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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04 14:57:35

날개달린 자매에게 바치는 찬가

1. 개요2. 본문

1. 개요

케일모르가나의 리메이크 후 공개된 서사시이다.

2. 본문

하이 실버미어의 크라운가드 저택 서재에 오래도록 잠들어있는 서사시


제1장 - 서곡

룬이 세상에 존재하던 시대, 전쟁이 끊이지 않던 시절.

마법사들의 분노에 불이 붙어...

도시는 잿더미가 되고 대륙은 파괴되었다.

갈기갈기 찢어진 미완의 룬테라.

닿을 수 없던 타곤 산의 꼭대기마저 흔들렸다.

천상의 눈은 세상의 종말을 보았고

필멸자들의 운명에 눈물지었다.

모든 이의 영혼은 정의를 갈망했고

모든 이의 가슴은 전쟁을 울부짖었다.


제2장 - 쌍둥이의 탄생

별이 가득한 하늘 아래서

각각 빛과 어둠을 안고 태어난

케일과 모르가나.

손을 맞잡은 채로, 자매의 운명으로 태어나

아름답고 때묻지 않은 데마시아 땅에서

훗날 탄생할 왕국을 기다렸다.

마법의 폭풍이 휘몰아치던 세계였지만

나무가 우거진 해안가에 자리 잡은 데마시아는

몰아치는 폭풍을 피할 안식처가 되었다.


제3장 - 반복된 실수

전쟁을 견뎌낸 세상에서는 어둠이 걷혔지만

필멸자들의 마음에 난 상처는 쉽사리 치유되지 않았다.

피와 슬픔을 통해 깨달은 진리조차도

다시 돌아온 고통과 탐욕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법과 정의는 무시되었다.

망각의 비운을 타고난 필멸자들은

전쟁의 상흔도, 증오의 흉터조차도 잊어버렸다.

새로운 밤의 심연이 입을 벌리고 다가오고 있었다.

세상에 빛이 비칠 그 날까지.


제4장 - 날개 달린 수호자들

번개 속에서 벼려진 불의 검이

둘로 갈라져 하늘에서 떨어졌다.

정의의 검을 손에 쥔 케일의 눈은

고결함으로 이글거렸다.

쌍둥이의 어머니가 죽으면서 남긴 검이었을까?

검을 쥔 모르가나는 애통함을 느꼈다.

슬픔이 그녀의 가슴을 사로잡았다.

새로운 힘에 휩싸인 자매의 몸은

경이로우면서도 끔찍하게 변했다.


제5장 - 정의의 사도 케일

황금색 날개와 칠흑색 날개를 펄럭이며

쌍둥이는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날개 달린 수호자의 탄생이었다.

자매는 왕국의 수호신으로서 모두의 사랑을 받았다.

케일의 황금색 빛은 왕국 전역에 비추었다.

그녀는 사악한 마음을 읽을 수 있었고

불꽃으로 악행을 처단했다.

아무도 케일의 분노 어린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케일은 심판관이자 판결자였고, 동시에 처형인이었다.


제6장 - 어둠의 검 모르가나

빛이 밝을수록 어두워지는 그림자처럼

쌍둥이는 상반된 모습으로 균형을 이루었다.

모르가나 역시 데마시아의 대의를 위해 싸우며

적들을 공포에 몰아넣었다.

하지만 모르가나는 다가올 쓰라린 결말을 보았다.

암흑 속에서 심은 씨앗은 사악한 싹을 틔우지만

자비와 용서, 속죄로 키운 씨앗은

선량함으로 자라날 수 있으며

전쟁과 죽음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


제7장 - 제피라 전투

증오에 사로잡힌 군대가

위대한 도시 제피라를 침략했다.

날개 달린 수호자들은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날아올랐다.

케일의 강림에 침략자들은 비명을 질렀고

불타는 그녀의 칼날에는 자비가 없었다.

하지만 모르가나는 케일이 보지 못한 것을 보았다.

도시 안에 숨겨진 힘을!

제피라 시민들이 도움을 요청하자

모르가나는 그에 응답하며 하늘에서 내려왔다.


