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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8-26 13:28:39

Rotaeno/스토리/아쿠아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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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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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바노
제3장 -

1. 개요2. 메인 스토리3. 서브 스토리4. 여정 기록

1. 개요

이 문서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제1장 - 여정의 시작
이 문서는 Rotaeno의 1장 아쿠아별 스토리를 다루는 문서이다.

2. 메인 스토리

===# 1화 #===
아쿠아.
풍부한 물자원의 이름을 딴 아름다운 별.

여긴 쾌적한 기후와 비옥한 토지를 가지고 있다.
마법의 힘은 존재하지 않지만 바다 밑의 다양한 희귀 광물들이 그 결함을 완벽하게 메꾸면서,
아쿠아를 점차 우주에서 손꼽히는 테크놀로지 별로 발전시켜 왔다.

아름답고 기술적인 환경은 무수한 생물의 눈길을 끌었다.
오고 가는 여행객, 이득을 노리는 상인들···
아쿠아의 미래는 점점 나아질 것만 같았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하늘에서 모두에게 익숙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한 방울, 한 방울.
줄이 끊어진 진주처럼.

줄이 끊어진, 줄의 끝도 보이지 않는,
진주.

요즘 우주에서는, 아쿠아에 끊임없이 내리는 비를ㅡㅡ

ㅡㅡ"인피니트 레인"이라고 부른다.

한결같던 파란 머리 소녀의 평범한 인생도,

이 비로 인해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었다ㅡㅡ

???: ... 학교 같은 건, 딱 질색이야.

???: 의무교육은 악의 축이야.
???: 수학 못해도 사는 데 지장 없는데. 외국어 못하면 번역기 쓰면 되잖아.
???: 과학자가 될 것도 아닌데 화학은 왜 배우는데. 유적 발굴할 것도 아닌데 지리가 웬 말이냐고.

???: 이 모든 것은, 내 덕심을 흐리는 마구니야!

시스템: 대상 스캔 중.

시스템: 대상 홍채 스캔 중.

시스템: 확인 완료. 돌아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로 아가씨.

이로: 아하ㅡㅡ 피곤해 죽겠다.

그냥, 내일 땡땡이나 쳐 버릴까?
어차피 불합격일 텐데, 몸부림칠수록 더 힘들기만 하겠지.

AI 집사: 이로 주인님, 돌아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AI 집사: 알려드립니다. 예약하신 아이돌 드라마 <반짝☆사랑의 택배♪>가 30분 뒤에 시작합니다!
이로: 알았어, 알았어.

오늘도 루루아의 귀여운 얼굴을 볼 수 있겠네!
피로가 싹 날아가는 느낌이야~ 소소한 행복 최고☆

이로: 콜라도 챙기고~ 내가 좋아하는 간식도 챙겨야지~

AI 집사: ㅡm추가로 알려드립니다. 이번 달 30일은 161층 이하 주민 이주의 말일입니다.

AI 집사: 이로 주인님의 아파트는 152층으로, 이주가 필요한 주민으로 확인됩니다, 늦지 않도록 짐을 잘 꾸려서, 주인님에게 새로 지정된 아파트로 이주하세요.

이로: ......

...지겨운 "인피니트 레인".
"인피니트 레인"이 사람이라면, 하루 종일 훌쩍거리는 귀찮은 녀석일 거야.
... 아니지, 아무리 울보라도 쉬지 않고 10년을 울 수는 없어.

AI 집사: ㅡㅡ 이로 주인님, 새 아파트의 주소를 다시 알려드릴까요?

칫! 귀찮아 죽겠네!
지겨운 비! 빌어먹을 이사!

이로: 됐어.
어차피 더 위쪽의 어느 층이겠지. 나중에 이사할 때 다시 알려줘.
어차피 버릴 물건은 다 버려서, 이사도 별거 아니야. 그냥 귀찮을 뿐이지.
내 인생은 다 필요 없어. 루루아의 포스터와 올란의 컬렉션 음반만 있으면, 그걸로 충분해.

이로: 흥~흥흥 ♪ 루루~아~
루루아도 아쿠아 별에 살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오프라인 미팅까지도 절대로 놓치지 않을 텐데!

이로: 시간 다 됐다. 일단 홈페이지 로그인부터 하고 준비해야지!

파일:story_aquaria_ms1.jpg

이로: ㅡㅡ!

