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씬을 향한 치열한 시선 가득한 랩퍼 JJK '홍대 길거리 힙합', '거리 출신 랩퍼', '언더그라운드 힙합' 등의 수식어가 적지 않은 경우 민망하게 들리는 것은 작품과 행보 모두 설득력이 부족한 랩퍼에 의한 사용이 만연하기 때문일 것이다. '도대체 그 설득력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정답은 없을지 몰라도, 인물을 내세워 말한다면 어느 정도 수월한 답은 가능하다. 예를 들어 JJK(제이제이케이)가 이런 판단 상황에서 자유로운 인물 중 하나라는 것에 의문부호를 달 사람은 없을듯하다. 다소 뜨악할 정도로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며 홍대를 기반으로 하는 언더그라운드 힙합 시장의 치부와 멋을 동시에 담아낸 JJK의 데뷔작 [비공식적 기록]은 말 그대로 어린 랩퍼가 거칠 것 없이 기록한 씬(Scene)의 생경한 장면으로 듣는 이에게 묘한 쾌감을 전달했었다. 꾸준한 작품활동 후 7년 뒤 발표한 후속작 [비공식적 기록II]에서도 그 날것의 기운은 고스란히 이어졌는데, "종의 마지막"에서 언더그라운드 힙합의 위기를 말하다가도 그의 대표곡인 "360도"에서는 길거리에서 펼쳐지는 힙합의 멋을 긍정의 톤으로 전달하는 식이다. 정교하게 짜여있지만, 마구 뱉어내는 듯한 랩 스타일로 독특한 기운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의 실제 행보가 가사의 견고함을 더하고 있다는 사실은 JJK의 가치를 끄집어내는 데 중요한 두 축이다. #JJK만의 방식으로 그려내는 사랑과 결혼, 그리고 아들 "고결" 이런 그가 자신의 사랑과 결혼, 그리고 아내의 임신과 출산까지의 과정을 테마로 한 [고결한 충돌]을 발표한다고 했을 때, 기대보다는 의문부호가 앞선 것은 당연했다. 이미 결혼을 앞둔 상황을 전작의 "Work To Do"를 통해 그려냈지만, 무게 중심은 여전히 힙합 음악가에 확 쏠려있었고, 치열하게 씬을 향한 시선을 담아낸 곡에서 유독 큰 쾌감을 선사하던 그였기 때문이다. 특히나 많은 랩퍼가 일상적 주제를 다루면 강박적으로 대중적 접점을 향해 가사와 프로덕션 모두 수준 이하로 떨어트리는 과오를 범하고 있기에 더 그랬다. 하지만 JJK는 [고결한 충돌]을 통해 이런 우려를 민망하게 만드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은 물론, 이제껏 한국 힙합이 보여주지 못한 가사적 성취를 보여준다. 방법은 사실 아주 간단해 보인다. JJK는 씬이나 랩퍼 자신이 아닌 가족에게 무게중심을 완전히 돌린 [고결한 충돌]을 만들며 주제에 접근하는 방식, 가사의 견고함과 특유의 랩 스타일 그리고 프로덕션까지 별다른 변화나 훼손을 꾀하지 않았을 뿐이다. JJK는 언제나 주제 안에서 직접 겪은 치열함을 내세웠고, 이는 마치 '내가 겪은 건데 볼 것도 없다'고 말하는 듯한 현장감을 연출하는 데 제격이었다. [고결한 충돌]에서 이런 접근법을 유지한 것은 굉장히 효과적이다. 결혼식을 준비하는 연인을 그려 낸 "Let Us Love"에서의 [스드메는 한 5, 6백. 드레스는 입어볼 때마다 3만원 떼. 하객 2백만 와도 8백. 축의금이 다 메꾼다니 다행], 임신을 확인한 기쁨을 담은 "결"에서의 [엄마가 품은 우주 안의 1.4센치의 흰 별. / 164BPM의 열띤 연주에 네 할머니는 춤을 췄지]' 같은 가사는 그가 힙합 씬을 그려낼 때 듣는 이에 따라 느꼈을 공감 또는 생경함이 주는 감흥을 완전히 다른 주제에서 그대로 재현해낸다. 순간적 속도감을 곁들여 박자를 타는 잘 짜인 라임이 더해진 즉흥적 기운의 퍼포먼스는 랩 자체를 듣는 재미를 충분히 주고, 뛰어난 전달력은 가사의 세심함을 돋보이게 한다. 결국 JJK의 경력 중 가장 안정적이면서 감각적인 랩을 [고결한 충돌]에서 만난다는 것은 기대치 못한 경험이다. 