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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3~1933
1. 설명
미국 뉴욕 시에 살던 아일랜드계 알코올 의존증자이자 노숙자. 전직 소방수였으며 1933년 2월 22일, 향년 60세로 보험사기단의 음모에 빠져서 살해 당했다.그러나 사망하기 전까지 현실에 나타난 금강불괴, 만독불침 속성에 무슨 수호천사라도 따라다니는 건가 싶을 정도의 질긴 생명력을 보여준 인물로, 그 생명력은 가히 괴승 그리고리 라스푸틴의 미국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니, 사실 죽이려고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갔느냐는 부분과 결정적 사인을 생각하면 라스푸틴보다 더한 생명력의 소유자였다고 볼 수도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다니엘 크리스버그, 조셉 머피, 프랑크 파스쿠아, 토니 마리노
이 사진이 넷상에서 마이클 맬로이의 사진이라고 돌아다니는 사진인데 이 사진은 사실 맬로이가 아니라 위에 언급되어 있는 맬로이를 죽이는데 가담한 사람들 중 한 명인 토니 마리노의 사진이다. 마이클 맬로이는 남아있는 생전 사진이 없고, 시체 사진으로 추정되는 사진만 하나 있다.
평소 맬로이와 알고 지내던 악당 5인방이 있었다. 토니 마리노(Tony Marino)[1], 조셉 "레드" 머피(Joseph "Red" Murphy), 프란시스 파스쿠아(Francis Pasqua), 허쉬 그린(Hershey Green), 그리고 대니얼 크리스버그(Daniel Kriesberg). 이들은 부패한 보험 판촉사원과 컨택하는 데에 성공했으며, 맬로이 앞으로 생명보험에 가입시켜 놓고 보험사기 살해를 통해 보상금[2]을 얻으려는 속셈이었다.
맬로이는 마리노가 운영하는 밀주점의 단골이었으므로 마리노는 우선 술을 한도 끝도 없이 마시게 해서 쇼크사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어지간한 성인의 치사량을 한참 뛰어넘는 엄청난 양의 술을 마셨지만 맬로이는 죽지 않았다. 게다가 이 당시는 금주법 시대. 즉 맬로이는 공업용 알코올로 만든 술을 그렇게 마시고도 멀쩡히 살아남았다는 뜻이다! 평소 맬로이는 술을 마시다 마시다 필름이 끊겨 쓰러질 때까지 마시곤 했고, 다음날 멀쩡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곤 했으므로 그들로서는 확실히 처리를 할 필요가 있었다.
마리노는 맬로이의 술잔에 술 대신 부동액을 부어주었다. 맬로이는 그것을 마시다가 쓰러졌고 마리노는 그가 죽었다고 생각하며 쾌재를 불렀다. 그런데 맬로이는 죽지 않았고, 다음날 멀쩡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났다.
마리노는 이번에는 맬로이가 술에 진탕 취했을 때 부동액 대신 테레빈유를 주었다.[3] 물론 맬로이는 그것을 받아 마시고도 죽지 않았다. 기겁한 마리노는 다시 말 연고(horse liniment)를 먹였고, 그것이 다시 쥐약으로, 다시 메탄올에 흠뻑 적신 생굴로 이어졌다. 메탄올 굴은 파스쿠아의 제안으로, 그렇게 먹고 죽은 사람을 보았기 때문에 맬로이에게도 통할 거라 여겼던 것. 하지만 통하지 않았다. 그 다음에는 독약과 카펫 못이 뒤섞인 썩은 정어리 샌드위치도 먹여 봤지만, 그런 끔찍한 물건들을 먹고도 맬로이는 절대, 결코, 도저히 죽지 않았다. 맬로이는 언제나 그렇듯 멀쩡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났다.
이런 괴물급의 생명력에 멘붕이 와버린 마리노와 일당들은 맬로이에게 뭘 먹여서 죽인다는 생각 자체를 포기했다. 계획을 바꾼 일당은 기온이 무려 영하 26도까지 떨어진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날 밤, 그들은 술에 잔뜩 취해 정신을 잃은 맬로이를 들처업고 나가서, 눈보라를 뚫고 눈을 헤치며 밤길을 걸어 한적한 어느 공원의 눈 무더기에다 맬로이를 처박았다. 그리고 맬로이의 상의를 풀어헤치고 그의 드러난 가슴 맨살 위에다 19리터의 찬물을 쏟아부었다. 얼어붙어 가는 물을 바라보며 마리노 일당은 비로소 해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다음 날, 맬로이가 멀쩡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났다! 이래서야 마리노와 동료들이 심장발작으로 먼저 쓰러지지 않은 게 이상할 지경.