제8장 - 돌이킬 수 없는 일

케일은 완전한 분노에 사로잡혀 적들을 베어 넘겼다.

그리고 만신창이가 된 채로 울부짖었다.

“동생아, 너무 괴롭구나!”

하지만 모르가나는 케일의 부름에 응답하지 않고

백성들을 보호하는 데 힘을 쏟았다.

도시는 침략을 견뎌냈지만, 많은 것을 잃고 말았다.

자매도 마찬가지였다. 한 명은 사랑을, 한 명은 희망을 잃었다.

그리고 희미하게 볼 수 있었다.

서로의 치명적인 결점을.



제9장 - 실버미어의 심판

한 번 무너진 신뢰는 금방 회복되지 않는다.

하지만 케일과 모르가나는 달랐다.

케일이 내건 정의로운 이념은 전사들을 끌어들였고

정의는 왕국 전역을 물들였다.

죄를 지은 자는 실버미어의 꼭대기에서 무릎 꿇고

목을 내놓은 채 심판의 칼날을 기다렸다.

죄인은 용서를 구걸했지만

케일은 아랑곳하지 않고 칼을 휘둘렀다.

그러나 칼날은 죄인의 목에 닿지 않았다.


제10장 - 간청

칠흑의 방패가 칼날을 막았다.

모르가나는 케일에게 분노를 삭이라 애원했다.

"사람들을 구원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저버릴 것인가?"

"실수를 저지른 자는 모두 죽어야 하는가?"

모르가나가 보여준 연민에 케일의 마음도 흔들렸다.

케일의 전사들은 처형을 원했지만

모르가나를 향한 케일의 사랑을 이길 수는 없었다.

케일은 자비를 베풀고 칼을 쥔 손을 거두었다.

하지만 동생을 향한 케일의 사랑은 파멸로 이어졌다.


제11장 - 타락

자매는 약속했다. 회개하는 자를 도와주기로.

뉘우칠 여지가 있는 자들은 목숨을 부지했다.

하지만 케일의 열성적인 제자들은

모르가나를 타락한 자라고 부르며 그녀를 죽이기로 했다.

격노한 제자들이 쇠사슬로 모르가나를 속박하려 하자

모르가나 역시 자신의 사슬로 응수했다.

시커멓고 치명적인 쇠사슬에 한 제자가 목숨을 잃자

케일은 절망에 빠져 울부짖었고

칼을 뽑아 든 채 하늘로 날아갔다.


제12장 - 정의로운 자와 타락한 자

케일과 모르가나.

한때 자매였던 두 사람은 불구대천의 원수가 되었다.

황금색 날개와 칠흑색 날개가 서로 뒤엉켰다.

어머니가 남긴 두 자루의 칼이 서로 부딪쳤고

화염과 파멸이 하늘을 뒤덮었다.

데마시아의 하늘에서 핏빛 비가 내렸고

빛과 어둠은 서로 얽힌 채 하늘에서 떨어졌다.

그때 모르가나가 칼을 집어 던지며 소리쳤다.

"복수가 아닌 정의를 실현해라!"


제13장 - 갈라선 쌍둥이

케일은 모르가나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천상의 고결함이 하찮은 감정에 얼룩져 있었다.

케일은 상실감에 눈물지으며 날아올랐다.

타곤 산의 빛 너머에 있는 세상을 향해.

비통함에 잠긴 모르가나는 무릎 꿇었다.

등에 솟은 날개는 저주이자 고통이었지만

칼로 자를 수도, 불로 태울 수도 없었다.

모르가나는 검은 날개를 사슬로 묶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제14장 - 종곡

모르가나의 이야기는 신화가 되었고

가려진 비밀과 그림자만이 남았다.

하지만 케일이 남긴 유산은

모두의 가슴속에서 눈부시게 빛났다.

바람은 케일의 재림을 속삭였다.

타곤 산의 빛이 다시 번쩍이고

온 세상에 어둠이 내릴 때

남쪽을 바라보라.

그리고 데마시아를 위해 기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