여기에 둔탁한 듯 몽환적으로 퍼지는 드럼 사이로 건반이 주도하는 멜로디가 서정적 분위기를 부여하는 비트 프로덕션에서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코드 쿤스트(Code Kunst)를 비롯한 신인 프로듀서 진의 안정적인 역량을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JJK의 가사에 효과적으로 여운을 부여하는 비트와 보컬의 유연한 연결은 급작스런 보컬의 등장으로 신파감성을 노리는 흔한 랩-송과 수준을 달리하기도 한다. #한국 힙합의 독특하고 특별한 앨범 [고결한 충돌] JJK는 주제의 온도 차에도 불구하고 이를 의식하지 않는 창작 방식으로 [고결한 충돌]을 자신의 경력 뒤에 어색하지 않게 배치했다. 하지만 본 작에 고유한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이런 작가적 시선을 고집한 방식 때문만은 아니다. [고결한 충돌]만의 특별함을 부여하는 것은 JJK가 경력 중 처음으로 곡 간의 연결을 통해 만들어 낸 서사의 힘이다. 많은 양의 가사를 담아낼 수 있는 랩으로 곡마다 세밀한 표현을 담아 그려 낸 장면 장면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일상적 이야기의 흐름에 실려 두꺼운 감정선을 만들어냈다. 이것은 한 음악인이 결혼하고 아기의 탄생을 보며 성장하는 것을 목격하는 경험을 넘는 감상의 여백을 부여한다. 긍정적 에너지 가득한 "충돌완화"로 마무리되는 [고결한 충돌]의 감상이 아이러니하게도 뚜렷한 균형의 '명과 암'으로 다가오는 것은 JJK가 펼쳐 낸 또렷한 장면과 이를 파고드는 감정선 때문이다. 결혼과 출산이라는 통과의례를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젊은이들이 대다수인 시대, 앨범의 마지막 JJK가 읊조리는 "난 행복해"가 그 자체로 정말 행복하게 들리기도 하고, 또는 현실 속에서 행복을 손에 쥐기 위해 이를 꽉 문 이의 다짐처럼 씁쓸하게 들리는 것도 같은 이유다. 어쨌든 어떤 식의 감상을 경험하던지 강한 울림을 주는 음악인 것은 분명하며, 과감한 테마 선정과 이를 풀어낸 방식의 성취를 통해 [고결한 충돌]은 한국 힙합에서 굉장히 독특한 위치를 점하는 데 성공했다. (글: 남성훈 / Rhythmer.net)
난 주님의 아들 아버지의 보물 어머니의 자랑 두 분의 역사의 산물 내가 닮은, 또는 나를 닮은 가족들의 희망의 일부 내가 물려받은 모든 지혜와 기회, 재능과 육신의 건강과 신앙 역경을 이겨내는 인내 이제 이 감사함을 이어가는 것이 나의 몫 난 최씨와 고씨의 아들 '최고'의 피가 내려 Get'em, boy
어린 동생을 업고 밤새도록 읽어내린 책 일찍이 이 나라는 기술이 필요하단 걸 안 내 할아버진 나와 아버지가 그랬듯 유학을 떠났고 당대 산업 발전의 한 축이 되셨지 할아버지의 성함이 훈장에
당시 귀하디 귀한 대기업의 과학자, 소위 전문직 수학의 천재 광산 한 두 개 마당이 있는 이층집에 굴지의 대기업의 고위층 그중 나의 유산은 단 두 개 그 모든 위업을 달성한 머리와 재능 그 두 가지면 충분해 '넌 늘 의문을 품고 사물을 보렴 내 아버지의 교육엔 답이 없지 내 생각이 답이었기에 나의 사고는 늘 자유로웠지 아버지는 몇 번 듣지 않은 멜로디를 어찌 배우지도 않고 치는지 늘 알 수 없었지만 나와 Freestyle을 나눈 아이들은 알겠지
이름 고정현 높은 곳에서 상서롭게 빛나 늘 고고한 품위와 신념을 지닌 나의 친가 난 삶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담은 유전자를 이어받은 아버지를 둔 아버지의 하나뿐인 아들
The root of my family Where my name came from Where my blood's drained from
The root of my family Where my pride is made from Where my histories are being born
가난한 집의 6남매 얽혀 붙듯 살았지, 매일 일찍이 돈보다 교육이 더 중요하단 걸 안 외 할머닌 나의 어머니와 남매들을 시장이 아니라 책 앞에 있도록 하셨지 풀 하나 안 나는 치열한 역사의 남매들
사랑해, 난 나의 외가의 그 치열한 삶을 생존에 대한 집요함을 억척스런 부지런함을 하물며, 성공을 앞두고는 범이 되는 대범함을 병인이 외삼촌의 성공엔 다 이유가 있지, 아무렴!