===# 2화 #===
이로: 호페, 기다려 줘! 오늘, 너에게 올란 님의 매력을 제대로 깨닫게 해 주겠어!

호페: 그래그래ㅡ

호페: 이로는 복숭아 맛 사이다로 할래, 아니면 핫초코로 할래?

이로: 올란 님의 팬이라면 당연히 복숭아 맛 사이다지! 올란 님이 찍은 광고를 위하여!

호페: 알았어, 팝콘도 단맛으로?
이로: 응♪
호페: 이로는 올란을 진짜로 좋아하는구나.
이로: 당연하지! 잘생긴 데다가 상냥하고, 노래도 잘하잖아! 올란 님은 최고야!

호페: 헤헤.
호페: 이로는 그러니까...여친...팬? 이라고 말하는 게 맞나?
이로: 그럴 리가!
이로: 올란 님에게는 여신급 인물만이 어울리지!
이로: 나 같은 오타쿠는, 묵묵히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호페: 아, 하하, 그렇구나.

이로: 오오! 시작한다!

이로: 호페, 호페, 빨리 와~!

호페: 그래 가, 가ㅡㅡ

이로: ... ...

호페...

너는 지금 어디에 있어?

===# 3화 #===
이로: 에...

이로: ......?

저 사람,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는 건가...? 잠깐! 너무 빠르잖아?!

???: 저기ㅡㅡ

???: 저기! 혹시ㅡㅡ

이로: 싫어. 필요 없어. 안 할래. 고마워.
날 골로 보내려 했던 사람의 판촉은 거절하고 싶어.

이로: 비켜줘, 그리고 요즘 같은 세월엔 오프라인 홍보는 가망이 없다는 거 알려드리면서, 돈 절약하려고 시간 낭비하는 것보단 인터넷 홍보를 추천할게.
???: 벌써 했다고!!! 아쿠아 3대 뉴스 사이트 첫 페이지에 며칠이나 올려놨는데...
???: 유입이 별로 없었어... ...

3대 웹진의 홈페이지? 얼마였어? 얼마였는데? ...어디 아프니? 뻥이지?
???: 나... 나는... 흑... 흑흑...
???: 열심히 노력해서... 레이싱의 즐거움을 온 세상에 알리고 싶었는데...

아니... 울잖아... 이러면 곤란한데...

이로: 어... 레이싱?
그래, 약간 관심 있는 척 해주면서, 얼렁뚱땅 넘어가는 거야.
???: 그래! 한 번만 시도해 보면, 사랑에 빠지게 될 거야!
???: 엔진이 고동치는 소리! 조종실 밖으로 휙휙 지나가는 풍경! 스ㅡㅡ피드가 가져다주는 스릴!
???: 이게 바로ㅡㅡ!!!
???: 우주선이 만들어진 진정한 의의!
카루쨩: 소녀여! 소년이여! 이 카루쨩과 함께 우주선 레이싱의 레드카펫을 밟아 보자구!

카루쨩: 어때, 감동이지? 피가 끓어오르지?
별론데? 중2병 말기 환자 같아.

이로: 우주선 레이싱을 알리고 싶은거라면... 항공 기지로 가는 게 맞지 않아?
애초에 홍보 장소 선정부터 틀린 것 같은데, 이상한 애네.
카루쨩: 항공 기지는 안 되는데, 홍보가 허락된 곳은 임대 구역뿐이잖아.
이로: ...안 그러면? VIP 구역에서 홍보하기라도 하겠다는 거야?
카루쨩: 당연한 거 아니야? 안 그러면 우주선을 가지고 있는 손님을 어떻게 찾을건데?
...우 · 주 · 선 · 이 있는 손님?!
얘가 바나나 우유를 마시고 취했나?
이로: ...아니지, 잠깐만, 너는 우주선 있니?
카루쨩: 응? 있는데? 이번에 아쿠아에서 쓸 건 F사의 UCI8937624 모델이야. 안정성이 좋고 부스트도 뛰어나지만, 에너지 소모가 좀 크다는 게 흠이지ㅡㅡ

아까 했던 말은 취소, 얘가 머리가 이상한 게 아니라, 다이아 수저였네.
그렇다면 아까 했던 저제상 발언도 일리가 없는 건 아니지.

아, 부자들은 역시 악의 축이라니까. 흙수저의 괴로움은 절대 안 알아주지.

