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뱀파이어 연대기의 등장인물.2. 설명
Gabrielle de Lioncourt. 레스타 드 리용쿠르의 어머니로, <뱀파이어 레스타>에서부터 등장한다. 원래 나이는 50세 가량이지만, 뱀파이어가 된 후로 상당한 동안이 되어 소녀 같은 생김새의 미인으로 묘사된다. 레스타와 마찬가지로 금발 곱슬머리와 푸른색 눈동자를 갖고 있다.이탈리아 부잣집의 영애로 태어나 교육을 받아 읽고 쓸 줄 알고 유럽의 여러 도시에 여행도 해보았으나, 그 시대 여자 대부분이 그러하듯 젊은 나이에 레스타의 아버지와 결혼한 후로는 성 안에서 지루한 삶을 살게 된다. 7명의 아들을 낳았으나 그중 3명만이 살아남았다. 자유로운 삶을 갈망해서 가족이나 결혼생활이 자기 자유를 억압한다고 느꼈고, 타인에게 무관심하고 냉정한 면이 많아 남편이나 다른 아들들과는 별로 살갑지 않았으며, 주로 혼자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막내아들 레스타와는 애착이 깊다. 성 안에서의 삶을 지루해하고 그러한 현실에서의 탈출을 갈망한다는 공통분모가 있어서 레스타와 심도있는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그래서 자신은 살지 못하는 삶을 레스타를 통해 대신 살고자 하는 마음으로, 레스타가 니콜라와 함께 파리로 도망칠 때 패물을 팔아 돈을 마련해 주었다. 나중에 폐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게 되자 죽기 전 마지막으로 레스타를 만나려고 파리로 온다.[1]
결국 파리에서 레스타가 가브리엘을 뱀파이어로 만들어서 뱀파이어의 삶을 살게 된다. 인간으로서는 레스타의 어머니지만, 뱀파이어로서는 레스타의 자식이 되는 기묘한 관계가 된 셈이다. 덤으로 뱀파이어가 되면서 20대의 외모로 회춘한다.
작중 등장하는 여러 뱀파이어 중 뱀파이어가 된 것을 순수한 축복으로 받아들이며 회의나 불안을 거의 안 느끼는 특이한 인물이다. 회춘 후에는 늘 남자 옷을 입고 남장을 하고 다닌다. 뱀파이어가 되고 얼마 안 되어 긴 머리를 자르기도 했는데 다음날 머리가 순식간에 자라나 원래 길이로 돌아간 것을 보고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지르기도 한다.[2] 그후 지붕이나 마차 위도 뛰어다니는 뱀파이어의 신체능력을 즐기거나, 관이 아닌 흙 속을 파고 들어가서 잠을 자는 등 그 신체적 한계를 탐구하며 뱀파이어로서의 삶을 만끽한다.
뱀파이어가 된 뒤로 한동안 레스타와 같이 다닌다. 탐미적인 작품의 분위기와 문체 때문에 이때 둘의 관계는 묘하게 연인스럽기도 하다. 아르망과 파리 일대 뱀파이어들과 갈등을 빚은 것도 이 때이며, 집회가 해산되고 레스타와 가브리엘의 일행이 되고 싶어했던 아르망을 거절한 것도 가브리엘이다(레스타는 같이 다닐까 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었다).
그러나 나중에는 레스타와 헤어져 혼자 다니게 된다. 프랑스 대혁명 와중에 집안이 망했다는 편지를 받자 레스타가 이를 알고 가족들에게로 떠날까봐 편지를 숨겼고, 결국 이 사실을 들키자 예상대로 레스타는 가족들을 찾아가겠다고 하지만 가브리엘은 가족을 다시 만날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갈등이 생긴다. 레스타나 가브리엘이나 인간 시절의 가족을 은근히 경멸하고 부담스러워하는 건 같지만, 레스타는 그런 부정적인 마음과 별도로 인간이나 동족과 늘 관계를 맺고 싶어했다. 하지만 가브리엘은 인간 시절의 가족에게나 같은 뱀파이어에게나 별 관심없고 오지를 탐방하며 자연 속에서 사는 삶을 원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치관 차이가 발생했다. 편지가 없으면 혹시라도 같이 가 줄 가능성이 좀더 높지 않을까 싶어 편지를 숨겼는데, 모르는 상태에서도 레스타가 단호하게 같이 갈 수 없다고 얘기한 게 결정타였던 듯.