머리 날 무렵, 난 무려 세 명의 등에서 잠들었지 외할부지, 어머니, 그리고 명희 이모 내 기도를 하며 울어 준 이모 덕에 난 무리 없이 오늘 하루도 잘 꾸려 나갈 수 있지 이 같은 큰 축복이 또 어디 있나이까, 주여!
내가 무력감에 두려워질 땐 병철 외삼촌을 기억해 가족이 뭉치면 이뤄지지 않을 일 없지 난 역시 외삼촌 같은 가장이 되고파 가족을 안은 남자의 등 난 그런 가족을 둔 어머니의 가족, 하나뿐인 아들
The root of my family Where my name came from Where my blood's drained from
The root of my family Where my pride is made from Where my histories are being born
부술듯이 무겁게 떨어진 번개와 거세고 높게도 몰아치던 파도가 부딪치듯, 두 가족이 만나서 내가 태어나 이젠 나의 차례인듯해 대를 이어나가
이런 나와 부딪칠 나의 아내도 번개와 파도에서 태어난 아이 그녀의 가문의 삶과의 충돌 또한 아름다울거야 나는 알아 나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하나뿐인 아들인 한편, 장모님과 장인어른의 딸의 하나뿐인 남편
The root of my family Where my name came from Where my blood's drained from
The root of my family Where my pride is made from Where my histories are being born
사랑은 어디든 있지 어딜 가도 다 돈이지만 웃겨 혼인인지 비즈니스인지 헷갈릴 만도 해 사랑한다는 말보다 숫자를 더 나누는 예비 부부 학자금도 남았구먼 아 어쩌지 그래도 Babe I love you 이젠 남친 여친 아닌 예랑 예신 때문에 기준보다 더 높게 올려야만 하는 예식 대체 그 기준이 어딘진 몰라도 프러포즈했던 그 레스토랑 보다는 훨 비싼 걸 알아 계산기 들고 test 해 봐 자 예물 예단에만 천 몇 백 꾸밈비에다가 명품 백 스드메는 한 5 6백 드레스는 입어볼 때마다 3만 원 떼 하객 2백만 와도 8백 축의금이 다 메꾼다니 다행 단 뷔페 대신 코스로 스테이크 나오는 급의 예식장이면 집다운 집 전세 적어도 1억 5천 월세는 안 돼 집이 넓어지면 예신은 혼수 하느라 혼수상태 자기야 우리 상황에 좀 맞게 하면 안 돼 어차피 그녀가 동의해도 양가 부모들이 개입되면 God damn 신랑 입장 신부 입장 내겐 너무 비싸 Let us love Let us love 신랑 입장 신부 입장 내겐 너무 비싸 Let us love Let us love 헬퍼비 셀렉비 대여비 원본 CD 구입비 난 호랑이 넌 여우인가 봐 뭔 비가 이리 내리는지 일생일대의 이벤트 웨딩 아니 일생일대의 베팅 과연 배당률도 좋을지 투자는 성공이니 실패니 일반 회사원 연봉에 살 만한 내 집 마련은 개꿈 부모님 도움 받아도 결국 받게 되는 대출 생각해 보면 월세를 살든 이자를 갚든 결국 다 똑같이 돈은 못 모아 그러니 사랑보다도 돈을 봐들 우리 부모님은 이거 해 줬는데 왜 너네 부모님은 안 해 아들이니까 딸이니까 이 정도쯤은 당연한데 왜 화내 라니 당연히 화가 나지 네가 지금 하는 건 네가 데리고 살 사람 상대로 등쳐먹는 거야 어린 것아 다 지 인생 아니라고 막 던져 부모라고 다를 건 없지 니들끼리 결혼하냐 라는 시댁 친정집 이 정도쯤은 받아야지 이 정도쯤은 다들 하지 앞으로 살면서 쓸 돈 잘 살자며 