이로: 저기, 카루...쨩? 이 이름 맞지?
카루쨩: 응? 응!
이로: 넌 아쿠아 별로 온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카루쨩: 맞아. 지난주에 금방 왔어!
이로: 그럼 이 아쿠아 토박이가 뭐 하나 알려줄게.
카루쨩: ???
이로: 이 땅에서 우주선을 가진 사람을 찾는 건...
이로: 불가능할 거야.
카루쨩: 엣?! 왜?!
이로: 아쿠아 별의 빈민은 전체 인구의 80%나 된다구?
이로: 그리고 빈민들은 모두 네가 서 있는 이 땅 위에서 산다구.
이로: 그리고 부자라면ㅡㅡ

이로: 모두 저 위에 있는 부유섬에 살고 있어.

이로: 그러니까 우주선을 가진 사람을 찾으려면, 저 위로 가서 찾아야 해.
이로: 근데 부유섬으로 들어가는 절차는 아주 까다로워. 재산, 가족, 직업 등 여러모로 심사가 있는 모양이야.
이로: 아니면 그냥 웹진 쪽에 공고나 계속 걸어두는 게 나을 거 같은데, 그게 훨씬 쉬우니까.

이로: 혹시 광고를 오래 걸어뒀는데 별 효과가 없어도 기죽지 마. 왜냐면 아쿠아의 부자는 정말 한 줌도 안 되니까.
이로: 우리는 테크놀로지 별 중에서도 가난한 별이거든.

카루쨩: ......

아, 충격 좀 받았나 본데.
카루쨩: 그런 건가...
카루쨩: 사람도 이렇게 많은데...

나보다 어린데 부자라서 자격지심이 튀어나오긴 했지만, 심한 말 한 건 아닌 것 같은데?

카루쨩: 저기... 너...
나랑은 상관없는 일... 이지? 난 그냥 사실만 말했을 뿐이잖아?
카루쨩: ... 넌... 이름이 뭐야?
이로: ...이로.
카루쨩: 이로... 응... 고... 알려줘서 고마워...
카루쨩: 나... 난... 돌아가서 생각해 볼게...
이로: ... ...그래?
카루쨩: 응... 그럼... 이만...

......
가 버렸네.
......뭐, 괜찮겠지?

===# 4화 #===
이로: 음\

냄새 좋다.
역시 공부 잘하는 친구가 있으면 좋다니까!
수많은 처절한 교훈 덕분에, 학생들은 수업시간 외에는 조리실로 들어갈 수 없게 되었어도ㅡㅡ
착한 학생은 언제나 특혜를 누릴 수 있는 법. 웹드라마는 역시 진리라니까.

이로: 아직 안됐니ㅡㅡ

호페: 거의 다 됐어.
이로: 오래 걸리네ㅡㅡ
호페: 초콜릿이 녹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잖아.
이로: 빨리ㅡㅡ 화력을 최대로 올려ㅡㅡ
호페: 그러면 초콜릿이 타버리잖아...
초콜릿도 타?
진짜 어렵네ㅡㅡ

이로: 맛있는 건 왜 하나같이 만들기 어렵지... 싫다.
호페: 재밌기만 하구만 뭘.
호페: 핫초코는 온도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도지만, 초콜릿은 엄격한 온도 조절이 필요하지.
호페: 이로도 한번 해 볼래? 직접 만든 초콜릿은 더 맛있을 거야.
이로: 싫어ㅡㅡ 귀찮아. 조리실 폭파 사건의 다음 범인이 되고 싶지도 않고.
호페: 하하.

한 번만 더 폭발하면, 호페도 조리실에 못 들어가게 되겠지.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고 했던가, 핫초코를 위해서 참는다.
......

...하지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학교 다니기 싫어하는 나와 반대로, 호페는 공부를 잘한다. 그녀에겐 지식 섭취만큼 매력적인 일도 없겠지. 그녀는 그야말로 모범생의 정석이다.
배우는 걸 좋아하고, 성적도 양호하며, 성격도 정말 좋아서, 교내의 모든 사람과 잘 지낸다.
이렇게 완벽한 그녀가, 약간의 특권을 가진다 해도 화낼 사람은 없겠지.
방과 후 조리실을 빌리든ㅡㅡ ...졸업 시험을 먼저 치르길 요구해서 졸업까지 앞당기든 말이다.

