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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3-25 21:03:05

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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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우 요괴
1.1. 명칭1.2. 한국 설화의 전승들1.3. 성격1.4. 여우 신앙1.5. 여담1.6. 관련 문서
2. 미얄의 정장에 등장하는 도깨비3. 매구(검은사막)

1. 여우 요괴

대한민국 민간전승에 나오는 요괴, 요호.

여우가 천년을 살면 매구가 된다고 한다.

옛부터 쓰이던 말이지만 최근에 인터넷을 통해 다시 알려졌다. TV가 보급되고 전설적인 프로그램인 '전설의 고향'을 통해 구미호라는 단어가 퍼지기 전에는 여우가 변한 요괴들을 그냥 백여우, 불여우, 흑여우, 여우, 매구 등으로 불렀다. 옛 소설에서 구미호란 단어가 등장하긴 해도 일반 민중들에게 널리 퍼진 여우누이나 '여우고개' 같은 구전설화에서는 그냥 토속 이름을 애용했다. 경상북도 안동지방에서는 '미구'라고 변형되어 쓰인다.

두산백과에선 아예 꼬리가 아홉이든, 하나든 요술을 부리는 여우는 다 구미호에 속한다며 매구와 구미호를 사실상 동종 취급하는데 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이 한국 설화에서 이 둘의 명확한 구분이 없기 때문이다.

1.1. 명칭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이 매구란 단어는 세 가지의 뜻을 가지고 있다.
여우요괴를 의미하는 매구는 당연히 첫 번째의 것이다. 보통 중국에서는 여우가 천년을 수련하면 '천호', 즉 꼬리가 아홉으로 나뉜 영물이 된다 했으니 사전의 의미대로라면 매구는 구미호와 동일하거나 근연종에 해당할 위치이다. 물론 중국 산해경에 나오는 '청구(青丘)에 사는 아홉 꼬리의 짐승'과 한국의 토속 매구는 엄연히 다른 종류라는 의견도 만만찮은 게 사실. 구미호 항목에도 나오지만 같은 산해경이라도 남산경(南山經)은 구미호를 사람 잡아먹는 괴물로, 대황동경(大荒東經)은 그냥 청구에 산다고만 적고 있다. 그런가 하면 백호통(白虎通)이라는 고서에는 구미호를 자손 번영의 상징이라 말한다.

한국의 경우 규원사화[1]에 구미호를 뜻하는 게 분명해 보이는 글귀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이때 신령스러운 짐승이 청구(靑丘)에 나타났는데,
털은 밝고 희고 꼬리가 아홉 개가 달린 짐승이 서책(書冊)을 입에 물고 상서(祥瑞)함을 나타내는지라.
(중략)
신사년은 여을 임금의 원년이다. 태백산의 남쪽에 이상한 짐승이 나타났는데, 꼬리는 아홉에 흰 털을
지니고서 흡사 늑대 같았으나 사물을 해치지는 않았다.

매구와 구미호를 다르게 보는 시각은 이 규원사화의 신령한 짐승의 표현과 전래설화에 나오는 여우요괴의 이미지가 너무 다른 것에서 나온 것이다. 이 외에도 중국쪽의 현중기(玄中記)에 나오는 천호(天狐)의 고고한 신선 이미지도 매구와 구미호의 괴리를 벌여놓는 데 한몫했다. 한데 이 천호가 되기 위해서 선호(仙狐)들이 하는 짓이 바로 "매구"짓이라는 게 함정. 자세한 것은 구미호항목의 중국 문단에 나와있다.

현대인 지금에 와서는 이 매구라는 단어가 어디서 온 것인지, 구미호를 말하는 게 맞는지 아닌지조차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다. 천 년을 산 여우면 천 년 산 여우지 매구라는 단어는 원래 쓰던 경우가 아닌 이상 생소하기 짝이 없는데 사실 설화 채록본을 찾아보면 그냥 여우, 여시, 백여우라 칭하는 경우도 많긴 하다. 어쩌면 꽹과리를 매구라 부르는 것처럼 지역색이 강한 단어인지도…. 어차피 인터넷을 통해 서브컬쳐 세계에 등장한 만큼 그냥 한국 요호들에 대한 통칭으로 사용해도 별 무리가 없긴 하다. 또한 이 매구라는 단어는 미디어를 선점한 구미호에 비해 인지도에 있어서 비주류이기도 하고 부정적인 이미지이기도 하다.

"불여우"가 여성에 한해 비속어로 쓰이듯 "매구" 역시 지금도 일부 지역에서는 마음에 안드는 손 아래 여성에게 "저 매구 같은..."하는 식으로 쓰이는 모양. 소설 토지에서도 이 활용이 나왔다.[2]

두 번째 뜻인 "매구굿"에 대해서는 디지털영암문화대전에 잘 나와있다.
세 번째의 의미인 매파(媒婆)는 결혼을 중매하는 중매쟁이를 의미한다. 흔히 '뚜쟁이'라고도 불린다. 사전에 의하면 대체로 중년 이후의 노파들이었으므로 파(婆)·온(媼) 자가 붙었다. 또한 전통적으로 신분이 높은 집안일수록 자유연애에 의한 결혼을 배척하고 중매에 의한 결혼을 제대로 된 관례로 인정하였다. 고구려 건국신화의 유화(柳花)가 신분이 무려 천신의 아들인 해모수(解慕漱)와 얽혀 내쫒긴 이유가 바로 '중매'없이 남자를 만났기 때문이란 이야기까지 있을 정도. 그러나 정작 이 중매를 맡는 여성들은 신분이 천한 상민계급에 속했으며 바쁘게 양 집안을 오가며 혼사를 성사시켜도 그 보수는 양 집안의 형편에 따라 좌지우지 되는 입장이었다. 지금도 결혼 중매는 실패시 양쪽에서 따귀를 맞는단 말이 있을 정도로 민감하고 안 좋은 소리 듣기 십상의 일이다. 그만큼 과거 신분제 시절의 매파는 낮은 계급이면서도 눈치가 좋아 양가의 사정을 잘 살피면서 언변도 좋아야 하는 쉽지 않은 역할이었다.