다 나가지 God damn 신랑 입장 신부 입장 내겐 너무 비싸 Let us love Let us love 신랑 입장 신부 입장 내겐 너무 비싸 Let us love Let us love Let us love Let us love Let us love Let us love 부디 남의 눈이 아닌 나의 눈을 봐줘 darling Let us love Let us love Let us love Let us love 부디 기준이 어디든지 나와 함께 해줘 darling Let us love Let us love Let us love Let us love Let us love Let us love 부디 남의 눈이 아닌 나의 눈을 봐줘 darling Let us love Let us love Let us love Let us love 부디 기준이 어디든지 나와 함께 해줘 darling Let us love Let us love Let us love Let us love 부디 도시의 파도에 휩쓸리지 말아줘 darling Let us love Let us love Let us love Let us love 부디 사랑만으로 사랑 나눌 수 있게 해줘 darling
너의 엄마와 난 너의 엄마와 난 아니 네 엄마와 아빠는 너와의 첫 만남을 기대하며 생기지도 않은 너의 이름을 짓고 있어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우리를 닮은 널 그리고 있어 넌 날 닮아 날 괴롭히겠지만 엄마를 닮아 난 행복하겠지 다들 네가 나타나면 고생 시작이라는데 아빠는 네가 아들이건 딸이건 너의 바보가 될 예정이라서 고생도 모르고 널 달랠 거야 적어도 마음만큼은 그래 왜냐면 열 달을 아파 널 낳을 너의 엄마에 비해 아빠는 영 널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없기에 밤새 네가 울면 분명히 서툴겠지만 네 엄마 대신 널 안으며 운을 맞춰줄게 부디 아빠의 품 안에서 잠들렴 너의 이름으로 모으는 돈 통장에 늘어나는 공 새 Kicks 안 사도 곧 세 켤레나 더 사게 될 Jordan 난생 책 한 권도 안 읽은 나 육아 책을 정독 벌써부터 널 보고 싶어 모든 성부 성자 성령도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보고 싶다 우리 아가 당신을 닮아 아름답겠지 엄마는 기다릴게 내일은 만날 수 있을까 보고 싶다 귀한 우리 아가 엄마가 부족하지 않아야 할 텐데 선명한 두 줄 온 세상이 잠시 멈춤 Pause 실로 놀라운 주님의 연출 엄마가 품은 우주 안의 1.4 센치의 흰 별 그토록 작은 널 드디어 만나 심장 박동 소리를 처음으로 들었을 땐 어찌나 크던지 온 지구가 마구 고동쳤지 164BPM의 열띤 연주에 네 할머니는 춤을 췄지 너무 일찍 할머니가 되어버렸는데도 말이야 네가 모든 친척들의 첫 손주라 온 집 안이 난리야 한겨울에 산 수박 딱 반의 반만 먹고 다 버려 워낙 먹질 않아 억지로라도 먹였더니 다 토해버려 네 엄마는 겨우 스물넷 널 사고라며 수군대는 애들이 있을 정도로 젊지 그 젊음 대신 널 품은 배를 불리기로 택한 네 엄마의 사랑을 의심하지 말렴 그리고 부디 네 엄마의 건강을 앗아가지는 말렴 왜냐면 네가 넘어질 땐 엄마의 품에 넘어질 테고 아빠는 너와 네 엄마를 다 안겠지 네가 일어설 수 있게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보고 싶다 우리 아가 당신을 