이로: ......

호페, 그녀의 어릴 적 친구, 그녀의 소꿉친구... 그녀의 베스트 프렌드.

...곧 있으면, 떠나게 되겠지.

호페: ......

호페: ...어떤 별은 통신 시스템이 불편할 수 있지만.
호페: 네트워크가 연결된 곳이라면, 꼭 너한테 메시지를 보내줄게.

호페: 그러니까...

호페: ......

이로: ......알았어.

호페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안다.
나 혼자만 다가올 이별을 슬퍼하는 게 아니라는 것도.
아쿠아를 떠나는 일은 호페에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호페는 지금까지 "인피니트 레인"의 원인과 해결 방법을 분석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그것을 위해 여러 대도서관과 연구실도 누볐었지.
재난 대응 센터의 과학자들도 호페와 연락하면서, 의견을 나누었다.
...때로는 정말로 "내가 전생에 은하계를 구해서 이런 대단한 친구를 얻었구나"싶은 생각도 든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학자와 함께 연구해 봐도, "인피니트 레인"의 원인은 찾지 못했다. 과학자들은 아직도 이 10년이나 계속된 비에 대해 하나도 밝혀낸 게 없다.

......
지겨운 비.
나는 비가 제일 싫다.

호페: ......

호페: ...정말 나랑 같이 떠나지 않을 거야?

이로: ......

이로: ......안 가.

...사실, 나도 왜 거절하는 건지 모르겠다.
아쿠아 별을 좋아하기 때문일까? 좋아하긴 하지, 그래도 아쿠아가 아니면 안 될 정도는 아니다.
차라리 호페가 나보다 이 별을 더 사랑했을 거야.
그렇다면 왜 그녀와 함께 떠나서, "약속의 땅"을 찾으러 가지 않는 걸까?
......
...모르겠다.
무의식적으로 떠나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하지만 호페가 떠나는 걸 원하지도 않아.

호페: ......

호페: 응~ 괜찮아. 어느 별에 가든지 너한테 연락할 테니까!

호페: 자~ 다 됐다! 프렌치 핫초코 강화 버전!
이로: ......응!

호페: 출발하는 날까지는 아직 시간이 며칠 남았어, 내일 놀이동산에 가서 노는 건 어때? 요즘 놀이동산에 추리 마니아를 위한 오락 시설이 새로 나왔다던데.
이로: 안 돼. 내일은 올란이 온라인 팬 미팅을 연다고 했어.
호페: 또 올란이야...? 지난 주도 올란 팬미팅에 갔었잖아?
이로: 팬이라면, 아이돌과 만날 기회는 단 한 번도 놓칠 수 없는 거라고!!!
호페: ......알았어, 그러면, 내일 너네 집에 가도 되지?
이로: 좋아. 이왕이면 저녁도 같이 먹자.
호페: 그래, 뭐 먹고 싶어?

이런 시간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
...하지만, 그럴 순 없겠지.

===# 5화 #===
어질어질하다.
눈이 아프다.

이로: 아쿠아 주변에 원래부터 별이 이렇게 많았나...
선택 장애 환자는 두렵다.
기후, 인구, 종족, 일어날 수 있는 재해...
이런 자료들은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공부를 못하는 그녀는 데이터를 눈앞에 두고도 분석이 어렵다.
왜 항공 기지는 vicovico처럼, 별을 "초보용", "레저용", "대자연을 즐길 수 있음" 같은 식으로 분류해 놓지 않은 걸까...
바보라도 알아볼 수 있도록 일목요연하게 만들면 좋잖아!!!

이로: ......하아.
그리고... 진짜로 이곳을 떠나야 하는 걸까?
......
실수로 그 영상을 클릭한 뒤로, 매일 불안하고 초조한 기분이다.
<반짝☆사랑의 택배♪>도 더 이상 볼 생각이 없어지다니, 이건 루루아에 대한 불경이다.
그리고 오늘 아침은 머리에 쥐가 났는지, 불쌍할 정도로 작은 짐만 싸 들고 항공 기지로 왔다.
이렇게 성급하게 결정을 내려도, 정말 괜찮은 걸까...?