1.2. 한국 설화의 전승들[3]

한중일 여우 유사성과 이미지라는 논문에 의하면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한국의 요호(매구)들이 체계적인 분류도 없이 중구난방에 달기타마모노마에 같은 걸출한 캐릭터가 없는 이유로 '지식층의 외면'을 들고 있다. 작품성, 재미를 갖춘 이야기와 그 인기로 힘을 얻은 매력적인 캐릭터는 그만큼 배운 사람이 소재로 다뤄야 하는데 한국은 홍길동 같은 인간 캐릭터는 있어도 인기를 얻은 구미호나 매구 캐릭터가 없단 것이다.

사실 있기야 있다. "구미호의 작난"의 구미호와 "율곡과 금강산 괴호"에 나오는 은여우가 그렇다. 다만, "구미호의 작난"은 이제서야 알려진 작품인 데다 여기의 구미호는 이름은 구미호이지만 능력은 그냥 둔갑과 미인계…. 소설의 배경이 중국이니 아마 달기를 모델로 한 이야기가 아닌가 한다. 다만 여기 구미호는 그래도 야망은 커서 신령들의 우두머리가 목표라고 하니 작중 세계관에서는 강자 대열에 드는 듯. 하지만 캐릭터 성으로는 차라리 "율곡과 금강산 괴호"의 은여우가 더 출중하다. 링크에는 아쉽게도 소설 스토리보다는 은여우의 캐릭터 스펙을 중점적으로 서술한 데다 푸짐한 덕력으로 점철된 글이니 개인에 따라 주의를 요한다. 일단 게시물에 소개된 은여우라는 캐릭터의 능력을 보자면, 1)금강산 산신령을 힘으로 내쫓아 차지하고 2)차지한 장소의 경치를 환상인지 뭔지로 잘 꾸며놨으며 3)둔갑술에 고위 소환술을 다루는 데다 4)힘을 다 잃어도 최후의 수단, 인간의 자식으로 환생이 가능하다.

재미있는 점은 구미호의 작난에 나오는 여우는 명색이 구미호이지만 능력과 성격이 너무 단조롭고 은여우꼬리가 아홉이 아닌 하나만 있는데도 스펙만 따지자면 중국의 달기와 일본의 타마모노마에를 능가한다. 문제는 이게 널리 알려지지도, 컨텐츠 개발도 되질 않았다는 것. 이 은여우와 연관이 있는지는 몰라도 아주 흡사한 스토리가 한 전래동화집에 실린 민담으로 네이버 사전에 소개되어 있다. 제목은 기문둔갑 설화. 여기의 여우도 구미호가 아닌 그냥 천 년 묵은 여우, 마녀로 표현된다. 한마디로 매구. 옛 한국에선 여우의 꼬리 갯수는 별 중요사항이 아니었던 듯하다. 이 여우는 산신령을 예전에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했으며 자신의 부적으로 용왕의 세 형제를 물리치지만 안타깝게도(?) 천신의 세 무사들에게 패한다. 내용 자체는 짧지만 이름도 없는 여우가 꽤 강하게 표현되어 있다.

"매구"라는 이름이 설화 자체에 확실히 표현된 것은 이 이야기다.

이 부류의 매구들 특징은 처음부터 인간의 아이로 태어났단 점이다. 삼신 할머니에게 여우 같은 딸을 기원해서 정말 여우 여동생이 태어나 버렸다는 비하인드도 전해지지만 일단 태생이 인간인 것은 맞다. 그리고 네이버에 소개된 "한민족문화대백과"의 윤회 항목을 보면 이런 내용이 있다.
또, 나쁜 버릇을 고치는 금기교육(禁忌敎育)에도 윤회설은 큰 역할을 하였다.
‘눈을 너무 흘기면 가자미가 된다.’, ‘손 든 날 장사를 치르면 망령(죽은 영혼)이 여우가 된다.’,
‘처녀 죽은 시체를 네거리에 묻지 않으면 구렁이가 된다.’, ‘고기뼈를 핥아 먹으면 죽어서 강아지가 된다.’
이와 같은 금기들은 윤회설에 입각하여 일상의 바람직하지 못한 버릇을 못하게 바로잡아 왔던 것이다.

이 문단 바로 위의 남존사상(男尊思想)에 윤회설이 이용되었단 내용과 여우누이 역시 남아선호사상을 대변하는 스토리로 주목받는단 점에서 흥미롭기도 하지만 죽은 사람이 귀신으로 변하는 것도 윤회의 하나로 봤단 점이 재미있다. 즉, 여우누이는 인간으로 태어났어도 그 육체 안에 다른 것의 혼이 들어있기에 매구, 혹은 여우가 된 것이다.

인간, 특히 밤에 수상한 짓거리를 하는 여성을 매구=여우처럼 생긴 뭔가로 보는 시선은 다음 이야기에서도 드러난다.

매구의 귀신과 흡사한 부분은 무척 흥미로운데, 위의 매구가 된 여자의 시체 피를 빠는 흡혈귀적 특성이 그렇다. 살아있는 사람의 피를 빨아 죽이는 경우는 이화전(李華傳)에 등장하는 은행나무 속에 사는 수천 년 묵은 여우 한 쌍이다. 고을에 부임하는 원님들을 연쇄살해하던 이들은 주인공이 나무를 베니 수컷은 죽고 암컷은 중국으로 달아나 황제의 총비(寵妃)의 탈을 쓰고 주인공 이화를 황제의 명으로 잡아들이게 하지만 이여백(李如白)의 혼령이 씌인 자물쇠의 간언으로 보라매를 소매 속에 숨겨가 위기를 모면한다. 여기의 매구는 생혈을 빠는 동시에 오래된 나무에 깃든 나무귀신의 성격도 보인다.[5]

