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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29 13:55:23

나의 아름다운 정원

제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
박정애
물의 말
(2001)
심윤경
나의 아름다운 정원
(2002)
박민규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2003)
파일:나의 아름다운 정원.jpg
제목나의 아름다운 정원
작가심윤경
장르장편소설
발표2002년 한겨레문학상


1. 개요2. 줄거리3. 평가4. 여담

1. 개요

제 7회 한겨레 문학상 수상작으로, 소설가 ‘심윤경’ 의 등단작이자 최고 히트작이다. 인왕산 자락에 사는 어린 소년의 시선으로 본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일상을 그리고 있으며, 특히나 늦둥이 동생 영주와 교사 박영은에 대한 애정이 묻어난다. 이후 개정판을 냈을 때 작가 스스로가 '신간이 홍수를 이루어 새책도 1년을 버티기 어려운 시절에 십일 년 동안 곁을 지켜준 책'이라고 말한 만큼 제법 판매고를 올리며 스테디 셀러로 거듭나고 있다.

2. 줄거리

황금빛 유년의 기록, 그 섬세한 리얼리즘
인왕산 자락의 산동네 마을에 살고 있는 소년 동구에게 6년의 터울이 지는 여동생 영주가 태어난다. 동구는 순수하고 사려 깊은 아이지만 3학년이 되도록 한글도 읽지 못하여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처지이고, 집에서는 할머니와 어머니의 고부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반면 사랑스런 여동생 영주는 늦둥이로 태어나 온 가족의 사랑을 한몸에 모으며 총명하기가 이를 데 없어 세 돌도 되기 전에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한글을 줄줄 읽는 영재성을 보인다.

3학년 담임선생님이 된 박영은 선생님은 그저 공부 못하는 돌대가리로 구박만 받던 동구가 실은 난독증으로 고통받고 있음을 알아내고 그에게 한글을 가르쳐주려는 노력을 기울이며 그의 착한 심성을 인정해 준다. 난생 처음으로 이와 같은 관심을 받게 된 동구는 박 선생님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고마움을 느끼며 흠모의 마음을 품게 된다.

동구의 집이 청와대, 중앙청 등과 가까운 인왕산 자락에 있다보니 그는 어린아이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10.26 사건, 12.12 군사반란 등을 경험한다. 옆 동네에 사는 덩치 큰 고시생 주리 삼촌과 박 선생님을 통해 역사의 굵직한 고비고비를 간접 경험해 가면서도 그 의미를 실감하지 못하던 동구는 박 선생님이 5.18의 격류에 휘말려 실종되는 아픔을 겪게 되면서, 사회에서 이구동성 지탄하는 불온한 데모 분자에 대해 공정한 시각을 갖추어야 할 필요성을 깨닫는데...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이자 지난 이십여 년간 우리 소설의 중요한 화두였던 '1980년'은 어린아이의 시선을 통과하면서 평범한 이웃의 모습과 삼촌, 박 선생님의 입을 통해 역사적 사건이 삶의 일부가 된다.

1980년, 주인공에게 글을 가르쳐주던 박 선생님은 데모를 했다는 이유로 여름방학이 지나도록 학교에 모습을 보이지 않게 된다.[1] 세상과의 유일한 창이었던 박 선생님과의 이별, 뒤이어 찾아온 갑작스런 동생의 죽음[2]과 그로 인해 미쳐버린 어머니 등 소설은 극적인 사건과 함께 결말로 치닫는다.

그리고 1981년, 마지막 기록을 끝으로 작가는 누구나 가슴속에 환하게 간직하고 있을 황금빛 유년의 기억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3. 평가

어린 소년의 눈을 빌려서 가족과 주위의 삶을 그렸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일종의 성장소설이다. 가족에 대한 따뜻하고 세밀한 묘사와 동생과 담임 여선생을 향한 내면적인 감정의 표현 같은 것들이 설득력이 있다. 이 작품이 심사위원들의 눈에 띈 것은 응모작들 가운데서 가장 문장 수련이 되어 있고 앞으로도 계속 글을 쓸 수 있겠다는 성실성이 보였기 때문이다. 작가의 정진과 그가 겪어나갈 작가로서의 삶에 경의를 표하면서 다음 작품을 기다리려 한다. -황석영

4. 여담

약 10년 뒤, 심윤경 작가는 독자에게 "그래서 동구는 행복해졌나요?" 라는 질문을 듣고서 동구에게 미안함을 가지게 되고, 《나의 아름다운 정원》 출간 17년 뒤 두 번째 성장소설 《설이》를 내놓게 된다[3]


[1] 데모를 했다는 이유로 안기부로 끌려가 고문받던 중 사망했을 것으로 추측된다.[2] 동구가 감나무를 보고 싶다던 영주에게 목마를 태워주다가 균형을 잃고 쓰러져, 영주가 계단에 후두부를 박아 목숨을 잃는다.[3] 《설이》의 작가의 말에서 밝혀진 내용이다. 《설이》를 읽은 사람은 알겠지만, 설이는 순박한 동구와는 정반대로, 어른보다 세상 물정을 잘 알고 자신에게 적대적인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나운 성격을 갖게 된 주인공이다. 설이는 스스로 강하고 스스로 가족을 지켜낸다. 이런 설이를 주인공으로 세운 것은 주변 환경에 치이면서도 항상 가족을 위해 노력했을 뿐인 동구가 무력한 어린아이로서 저항할 수 없는 국가권력에 의해 스승을 잃고, 자신의 어린아이다운 약한 힘으로 인해 동생을 잃어 불가항력에 의해 어린 나이에 많은 것을 잃어야만 했던 것에 대한 사과를 하는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