...호페가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이런 복잡한 일은 스스로 생각할 필요도 없었을 거야.
하지만 지금은 호페도 없고, 그녀가 지금 어느 별에 있는지도 몰라.
호페에게서 소식이 온 지도 벌써 반년이 넘었다.
왜 연락을 하지 않는 걸까?

네트워크가 또 고장이 났나? 아니면 네트워크가 깔리지 않은 별로 간 걸까?

ㅡㅡ그것도 아니라면 이미 나를 잊은 걸까?

이로: ......
이로: ...절대 아냐.

아아ㅡㅡ 머리가 너무 아파, 못 결정하겠어ㅡㅡ
누가 나 좀 도와줘ㅡㅡ

이로: ......차라리, 안내 데스크에 물어볼까?
그래, 괜찮은 생각인 것 같아.
난 똑똑해. 3초는 조용히 우쭐대도 괜찮겠어.

아, 럭키ㅡㅡ 프런트 데스크에 사람이 없어서 줄을 설 필요가 없네.
이로: 저기...

와, 슬라임족이다. 시내에서 보는 건 정말 드문 일인데.
계속 왔다 갔다 하고 있어... 슬라임 족은 한 자세로만 있으면 체내의 수분이 사라져서 계속 움직여야 한다고 들었는데, 진짜인가 보네.

종업원: ...어이, 애송이. 뭘 봐?
째려보네...
하지만 귀여워서 그런지 무서운 느낌은 없어.

이로: ...죄송해요.
이로: 제가 사는 지역은, 슬라임족이 드물어서요.
종업원: 흥, 촌스럽긴.

아까했던 말 취소야. 안 귀여워, 하나도 안 귀엽다고!
그리고 이런 서비스 태도, 진짜 문제없는 건가? 바로 신고해 버릴까 보다.

종업원: 이 오빠가 말해 두는데, 앞으로 아쿠아 별은 내 동족이 더 많이 와서 살 거야.
이로: ...?
종업원: "인피니트 레인"은 너희 인간에게는 재난이지만, 우리에게는 최적의 생존지라고.
이로: ...아.
그래, 슬라임은 물을 제일 좋아하지.
종업원: 이 오빠는 요즘 너 같은 원주민들이 이곳을 떠나는 걸 수없이 봤는데, 하나같이 지금 너처럼 켄트족과 꼭 닮은 우거지상을 하고 있었어.
...켄트는 무슨 종족이람? 이따가 검색 좀 해 봐야겠어.
...어쨌는 칭찬하는 것 같지는 않아.

종업원: 내가 봤을땐, 고향을 떠나는 건 별로 좋은 일은 아니지만, 여기 남아 있는 것도 좋지만은 않다구?
그 말도 일리는 있지만... 난 아직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았는데.
종업원: 몇 년 안으로, 아쿠아 별의 육지에는 인간이 살 수 없게 될거야.
종업원: 믿어 봐, 우리 슬라임족은 물과 가장 가까운 종족이잖아. 이 오빠 말은 틀림없다고.
종업원: 그때가 되면, 여기에 남은 사람들도 부유섬으로 몰릴 수밖에 없겠지. 그렇게 붐비면서 살면, 감옥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
...그런 건가?
부유섬이 감옥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 거긴 부자 동네잖아. 아무리 못해도 살만할 거야.
그래도...
역시 호페가 한 말이 맞는 걸까.
아쿠아 육지 위의 모든 것은, 결국 빗물에 잠기는 걸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말.

...하아.
그럴 줄 알았으면 그때 호페랑 같이 가는 건데.
종업원: 그래서, 어디로 갈거야? 임대는 얼마나 할 건데? 어떤 우주선으로?
이로: 그게...
종업원: 아직도 못 정한 건 아니겠지?
이로: 그쪽 의견도 물어보려고 했던 참이었어요... 어떤 별이 초보한테 맞을지...
부, 분위기가 갑자기 무섭게 변했어...