그런가 하면 여우누이가 승리하고 가족은 몰살된 매구에서는 아예 무덤의 묏등(봉분)을 갈라지게 해 그 안으로 들어가는 특수효과도 발휘한다. 무덤이 갈라지며 그 안에서 백여우가 튀어나왔단 이야기는 한 소금장수의 설화에서도 보인다. 재미있게도 흡혈요소에 더해 무덤을 갈라 드나드는 능력은 바로 한국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여곡성귀신이 선보인 바 있다. 더욱이 이 영화의 귀신 월아는 서양의 공포SF 바디 스내쳐에서 보인 타인의 모습을 복제하고 원본은 없애는 도플갱어의 능력도 보유했다. 이 부분은 "이화전"에서 중국 총비의 모습을 빼앗은 여우도 보여준 부분이다. 1986년에 개봉된 "여곡성"이 전래설화인 매구들의 영향을 받았는가의 여부는 알 수 없지만 흥미로운 공통점임은 분명하다.

이렇게 여우는 구미호든 매구든 간에 그 동물 자체가 이미 오래전부터 죽음, 무덤, 시체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믿어졌다. 이것은 여우와 관련된 민간속신에 잘 드러난다.
“북쪽에서 여우가 울면 그 동네에 초상이 난다.”
“앞산에서 여우가 울면 부음(訃音)이 들어오고, 뒷산에서 여우가 울면 사람이 죽는다.”
"손(액운, 악귀) 있는 날 시체를 매장하면 그 시체는 여우가 된다."
북쪽은 공동 묘지가 있는 북망산을 상징하며, 음(陰)과 암(暗)을 가리킨다.
그리고 여우는 무덤을 파서 송장을 먹는다고 하며, 더군다나 북쪽의 여우는 죽음을 뜻한다.
그래서 여우의 울음은 죽음을 알리는 소리로, 저승사자의 출현으로 인식하였다.

귀신과 관련해서는 노구화호, 즉 여우로 변신하는 노파의 특성이 있는 서구할미도 연상되는 부분이다. 보통 마귀할멈의 전통 이미지로 이야기 되는 서구할미는 여우 외에도 미녀로 변신해 남자를 홀리는 매구적 특성과 어른에게는 역병, 아이들에게는 천연두를 내리는 재앙신적인 면모를 갖춘 귀신이다. 재미있는 점은 나라에서도 어쩌지 못한 큰 귀신인 서구할미가 효자의 쑥뜸에 어이없이 죽었다는 전승이다. 흔히 말하는 유교에 의한 토속귀신 탄압이 연상되는 최후. 물론 이 서구할미와 매구가 직접적 연관이 있는 설화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서구할미에 대한 것은 새우니, 마고할미 참조.

그리고 출신부터 초자연적인 존재가 여우로 변한다는 내용은 비형랑 설화에서도 보인다.
이런 여우, 혹은 매구의 부정적 인식은 아래의 두 설화에서도 드러난다.
옛날부터 여우가 사람을 속인다는 이야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유형화되어 있다.
이는 여우의 식생활 때문이다. 여우는 자기가 잡은 동물의 고기를 일단 땅 속에 묻어 뒀다가 파내서 먹는 습성이 있다.
땅 속에 묻혀 있던 사체에서는 인 성분이 타면서 도깨비불이 발산된다.
이 불을 보고 여우들이 모여든다는 말이 나돌았다.
그런 점 때문에 요괴라거나 사람을 속이는 요물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퍼졌던 것이다.

이런 무덤 훼손은 여우들 씨가 마른 지금이야 멧돼지 들이 벌이지만 전래설화에서 무덤을 파헤치는 주범은 여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 여우보다는 멧돼지의 굴착능력이 월등하니 진범은 멧돼지이고 여우는 나중에 나타나 멧돼지의 몫까지 덮어쓴 것인지도 모른다. 볼장 다 보는 사례들이 지금도 종종 벌어지며 여우는 사실 굴 파는 능력이 부족해 토끼오소리의 굴을 빼앗아 보금자리로 삼는다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동물들에 대한 과학적 자료가 풍부한 지금과 달리 옛날에는 여우를 호러블 몬스터로 볼 환경으로 충분했던 셈이다. 실제로 사람에게 더 큰 피해를 준 호랑이가 산신령의 사자로 여겨진 반면 고양이보다 좀 큰 정도의 여우를 사람 간 빼먹는 귀신으로 여겼단 점은 아이러니한 부분.

반면 등장하긴 '구미호'란 이름으로 나오는데 하는 짓이 영 격이 안 맞아 차라리 매구란 이름이 어울릴 이야기도 있긴 하다.
위의 두 이야기는 "여우누이"와는 반대로 여자가 매구, 혹은 구미호를 지혜로 퇴치한단 점에서 꽤 특이한 유형에 속한다. 분위기도 상당히 밝은 편.