결국 레스타와 헤어져 혼자 아프리카로 떠난다. 그녀는 같이 가기를 원했지만 레스타가 도저히 그녀 같은 생활방식으로 살 수가 없어 떠나간 것에 가까운데, 그 전에도 한 달간 얼굴도 한 번 안 비치고 가브리엘 혼자 자연 속으로 훌쩍 떠난 적도 있어서 그걸 거의 이해해주는 레스타가 드물게(...) 대인배로 느껴지는 부분. 그래도 레스타가 생각한 것처럼 의무감에서 같이 가자고 한 게 아니라 그를 진정으로 사랑했기에 옆에 두고 싶어했던 것이며, 레스타의 거절에 피눈물을 줄줄 흘린다.[3]
그리고 <뱀파이어 레스타>의 후반부에서 레스타의 록 콘서트에 침입한 뱀파이어들이 난동을 피우며 레스타와 루이스를 해치려고 할 때 갑자기 차를 몰고 드리프트를 하며 나타나서 그들을 차에 태우고 도망간다. 그렇게 레스타와 몇백 년만에 재회한거지만 하루도 채 못 가서 아카샤가 레스타를 보쌈(...)해간다. 뱀파이어 대학살이 일어났을 때에는 레스타의 어머니인지라 살아남았고, 살아남은 뱀파이어들이 모인 자리에서 아카샤에 대해 묻기도 한다. <저주받은 자들의 여왕> 후반부에서 모든 사건이 끝난 뒤에는 다시 오지로 돌아간 듯.
아르망의 말에 의하면 레스타 말고는 어떤 인물들에게도 관심이 없는 냉정한 자연회귀주의자라고 한다. 멤노크 사건이 일어나 레스타가 토퍼 상태에 빠졌을 때 얼굴을 비춘다.
2권에서 묘사되는 레스타-가브리엘-니콜라의 관계는 1권의 레스타-루이스-클라우디아의 3인 체제와 묘하게 비슷한 편이다. 니콜라는 대놓고 루이스와 닮았다고 나오며, 가브리엘 역시 인간성이 좀 희미하고 자기가 원하는 것에 무자비할 정도로 충실한 점이나 외모적인 묘사가 클라우디아와 상당히 비슷하다. 다만 가브리엘이 어머니인 데 비해 클라우디아는 딸이고, 인터뷰에서는 루이스와 클라우디아가 레스타에게서 도망치지만 2권에서는 레스타와 가브리엘이 니콜라를 두고 떠나는 등 조금씩 변주가 있다.
연대기 시리즈의 뱀파이어들은 오래 살수록 다른 뱀파이어와의 관계가 깨지거나 변한 사회에 낯섦을 느껴 절망하고 자살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브리엘은 인간을 싫어하는 자연회귀주의자인 만큼 그런 면이 없다. 그녀와 비슷한 성향인 클라우디아는 어린아이의 몸이라 늘 누군가를 필요로 했고, 레스타나 루이스의 영향을 많이 받아 다른 자기 종족과의 접촉을 간절히 원했다가 실망하면서 후반부에 꽤 낙담하기도 하는 반면 가브리엘은 뱀파이어로서 비관하거나 괴로워하는 일이 전혀 없다. 레스타를 사랑하기는 하지만 어릴 적 의도적으로 대화를 끊거나 신체접촉을 거부하기도 해서 레스타는 그녀에 대해 분노를 느끼기도 했으며, 자연회귀주의자라서 뱀파이어의 힘으로 인간들을 몰살하고 인간이 없어진 자리에 자연이 번창하게 할 지도자가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하기도 한다.
레스타 이외의 가족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어(그녀에게 가족은 인간으로 사는 동안 자신을 가두는 감옥 같은 것이었다.) 레스타 외의 아들들이 프랑스대혁명 와중에 다 죽었고 남편만 혼자 겨우 살아남았다는 사실에도 별 관심 안 보이는 등 천성적으로 인간에 대한 혐오감과 무관심이 매우 강한 편. 인간으로 살기에는 매우 불안한 성향이지만 뱀파이어로 살기에 가장 알맞은 인물일지도 모른다. 창작물에 주로 나오는 어머니 캐릭터의 포지션과는 거리가 멀다고 볼 수 있다.
[1] 레스타에게 마지막으로 보고싶으니 고향집으로 오라는 편지를 여러 번 보냈으나, 레스타는 이미 뱀파이어로 변한 상태라 본인도 어머니를 만나고 싶어하면서도 어머니에게 갈 수 없었다. 결국 가브리엘이 다 죽어가는 몸을 이끌고 아들을 만나러 파리로 갔다.[2] 이 소설 세계관에서는 뱀파이어는 뱀파이어로 변하기 직전 인간일 때의 마지막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나온다. 그래서 어떤 뱀파이어가 작정하고 인간을 뱀파이어로 만드는 경우(즉, 자기가 아끼는 인간이 다 죽어가는 상황이라 살리기 위해 일부러 뱀파이어로 만드는 경우)에는 미리 그 인간의 머리를 다듬고 손톱도 잘라서 외모를 단정하게 한 후 뱀파이어로 만든다.[3] 비유적인 의미의 피눈물이 아니라, 진짜로 피로 된 눈물을 흘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