종업원: 여긴 우주선을 빌려주는 곳이라고! 내가 무슨 여행사 직원인 줄 알아?!
우와! 죄, 죄송ㅡㅡ

종업원: 좋아, 네가 그렇게 묻는다면, 도와주는 게 인지상정!
종업원: 임대 기간은 3일이고, 자동 항로 설정도 해 뒀어. 자, 돈 내. 빨리빨리!
하아?!
왜 갑자기 출발하기로 결정당해버린 거죠?!
이로: 어, 어디로 가는 거죠?
종업원: 우주선에 타서 대시보드를 보면 알 거 아냐? 지금 목적지를 알아서 뭐 하게? 알아서 결정하라고 해도 내 앞에서 "하아"라는 소리만 내고!
종업원: 인간이 살 수 있는 별이라면, 너 같은 꼬마한테는 별 문제도 없잖아! 얼른 가, 나 귀찮게 하지 말고.
이로: 그래도ㅡㅡ[A]
종업원: 그래도는 무슨. 이미 돈 냈으니까, 임대 계약은 지금부터 유효야. 환불은 없다구요, 손님.
!!!
한정판 에디션 구매나 콘서트 티켓팅을 자주 하던 것 때문에, 지갑을 항상 "모든 결제 자동 승인"으로 설정해 뒀는데...
그게 오늘, 날 이상황까지 오게 만들다니!!!
악덕 상인 같으니라고! 항공 기지를 지가 만들었나?! 우주선 임대로 인센티브라도 받는 건가?!
종업원: 안녕. 잘가라.
이로: 너ㅡㅡ
아아아아아악~ 열 받아 죽겠네!!!

종업원: ...요즘 티켓 판매는 여행객 심리 상담 알바까지 해야 한다니, 사는게 참 힘들군.

종업원: ...그래, 어쩌겠어. 원래 이렇게 착하고 바른 슬라임인걸, 참.

===# 피날레 #===
시스템: 설정 목적지:오브
시스템: 항행 모드:연료 절약 모드
시스템: 목적지 도착 예상 시간:3일
시스템: 목적지 예상 날씨:흐림

시스템: 위 정보를 확인하시겠습니까?

이로: ... ...
이로: 하암~ ···확인확인.

그 슬라임이 장난치는 줄 알았는데, 우주 정거장은 진짜 환불이 안되네···
으윽··· 짜증나는 젤리 아재···!

시스템: 조종사가 정보에 오류 없음을 확인했습니다. 자동 항행 명령은 1분 후 실행됩니다.

이로: 오브는... 어떤 곳일까.
이로: 급하게 떠나는데, 설마 위험한 건 아니겠지···
이로: 사기라든지... 설마 인신매매를 당하는 건 아니겠지···

이로: 아아악 그만 생각해, 부정적인 기운 저리가 저리가ㅡㅡ!
이로: 루루아! 올란 님! 저한테 용기와 힘을 주소서ㅡㅡ!

시스템: 우주선이 곧 출발합니다.
시스템: 자동 항해 명령이 곧 실행됩니다. 10···9···8···[A]
지··· 진짜 출발한다아아!
도··· 도착하자마자 호페를 만났으면 좋겠다!

···역시 그런 건 안 되겠지... 오브는 아쿠아랑 너무 가까워, 호페는 아마 더 먼 성계에 있겠지...
시스템: 3...2...1.[A]
시스템: 우주선 출발.[A]

이로: 우와아아아아ㅡㅡ!! 이건 너무 흔들리잖아아아!!!
이로: 토할 거 같아ㅡㅡ!!!
시스템: 즐거운 여행 되시길 바랍니다.
이로: 하나도 안 즐겁다고오오오오ㅡㅡ!!!

===# 다음화 예고 #===
다음 번 미리보기
모래바람이 몰아치는 별

????: ㅡㅡ이봐··· 빨리 좀 달리지, 지금 살려고 도망치고 있다는 건 알고 있긴 한 거야?!
이로: 넵, 넵!
????: 낙석 주의가 여행 중 주의 사항의 첫번째 아니었나? 우주선 렌트할 때 설명도 안들었나.

????: 지오 마을, 혹은 오브의 대부분 마을에서는, 인간들만 사는 게 아니다.
이로: 그게 무슨 말이죠···?
????: 마을에서 이상한 것과 마주친다면, 예를 들어서 정상적인 인간이 아닌 것 같다거나, 이상한 행동을 하는 생물과 마주치면 무조건 조심해야 한다.
????: 왜냐면 그건 인공지능이 아니라 비커스족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이로에게, 모든 것이 잘 되고 있길 바래.

이로: ···이상한데.
이로: 콕 집어서 설명하긴 어렵지만··· 그녀의 메시지에서 이상한 감정이 느껴진다.
이로: 마치···

영혼처럼 실체가 없는 것도... 알아 볼 수 있을까?