그런가 하면 설화 채록본에서 여우누이 다음으로 많은 지명도를 자랑하는 이야기는 이런 종류이다.
그리고 영물로서의 매구가 인간을 제대로 홀리는 이야기도 있다. 인간이 끝까지 매구에게 놀아난다는 점에서 제법 흥미로우면서도 마이너한 유형.
여우가 당하긴 하되 인간이 감당못할 후환을 남기는 경우도 있다. 이 여우는 인간이 되고 싶어 유형은 아니지만 인간과 동굴에서 살고 자식까지 봤는데도 그 인간이 화근이 되어 짐승이 죽는단 점에서 곰나루 전설과도 비슷한 면이 있다. 그러고 보니 아기곰이 단역 출연하네? 게다가 이 곰나루는 선녀와 나무꾼의 성별 역전 버전.
또는 여우가 인간으로 둔갑하는 모습은 나오지 않지만 처음에는 마을의 들을 잡아먹는 것에서, 여우 한 쌍 중 하나가 죽으니 사람들의 이 없어지는 것으로 일이 커지는 설화도 있다.
반대로 인간한테 결국 당하고 마는 매구들 이야기라면 "여우 잡는 몽둥이 유형"과 함께 역시 이쪽의 설화들이다.
좀 뜬금없지만 고양이와 융합된 듯한 모습의 요호가 등장하거나 '삼족구'[6]나 사냥견도 아닌 평범한 집고양이에게 정체를 들켜 도망친 이야기도 있다.
특이한 꼬리 개수와 아래 나올 서낭고개 여우처럼 인간을 사모한 여우라는 스토리임에도 거의 알려지지 못한 여우도 있는데 무려 수천 년을 산 불여우이며 특이하게 꼬리가 여섯 개이다.
이 외에 꼬리가 무려 99개나 있어 그런지 여우가 인간에게 털리고도 끝까지 살아남은 설화가 전해진다.
여기 나오는 여우는 꼬리가 아흔아홉인데도 그 능력은 위에 소개된 '은여우'만 못하다는 게 유머. 하지만 다양한 술법과 끝까지 생존한단 점에서 꽤 유능하다. 요술로 병을 퍼뜨린다는 점에서 "여우잡는 몽둥이" 특성. 그리고 사람이 황소가 되는 "소가 된 게으름뱅이"의 요소가 복합된 설화란 점이 흥미롭다. 이런 점을 보면 한국의 전래설화에서 여우의 꼬리 개수로 등급을 정하는 야호-선호-천호의 중국식 구분은 의미가 없는 게 확실하다. 사람을 부모로 두고서도 무덤을 오가며 가축과 사람의 간을 빼먹는 귀신이건, 산신령을 목표로 수련해온 여우이건 간에 예외 몇을 제외하고 맡은 역할과 능력이 다 비슷하니 말이다.

그리고 그 예외 몇에 해당하며 현재의 한국에서 구미호를 일약 스타로 만든 '사람이 되려다 죽은 매구'가 있다.
그리고 아주 드물게 성공한 여우의 이야기도 있다!
매구='천년 묵은 여우'의 죽음과 관련된 불길한 이미지를 여우누이가 맡고 있다면 반대로 "팔백이와 여우"에 나온 여우는 풍요와 행운의 상징을 보이고 있다. 팔백이 이야기 중간에 고향의 농사를 돕기 위해 주인공을 보낸단 점과 항상 풍족한 재산이 그렇다. 이런 행운의 매구에 해당할 다른 설화가 공 갚은 여우 설화다. 보쌈이라는, 주인공에게 신부감을 찾아준 수단이 현대적 관점에선 빼박 범죄행위이나, 이야기 속 주인공에게 이런 저런 행운을 안겨준 것은 맞다. 그리고 위의 서낭고개에 나온 백 년 여우도 단 하룻밤 만에 덕칠을 부자로 만들어 주었다. 단, 이 경우 환영인지 진짜인지는 불명이다.

물론 이 "팔백이와 여우"의 복락(福樂)형 여우들과 "여우누이"에 나오는 액살(厄煞)형 여우를 같은 매구로 묶어야 할지, 따로 구미호와 매구로 나눠야 할지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이렇듯 여우가 단순히 불길한 동물이 아닌 길조의 상징도 있었단 흔적은 의외로 전통 부작[8] 문화에 남아있다.
여우부작
이런 음양화합과 소원성취의 부분에서 잊지 말아야 할 설화가 또 있는데 바로 고려 귀주대첩의 명장 강감찬의 여우설화이다.
강감찬 여우설화: 주막에서 술에 취한 강감찬의 아버지는 주막 여인의 유혹에 동침하는데 다음 날 보니 주막은 없어지고 혼자 바위에 누워있었다. 몇 개월 뒤 밤에 여우가 울어 나가 보니 그 주막이 있던 바위에서 여우가 사람의 아이를 낳고는 사라져 그 아이=강감찬을 집으로 데려와 키우게 된다. 강감찬 항목에서는 약간 도교색이 입혀진 설화로 소개된다. 여우의 속신과 상징을 해석한 사전에서는 이 강감찬을 낳은 여우를 지혜풍요의 암시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중국과 일본의 너구리가 둔갑으로 유명하듯 한국 역시 너구리에 관한 전래설화가 몇 있다. 이 동물도 사람 마을에 자주 내려오고 앞발을 손처럼 쓰며 나무도 타는 영악한 동물로 그 지능은 여우에 지지 않는 것으로 많이 묘사된다.

1.3. 성격

일단 매구란 존재를 파악하기 위해선 여우라는 동물에 대해 알아야 한다.

여우 항목의 자료를 빌리자면 가장 흔한 붉은 여우(불여우)의 경우 몸길이 50 ~ 70cm, 꼬리길이 30 ~ 60cm, 어깨높이 30 ~ 40cm, 체중 3 ~ 6kg로 고양이보다 조금 크고 살쾡이, 중형견 등과 비슷한 크기인데 유럽의 경우 8kg 내외, 미국이나 일본에 사는 종은 4 ~ 5kg이다. 이렇다 보니 늑대는 물론 그 늑대에게 학살 당하는 코요테에게조차 체급에서 밀리는 약소 동물. 하지만 야생 맹수들이 다 그렇듯, 자신보다 더 작은 족제비너구리, 담비 정도는 탈탈 털어버린다고 한다. 서울동물원 사전에 의하면 최고 48km/h의 속력을 낼 수 있으며 지구력도 좋고 2m 높이의 장애물을 뛰어 넘는 점프력에 수영도 잘한다. 자료에 따라서 어느 정도 나무를 오른다는 설명도 있으며 위키백과에는 아예 고양이와의 유사성에 대한 주장도 있다. 물론 이 부분은 출처 불명 주의가 달려 있으니 유의할 것.