닮아 아름답겠지 엄마는 기다릴게 내일은 만날 수 있을까 보고 싶다 귀한 우리 아가 엄마가 부족하지 않아야 할 텐데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보고 싶다 우리 아가 당신을 닮아 아름답겠지 엄마는 기다릴게 내일은 만날 수 있을까 보고 싶다 귀한 우리 아가 엄마가 부족하지 않아야 할 텐데 늑대의 털과 무수히 많은 다리를 가진 커다란 거미가 네 엄마의 얼굴에 올라탈 때 네 엄마는 미소 짓고 있었지 환영한다는 듯이 말이야 그때 아빠는 눈을 떴어 어리둥절했지 실은 어제는 온 집 안이 황금이 된 꿈을 꿨거든 네가 어떤 아이가 될지는 아빠의 꿈이 아닌 너의 꿈이 결정짓겠지 해몽은 필요 없어 넌 현실이고 아빠는 준비돼 있지 아니 더욱 준비해둘게 엄마 아빠가 널 기다리는 사이 그저 건강히 자라만 다오 보고 싶다 나의 첫 아이 고결
그녀는 거울을 봐 웃옷을 벗어 본 다음 왼쪽 오른쪽 남자가 여자를 훔쳐보듯 위아래 훑어봐 살짝 미소 지어봐 다시 입꼬리를 내리고 원피스를 입어봐 몸에 딱 붙어 꽉 조여 매일 잃어왔던 자신이 어디 있는지 머리를 쓸어 올려봐 그때 배 안으로부터 내미는 발 갑갑함을 먼저 느낀 건 그녀가 아닌 배 속의 아기 알아 네가 뭔 생각하는지 똑같은 옷 입어도 다른 모습인 화장대 위 거울 안의 네 모습 달라 부정하고 싶겠지만 넌 여전히 넌 여전히 내게 아름다워 넌 여전히 꼭 잡고 있을게 넌 여전히 넌 여전히 아름다워 내겐 그녀는 몇 살이 아닌 몇 주차 배가 커질수록 폐가 눌리며 숨이 차 걸을 때마다 엉치뼈가 아파 선잠과 악몽들 태아의 성장에만 몰두하는 모두들 사이에서 그녀는 가끔 자신을 여자가 아닌 배양실로 느껴 다 튼 이 배로 어찌 비키니를 입냐며 신혼여행 사진을 보며 한숨 쉬어 그럼 좋은 생각만 하라 하지 가슴이 커져도 아름답게 느껴지질 않아 모유 수유하면 쳐진다는데 이걸 어찌하나 하루 달리 커지는 배 옷 태가 영 살지 않아 그렇다 해도 임부복은 싫어 그녀는 왠지 화나 이건 그녀만의 시험 그렇다면 시어머니 오시라 할 테니 그동안이라도 쉬어 라는 남편은 남의 편 같아 그는 전혀 이해를 못 해 분명 여자인데도 여자가 아니게 된 듯한 그녀의 속내를 알아 네가 뭔 생각하는지 똑같은 옷 입어도 다른 모습인 화장대 위 거울 안의 네 모습 달라 부정하고 싶겠지만 넌 여전히 넌 여전히 내게 아름다워 넌 여전히 꼭 잡고 있을게 넌 여전히 넌 여전히 아름다워 내겐 홑몸이 아닌데도 느끼는 고독 호르몬의 파도를 온몸으로 느끼며 오롯이 홀로 견뎌내는 새 생명에 대한 책임감 오로지 아이를 위한 육신 먹어도 도로 다 토로 게워내는 마당에 이것도 안 돼 저것도 안 돼 빈속이어도 빈속이 아니어도 괴롭기만 한데 몸이 차가워지면 배가 뭉치고 손발이 붓고 게다가 수시로 찾아오는 임산부 두통 이건 병이 아님에도 다 환자 취급해 정작 병에 걸리면 약 한 알도 못 먹는데도 시도 때도 없이 느껴지는 태동 장기가 차일 때면 거슬려도 또 없을 때면 불안해져 게다가 어느샌가 멈춘 남편의 손길 그가 사랑을 멈춘 건지 그녀가 밝히는 건지 다 끝내버리고 싶지만 오늘은 정기진단 초음파 사진 보는 순간 잊고 다시 시작 알아 네가 뭔 생각하는지 똑같은 옷 입어도 다른 모습인 화장대 위 거울 안의 네 모습 달라 부정하고 싶겠지만 넌 여전히 여전히 넌 여전히 내게 아름다워 넌 여전히 꼭 잡고 있을게 넌 여전히 넌 여전히 아름다워 내겐
