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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3-11-19 02:59:10

러시아 방주

러시아 방주 (2002)
Русский ковчег
Russian Ark
파일:Russian Ark.jpg
<colbgcolor=#dddddd,#010101><colcolor=#000000,#dddddd> 장르 드라마, 역사, 판타지, 미스테리
감독 알렉산드르 소쿠로프
각본 알렉산드르 소쿠로프, 아나톨리 니키포로프
편집 세르게이 이바노프
제작 안드레이 졔라빈, 옌스 뫼러, 카스텐 슈퇴터
주연 세르게이 드레이덴
알렉산드르 소쿠로프
마리야 쿠즈넷소바
촬영 틸만 뷔트너
음악 세르게이 예브투셴코
촬영 기간 2001년 12월 23일[1]
제작사 파일:러시아 국기.svg A Hermitage Brigde Studio
파일:러시아 국기.svg Film Fora M
파일:독일 국기.svg Egoli Tossell Film AG
파일:독일 국기.svg WDR/ARTE
파일:독일 국기.svg Koppmedia
파일:캐나다 국기.svg Seville Pictures Inc.
파일:일본 국기.svg NHK[제작사]
개봉일 파일:칸 영화제 아이콘.svg 2002년 5월 22일
파일:러시아 국기.svg 2003년 4월 19일
파일:독일 국기.svg 2003년 5월 1일
화면비 1.78:1
상영 시간 96분[3]

1. 개요2. 예고편3. 출연진4. 원테이크 촬영5. 문화적 메시아니즘, 러시아 방주6. 기타7.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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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알렉산드르 소쿠로프의 2002년작 영화. 제55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이다.

에르미타주 박물관 박물관을 배경으로, 19세기 프랑스 외교관 캐릭터의 설명을 들으며 33개의 전시실을 돌아다니는 영화. 설명만 들으면 단지 큐레이터만 가상인물로 연출한 다큐멘터리 영화인가 싶지만...이 영화의 백미는 영화 전체 런닝타임을 원테이크로 촬영했다는 점, 그리고 커트 하나 없이 단 한 번의 촬영으로 동선을 연출하면서 에르미타주 박물관 안에서 시대를 초월한 러시아 문화사의 모습을 담았다는 점이다. 이 영화가 만들어질 당시는 2000년대 초반인 점을 감안하면 대체 어떻게 찍었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파격적이었다.

사실 러시아 근현대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에 원테이크 연출이라는 이유로 봤다가는 전혀 이해 못하고 끝날 수 있다.

2. 예고편

▲ 공식 예고편

3. 출연진

4. 원테이크 촬영

2020년대 들어서는 한편의 영화를 원테이크인 것처럼 표현하는 연출이 자주 등장하여 새롭지 않게 됐지만[9], 여러 장면의 롱테이크 씬들을 교묘하게 이어붙여 하나의 컷으로 보이게 하는 연출은 이미 알프레드 히치콕의 시대부터 존재하던 연출이다.[10] 하지만 러시아 방주의 경우엔 여러 번의 촬영 후 편집을 통해서 하나의 컷으로 보이게 만든 것과는 달리 소위, 편집예술이라 일컬어 지던 영화예술의 틀에서 벗어나 단 한 번의 촬영안에서 모든 것을 담아낸다는 소쿠로프의 선택으로 만들어진 연출기법이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소련의 몽타주 학자이자, 쿨레쇼프 효과로 유명한 영화 감독인 레프 쿨레쇼프와 세르게이 예이젠시테인소비에트 몽타주 이론을 필두로 필름을 잘라 장면을 이어붙이는 몽타주 기법을 근간으로 한 편집예술로 성장해왔고, 제작자의 의도대로 이루어지는 구성과 배치를 통해 새로운 의미를 획득해내는 예술이다. 이런식으로 편집되어 구성된 영화는 의미확대에 있어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은 '시간성의 조작'이라는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컷이 늘어난 다는 것은 결국 그 안에 관객으로부터 단절된 시간이 존재한다는 뜻이었고, 영화적 시간과 관객에게 흐르는 사실적 시간 사이에 간극이 생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인식 아래 러시아 영화사에서는 시간을 조작하지 않는 영상의 연속성에 대해 추구하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초기 무성영화의 선구자, 알렉산드르 도브젠코는 '시적 몽타주'라고 불리는 영상의 연속성을 추구했고, 이는 타르콥스키 감독이 추구한 영화 예술의 원칙을 이루고 있다. 안드레이 타르콥스키감독 또한 이런 방식의 연출을 떠올린 바 있었다고 언급한다. 알렉산드르 소쿠로프가 강조한 해당 영화의 미학은 실제 러닝타임과 일치하는 영화 안의 시간, 컷이 존재하지 않는 화면 속에 담긴 영원의 시간, 즉 봉인된 시간으로 잘 알려진 안드레이 타르콥스키 감독의 영화 철학에 부응하는 것이다.[11]단절되지 않고 원테이크로 찍는 영화는 타르콥스키의 시대에는 기술적 한계로 이룰 수 없는 것이었지만 디지털 장비가 보편화된 소쿠로프의 시대에 비로소 '봉인된 시간'을 실현할 수 있게 된다.[12]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은 단 하루뿐이었고[13] 영화 후반에 이르면 대무도회 장면 등 엑스트라도 화면 가득 찰 정도로 많이 동원해야 하는 상황에서 몇 달 동안의 준비를 거쳐 단 하루만에 세번의 시도로 촬영에 성공하였다. 2001년 12월 23일 일요일에 이루어졌던 촬영은 오후 1시 15분에 시작해 2시 53분에 세번째 촬영을 마쳤다.[14]