또한 같은 개과인 늑대가 질서가 잘 잡힌 핵가족 무리를 이루는 것과 달리 여우는 1~2월에 교미를 해서 51~59일의 임신을 거쳐 초봄에 2~9마리의 새끼를 낳아 그 해 늦여름이나 가을에 독립시키니 집단성은 약한 편. 향토문화사전에는 여우가 일부일처제를 고수한다 써있으나, 서울동물원에선 한 마리의 수컷이 두 마리의 암컷과 새끼들로 무리를 이루며 정착하기 전 이동생활도 하는 것으로 설명하니 같은 붉은 여우라도 지역에 따라 습성에 차이가 나는 듯.[9] 수명은 사전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평균 10년 정도로 써 있으며 야생에선 3~4년 이상 살기 힘든 것으로 본다. 또한 야생동물들 중에서도 항문선의 체취가 심한 편이다.

약한 체급을 지능으로 메우는지 적응력이 뛰어나 열대와 극지를 제외한 여러 지역에 서식하는데 북극여우처럼 툰드라는 물론 산악지역에서도 살고 있다. 특히 인간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 여우 항목에 "사람이 뭔가를 하는 걸 보면 유사시에 바로 모습을 감출 수 있는 숲 입구나 언덕 능선 가에서 유심히 구경하는 버릇이 있다."라 써 있을 정도. 영국의 경우는 번성을 넘어 아예 길고양이처럼 사람과 영역을 공유하는 경지라고 하며 서울동물원 사전에서도 여우가 그 영리함 때문에 인간들 근처에서 생활한다고 나온다. 이는 설화의 요괴와 같이 인간을 이용하려는 교활함으로 비치기에 딱 좋은데 실제로도 그런 면이 있지만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러시아의 반려동물화 연구[10]가 상당한 성과를 얻을 정도로 여우의 같은(?!) 특성은 재조명을 받고 있다. 개와 더 닮은 늑대와 개의 혼혈인 늑대개가 성격면에서 개체차가 심하며 그만큼 인간 친화성이 약한 부분이 많이 보고되는 것과 비교하자면 여우가 단기간에 높은 친화력을 보인 것은 놀라운 부분.

이런 여우의 영리함에 대해 많이 알려진 이야기는 이렇다.
동서양의 많은 이야기에 등장할 만큼 흔하게 보이고 민가에도 자주 내려오던 동물이지만 21세기 들어 전세계적인 남획 및 산업화에 의한 서식지 파괴로 그 수가 급감, 많은 지역에서는 멸종위기라고. 한국의 경우 일제강점기 시절 모피 열풍에 의한 남획과 새마을 운동 때 쥐약살포를 멸종 이유로 꼽고 있다. 최근 소백산에 여우를 방사하는 야생동물 복원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밀렵 등의 이유로 이렇다 할 성과는 미미한 모양. 본래 여우는 동서양 공통으로 농가에 침입해 가금류를 훔치는 해수(害獸)로 인식되었지만 근래에 들어 동물들에 대한 과학적 지식이 쌓이면서 페스트 보균동물인 를 구제하는 익수(益獸)로 재평가 되었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 복원된 늑대 역시 현대에 와서야 생태계 조절자로서 온당한 평가를 받은 것과 같은 사례.

식성은 잡식이지만 육식에 가까우며 설치류 사냥에 특화되어있다. 그외의 소형 포유류, 개구리, 도마뱀, 절지류, 소형 수상동물도 사냥하고 나무열매도 먹는다고 한다. 주요 먹이감은 , 특히 들쥐 같은 작은 설치류이며 눈 밑의 먹이를 청각으로 추적해 수직점프+낙하를 이용한 사냥법이 특기이다. 크고 아름다운 꼬리는 이때 방향타 역할을 한다. 겨울에서 봄까지는 들쥐와 멧토끼, 여름에는 갑충류, 가을에는 과실류를 주로 먹는 등 계절과 서식 환경에 따라 식성을 적응시킨다는 설명도 보인다.

또한 같은 과에 속한 늑대, 과 마찬가지로 단맛을 좋아한다고 하는데 이런 이유인지는 몰라도 곶감을 이용한 여우 사냥을 그린 만화 이야기가 곶감 항목의 각주에 소개되어 있다. 그리고 같은 내용이 황석영 작가의 장길산 4권에 나와 있어 예전부터 퍼져있던 민담으로 보인다. 다만, 뒤에 연결되는 내용을 보면 실제 이런 사냥법이 있었다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옛날 이야기 정도로 이해해야 할 듯. 하지만 개과 동물들이 단맛을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다.
여우란 놈이 단것을 좋아해 참외도 가장 잘 익은 것만을 골라 파먹는다.
시설이 하얗게 뿜어진 곶감은 여우가 가장 좋아하며 그것이 여남은 개만 있으면
여우를 가죽 한점 상하지 않게 잡을 수 있다.
우선 곶감을 실에 꿰어 여우가 다니는 길목에 나지막히 매달아둔다.
의심 많은 여우는 망설이다가 결국은 따먹고 안심하여 맛을 들인다.
다음에는 좀 더 높이 곶감을 매달아 여우가 앞발을 들고 일어서 먹게 만든다.
다음날은 간신히 뒷발로 버티고 서야 먹을 수 있는 높이로 올린다.
마지막 날은 튼튼한 끈에다 삼면에 갈고리가 달린 삼봉낚시를 달아 곶감으로 잘 싸서
여우가 깡충 뛰어야 겨우 닿는 위치에 매단다.
드디어 그해 겨울은 볼따구니를 데우며 삼동을 넘기는 것이다.
그리고 우연인지 아닌지 웹툰 호랑이형님에 등장하는 구미호, 혹은 매구에 해당할 캐릭터 '시호'와 '미호'가 곶감을 먹는 장면이 있다. 서구권에서는 이솝우화의 "여우와 포도" 이야기에 나오듯 포도를 좋아해 예로부터 포도밭을 망치는 주범으로 지목되었다.[12] 또한 개과 동물답게 포식을 충분히 했으면 잡은 먹이를 땅에 묻어 저장했다가 나중에 파내어 먹기도 한다. 반대로 먹이가 부족하면 동물의 사체를 처리하는 스케빈저의 모습도 보이는데 이는 늑대나 사자같은 상위 포식자들도 갖춘 야생의 덕목(?)이다. 이런 모습들이 민가 근처에 서식하는 특성과 맞물려 자주 목격되기라도 했는지(...) 한국에서는 여우가 썩은 고기에 사족을 못쓰는 성격으로, 무덤 속 시체를 파먹는 요괴로 많이 알려졌다.

