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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3-09-02 23:55:29

SM.78

파일:SM.78 kit.png
사보이아-마르케티 SM.78(Savoia-Marchetti SM.78)

1. 제원2. 개발3. 재설계를 통한 개발4. 기체의 특징5. 운용

1. 제원

형식 : 정찰 비행정
생산 : '''사보이아-마르케티(Savoia-Marchetti)
설계 : 알레산드로 마르케티(Alessandro Marchetti)
초도비행 : 1932년 연말
승무원 : 4명
전장 : 12.26 m / 전폭 : 16.66 m / 전고 : 4.34 m / 익면적 : 69.5 m²
중량 : 5,150 kg
동력 : Isotta Fraschini Asso 750R 수랭식 18기통 엔진(850 hp) 1기
최대속도 : 245 km/h
순항속도 : 220 km/h
항속거리 : 2,400 km
상승한도 : 4,000 m
상승률 : 1,000 m 까지 5분 37초 / 3,000 m 까지 29분 43
무장 : 7.7mm 루이스 경기관총 2~4정 (기수 총좌 564발 / 후방 총좌 470발)
폭탄 탑재량 : 700 kg (250 kg 2발 / 100 kg 2발)
생산수 : 49척

2. 개발

1932년 말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SM.78은 개발업체인 사보이아-마르케티(Savoia-Marchetti)가 그동안 만들어오던 비행정을 규모만 약간 확대시켰을 뿐,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는 거섳럼 보였다. 그렇지만 이 기체야말로 항공 역사를 통틀어 개발 단계부터 해상 초계기로 고안되고 설계된 최초의 비행정이었다. 물론, 개발 엔지니어 알레산드로 마르케티(Alessandro Marchettí : 1884~1966)가 설계를 시작할 때부터 고려했던 여러가지 기능들은 정작 이 비행정을 운용할 이탈리아 공군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결국 운용의 묘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소량 생산되는데 그쳤다. 하지만 알레산드로 기사의 입장에서 보면 이 비행정이야말로 1915년부터 17년 동안 쭉 비행정 외길을 걸어온 자신의 역작이 푸대접 받는 현실에 상당히실망이 컸을 것이다.

3. 재설계를 통한 개발

이탈리아 공군성이 이 비행정의 유니크함을 인정하지 않은 것에는 나름 이유가 있었다. SM.78은 같은 개발자가 설계한 SM.62bis를 재설계하여 개발된 것이기 때문이다. 거두절미하고 결과만 논하자면, 이탈리아 공군은 이 기체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복엽날개의 비행정은 채용하지 않았다. 일련 번호 MM222를 그려 넣은 원형 1호기는 1932년 연말에 첫 비행을 했고 이듬해에 평가를 받기 위해 비냐 디 발레(Vigna di Valle)까지 날개를 분리해 육로로 옮겨졌다. 이 마을 앞에 있는 브라치아노 호수는 사방 6 km 크기에 지역의 기후도 고른 편이어서 비행정의 시험 비행 장소로 이용되는 곳이었다. SM.78은 이 호수에서 사보이아측으로부터 17회 시험비행을 받았고, 32회는 피아지오(Piaggio) 직원들이 주관하에 테스트를 받았다. 이탈리아 공군성은 이 무렵 채용 후보를 내놓은 업체가 원형기를 서로 바꿔서 테스트를 하는 기묘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이런 방식은 라이벌의 결점만을 부각시킬 뿐, 장점을 찾아내지는 못한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4. 기체의 특징

SM.78은 구태의연한 복엽기이긴 했지만 나름 유니크한 면이 없는 건 아니었다. 길고 날씬한 선체 하부의 용골에는 강철제 안정핀이 용접으로 붙여졌고, 나무를 깎아 만든 꼬리 날개가 장착되어 있었다. 아래쪽 선체는 수면에서 쉽게 이수할 수 있게끔 단차를 두고 만들어졌다. 하단 날개는 선체 상단을 관통하고, 상단 날개는 동체 상단에서 뻗어올라간 캔틸레버 지주가 엔진 나셀과 함께 지탱하고 있었는데 기본적으로 SM.62bis와 같았다. 다만 엔진을 경제 출력으로 놓고 연료를 아끼며 저속 비행할 때나 이착수할 때 양력을 넉넉히 보태주기 위해서 핸들리 페이지(Handley Page)의 특허 플랩을 추가시켰다.

