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2023년 대구광역시 중부에 사는 40대 A씨 부부가 가스라이팅을 통해 피해자 B씨가 도망치지 못하게 공범과 강제결혼시키고 2019년 10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성매매와 노동착취하다가 검거된 사건.
2. 사건의 전개
(단독)"낮에는 애 보고 밤엔 성매매"... 옛 동료 강제결혼까지 시켜 노예처럼 부린 부부(한국일보)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던 가해자 A(41)씨와 피해자 B씨는 2013년 대구의 한 학원에서 교사로 같이 일한 직장 동료로, 주범인 A씨는 사회초년생인 B씨가 낯선 객지 생활을 버거워하자 기꺼이 ‘절친 언니’를 자처했다. 이때부터 A씨가 일과 연애, 주거 등의 모든 문제를 가해자와 의논하면서 사소한 것 하나까지 A씨에게 의지당하는 가스라이팅을 당하게 되었고 이는 사건의 발단이 되었다.
2017년 B씨가 결혼하자 가해자 A씨는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는데 피해자가 금전적 어려움을 겪자 “돈을 관리해 주겠다”면서 자신 소유의 낡은 아파트로 이사하라고 권했고 끊임없이 이혼을 종용했다. 이미 가스라이팅당한 B씨는 결국 남편과 이혼할 수밖에 없었고 몇 달 뒤엔 언니가 정해준 남성과 재혼하고 이름도 바꿔야 했다.#
가해자들은 피해자 B씨를 감금하고 본인들이 일하러 가는 낮에는 집안일 및 아이 돌봄을, 밤에는 성매매를 시켜 약 5억여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갈취했다.# 이들은 하루 80~150만원 상당의 금액을 할당해 놓고 피해자는 그들이 할당한 금액을 채우기 위해 성매매를 강요당한 데다 "(피해자의 이름을) 개명하는데 400만원이 들었다며 갚으라"는 등의 갈취를 이어나가 피해자는 3년간 무려 2000여차례에 걸쳐 성매매를 해야 했다고 한다. 가해자 A씨가 경북 일대 특정 지역을 지목하면 B씨는 그곳에서 손님을 물색해 할당 금액을 채웠다고 한다.
악질적인 점은 B씨가 할당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 이튿날 모자란 돈에 이자를 더해 할당 금액을 더 높였고 성매매 시간과 대가는 실시간 보고하게 한 데다 보고가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사람을 붙였으니 딴생각하지 말라”면서 협박을 일삼았다는 점이다. 할당량을 채우더라도 ‘전화를 빨리 받지 않는다’, ‘생일 선물을 안 준다’, ‘대답이 늦는다’ 등 갖은 핑계를 대 가면서 매일같이 폭행했다고 하며 부부의 눈에 거슬리는 행동을 할 때마다 찬물이 담긴 욕조에 알몸 상태로 들어가 있게 하거나 주먹과 발은 물론 죽도, 의자 등 각종 집기를 동원해 마구 폭행, 육체적 학대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폭행]
B씨와 강제로 결혼하게 된 공범 D씨는 가해자인 남편 C씨의 직장 동료로 사실상 A씨를 감시하는 역할로 알려졌다.[2]
범행의 실체가 드러난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성매수 남성의 신고 덕분이었다고 한다. 2022년 9월 한 남성이 피해자의 몸에 난 상처를 보고 피해자를 설득해 경찰에 고소하면서 사건이 알려졌는데 피해자가 폭행 후유증에 시달려도 성매매는 멈추지 않고 가해자 부부는 화장품과 선글라스 등으로 상처를 가리게 하고 바로 성매매를 강요했기 때문이다.[3]
결국 경찰은 수사를 거쳐 13일 A씨를 구속하고 그의 남편과 B씨 남편은 불구속 입건했다. 피해자 B씨는 전문기관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알려졌다. #
피해자의 가족은 피해자 B씨가 (강제로) 재혼 후 개명까지 하게 되면서 피해자의 어려운 상황을 눈치채는 일이 늦어졌다고 한다.
2023년 9월 1일 가해자에 대한 1심 선고가 이루어졌는데 가스라이팅한 부부에게는 징역 10년 및 징역 6년, 공범 역할을 한 남편에게는 징역 6년이 선고되었다.[대구지방법원]
3. 여담
- 경찰은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고, 부부의 범죄 수익금은 몰수ㆍ추징보전 조치하기로 했으며 성매수 남성들에 대해선 별도의 특별수사팀을 꾸려 수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형적인 가스라이팅 범죄로 판단된다”며 “계좌내역 등을 통해 확인된 500명을 포함, 2,500여 명의 성매수 남성들도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 2월 28일 MBC는 ‘당신을 파괴하는 구원자, 가스라이터' 편을 방영하며 가스라이팅의 문제점을 조명했다. 그런데 방송을 앞두고 공범으로 지목된 A씨의 남편과 피해자 B씨의 남편이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면서 이목이 집중되었다. 가처분 신청인들은 제작진이 갑자기 방문해 인터뷰에 응했고 제작진의 유도신문에 당했으며 이 같은 내용이 방송될 경우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당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학수 CP는 2일 페이스북에 올릴 글에서 “가해자인 언니의 남편과 이들의 편을 들고 있는 피해자의 남편이 제기한 소송이다. 이 두 명의 남자는 당시 공범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들은 취재과정에서 변호사를 통해 정식 인터뷰를 했고 본인들도 저희와 인터뷰를 한 상황에서 돌연 방송금지가처분 소송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청인들이 방송 당일 구속되면서 법원이 방송 당일까지 심문기일을 정하지 못했고 결국 예정대로 방영되었다.
이는 매우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이 들어온 사건에서) 이례적인 경우라고 한다. MBC 법무팀 관계자는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이 들어온 사건에서) 이런 경우는 없었다"며 "법원의 판단은 받아봐야 하지만, 방송이 나갔으니 가처분 실익이 없다고 각하할 수도 있고, (신청인들에게) 민사로 (해결)하라고 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
4. 관련 문서
[폭행] 후에는 꼭 ‘성매매를 폭로하겠다’거나 ‘나중에 같이 집 짓고 행복하게 살기로 하지 않았느냐. 조금만 고생하면 된다’는 식으로 피해자를 어르고 달랬는데 이와 같은 협박과 회유는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의 전형적 수법으로 알려져 있다.#[2] 다만 한국일보의 취재에 따르면 대구중부경찰서는 성매매 피해 금액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가해자 부부가 후배 B씨로부터 수년간 1억 5,000만 원을 입금받은 사실이 확인되어 부부의 강요에 의해 B씨가 돈을 건넨 건 아닌지 의심했다고 한다.#[3] 일부 성매수 남성은 C씨의 몸에 난 상처를 보고 도망가기도 한 것으로 전해져 폭행의 강도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대구지방법원] 2023. 9. 1. 선고 2023고합58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