한국의 경우 현재 여우가 없어지자 그들이 활약하던 괴담에서 고양이가 대신 활약을 하는 풍조인데 대표적인 케이스가 홍콩할매귀신이다. 위에 소개된 설화들과 홍콩할매귀신을 비교해 보면, 이 고양이 귀신처럼 아이들에게 공포심을 유발하고 심지어 어른들에게도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 호러장르의 주 소재가 바로 매구였다 봐도 무방할 것이다. 여우와 무덤 사이의 속설들만 해도 그렇고.

이런 홍콩할매 같은 호러물 부분에 딱 부합하는 여우=매구 설화가 경기도 안산시에 전해진다. 공동묘지 여우 할멈이 그것인데, 밤이면 노파로 변신하는 여우로 무덤에 살며 시체를 파먹는 죽음의 이미지하며 서구할미와의 연관성이 의심되는 어린아이나 아녀자를 홀려 깊은 산속으로 끌고 들어가 옷을 홀딱 벗기고 갖은 희롱을 한다[13]는 부분. 그리고 내용 중 계속 암시되는 아이들 돌림병과 그렇게 죽은 아이들의 무덤 아총(兒塚)의 강조가 그러하다. 본문의 모티브 분석에 공동묘지가 있는 마을이면 이와 비슷한 괴담들이 전해온다는 내용에서 본래 무덤에 대한 공포가 처녀귀신보다는 매구의 것이었음을 짐작케 한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는 것을 암시하듯 석유불에 쫒겨난 누런 짐승은 이 땅에서 사라진 여우들처럼 아이들 기억에서도 잊혀졌단 결말을 보여준다. 뭐, 여우누이는 지금도 현역이지만....

그리고 불길한 징조와 관련해 에드거 앨런 포검은 고양이스티븐 킹애완동물 공동묘지에서 보이듯 서양에서는 오래전부터 여우가 아닌 고양이가 바로 마녀악마의 앞잡이로서 괴담의 주 소재가 되어 교회에 의한 학살을 당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와 관련해 사악한 악마는 아니지만 카트시라는 요정은 장화신은 고양이의 모델 중 하나로 꼽히며 여우 못지 않은 트릭스터의 재능을 발휘한다. 동양의 여우가 꼬리 9의 요괴가 된다면 서양의 고양이는 목숨이 9개라는 속설로 유명하다. 고양이에 대한 서양의 속신에는 고양이가 늙으면 악마마녀로 변한다는 이야기까지 전해진다! 현실에서 쥐나 사냥하는 소형 동물이 괜한 편견에 귀신이 되어버리긴 여우나 고양이나 매한가지.

그러고 보면 여우는 작은 체급하며 개과 동물 주제에 세로로 긴 고양이눈과 도망치면서도 인간을 관찰하는 영악하고 날렵한 모습 등, 여러모로 고양이와 비슷한 동물이기는 하다. 위에 소개된 "동래화지산 산터"에 나온 요괴는 반호(狐)반묘(猫)로 묘사된다. 이 두 동물은 사람들 곁에 자주 출몰하며 그만큼 영리하고 대담한 모습을 보이지만 체격이 작아 쉽게 위험에 빠지는 좀 허당스러운 실체가 공통점이다. 매구들이 허세라 불려도 좋을 만큼 평범한 사람에게도 잘 죽는 이유는 옛 사람들이 여우의 현실적인 한계를 잘 알고 있어서였는지도 모른다.[14] 인간이 호랑이라면 매구는 곶감이다.

그런가 하면 실제로 요물 같은 대담함과 생존력을 보인 사례가 몇 있긴 하다. 여우에게 운이 좋았던 케이스이긴 하지만.
재미있게도 여우의 잦은 민가 출몰[15]은 서양에서도 부정적으로 보였는지 성경사전에 의하면 사랑을 방해하거나 교회의 세력을 적대하는 사탄의 무리들, 거짓 예언자들을 비유하는 말로 정의되고 있다.

종교대학사전에는 여우 이미지에 대한 동,서양의 것을 축약해 놓았다.
다음은 설화 속 매구들의 악행에서 나오는 성격의 분류이다. 편의상 이제 꽤 익숙한 서양의 7대 죄악을 빌리겠다.
의외로 7대 죄악 중 질투나태에 해당하는 모습은 찾기가 힘들다. 굳이 질투를 찾자면 인간이 되기 위해 남편의 간을 먹으려다 포기하고 죽은 "서낭고개 전설"의 백 년 여우가 있다. 인간을 선망했으니 목숨을 걸고라도 되려 했을 테고 선망은 질투의 다른 이름이니 얼추 비슷하긴 하다. 대부분의 여우 설화에서 그냥 인간을 홀려 조롱하거나 신령이 되는 게 목적인 설화들이 많이 있어 인간이 되는 데 목숨을 거는 매구는 거의 없었음이 의외의 사실. 나태야 여우하고는 원체 거리가 멀고.

결론적으로 매구는 탐욕, 식탐, 색욕, 분노, 교만에 해당하는 모습을 다 보이되, 나태한 모습이 나온 설화는 없다.[19] 특히 제 잘난 맛에 날뛰는 교만한 모습이 많이 보인다. 오히려 인간을 선망한 질투의 죄에 속하는 "서낭고개의 백년 여우"는 여우 설화에서 비주류의 유형이며 교만한 태도하고도 거리가 멀다는 게 특이사항이다. 신분제에 갇혀 살던 과거와 달리 매구들의 이런 쾌락주의적이고 이기적인 특성은 현대인에겐 차라리 동질감으로 다가올 요소들이다. 문제가 있다면 지나친 이기심으로 인한 윤리의식 부족일 것이다.

