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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7-20 00:43:21

만절필동

1. 개요2. 상세3. 문재인 정부와 만절필동

1. 개요

萬折必東[발음: 만:절필똥]

순자 유좌편에서 등장하는 사자성어.

직역하면 황하는 아무리 굽이가 많아도 반드시 동쪽으로 들어간다는 뜻으로, 네이버 국어사전에서는 '충신의 절개는 꺾을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했지만 한국고전용어사전에서는 "곡절이 있으나 마침내 본 뜻대로 나간다."라고 해석하였다.

역사적으로 한국에서는 중국에게 사대한다는 뜻에서 (재조지은과 함께) 인용되었던 글귀다. 실제로 이 글귀가 인용된 조선 시대 문화재가 많다.

2. 상세

현대인에게는 별로 친숙한 사자성어는 아니다. 후자의 뜻이 절대적인 상하관계를 드러내기 때문에 평등을 주요 이념으로 삼는 민주 사회에 쓰임새가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도 가평군에 있는 조종암에는 선조가 쓴 "만절필동" 글귀를 바위에 새겼고 충청북도 괴산군 청천면 화양동 계곡 바위에는 우암 송시열이 쓴 글귀가 있다.

어느 방송에서 이를 "임금에 대한 충절은 변함이 없다"로 소개한 적이 있지만 잘못된 해석이다. 선조는 물론, 송시열명나라를 섬기겠다는 뜻으로 글을 남긴 것이다.

조선 시대에 만절필동은 '중국에 바치는 충성'이라는 뜻으로 통용되었다. 명나라 만력제를 기리는 사당의 이름이 바로 '만절필동'을 줄인 말인 만동묘가 된 것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3. 문재인 정부와 만절필동

파일:노영민 만전필동.jpg

이 사자성어가 한국에서 다시 주목받은 이유는 노영민 당시 주중대사가 2017년 12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임장 제정식 때 방명록에 만절필동 공창미래(萬折必東 共創未來)라고 썼기 때문이다. 그 밑에는 한글로 "지금까지의 어려움을 뒤로 하고, 한중관계의 밝은 미래를 함께 열어나가기를 희망합니다"라고 써 놓았는데 대한민국 보수진영은 노영민 대사가 중국에 대하여 충성을 바치겠다는 의미로 이 사자성어를 쓴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노영민 대사를 맹비판했다.

그러나 만절필동이라는 말은 순자(荀子) 유좌편(宥坐篇)에서 자공이 공자에게 "군자가 물을 보고 느껴야 할 점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으니 공자가 "만 번을 굽이쳐 흘러도 반드시 동쪽으로 향하니 의지가 있는 것과 같다."라고 답한 것에서 나온 것이다. 중국의 지형이 동쪽이 낮고 서쪽이 높은 까닭에 반드시 중국의 하천은 대개가 동쪽으로 흐르듯 모든 일이 본래의 뜻대로 된다는 의미다.

즉, 원전에서 만절필동은 '무슨 일이든 결국 옳은 이치대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사필귀정'과 비슷하게 쓰였다. 개요 문단에서도 언급했듯이 네이버 국어사전에서는 '충신의 절개를 이르는 말'이라고 해석했지만 한국고전용어사전에서는 "곡절이 있으나 마침내 본 뜻대로 나간다는 말"이라고 풀이하였다.

다만 ‘만절필동’이 중국과 관련되어 쓰여온 사자성어라는 점은 한국도 알고 중국도 뻔히 알고 있다. ‘만절필동’은 중국인 앞에서 쓸 필요가 없는 말인데 굳이 써서 문제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노영민은 비판을 피할 수 없어졌다.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도 바른정당 소속 시절 원내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만절필동을 언급한 적이 있다. # 주중 한국 대사관도 이 사자성어를 사용한 것 때문에 시비가 일자 한중관계사드 배치 문제 등으로 우여곡절을 겪고 있지만 결국에는 다시 예전처럼 잘 풀릴 것이라는 뜻으로 이 사자성어를 인용했다고 설명했다. #

문희상 국회의장(당시)이 2019년 2월 12일 워싱턴 DC 의사당에서 낸시 펠로시 연방하원의장을 만나서 '만절필동'을 쓴 친필 휘호를 선물하였는데 중국에 충성을 서약하는 내용의 휘호를 미국 의회 지도자에게 증정했다는 점에서 문희상 의장이 대한민국의 체통을 훼손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