이번에는 그린이 자신이 모는 택시 자가용으로 맬로이를 치어 죽이기로 결심했다. 그는 맬로이를 향해 시속 72km의 속도를 밟으며 돌진했고, 맬로이는 그 길로 황천길로 가...는 대신 병원에 실려갔다. 골절상을 진단 받은 맬로이는 3주 후에 건강한 모습으로 무사히 퇴원했다. 맬로이가 죽었으리라 생각하고 3주 동안 만세를 외치며 축제를 즐기던 마리노 일당은, 3주 후 맬로이가 멀쩡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자 패닉에 빠졌다.
마리노 일당은 마지막 방법을 쓰기로 했다. 2월 22일, 그래도 제 버릇 못 버린 맬로이가 술을 진탕 마시고 다시 곯아떨어지자, 그들은 머피의 방으로 맬로이를 끌고 가서, 맬로이의 입에 도시가스 호스를 물려놓고 그 속에다 가스 제트를 분사했다. 한 시간이 못 되어 맬로이는 가스 중독으로 사망했고, 길고 끈질겼던 악당들의 살해 계획은 마침내 성공했다.
그의 죽음은 우습게도 노인들의 주요 자연사 원인 중 하나인 폐렴(lobar pneumonia)으로 인한 것이었다고 발표되었고, 이 평범한 노숙자는 그렇게 세간의 시선을 피해서 얼렁뚱땅 매장되었다. 그리고 이 범죄는 완전범죄로 귀결되는 듯했다.
그런데 이런 기막힌 경험을 한 마리노 일당은 입이 근질거려서 견딜 수가 없었다. 단순히 입이 가벼워서만은 아니고, 보험금 분배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급기야는 경찰의 귀에까지 "금강불괴의 사나이 마이크"(Mike the Durable) 또는 "강철사나이 마이크"(Iron Mike)[4] 이야기가 흘러들어가게 되었다. 멜로이의 시체는 꺼내어져 부검되었으며, 그 결과 결국 마리노 일당은 뒤늦게 자신들의 방정맞은 혀를 탓하면서 완전히 무너졌고, 수감된 허쉬 그린을 제외한 나머지 일당들은 싱싱 형무소(Sing Sing)에서 전기의자에 앉아 전기의자형에 처해졌다.[5]
2. 여담
여러 측면에서 서로 다르기는 하지만 그리고리 라스푸틴의 사망 이야기와 비교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쨌건, 라스푸틴과는 달리 맬로이의 이야기가 기막히기는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질 나쁜 사기행각의 일환으로 평범하고 무고한 사람이 죽었던 사건이라는 점은 기억하자.60살에 이 정도인데, 전직이 소방관이었던 것을 보면 젊었을 때는 그 강인한 몸으로 재난 현장에서 여러 사람 구한 영웅이었을지도 모르건만 이렇게 생을 마감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6] 뭘 어쨌길래 알코올 중독의 노숙자가 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아마도 현장에서 얻은 PTSD 탓일 가능성도 있다.[7]
1993년에는 맬로이를 주제로 한 연극이 공연되었고, 그라인드코어 밴드 "아고라포빅 노즈블리드"(Agoraphobic Nosebleed)에서도 마이클 맬로이라는 이름으로 곡을 쓰기도 했다. 네덜란드의 록 밴드 "선번"(Sunburn) 역시 데뷔 앨범의 첫 곡에서 맬로이의 사연을 소재로 삼았다.
어쩌면 한국영화 하면 된다의 모티브가 된 인물일지도.
사진이 없는 것은 그렇다 쳐도 이렇게 기상천외한 일을 겪은 인물임에도 드러난 정보가 거의 없어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아무래도 역사적 사건에 휘말리거나 영향을 끼친 인물이 아니라 하나의 충격적 일화의 주인공 정도다보니 상대적으로 알려지기 불리한 조건이긴 하다.
[1] 상술했듯이 위의 사진 속 인물이다.[2] 당시 3,500달러. 2011년 현재 CPI 기준으로는 61,000달러 이상.[3] 테레빈유는 페인트, 구두약 등에 포함되어 있는 화공약품으로 먹을래야 먹을 수가 없는 물질이다.[4] 이는 후에 마이크 타이슨의 별명이 되기도 한다.[5] 왜 허쉬 그린만 처형되지 않았는지는 알 수 없다. 동료들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는 대가로 혼자 사형을 면하는 플리바게닝일 수도 있다.[6] 물론 60대는 요즘 노인이라고 볼 수 없는 연령이지만 그 당시에는 할아버지의 나이였다.[7] 실제로 소방관은 PTSD에 잘 걸리는 직종들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