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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5-08-30 20:53:14

나는 바담 풍 해도 너는 바람 풍 해라



1. 개요2. 유래 및 시사점3. 관련 문서

1. 개요

대한민국에 내려오는 속담.

자기는 잘못된 행동을 하면서 정작 남에게만 잘하라고 하는 모순적인 사람을 일컬을 때 쓴다. 약간 다른 듯하지만 비슷한 말로 내로남불을 들 수 있겠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선생은 바담 풍 해도 생도는 바람 풍 하라는 격이다'로 수록되어 있다.

2. 유래 및 시사점

옛날 어느 서당에 훈장이 아이들을 가르칠 때 '바람 풍()'이라 해야 할 것을 짧은 혀 탓에 '바 풍'이라고 가르쳤고 애들이 그걸 그대로 '바담 풍'이라고 발음하니까 그것을 다그치면서 옥신각신하다가, 결국 자기가 발음을 그렇게 하더라도 너희는 제대로 '바람 풍'하고 발음하라며 끝마친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훈장의 발음으로는 '나는 바담 풍 해도 너는 바담 풍 해라'가 되므로 사실상 불가능한 속담이다.

속담의 유래를 보면 스승이 실수로 뭘 잘못 가르쳐도(훈장 본인이 바담 풍이라 한 것) 애들한텐 책에 올바르게 나온 대로 지식을 익혀라(그래도 올바른 발음은 바람 풍이 맞으므로 바람 풍이라고 애들에게 외우라고 한 것)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내로남불을 연상시키는 속담 내용과 달리 훈장은 맞는 말 한 셈이다.

이 속담은 교육자가 가져야 할 모범으로서의 책임을 시사함과 동시에 스스로에겐 관대하면서 타인에겐 엄격한 이중잣대에 관한 심리를 시사한다. 다만 유래의 사례는 발음을 할 수 없는 본인이 제대로 가르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기는 하므로 이 상황과는 다르다.

음운론적으로 해석했을 때, 이 속담에서 묘사하는 음운 현상은 치경 탄음 /ɾ/을 치마찰음 /θ/로 발음하는 현상을 묘사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현상은 설소대가 선천적으로 너무 짧아서 발생하거나, 혀나 턱 근육의 과도한 긴장으로 인해 발생한다. 의학적 발성법이 지금처럼 체계화되지 않았던 시절에는 설소대 제거술 같은 수술을 할 수도 없었고, 말더듬이나 발음을 고치고 싶은 사람은 책을 수천 번에 걸쳐서 낭독하는 등의 단순 연습에 의존하는 일이 허다했다. 이렇게 열악한 여건 때문에 발음 교정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매우 어려운 일이었고, 이 속담에서처럼 '알아서 적당히 알아듣고 터득해라' 류의 가르침이 곳곳에 퍼져 있었다.

영화 댄싱퀸에서는 이 속담에 딱 맞는 상황극이 나왔는데, 연설 준비를 하던 정민이 사투리 때문에 '서울특별시'를 '서울별시'라고 발음하자 친구가 지적하는 장면이 있는데, 문제는 이 친구도 정민과 같은 고향 친구라 사투리를 쓰는 통에 서로 턱별시라고 말하며 지적하다가 그냥 제대로 발음한 셈 치자고 결론을 냈다(...)

전직 월스트리트 기자 모건 하우절은 《돈의 심리학》에서 "남들이 나에게 추천하는 내용과 본인 스스로 하는 행동이 서로 다르다는 게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그저 나와 내 가족에게 미치는 복잡하고 정서적인 문제를 다룰 때 정답은 없다는 것을 강조해 줄 뿐이다."라면서 다음 예를 든다.

3.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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