호페가 몸을 바꿔서 다른 사람이 됐거나 혹은 다른 종족으로 변했다면, ···알아 볼 수 있을까?

이로의 여정은 이제 갓 시작이다.

모래바람이 몰아치는 별, 기대하시라.

3. 서브 스토리

===# 오늘 맑음 #===
이로: 더워!!!
이로: 내가 뱀파이어였다면, 연기가 되어 사라졌을 거야ㅡㅡ
호페: 힘을 내, 이로~ 집에 거의 다 왔어.
이로: 못 버티겠어ㅡㅡ
이로: 이따가 아이스바도 먹고, 빙수도 먹어야지! 아이스크림 쿠키도!
호페: 매달 보조비가 많지 않아, 내키는 대로 쓰면 안 돼··· 보육관 언니한테 또 혼날 거야.
이로: 저녁 안 먹으면 다시 돌려놓을 수 있다고ㅡㅡ
호페: 안 돼. 밥을 제때 먹어야 빨리 크지.
이로: 싫어 싫어 싫어ㅡㅡ
이로: 아아아앙~~ 더워 더워 더워!!!
호페: 알았어, 조금만 참아.
이로: 난 태양이 싫어ㅡㅡ 내 비와라 인형은 왜 효과가 없는 거야!
호페: 비와라··· 인형?
이로: 그래! 해나리 인형 같은 건 유행이 지났어!
이로: 봐! 이로표 비와라 인형! 이것만 있으면, 체육 시간은 모두 자율 학습 시간으로 변할 거야!

호페: 체육 시간을 피하기 위해 준비한 거구나······
이로: 피하다니! 비가 오는 건 하늘의 뜻이야. 하늘이 내 정성스러운 기도를 들어 준 거지!
이로: 체육 시간은 현대 체벌의 일종이라니까!
호페: ······어디서부터 지적해야 할지 감도 안 오네.
이로: 아무튼 두고 봐! 내일은 반드시 비가 올 거니까!
호페: ···그치만 오늘은 그걸 지니고 있었는데도, 비는 오지 않았잖아.
이로: 그, 그건 아직 때가 안돼서 그런 거야!
이로: 두고 봐! 내일은 분명히 비가 올 거라니까!
호페: 알았어 알았어ㅡㅡ

4. 여정 기록

===# 아쿠아에서 제일 편한 곳 - 집 #===
파일:story_aquaria_home.jpg

내 집··· 이다.
반년짜리지만 말이다.
"인피니트 레인"은 끝없이 내리고~ 수평선은 계속 오르고~
3개월이나 반년에 한 번씩 이사 하는데~ 진짜 집이라고 할 수나 있을까~?

뭐, 말은 그렇게 해도, 올란님과 루루아만 있다면야,
어딜 가든 잘 살아갈 수 있다구! Powerㅡº +.(人-ω)º +.º ㅡ !

===# 아쿠아 - 거리 #===
파일:story_aquaria_street1.png

집 근처의 거리.
학교로 가든 상가로 가든 꼭 지나가야 하는 곳이다.

천장도 없는 완전한 실외라서,
여길 지날 땐 꼭 우산형 실드를 켜야 한다, 안그러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어버릴 거니까.
아아··· 빗방울이 실드에 떨어지는 소리, 진짜 싫다.
이로의 데일리 쇼핑
{{{#!folding [펼치기 · 접기]
이로 : 곧 이사 갈 날이네, 컵라면을 너무 많이 샀나···
이로 : 카레맛, 마라맛, 해물맛···
이로 : 일단은 이렇게 한상자씩만.
이로 : 말도 안 돼?! 인스턴트 코코아 가격이 또 올랐어?!
이로 : 이건 이미 서민들의 소비수준을 훨씬 넘었다고···
그냥 코코아맛의 설탕물일 뿐인데, 코코아 성분은 들어있지도 않은데.
너무 싫어.
부유섬의 멍청한 자본가들은 너무 싫어!
}}}

===# 요리교실 - 학교 #===
파일:story_aquaria_school.png

나와 호페가 다녔던 고등학교에는 요리교실이 있었다.
공간도 크고, 설비도 잘 갖춰진 그런 요리교실 말이다.
우리의 집은 정부에서 나눠준 작은 원룸이었는데,
요리대가 너무 작아서 아무것도 만들 수 없었다 (절대로 설거지하기 싫어서가 아님),
그래서 수업이 끝나면 항상 요리교실을 빌려 저녁 반찬을 해서 집으로 싸갔다.