<러시아 방주>의 원 숏 원 씬(One Shot One Scene) 구성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소쿠로프의 시대에 디지털 장비의 보급[15]이 이루어졌던 것이 한 몫을 한다. 디지털 장비가 없는 시대에 이러한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한번의 NG로 필름을 전부 낭비하게 된다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는 뜻이었고, 필름 한롤을 모두 촬영해도 10분 분량밖에 나오지 않았기에 이런 장편영화를 한 번의 촬영에 담아낸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촬영장비의 디지털화 이후, 필름길이와 분량의 한계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장비의 간소화로 인해 카메라를 들고 이동하며 촬영하는 트래킹샷 연출이 가능해졌기에 33개의 전시실을 가로지르며 인물들을 촬영하는 동선이 가능해졌던 것이다. <러시아 방주>는 원 싱글 트래킹샷이라는 전후무후한 실험의 성공작이기도 하다.

그러나 소쿠로프의 말에도 언급되어있듯이 '원테이크' 촬영은 이 영화의 수단일 뿐이지 기술적 성취가 목적이 아니다. 세르게이 예이젠시테인의 몽타주 기법이 나누고 붙이는 것을 중요시 한 기법이라면, 소쿠로프는 서로 다른 것들을 분리하되 하나의 촬영과 하나의 동선으로 실시간으로 이어붙이는 것을 중요시한 것이다.

5. 문화적 메시아니즘, 러시아 방주

6. 기타

7. 참고 문헌




[1] 단 하루만에 촬영이 이루어졌다.[제작사] 이 외에도 독일 브란덴부르크주, 함부르크,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작센안할트주의 영화진흥청에서 제작지원을 했다.[3] 촬영분량은 99분이지만, 재필름화해서 보급한 버전은 96분 분량이다.[4] 작중 내내 그의 이름은 끝내 언급이 되지 않지만, 그가 한 말들을 통해 유추해보면 그의 정체는 <러시아 여행기>의 저자이며 프랑스의 외교관이었던 아스톨프 드 퀴스틴 후작Astolphe de Custine임을 알 수 있다. 퀴스틴 후작은 『미국의 민주주의(De la démocratie en Amérique)』의 저자인 알렉시스 드 토크빌과 동시대의 인물로, 토크빌은 프랑스 혁명의 혼란을 보고 현실에서 작동하는 더 나은 민주주의를 찾기 위해 미국으로 떠난 반면에, 퀴스틴은 강한 군주정을 찾기 위해 러시아로 떠났다. 그러나 그는 러시아의 현실을 직접 두 눈으로 목격한 이후론 입헌군주제가 최상의 형태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5] 작중에서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는 영화 내내 에르미타주 박물관을 돌아다니는 주역임에도 러시아의 문물에 대해 다소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으며, 글린카의 오페라곡, <황제에게 바친 목숨(A Life for the Tsar)>이 흘러나오는 장면에서도 모든 작곡가는 독일인이라며 미하일 글린카가 독일의 작곡가라고 믿는 모습을 보인다. 퀴스틴 후작은 러시아에 대한 부정적이거나 혹은 왜곡된 서방의 시각을 대변하고 소쿠로프의 목소리는 러시아의 목소리를 대변한다.[6] 전 에르미타주 박물관장(1934~1951).[7] 전 에르미타주 박물관장(1964~1990). 소련의 역사학자였다.[8] 아버지인 보리스 표트롭스키가 1990년 사망한 이후 현재까지 에르미타주 박물관장을 맡고 있는 인물이다.[9] 이러한 연출을 사용한 최근 작품 중에는 버드맨(영화),1917(영화), 보일링 포인트가 있고, 한국 드라마 몸값(드라마)의 경우 회차 분할과 후반부 장면을 제외하면 모든 에피소드가 원테이크로 이루어져있다.[10] 영화 로프(1948)참고.[11] 국내에서 번역되어 출간됐던 타르콥스키 본인의 영화 이론서이자, 영화사에서 중요하게 꼽히는 책도 <봉인된 시간>(분도출판사)이라는 제목을 사용했었다. 이는 독일어로 번역된 것을 중역한 버전으로, 2021년 <시간의 각인>(곰출판)이라는 제목으로 러시아어 원문을 직접 번역한 버전이 새로 출간되었다.[12] <알렉산드르 소쿠로프 폐허의 시간> 中[13] 사실 박물관 측은 제작에 협조적이었던 입장이기에 이틀간 문을 닫고 촬영할 것을 제안했지만 소쿠로프 감독은 단 하루만에 끝내겠다는 결심으로 그 제안을 거절했다는 이야기도 있다.[14] 앞선 두 촬영은 초반부에 NG가 나는 바람에 다시 시작하였고, 세번째 촬영분에선 99분에 이르는 촬영을 한번에 모두 마치긴 했지만 자세히 보면 옥에 티가 곳곳에 숨어있기도 한다.[15] 당시 쓰였던 카메라는 소니 HDW-F900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