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Remington Steele1982년부터 1987년까지 시즌 5에 걸쳐 미국 NBC에서 방영된 미국 드라마. 가상의 탐정인 레밍턴 스틸로 행세하는 어떤 남자와 그를 얼굴마담으로 내세우고 진짜 추리는 자기가 하는 여성 탐정 로라 홀트의 활약을 다룬 드라마. 추리도 추리지만, 티격태격하며 정들어가는 두 사람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드라마 속 두 주인공의 딸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후속편이 나올 예정이라 한다.
한국에서는 1991년 4월 28일 일요일 오후 12시 10분부터 1시까지 MBC에서 첫 방영하였다가 일요일 오후 1시 5분으로 변경, 1993년 5월 16일까지 94화 전편을 더빙 방영했었으며 이후 2005년 케이블TV 채널 ETN에서도 방영하였다.
2. 등장인물
- 레밍턴 스틸 - 배우: 피어스 브로스넌 (성우는 김도현)
여주인공 로라 홀트가 만들어낸 가공의 탐정이었으나 레밍턴 스틸이 실재 인물이 아니라는 단서를 잡고 로라 홀트에 접근한 지나가던 사기꾼. 이후 레밍턴 스틸 역을 담당(자칭)하며 눌러 앉는다. 어린 시절부터 길에서 떠돌던[1] 싸구려 협잡꾼이었으나 그의 사기 스승뻘인 대니얼 차머스(후에 밝혀지지만 남주인공의 친아버지이기도 했다.)가 그를 발굴, 갈고 닦아 지금의 뺀질한 사기꾼으로 만들어냈다. 로라와는 티격태격하고 있었지만, 점차 연애 감정이 생기게 되었다. NCIS의 앤소니 디노조와 영화퀴즈를 주고받으라면 3박 4일은 끄떡없이 공방전을 주고받을 수 있을 정도로 영화광이다.[2] 그런 탓에 원래는 단순한 얼굴마담일 뿐이었지만, 레밍턴 스틸로 행세하면서 종종 영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사건 해결의 단서를 찾기도 한다. 사기꾼답게 두뇌회전은 좋은 편.
덤으로 블루문 특급의 시즌 3에도 특별출연했다. 크로스오버까지는 아니고, 제작자와 작가가 같아서 넣은 서비스라는 듯. 정확하게는 블루문 특급 월드에서 사립탐정 협의회가 있는데 거기 게스트였다.(...)
- 로라 홀트(Laura Holt) - 배우: 스테퍼니 짐벌리스트(Stephanie Zimbalist) (성우는 윤소라)
스탠퍼드 대학교 수석 졸업생으로 헤븐허스트 탐정사무소에서 3년간 일하다가 로라 홀트 탐정사무소를 차려 독립했지만 개업 6개월째 파리만 날렸다. 이에 자신이 '여성'이기에 못미더워 의뢰가 들어오지 않는 것이라 생각하고, '레밍턴 스틸'이라는 가공의 남성 탐정을 만들고 '레밍턴 스틸 탐정 사무소'를 차려 자신은 그의 부하직원 행세를 한다. 작전은 성공해 의뢰도 잘 들어오고 사무소도 잘 운영되었다. 그러나 레밍턴 스틸을 보고 싶어하는 의뢰자들의 요청에 때마침 조사현장에서 레밍턴 스틸 행세를 한 어디선가 굴러먹던 사기꾼을 대리로 내세웠다가 인생 꼬이기 시작.... 했나?[3] 근데 그녀도 사실 과거가 매우 수수께끼이다. 극중 한 에피소드에서 한 술공장에 갔다가 그녀를 알아 본 이들이 그 춤꾼 아가씨라고 반가워하는데 섹시하게 입고 춤추면서 다 같이 딩가딩가 춤추는 탓에 멘붕한 얼굴로 쳐다보는 레밍턴이 개그였다. 레밍턴이 '당신 대체 과거에 뭐 했냐'라고 하는데 입을 다문다.
배우 스테퍼니 짐벌리스트는 유명제작자이자 배우, 작곡가인 에프럼 짐벌리스트 주니어의 딸이다. 부녀가 같이 나오는 에피소드[4]가 있었다. 배우 본인도 줄리아드 스쿨을 다닌 적이 있다. 거기다 할아버지는 에프럼 짐벌리스트인데, 원래 세계적으로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였다가 미국에 정착했다. 커티스 음악원의 원장을 오래 지내기도 했고, 그 유명한 야샤 하이페츠와 동문수학한 사이였다.