더 단순하게 행동유형으로 나눌 수도 있다.
추가로 설화에서 보이는 매구들의 능력을 종합해 보면 일단 이렇다.
마지막 간을 빼먹는 부분은 "벼룩의 간을 내먹는다."라는 속담처럼 실제의 장기 손상이 아닌 후유증이 심한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당했다는 메타포로도 볼 수 있는데, "이순풍과 여우", "배극렴과 백여우", "공 갚은 여우"에서 피해를 본 엑스트라들의 경우가 그렇다.

1.4. 여우 신앙

한국의 매구 이외에 동양의 대표적인 여우 캐릭터 하면 역시 구미호를 빼놓을 수 없다.

구미호팜 파탈적이고 서큐버스적인 이미지는 봉신연의(封神演義)에 나오는 중국 상(商)나라 주왕(紂王)의 총비(寵妃)였던 달기(妲己)가 워낙 유명해졌기 때문에 지금까지 그렇게 전해지는 것이라고 한다. 일본의 삼대악귀 중 하나인 타마모노마에의 모델로 거론되는 것이 바로 이 '달기'일 정도이니 창작물의 파급력을 실감할 수 있는 부분. 본디 구미호는 고대의 전각화에서 서왕모 옆에서 태양을 상징하는 삼족오, 달의 두꺼비와 함께 상서로운 존재[23]로서 자리한 영광스런 과거[24]가 있다.
이 구미호를 도교적으로 해석해 인간이 신선이 되듯 보통의 여우가 수련해 (道)를 얻어 하늘에 오른 것이란 해석이 서진(西晋) 시대의 박물지인 《현중기(玄中記)》에 등장한다.
아홉수의 상징 구미호 외에 오래 묵은 여우에 대한 신앙으로 중국의 오대선(五大仙) 신앙이 있다. 옛부터 천진지방을 중심으로 한 북부에 다섯 동물신인 '호선(胡仙=여우)', '황선(黃仙=족제비)', '백선(白仙=고슴도치)', '유선(柳仙=뱀)', '회선(灰仙=쥐)'을 섬겨온 이 풍습은 오가지신(五家之神)이라고도 한다. 링크의 설화에서는 여우나 쥐가 재앙을 경고해 사람들이 사전에 피할 수 있게 하든지 반대로 마을을 수몰시키는 재앙을 내린다. 이들은 숭배하면 재복을, 소홀히 다루면 재앙을 내리는 전형적인 토속 원시신앙적 면모를 보인다. 공경의 의미로 호칭을 본래의 동물과는 상관 없는 한자를 사용한다고 한다.[25]

그리고 오대선 외에도 여우를 민간신앙의 대상으로 섬긴 경우는 많아 보인다.
당나라 초기부터 백성들은 여우신을 많이 섬겼다.
집안에서 제사를 지내면서 복을 빌었으며 사람들에게 바치는 것과 같은 음식을 바쳤다.
그러나 섬기는 여우신은 제각기 달랐다.
당시 "여우요물이 없으면 마을이 생길 수 없다."라는 속담이 있었다.
한중일 여우 이미지의 유사성과 차이에서 발췌

중국의 오대선 신앙은 흔히 보이는 동물들이란 점에서 한국의 업(業) 신앙과 흡사하다. 업(業)은 집안에서 모셔지는 가정신앙이며 주로 재물운은 관장하는데 뱀이나 족제비, 두꺼비, 지네. 때로는 소나 돼지·닭·개·고양이 등과 같은 동물을 대상으로 한다. 실제로는 집 안에 들고 나가는 운수의 개념을 동물에 대응시킨 것으로 무당이 점지해준 광이나 장독대 같은 곳에 짚주저리를 뚜껑으로 한 쌀 담은 단지를 신체(神體)로 모신다. 가장 흔한 업은 구렁이인데 이 구렁이가 집근처에 보이면 업이 나가려는 징조로 보았다. 그런데 유독 여우만은 업신에서 제외되어 있다.

그런가 하면 일본에는 여우 신사로 유명한 이나리 신앙이 있다.참고로 이나리 신앙은 여우를 신격화 한 것이 아닌, 신의 사자이자 신사의 상징으로 여우를 내세운 것이다. 일본에서의 여우는 자비와 사악함을 동시에 지닌 양면성을 가졌다고 한다. 중국의 여우처럼 신 그 자체는 아니어도 신성과 연결된 영물의 면모가 있음은 분명하다. 사실 일본에서 그 자체로 섬겨진 동물은 대신(大神)이라는 뜻의 '오오카미'와 발음이 똑같은 늑대(おおかみ:오오카미)이다.

이런 외부의 영향인지, 한국 고유의 것인지는 몰라도 규원사화에 나오는 신성한 흰 구미호 역시 후대의 요물 여우와는 아예 혈통이 달라 보이는 영물로 취급되고 있다. 이런 여우의 상서로운 영물로서의 흔적이 보이는 설화들을 보자면 이렇다.위에서 강감찬 설화를 제외한 매구들 공통점은 주인공에게 생활의 근간이 되는 재화(財貨)를 로또급으로 터트려 줬다는 점이다. 일본 이나리의 신능 중 하나인 성공이 연상되기도 하는 부분이다. 고려를 구한 강감찬 탄생설화에 나온 여우는 재복보다 더 큰 의미를 지니는데, 퇴계 이황과 토정 이지함같은 실존인물 능력의 상징이 된 '여우구슬'의 상위호환격이다.