늘씬한 보트형 선체의 형태를 유지해주는 뼈대는 미루나무로 만들었고, 세로대(longeron)는 단단한 물푸레나무를 깎아 제작되었다. 바닥은 삼나무를 쓴 2중 구조에 선체 측면은 삼나무 판재를 겹친 적층 구조로 만들어졌다. 주로 전나무로 만들어진 날개의 리브는 포플러를 정교하게 깎아 만든 스트링거로 보강되어 가벼우면서도 튼튼했으며, 습기가 스며들지 않도록 방수 마감을 했다. 선체를 안정시키는 보조 플로트는 하단 날개 아래에 고정식으로 붙여졌다.

원래 프로토타입의 조종석은 기장과 부기장이 밀폐된 캐빈에 나란히 앉게 되어 있었으나, 생산 모델에서는 조종사들의 극렬한 반대로 인해 개방형 조종석으로 대체되었다. 7.7mm 루이스 기관총 1정을 거치한 기수 안에 승무원이 타고 있었고, 여기에는 항공사진 촬영을 위한 카메라 2대가 장착되었다. 이 관측수 좌석은 필요할 때면 부기장이 맡았는데, 이 비행정은 기본적으로 3명의 승무원이 필요했다. 후방 동체 상부에는 밀폐형 회전 총탑이 장착되었고 여기에도 7.7mm 루이스 기관총이 장비된다. 초계기는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해상까지 날게 되므로, 장거리 통신을 위해 R.A.350 송신기와 A.R.4 수신기도 실내에 설치되었다. 기내에서 승무원끼리 대화는 인터콤은 없는 대신 전성관과 전달사항을 적은 메모를 캡슐에 넣고 압축공기로 퐁~!하며 밀어주는 공압식 메시지 시스템을 써서 조종석과 총탑 간에 편지를 주고 받을 수 있었다.

전방 총좌에는 12개의 탄창이 비치되어 564발, 후방 총탑은 10개 탄창에 470발의 실탄을 싣도록 되어 있었다. 폭탄은 동체 가까이에 있는 하부 날개 안에 있는 폭탄창으로만 운반되었는데, 최대 하중은 700 kg이었다. 대표적인 무장 탑재 조합은 250 kg 폭탄 2발과 100 kg 폭탄 2발이지만, 100 kg 폭탄 6발이나 70 kg 폭탄 또는 12 kg 훈련탄도 탑재되게끔 준비되어 있었다. 폭격 조준경은 조종석 우측에 마련되어 있었다. 그리고 조난되었을 경우나 조난자에게 신호를 보내기 스모크 발생기 또한 SM.78이 가진 독특한 장비였다.

이 비행정은 하나의 이소타-프라스키니 아소 750(Isotta Fraschini Asso 750W18) 엔진이 동력을 공급하며 상하 날개 사이에 장착된 강철제 버팀대에 자리잡고 최대출력 900마력으로 반가변 피치 4엽 프로펠러를 회전시킨다. 이 엔진에는 전투 피해나 고장 같은 비상시에 불을 끌 수 있도록 자동 이산화탄소 소화기도 갖추고 있었다. 재래식 설계에 기반한 SM.78이었으나 기본 설계가 우수한데다 엔진의 신뢰성도 좋아서 그 당시의 단발 비행정 기준으로 썩 훌륭한 성능을 제공했다. 연료 탑재 공간은 6개의 두랄루민제 탱크로 구성되는데, 전방, 중앙, 후방에 각각 2개씩 설치되어 합게 2,200리터의 개솔린을 실을 수 있었다.

5. 운용

SM.78은 1932년과 1935년 사이에 SIAI에 의해 16대가 생산되고 피아지오에 의해 32대가 제작되었다. 이 기체들은 라 스페챠(La Spezia)에 기지를 둔 제141스콰드릴라(141°Squadriglia), 리보르노(Livorno)에 기지를 둔 제144스콰드릴라, 그리고 니시다(Nisida)의 제182, 시라큐스에 제189스콰드릴라가 운용하게 된다. 전쟁이 터지기 1년 전인 1938년까지 이 비행정들은 일선에서 계속 사용되었지만, 단연기로 만들어져 성능이 약간 더 개선된 CANT Z.501로 대체되었다. 일부 기체들은 2차 대전 초기까지도 운항을 계속하면서 아드리아 해를 오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탈리아로부터 SM.62를 수입해 만족스레 굴리고 있던 스페인은 SM.78을 면허생산하려고 접촉해왔으나, 내전이 터지면서 실패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