말 안 해도 돼 걱정 안 해도 돼 난 내 자리가 좋아 겁내지 마 난 행복해 비밀인데 사실 내 눈에는 은하를 담아놨지 덕분에 내리쬐는 햇살 따스한 바닥 온기 향기 너면 충분해 넌 참 이상한 아이였어 넌 하루 종일 소리 내며 시끄럽게 굴면서 내가 조금 보챌 때는 날 미워하곤 했지 그땐 되게 섭섭했는데 뭐 내가 이해했지 왜냐면 넌 외로워 보였거든 창밖이 어둑해지면 너는 어디론가 나섰고 다시 푸르스름해지면은 슬픈 눈으로 돌아와 날 불렀지 그럴 때면 난 늘 네 옆에 누웠고 넌 날 쓰다듬었지 지금의 넌 외로워 보이지 않아 그 때문인지 너의 손길이 줄어든 것 같긴 하다만 그래도 다행이다 싶어 네가 나에게 말을 걸 때마다 대답 없는 내가 널 더 외롭게 만든 것 같아서 미안했어 난 갈수록 크게 소리내기가 힘든데 넌 여전히 날 미워할 때면 시끄럽게도 떠드네 왜 나만 먼저 늙는 걸까 역시 넌 이상해 뭐 이상한 네가 싫진 않아
내 아내의 남편 내 아들의 아버지 늘 주위를 살펴 위협은 없는지 돈은 모든 문제의 뿌리 문제는 열매도 돈이고 서른은 제철이라 난 언제나 바쁘지 허나 지쳐 피로가 쌓여 시침에 찔려 그럼 분 단위로 뛰어가며 임하는 이 marathon 책임에 대한 부담이 모래주머니처럼 달려 아들로서의 의무감은 덤 그놈의 돈은 도통 잡혀있질 않아 무덤덤히 대하려 해도 내년에 이사 갈 생각하면 무던히 넘어갈 수가 없어 내 아이는 좋은 집 좋은 환경이 필요하고 뭐든 좋아질수록 비싸져 나의 고민 내 가족에게 있어 나의 꿈이 돈보다 위협적인 존재라면 난 대체 어떡하나 내려놓음이 정답인 걸 알아도 계속되는 저울질 애가 무거워질수록 꿈을 덜어내는 게 현실 어머니가 말씀하시길 딱 니 같은 애 낳아봐 니 마누라 만나 장가가면 그땐 알 거야 엄마 마음을 아내의 배 위에 손을 얹지 아들이 움직였지 그래 어머니는 틀리신 적이 없지 난 알고 싶지 않아 난 알고 싶지 않아 난 알고 싶지 않아 난 알고 싶지 않아 엄마 엄마는 어찌 이 시간을 버텼나요 그 마음 더는 알고 싶지 않아 난 알고 싶지 않아 나도 남자이긴 하지만 남자는 가끔 아니 늘 멍청해 최고의 아내를 두고도 가끔 아니 늘 멍청하고 더 젊은 여자를 보면 낚을 생각을 떨치질 못해 물론 내 이야기는 당근히 아니지 뭐 유혹은 많아 심지어 돈도 충분해 하루만 놀까나 아니 오늘도 나의 젊음 한 조각 더 톨비로 내 집을 향해 바닥 칠 위기에 겨우 낙법 결혼과 연애 그 사이 어딘가에 두고 온 것이 있어 그리고 육아를 맞이할 때 깨달았지 그것이 있을 자리는 그곳이란 걸 말이야 다만 그 사실을 안다 해서 괜찮은 건 아냐 아내의 건강 노후 더 좋은 걸 주기 위해서 집다운 집 내 아이의 질 좋은 교육을 위해서 내려놓음은 남편으로서 당연하니 위로를 바랄 수가 없어 모든 게 내 젊음의 죽음 위에서 어머니가 말씀하시길 딱 니 같은 애 낳아봐 니 마누라 만나 장가가면 그땐 알 거야 엄마 마음을 아내의 배 위에 손을 얹지 아들이 움직였지 그래 어머니는 틀리신 적이 없지 난 알고 싶지 않아 난 알고 싶지 않아 난 알고 싶지 않아 난 알고 싶지 않아 엄마 엄마는 어찌 이 시간을 버텼나요 그 마음 더는 알고 싶지 않아 난 알고 싶지 않아 네가 무슨 생각하는지 나도 알아 틀린 건 너야 난 후회 따윈 없고 돌아가고 싶지도 않아 그저 약간 욕심이 나서 그래 다 가질 수는 없을까 좋은 남편 역할에 젊음 돈까지 습관처럼 멋대로 하는 행동을 자유라 외우고는 마치 그 자유를 빼앗긴 듯 억울해 하는 꼴을 보이는 놈 주제에 아내의 배 위에 손을 얹지 아들이 움직였지 그래 어머니는 틀리신 적이 없지 난 알고 싶지 않아 난 알고 싶지 않아 난 알고 싶지 않아 난 알고 싶지 않아 엄마 엄마는 어찌 이 시간을 버텼나요 그 마음 더는 알고 싶지 않아 난 알고 싶지 않아 난 알고 싶지 않아 난 알고 싶지 않아 난 알고 싶지 않아 난 알고 싶지 않아 엄마 엄마는 어찌 이 시간을 버텼나요 그 마음 더는 알고 싶지 않아 난 알고 싶지 않아
