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拮抗作用 / antagonism[1]생물체의 신체 내부 상태나 환경의 변화를 인지했을 때, 서로 반대되는 영향을 끼치는 신경, 및 호르몬이 분비되어 신체 내 항상성이 유지되도록 하는 작용을 말한다.
2. 예시
-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과 글루카곤은 혈당량을 높이거나 낮춘다. 인슐린은 간에서 포도당을 글리코젠으로 합성시켜[2] 혈당량을 낮추고, 글루카곤은 그 반대로 글리코젠을 포도당으로 분해하여 혈당량을 높인다.
-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인해 심장 박동, 호흡, 혈압 등이 조절된다. 교감신경은 심장 박동과 호흡운동을 촉진하고 동공을 확대시키며 혈압을 상승시키는데, 부교감 신경은 그 반대의 작용을 하여 교감신경은 우리 몸을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고, 부교감신경은 이를 안정된 상태로 되돌아오게 한다.
- 투구꽃 살인사건에서 사용된 투구꽃과 복어의 독은 길항작용을 일으켜서 투구꽃 독에 의한 중독 증상 발현을 크게 늦추었다. 원리는 복어의 독인 테트로도톡신은 Na+ 통로를 불활성화 시켜서, 나트륨 이온의 이동을 막아서 신경을 차단해서 근육마비를 시키고 호흡근까지 마비되어 사망한다. 반대로 투구꽃의 독인 아코니틴은 Na+ 통로를 과활성화 시켜서 나트륨 이온 증가로 인한 신경 과활성화로 인하여 구토, 호흡곤란, 경련 등을 일으킨다. 이 둘을 적절하게 배합하면 길항작용이 일어난다.[3]
- 갑상샘에서 분비되는 칼시토닌과 부갑상샘에서 분비되는 파라토르몬은 혈액의 칼슘 이온 농도를 조절한다. 칼시토닌의 분비는 칼슘 이온 농도가 높을 때 촉진되어 칼슘 이온 농도를 낮추고, 파라토르몬의 분비는 반대로 혈액 속의 칼슘 이온 농도를 높인다.
- 식물의 무기질 비료에서 칼슘과 마그네슘, 몰리브데넘과 가리(칼륨)의 길항작용이 있기때문에 서로 상충하는 원소를 동시에 엽면시비를 할 경우 두 성분이 모두 흡수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적당한 시기를 두고 번갈아가며 시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 대한민국 국군의 KMARK-1 및 미군의 MARK-1은 신경작용제의 작용을 억제하기 위해 서로 반대되는 작용을 하는 독성 물질을 이용하여 만든 것이다. 아트로핀 주사는 죽어가고 있는 병사가 약간의 시간이라도 벌 수 있도록 정신줄을 붙잡을 수 있게 해 주는 주사이고, 옥심 주사는 그 병사가 후방으로 빠져서 제대로 된 의료적 처치를 받을 수 있을 때까지 증상을 억제시켜 주는 주사라고 보면 된다. 멀쩡한 사람에게 KMARK-1 주사를 투여할 경우 동공확대, 두통, 어지럼증을 동반하며 심각한 탈수증상으로 인해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즉, 길항작용을 이용하여 군의관에게 도착할 때까지 시간을 벌어주는 약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2.1. 약물의 길항작용
약물의 길항작용은 약물 상호작용의 일종으로, 그 중에서도 두 가지 이상의 약물이 동시에 작용하여 약효를 낮추는 경우이다. 원인은 다양한데, 약물이 작용하는 수용체가 같아 서로가 서로의 경쟁적 대항제가 되는 경우, 결합하는 수용체가 달라 작용 메커니즘상으로는 관계가 없어도 약리학적 작용이 반대되어 길항작용을 일으키는 경우, 약물이 화학반응을 일으켜 다른 물질이 되어 버리는 경우 등이 있다.3. 피드백 작용과의 차이
(음성, 양성) 피드백과 길항작용은 양립불가능한 것은 아니나, 살짝 다른 개념이다. 길항작용은 A와 B의 상충되는 작용으로 항상성이 조절되는 것인데, 예를 들면 A가 물을 퍼내면 B는 물을 들이붓는 식이다.그에 반해 피드백은 A가 B를 만들고 B가 A를 억제하는(음성 피드백) 식으로 A의 작용이 어느 정도 선을 넘지 못하도록 해서 항상성을 유지한다. A가 물을 너무 많이 퍼내려 하면 B가 A를 붙잡아서 퍼내는 속도를 늦추는 식이다. 즉, 음성 피드백에서는 A의 결과인 B가 과정A를 억제하는 것이다. 반대로 양성 피드백은 과정A의 결과인 B가 과정A를 더욱 촉진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시가 옥시토신의 양성 피드백이다.
즉, 길항 작용은 음성 피드백과 유사한 점이 있지만, 엄연히 차이가 있는 개념이다.
[1] 어원은 "맞서다"라는 라틴어에서 나왔다. 연극 및 영화에서 악역을 칭하는 Antagonist와 같은 어원.[2] 세포 호흡을 촉진시켜 포도당을 더 쓰게 만들기도 한다.[3] 투구꽃 살인사건에선 테트로도톡신의 반감기가 아코니틴보다 짧아서 독물 복용 후 3시간이 지나자 길항작용이 무너지고, 복용자는 테트로도톡신이 아닌 아코니틴 중독으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