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한국의 대체역사소설 삼국지 유비로 천하쟁패의 등장인물.2. 특징
현시점에선 조조의 책사이지만 과거에는 동탁, 이각, 장수라는 동탁 계열 군벌들의 책사였으며 야심보다는 안위를 중요시하는 인물. 때문에 조조에게는 남들보다 더 대하기가 편한 인물이다.조조의 속내를 가장 잘 읽지만, 순욱이나 정욱처럼 조조와 서로 속내를 숨기거나 찔러보는 식으로 반목하진 않는다.[1] 조조가 자신의 속내를 훤히 읽는 가후를 건드리지 않는 이유는 가후의 고향인 서량을 조조가 박살낸 데다가, 그 막장스러운 젊은 시절 이력 탓에 세력이라 할 것도 없어서 생각이 달라도 배신당할 염려가 없기 때문. 조조 曰, 숙청하고 싶어지면 적당히 주위를 부추기기만 해도 살해당할 정도로 적이 많다고... 거기다 현대 기준으로도 고령인 70 노인이라 조조보다 11살이나 많기에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이기도 하다. 즉,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차도살인이 가능하며 그게 귀찮아서 놔두더라도 시간이 알아서 해결해 줄 인물이라 오히려 더 편하게 대할 수 있는 것.때문에 후한 찬탈이나 대숙청 등의 악행을 저질러야 하는 말년의 조조는 가후의 지혜를 유난히 많이 빌리고 있다.
마인드가 좋게 말하면 근심 없이 오래 사는 마인드고, 나쁘게 말하면 양심 없이 뻔뻔한데 이각, 곽사를 충돌질해 삼보의 난을 촉발한 것부터 시작해[2] 자신의 계책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에 대해 자신은 그럴 의사가 전혀 없었고, 자신이 아니었어도 나올 피해였으며, 자신이 나서지 않았다면 저쪽에서 이쪽을 학살했을 거라면서 전혀 죄책감 하나 없이 흘려버린다. 살기 위해 양심을 속이거나 그런게 아니라 정말로 문제 의식을 전혀 못 느낀다. 심지어 조위가 흔들리는 기미가 보이자 조조마저 배신하여 자신의 안전을 보장받으려 한다.
사전적인 의미의 사이코패스 내지는 소시오패스에 가까운 인물이라 볼 수 있는데, 보복 정신으로 유명한 법정은 삼보의 난에 말려들어 굶어죽을 뻔한 적이 있어서 가후에게 이를 간다.
3. 행적
한중 공략과 서량 진출에 성공하고서 풍등을 날리며 조조 정권을 공격하는 유비에게 대응할 방법을 조언해준다. 바로 헌제의 칙서로 송건 같은 소군벌들을 공격하라 명하는 것. 유비에게 만일 명분도 옳은 헌제의 칙서엔 어떻게 할 것이냐는 고민을 안겨주는 계책이었고 이에 유비도 풍등 날리기를 그만둔다.조조가 방치한 사이 유비가 급격히 세력을 키워 서량 전쟁을 일으켰을 때도 근본적인 조조의 전략(유비 아래 결집한 반대세력의 일소)은 변한 게 없다고 조언해준다. 조조가 진창공방이 끝난 후에야 병력을 추스려 서량으로 향하면서 위수 이북의 서량 주민들을 강제이주시키자, 자신은 고향이 서량이기는 하지만 일가와 친인들은 이미 서량을 떠났기에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답변한다.
서량 전쟁에서는 오장원으로 향한 조창을 보좌하며 황충, 법정과 대치한다. 법정은 본래 관중 미현 태생이나 가후가 불러들인 이각과 곽사의 삼보의 난 때문에 크게 고생했던지라 가후를 비난하나, 오히려 가후는 자신은 고향 서량 주민들이 왕윤에게 학살당하기 전에 선수를 친 것이라고 태연히 답변한다.[3] 황충과 법정의 방비가 탄탄하자 공격하지 말 것을 조언하고 대치를 이어간다. 조조의 퇴각 명령이 떨어지자, 그의 속내를 알아채고는 후퇴 명령에 반발하고 있던 조창에게 이는 왕자들을 위한 것이니 시키는 대로 따라야 한다 조언한 후 퇴각한다.자신의 말을 믿고 조조에게 투항했다 자살'당한' 장수의 아들 장천이 도움을 청하자 매몰차게 거절하면서 장천이 네놈의 꾀를 쓴 사람들의 말로는 모두 안 좋았다고 부르짖자 자신의 도움을 받아 위기를 넘긴 주제에 왜 저러냐며 배은망덕하다는, 적반하장식의 태도를 보인다.[4] 유비의 촉한왕 등극 소식을 듣고 비웃는 다른 관료들과 달리 이것이 일이 꼬인 것임을 알고 있던지라 마냥 웃지 못한다.