내가 기혼이라고 말하면 모두 왜 그리 일찍 갔냐며 아깝다 하더군 무슨 안 좋은 소식 들은 것처럼 표정들이 허이구 걱정 마 여전히 여인네들은 J I love you Yeah 하나같이 결혼하면 엿 같다며 또 몇몇 놈들은 지들 아내를 욕하며 나에게 공감을 요구하는 데 난 공감이 전혀 안 돼 야 네가 데리고 살 여자야 임마 제 얼굴에 뱉는 가래 나도 물론 힘들지 Welcome to the 유부 world 재계약 땐 구세주보다 건물주가 우월 올라 전세금 올라 덕분에 시간 쪼개 더 벌어서 입금이 출금을 추월 감사한 일이야 일용할 양식 떨어지지 않으니 건물주가 어쩌고 해도 나의 주님은 오로지 하느님 젊음이 조각 조각나도 나는 나름 이 생활을 즐기는 중 게다가 이젠 나를 닮은 아들이 있지 내 걱정은 말아 Yeah I'm OK 이래 봬도 난 괜찮아 임마 Yeah I'm OK 결이가 움직이지 미언이가 미소 짓지 그럼 난 아무렇지도 않아 난 행복해 내 걱정은 말아 Yeah I'm OK 이래 봬도 난 괜찮아 임마 Yeah I'm OK 결이가 움직이지 미언이가 미소 짓지 그럼 난 아무렇지도 않아 난 행복해 준비가 덜 된 놈들 턱시도를 입어 몇 년 뒤 흰 드레스 던지며 외쳐 Give up 넌 많이 참았고 더 참긴 싫어 더 참아주면 호구가 된다 싶어 What You ain't ready 넌 준비가 안 됐지 너의 말 속엔 너 자신뿐 너의 가족은 없지 어머니 아버지 말고 네 아내와 아이 말이야 이제 네 가족은 독립된 가정임을 알아줘 남편은 남의 편 결혼하면 마음이 변해 나는 미언이와는 여전히 연애를 하는 편 나도 역시 계절별로 싸우며 살아 다들 연애와 결혼은 다르다는데 차이는 겨우 한 뼘 그 한 뼘이 중요하지 사랑과 인내 또 용서와 이해 또 여유와 희생 또 한번의 기회 이걸 다 오른손 위에 왜 왼손은 아내 손을 잡아야 하기에 내 걱정은 말아 Yeah I'm OK 이래 봬도 난 괜찮아 임마 Yeah I'm OK 결이가 움직이지 미언이가 미소 짓지 그럼 난 아무렇지도 않아 난 행복해 내 걱정은 말아 Yeah I'm OK 이래 봬도 난 괜찮아 임마 Yeah I'm OK 결이가 움직이지 미언이가 미소 짓지 그럼 난 아무렇지도 않아 난 행복해 그래 행복해 Yeah I'm OK 말했듯이 물론 힘들지 인생은 계속돼 잘해보려 해 어머니가 안 부끄럽게 잘살아보려 해 아버지가 자랑스럽게 나의 미언이가 웃고있어 결이가 웃고 있어 이거면 난 괜찮아 어이없게 풀리는 꼬인 선처럼 화가 풀리네 내 가족의 미소에 이제 다 괜찮아 Yeah I'm OK 내 걱정은 말아 Yeah I'm OK 이래 봬도 난 괜찮아 임마 Yeah I'm OK 결이가 움직이지 미언이가 미소 짓지 그럼 난 아무렇지도 않아 난 행복해 내 걱정은 말아 Yeah I'm OK 이래 봬도 난 괜찮아 임마 Yeah I'm OK 결이가 움직이지 미언이가 미소 짓지 그럼 난 아무렇지도 않아 난 행복해 내 걱정은 말아 Yeah I'm OK 이래 봬도 난 괜찮아 임마 Yeah I'm OK 결이가 움직이지 미언이가 미소 짓지 아무렇지도 않아 난 난 행복해 난 난 행복해 행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