비록 호페가 항상 다 했지만, 나도 식기세척기 버튼은 눌렀다.
학우들과의 대화 1
{{{#!folding [펼치기 · 접기]
반 친구A: 이로! 이로! "반짝☆사랑의 택배 ♪"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이 나온대, 살 거야?
이로: 사야지, 사야지! 나의 루루아를 위해!
반 친구A: 그럼 같이 주문하자, 배송료 굳었다☆
반 친구B: "오펀"은 좋겠다···
반 친구B: 사고 싶은 거 있으면 다 살 수 있잖아, 진짜 부러워ㅡㅡ
반 친구A: 야아~ 아쿠아에서는, 너처럼 부모님의 자연 잉태로 태어난 아이야말로 부러움을 사는 "희귀종"이라구 ♪
이로: 그래~ 만족할 줄 아는 어린이가 돼야지~
반 친구A: 어이쿠 네, 만족합니다요~~~
반 친구B: 흑흑-}}}
학우들과의 대화 2
{{{#!folding [펼치기 · 접기]
반친구 A: 저기 말이야, 다시 선택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부모님을 가지는 것과 "오펀"이 되는 것, 어느 쪽으로 할래?
이로: 음- 난 역시 "오펀"을 선택할 것 같아.
이로: 부모님은 없지만, 정부에서 매 달마다 생활비가 나와서 쓰고 싶은 곳에 마음껏 쓸 수 있잖아, 아~ 자유의 맛이란!
반 친구B: 쩝, 진짜 부럽다, 나도 사고 싶은 거 마음대로 사봤으면 좋겠다··· 근데 우리 엄빠는 용돈을 적게 주시는 걸···
반친구 A: 후후, 티끌 모아 태산 아니겠어, 꼬마 아가씨~
반친구 A: 뭐, 어렸을 땐 그래도 부모님이 계시는 아이들을 부러워 하긴 했지, 언제나 혼자인 건 외롭잖아.
이로: 그래, 곁에는 케어 로봇밖에 없고.
반친구 A: 만날 수 있는 산 사람은 우리를 맡은 보육관이 유일한데, 그는 너무 바쁘다구ㅡㅡ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만나면 운 좋은거였으니.
이로: 파이프라인이 만들어내는 "오펀'의 슬픔이라고나 할까.
반친구 A: 맞아 맞아. 가끔은 정부가 뭐 때문에 계속 "오펀"을 찍어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니까.
반 친구B: 그 말도 맞네··· 인구가 많이 늘긴 했지만, 아쿠아는 별로 좋아지지도 않았잖아.
이로: 이미 주유를 세상에 내셨거늘 어찌 또 공명을 내리셨나이까~~
반 친구B: 잠깐, 그 말은 이런 곳에 쓰는 거 아니지 않아?
이로: 헤헤, 아 몰라~~}}}

===# 추억 - 거리 #===
파일:story_aquaria_street2.png

언젠가, 그런 경험을 해 본 적이 있다.
태양이 하늘 높이 걸려 있고, 따뜻한 햇살이 몸에 내리면, 마음속까지 따스해지는 것 같았다.

얼마나··· 지난 일일까?
그런 때가 진짜 있었던 걸까? 아니면··· 그냥 내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환상이었던 걸까?

===# 출발지 - 우주 공항 #===
파일:story_aquaria_spaceport.png

아쿠아의 우주 공항.
처음 왔을 때는 호페를 바라주러 왔었지.
두 번째는···
···...

어느 역겨운 슬라임의 얼굴만 생각하면, 또 깊은 짜증이 올라온다.
얼른 클레임 서류부터 작성해야겠다...

===# 부자들의 세상 - 부유섬 #===
파일:story_aquaria_street1.png

부유섬, 부자들만의 세상.
인터넷에서 알게 된 건데, 섬 위에서도 여러 가지 파벌로 나뉘는 모양이다···
전국시대처럼 군웅할거라도 하는 그런 건가?
흥···
돈이 좋긴 좋네, 심심하면 현실 세계에서 전략 게임 같은 것도 할 수 있고 말이야.

===# 추억 사진 - 여정을 떠나면서 #===
파일:story_aquaria_clear.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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