- 밀드레드 크렙스(Mildred Krebs) - 배우: 도리스 로버츠(Doris Roberts, 1925~2016)
수다스러운 할머니. 극중 비서인 버니스의 사직과 머피의 독립으로 사람을 구하던 레밍턴 스틸들과 얽히게 되어 조사원 일을 하게 된다. 원래는 공무원이었지만 레밍턴 스틸 탐정사무소의 다른 전현직 직원들은 기록이 확인되는데 소장인 레밍턴 스틸만은 전혀 확인이 안 되어 조사를 위해 등장했다. 당연히 레밍턴 스틸의 기록이 있을 리 없으니 위기를 초래하지만 겨우 수습은 했으나 이 과정에서 밀드레드는 해직당했고, 대신 탐정사무소에서 직원으로 고용한 것이다. 레밍턴 스틸과 함께 극중 개그 캐릭터 기믹이다. 점차 조사원으로도 능력을 발휘하며 레밍턴과 로라에게 어느 정도는 마음 터놓을 어른 구실(실은 친구에 가깝지만)도 하게 된다.
- 머피 마이클스(Murphy Michaels) - 배우: 제임스 리드(James Read)
로라 홀트와 함께 레밍턴 스틸의 부하직원 행세를 하는 탐정, 레밍턴 스틸(을 빙자한 사기꾼)을 좋아하지 않아 툭탁거리는 역할. 로라 홀트와 오래 알고 지낸 사이로 그녀를 짝사랑하며 레밍턴 스틸과는 삼각관계 구도를 이루었다. 미드 남과 북 촬영 문제로 시즌 2에서 독립하는 것으로 처리해 하차.
3. 여담
이 드라마와 007 시리즈와 기묘한 인연이 있다. 먼저 피어스 브로스넌은 로저 무어 뒤를 이어 007 후보에 올랐으나, 브로스넌은 레밍턴 스틸 때문에 포기한 적이 있었다. 이후의 007은 티모시 돌턴이 맡게 되었다.이 드라마는 시청률 하락과 NBC의 드라마 개편 바람[5]으로 시즌 4에서 완료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피어스 브로스넌이 결국은 티머시 돌턴 뒤를 이은 차기 007로 내정이 되면서 인기가 더 오르는 바람에 시즌 5까지 제작되었다. 다만 스케줄 문제로 인해서 시즌 5는 6개의 에피소드로 만들어져 거의 TV 특별판 영화로 보면 된다.
블루문 특급과 공통점이 있는데 두 시리즈 모두 남주인공이 듣보잡 배우였다가 이 드라마로 알려져 이후 액션 영화 배우로서 대박을 거둬들인 반면 두 시리즈의 여주인공은 드라마가 끝난 후 전성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엄밀히 말하면 시빌 셰퍼드는 70년대에 오히려 더 잘나갔고, 블루문 특급이 황혼기이긴 했지만.
한 에피소드에 참고인으로 마크 해밀이 얼빵하게 나온 적도 있다.
[1] 그런데 실제로 피어스 브로스넌은 20대 초반 시절 런던 거리에서 떠돌아다니며 살던 시절이 있었다. 007로 유명해지자 번개같이 타블로이드 신문들은 70년대 중순 20대 초반 꾀죄죄한 모습으로 길거리에서 기타 치면서 구걸하는 브로스넌의 사진을 무슨 수로 찾아냈는지 크게 보도한 바 있다.[2] 사실 이런 설정이 나온 이유는 이미 많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대부분의 추리 트릭이 나왔던 걸 역으로 패러디한 것이다. 어떤 사건이 벌어지면 시청자들이 어떤 영화를 떠올리기 전에 미리 주인공이 그 영화에 대해서 장광설을 날리며 이야기가 진행된다.[3] 사실 그녀가 사기꾼 녀석을 레밍턴 스틸로 내세운 건 아니고 사기꾼이 갑툭튀해 로라 앞에서 의뢰인에게 자신이 레밍턴 스틸이라고 소개한 것이다. 당연히 로라는 레밍턴 스틸을 추궁했으나 곧 이 남자를 내세우는 편이 더 낫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그를 얼굴마담으로 내세운 것. 사실 레밍턴 스틸이 정체불명이기는 해도 겉보기에는 미남인 데다가 전직 사기꾼이라 말빨도 좋아서 손님을 유치하는데 최적이었던 것도 있었다.[4] 레밍턴 스틸의 사기 스승인 대니얼 차머스를 맡은 배우 에프렘 짐발리스트 주니어가 바로 친아버지이다. 극에선 남주인공의 친아버지 역으로 나온다.[5] 동시기 간판 프로그램으로써 NBC를 먹여살린 A특공대,전격 Z 작전도 모두 비슷한 시기 종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