남양에서 결전을 앞두고 민심을 무기로 삼는 유비에게 대응할 방안을 고민하던 조조에게 유비의 부하 출신인 전예를 추천한다. 조조가 묻기 전에 먼저 계책을 내는 법이 없던 그가 갑자기 선수를 친 것인데 유엽은 가후가 만약 조조가 유비에게 패한다면 다른 사람은 몰라도 이각, 곽사를 도와 한 황실을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몰락시키고 헌제가 충신이라 여긴 왕윤을 죽게 만든 가후 자신을 살려둘 리 없음을 알고 생존을 위해 저런다는 것을 눈치챈다. 반대로 말하면 가후의 눈에 보인 유비의 기세가 그만큼 심상치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후 조조의 OX퀴즈와 관료 학살을 보면서도 심드렁하게 장맛비가 내린다는 보고에 그깟 비가 어쨌다는 거냐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데 이는 강수량이 적은 서량 출신인지라 장맛비의 위험성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그려진다.
결국 홍수로 인해 조조가 총력전을 시작할 때 함께 낙양까지 와서 참모 역을 한다. 그러나 내심 조씨 왕조 개창이란 욕심 탓에 미적지근하게 반응하다 일을 여기까지 끌고 온 조조에 대한 반감과, 조조가 돌이킬 수 없는 모험을 하게 된 만큼 자신의 안위에 대한 걱정이 싹트기 시작하고 위풍에게 밀서를 보내, 실패할 거병 계획을 저지시킨다. 이는 단순히 조언이 아니라, 위풍과 장천 등을 손아귀에 넣어 후일 써먹기 위함이라고 한다.
속내야 어쨌든 일단은 충실히 조조의 책사 역할을 수행하나 유비가 압도적으로 불리한 상황에도 버티는 것에 의심을 품었다가 유비의 진짜 목표가 따로 있다는 것을 눈치챈다. 이후 조조가 평소와 달리 다급한 것을 목도하며 조조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한다.
4. 기타
평판이 낮아서 대놓고 친교를 맺진 않아도 지모방략은 모르는 이가 없어 은밀하게 조언을 구하러 오는 이들이 많은데 혹시 모를 분란에 말려드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절대 직접적인 해답을 주지 않고 불가의 선문답처럼 두루뭉실한 말만 해준다.장수의 아들 장천은 가후에게 조비의 압박에서 벗어나게 도와달라고 했다가 무시당하고 오히려 협박당하자 "네 놈의 꾀를 쓴 자들은 하나같이 끝이 나쁘다"라고 독설을 내뱉었다. 이에 근 수년간 한실 찬탈과 후계자 선정 문제로 가후의 꾀를 가장 많이 쓰던 조조는 꺼림칙함을 느낀다.
2010년대 삼국지 대역에서는 가후의 능력을 아까워해서 영입해 아군으로 써먹거나, 그저 적장 중 한명으로서 고평가하거나, 아니면 서량이나 장수, 한실과의 관계와 감정을 조명해서 선역으로 전환하거나 하는 등 여러 시도가 이루어지는데, 본작의 가후는 단순히 유능한 책사가 아니라 능력 자체는 대단히 뛰어나지만 그 입에서 흘러나오는 조언은 모두 후일 감당할 수 없는 부작용을 가져오는 가치관 자체가 뒤틀린 인물처럼 그려진다.[5]
[1] 때문에 정욱은 가후가 조조의 속내를 훤히 읽는데도 조조가 별 신경 안쓰는 걸 신기하게 여긴다.[2] 인지도가 낮은 사건이지만 삼보의 난은 후한을 완전히 돌이킬 수 없게 만든 사건으로 지적될 만큼 심각한 사건이었다. 자기안위만을 위한 가후의 무책임한 행동이 일으킨 나비효과가 나쁜 의미로 너무 심각한 게 많아서 가후는 현대 학계에게 조조 이상으로 비판받는다.[3] 법정은 가후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는 알았으나, 독자들 입장에서는 바로 직전에 조조가 사실상 반죽음을 만드는 꼴인 강제이주를 시켜도 태연히 신경쓰지 않던 모습과 비교하면 가후는 자기 말처럼 고향을 위해 한 일이라고 보기 어렵다.[4] 이것을 떡밥으로 보는 이들도 많은데 가후의 꾀를 쓰고 있는 사람에 조조도 포함되기 때문. 실제로 조조 본인도 장천이 저 말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찝찝해하는 묘사가 나온다. 원역사에서도 가후의 말을 듣고 조비를 후계로 골랐다가 결국 조위가 얼마 못가고 사마씨의 정변으로 망했던 걸 생각하면 결국 조조도 가후의 꾀를 따랐다가 망한 셈인데 거기다 이 소설은 유비가 주인공이라 위나라가 원역보다 더 비참하게 망할 것은 확정이라...[5] 시쳇말로 현재를 위해 미래를 팔아치우고 자기는 등따습고 배부르게 살면 그만인 인물이라는 것. 또한 본인은 자신의 꾀가 그런 부작용을 가져온다는 자각조차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