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답고 뛰어난 운동 실력에, 활달하고 친화력이 좋다. 미경과의 결혼 후,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회사를 훌륭히 이끌며 존경받는 사장, 듬직한 가장으로서, 재학은 삶의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 이면엔 미경의 내조도 컸다. 현모양처인 미경이 내심 고마웠다. 재학은 그렇게 중년을 맞이하고 늙어 가야 된다고 생각했는데, 은진을 만났다.
"니가 처녀였다면 이해할 수도 있었을 꺼야. 그런데 어떻게 유부녀가? 내가 이혼하게 되더라도 넌 절대 용서 못해"
순해 보이지만 허투로 넘어가는 일 없고, 주도면밀 하다. 대학교 2학년 때, 재학 아버지의 간택에 의해 재학과 결혼하게 된다. 미경은 재학이 맘에 들었다. 부유하게 잘 자라고 잘생기고 멋진 남자. 이 남자와 함께 할 수 있다면, 다른 건, 견딜 수 있다고 여겼다. 근데 남편 재학의 태도가 석연치 않은 것을 발견한다.
성수와 캠퍼스가 떠들썩할 정도로 연애했다. 군대 때도 기다렸고, 취업도 자신이 먼저 해서, 성수의 취업 뒷바라지도 했다. 성수가 은행에 들어가고, 드디어 결혼을 하면서 모든 게 다 잘될 줄 알았다. 하지만, 오산이란 걸 알게 된 순간, 은진은 성수에 대한 마음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시골에서 신동 소리 들으며 장남으로 컸다. 도회적인 외모와 달리 극단적 상황에서는 뼛속까지 촌놈기질을 드러내는 마초남이다. 이상형 은진과 결혼하고 직장에서도 인정받아 은행 최연소 인사부 과장에 오르며 행복한 생활을 이어가지만, 단 한 번의 실수로 인해 평안했던 두 부부의 갈등을 일으키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