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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02 09:42:30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전설을 부르는 춤을 춰라, 아미고!/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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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호평3. 혹평4. 총평

1. 개요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14기 전설을 부르는 춤을 춰라, 아미고!의 평가에 대해 정리한 문서.

2. 호평

초중반부의 공포 연출은 호평 일색이다. 3기, 4기, 23기, 24기처럼 공포 분위기가 어느 정도 있는 극장판은 있지만, 이 극장판의 연출 앞에서는 한 수 접는다는 게 중평. 현재까지도 짱구 극장판 중 공포 한정으로는 최고라는 평이 대부분이다.[1]

특히 클론 카자마 미네코(철수 엄마)가 생닭을 요리하다가 입을 찢어서 혀를 길게 내밀고 닭의 다리를 먹는 모습과 토오루(철수)가 안길 때 기괴하게 얼굴이 변하는 장면은 이 극장판의 하이라이트로, 이 장면은 일본에서나 한국에서나 모두의 트라우마로 불린다. 일본 공포물의 고전인 뱀요괴[2] 이야기에서 컨셉을 따온 듯하다.

이 장면의 임팩트가 워낙 커서 다른 장면이 잘 거론되지 않지만 이게 애들이 봐도 되는 작품인가 싶을 정도의 연출이 쏟아진다. 마치 거미인간을 보는 듯한 클론 미사에(짱구 엄마)나 기괴한 얼굴을 들이대며 일행을 압박하는 밋치(민희)의 기괴한 모습도 그렇고, 미도리(채성아) 선생과 카와구치(뭉치)가 몸에 뭐가 박히고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장면도 꽤나 섬뜩하다.[3] 유치원에서의 클론들이 웃으며 삼바를 추는 장면은 코믹하지만 클론 상태가 아닌 사람들과 맞물려서 사뭇 광기까지 느껴질 정도다. 또한, 먼저 집에 온 신노스케가 시로에 의해 사실 클론이었다는 게 밝혀지는 장면도 꽤 충격적이다. 시청자들은 아무래도 신노스케에 감정 이입을 하고 보기 때문에 나름대로 큰 반전이었다.

특히 중반부에서 마을을 빠져나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면들은 백미이다. 짱구 일행은 가까스로 재키에게 구조돼 차에 타지만 이미 마을에 남아 있는 인간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마을 곳곳에 숨어서 염탐하는 클론들의 모습은 기괴하며 소름끼치기까지 한다. 탈출 과정 중에 사실상 외부로 나가는 모든 도로가 봉쇄되고 앞을 가로막고 있는 클론들을 재키의 능숙하고 순발력 있는 운전으로 가까스로 도망치는 장면에서 스릴러의 분위기 또한 진하게 느껴진다. 특히 떡잎산에서의 장면[4]은 그야말로 훌륭한 공포/스릴러 영화의 한 장면이다.

3. 혹평

문제는 초반에 사람이 바뀐다는 괴담에서 미스터리한 일, 공포스러운 분위기로 잘 나가던 내용이 뜬금없이 삼바곤약 등이 나오면서부터 삼천포로 빠졌다는 것.

그나마 삼바는 이 작품의 주제이고 곤약인간들이 삼바춤을 추기 때문에 '작품 컨셉인가 보다'하고 납득이야 가는데, 곤약인간은 철수 엄마가 보여준 '뱀요괴'와 같은 기괴한 변신과 전혀 이미지가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작중 초반부터 이상할 정도로 곤약을 비추거나 강조하는 등 암시를 깔아놓기는 했지만 이 역시 본질적으로는 개연성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

차라리 곤약인간이 아닌 '요괴인간'류의 요괴들이나 쌈바 춤을 좋아하는 외계인들의 떡잎마을 장악 같은 방향으로 컨셉이 사용되었다면 괜찮았겠으나, 삼바와 곤약이라는 중심 소재만으로는 이 극장판의 주요 스토리를 짐작조차 할 수 없다.

후반부에서 느닷없이 재키가 삼바춤 대결을 벌이는 장면은 당연히 이견의 여지 없이 혹평을 받고 있다.

뜬금없는 전개뿐 아니라 허술한 설정도 문제였는데, 아미고 레이는 왜 삼바를 퍼트리려고 했는지, 왜 굳이 가출한 딸로 분장을 해야 했는지 등 중요한 이야기들도 떡밥만 풀었지 거의 나오지도 않는다.

차라리 클론의 정체를 아예 맥거핀으로 남기고 공포스러운 분위기로 쭉 이어나가거나, 아예 주제를 바꾸고 다른 주제로 하는 게 나았을 지경이다.

4. 총평

한마디로 용두사미. 초중반까지 짱구 극장판 시리즈에서 역대급이 될 수 있었던 공포 영화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극장판 시리즈의 주요 타깃과 가족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를 너무 의식한 나머지 막판에 갑자기 노선 변경으로 공포장르 자체가 완전히 뒤집히는 전개를 보여주면서 초중반의 분위기를 망쳐버렸고 이도저도 아니게 끝내버림으로서 훌륭한 소재와 연출을 정작 스토리에 잘 녹이지 못했다는 비판이 대부분이다.

결국 전체적으로는 일상 속 공포에 자세히 표현을 잘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초반에 뿌려놓은 떡밥 회수 실패, 갑작스러운 노선 변경으로 인해 망작까지는 아니지만 평작 수준의 평가를 받고 있다. 만약 초중반 분위기를 마지막까지 잘 이어 갔다면 23기처럼 수작으로 남았을 가능성이 있었기에 상당히 아쉬운 작품이다.[5]


[1] 에피소드 중 공포 한정으로 최고로 듣는 화는 공포의 유치원이다 편이다.[2] 대부분 어머니가 뱀요괴에게 잡아먹히거나 홀려서 뱀요괴가 어머니인 척 행동하는 스토리가 주를 이룬다.[3] 압핀을 밟거나 머리에 자가 꽂혔는데도 아무렇지 않다. 특히, 카와구치는 원래 눈에 흰자위가 없고 검은자위로만 된 캐릭터라 눈 크기를 늘리는 것만으로 상당히 섬뜩해졌다. 미도리는 본래 흰자위가 있는 캐릭터인데 이 신에서는 흰자위가 사라진다. 의도한 연출임이 엿보이는 부분.[4] 요시링이 불도저와 또다른 중장비로 앞뒤 길을 막는 양각 상황, 밋치가 차에 들러붙어 끈질기게 남은 진짜 인간들을 잡으려 하는 장면이다.[5] 23기를 제작할때는 이 작품의 비판점을 의식했는지 노선 변경 없이 식인선인장으로 시작해서 식인선인장을 물리치는 내용으로 잘 마무리 지으면서 짱구 극장판 서바이벌 시리즈의 레전드로 남아있다. 거기에 흥행 성공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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