생각은 없으니까.

Hans: 하하하... 알았어.

(피아노음)

?????: ...새롭게 태어난다....라....

Hans: 응. 네 곁에 있는 사람과 함께.

?????: ......

(물건을 놓는다)

Hans: 가면... 안 써도 괜찮겠어?

?????: ...상관없어.
네 앞에선... 써봤자 소용없으니까.

파일:cytus2_hoa0801.png

[신호 중단]

2.3. 벽화 모서리

파일:Screenshot_2022-01-25_131844.jpg
분홍빛의 꽃잎들이 그려져 있다...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기분...
Hans 21렙을 달성하면 열람가능하다.
두 파일을 모두 해금하면 Hans의 모든 곡의 Dream난이도가 해금된다.

2.3.1. Record_Hans

해금 조건: 아래 곡을 아무 난이도로 플레이
탐사일지 6991109_3
위치 : Node 47 교외 지역

14일간의 수색 끝에 귀중한 데이터와 지금도 작동에 문제가 없는 음향 디바이스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귀에 익숙한 멜로디, 기억은 잘 안나지만 치료를 받았을 때 들은 적이 있던 음악임은 틀림없다.

신기할 따름이다. 몇 년이 흘렀는데도 이 칩과 안에 들은 정보가 여전히 세상 밖으로 나와 있었다는 사실이.
마치 그 이야기는 내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정말로 일어났던 '사실'이며 무언중에 나를 이 여정의 길로 인도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있듯이 말이다...

하하, 벚꽃을 감상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감성적이게 되어버린 걸까?
Colin 선생님이 아신다면 감정적으로 일하는 건 전혀 프로답지 못하다며 나한테 또 한 소리 하시겠지...

그래도 상관 없어... 난 지금의 내 자신이 좋으니까.

기록시간:699_11_09

2.3.2. Record_Node 47

아래 곡을 아무 난이도로 플레이하고 TP99 이상 달성
파일:Screenshot_2022-01-25_131450 (2).jpg

[1] 많은 플레이어들이 착각하는 게 A달성이다. A이상 달성이 아니다. S나 MM은 미션 성공처리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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