그런가 하면 신라시대의 삼기산 흑여우신은 은 주지 않지만 대신 원광법사에게 승려로서 수련하는 자세와 수나라 유학의 방편 등 지혜 쪽에서 도움을 준다. 유학 자금도 내줬을지 또 모를 일이지만
고본수이전(古本殊異傳)에 나오길, 원광법사는 30세에 삼기산(三岐山)에서 수련을 하였다. 그러다 그 산의 의 부탁을 받고 역시 같은 산에 거하며 수련을 하던 다른 승려에게 자리를 옮길 것을 권하나 여우귀신의 말에 미혹되지 말라는 무시를 받고 거절당한다. 그날 밤 벼락치는 소리가 들렸고 다음 날 보니 그 승려의 거처가 산의 일부가 무너진 잔해에 깔려있었다. 그 뒤 산신은 원광에게 중국으로 유학을 떠날 것을 권유하고 길을 모른단 원광에게 그 방법도 자세히 알려줘 큰 도움을 준다. 유학을 끝내고 돌아온 원광법사가 삼기산에 돌아와 산신에게 감사하며 본모습을 보여줄 것을 부탁하자 커다란 팔뚝이 나타나 아침 구름을 뚫고 하늘에 닿는 형상을 보여줬다. 그리고 원광과 산신은 윤회전생에서 서로를 도울 것을 약속한다. 이후 산신이 자신은 죽을 때가 되었으니 원광에게 저승길을 배웅해달라 부탁한다. 원광이 그 장소에 가보니 옻칠을 한 듯한 검은 여우가 마지막 숨을 고르다 세상을 떠났다.
원광법사, 원광법사설화
이 설화에 대한 많은 해석에서 그 위광과 위치가 차츰 역전된 원광법사와 삼기산신의 관계를 두고 불교의 융성과 그로인해 위상이 하락한 토속신앙의 암시로 보고있음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토속종교의 샤먼인 무당은 권위가 차츰 낮아져 조선왕조에 들어서는 가장 미천한 신분이 되었고 교육수준도 하향되어 생각과 행동에 제약이 커진다. 결국 기득권인 유학자들은 물론 양민들에게도 좋게 봐주면 선무당, 나쁘게 보면 사기꾼 취급을 당한 점이 매구와 다를 바 없는 처지가 된다.[27]

일반화는 금물이긴 해도 이렇게 무당과 매구를 연결시키며 사람을 해쳤든 아니든 마땅이 죽여야 한다는 시각은 "둔갑한 여우"에서도 드러난다. 이 설화 속 백여우는 병을 퍼뜨리지도, 무덤을 파헤치거나 닭을 잡아먹었단 내용은 없고 그저 부자 동네에서 용한 점술을 인정받아 살았지만 해골을 머리에 써 변한 여우라는 이유만으로 맞아 죽게 된다. 그리고 여우를 죽인 사람은 큰 돈을 사례로 받아 부자가 된다. 어떤 의미론 풍요의 여우 게다가 불교 역시 토속종교를 적극적으로 위축시킨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 고려 중기의 고승 진각국사 혜심(眞覺國師 慧諶) (1178∼1234)에 관한 자료에 "무당집과 사당을 허물기를 좋아하고..."라는 문장으로 나온다. 물론 이는 후대에 덧붙여진 내용일 수도 있다.

중국의 구미호가 서왕모 시절에서 달기 시대를 거쳐 이미지가 많이 변했듯 한국의 매구들 역시 시대에 따라 변천한 모습이 설화 속에 드러나고 있다. 중세 이후의 매구와 그 이전 고대의 매구의 차이점은 위 설화에 소개된 "원광법사와 삼기산 여우신" 이야기와 현재 많이 알려진 여우들 이야기만 비교해 봐도 분명하다. 중국 북송(北宋)시대에 완성된 잡학서이자 설화집인 태평광기(太平廣記)에 이런 구절이 있다고 한다.
당(唐) 나라 도사(道士) 나공원(羅公遠)이 유성(劉成)으로 둔갑한 천호(天狐)를 죽이지 않고 멀리 신라로
내쫓아 보냈더니 지금도 신라(新羅)에서는 유성신(劉成神)이 있는데 그 나라 사람들은 그를 경건히 모신다.
《견양영(汧阳令)》, 태평광기(太平廣記), 권449.
물론 태평광기는 역사적 사료의 가치는 없으며 여기 나오는 나공원도 가공의 인물이니 이 구절로 한국의 구미호가 중국 유래라거나 하는 근거로 삼는 것은 속단이고 금물이다. 다만 삼기산의 여우신이 설화로 전해지니 만큼 신라시대 즈음 여우신앙이 존재했을 일말의 가능성을 비출 뿐이다.

그리고 서양, 그것도 독일에 곡물을 관장하는 신이 있어 늑대, 개, 토끼, 여우, 수탉, 말 따위의 형상을 취한다고 한다.
독일에서는 곡식을 보통 곡물의 어머니라는 호칭으로 의인화 한다. (중략) 스티리아의 한 마을에서는 한밤중에 밭에 나가면 마지막 햇곡식 다발로 만든 여자 인형의 모습에 하얀 옷을 입은 곡물의 어머니를 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녀가 지나가면서 비료를 주어 땅을 풍요롭게 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어떤 농부가 그녀를 화나게 만든다면, 그녀는 그의 곡식을 모두 시들게 만들어버린다고 여겼다. 나아가 곡물의 어머니는 추수 관습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사람들은 그녀가 밭에 남은 마지막 곡식 다발 속에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마지막 다발을 잘라내면 그녀를 사로잡거나 쫓아내거나 아예 죽일 수 있다고도 여겼다. (중략) 곡물정령이 취하는 동물 형상으로는 늑대, 개, 토끼, 여우, 수탉,(중략) 말 따위가 있다. (중략) 이 때 늑대는 꼬리에 생식력이 있는 곡물정령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황금가지 2권(을유문화사판)에서 발췌.
이 내용은 늑대와 향신료의 주인공 호로 항목에서 복붙빌려온 것이다. 짐승 꼬리의 그 풍성함과 탐스러움을 자연의 생산력에 대응시킨 상상력은 고대 동양에서 구미호의 '꼬리'를 다산의 상징으로 본 시선과 무척 흡사해 놀랍다. 이것이 카를 융아키타입인 것인가?![28]

1.5. 여담

이렇게 잘 찾아보면 구미호를 포함한 매구들의 유래와 전승은 의외로 그 스펙트럼이 넓다. 단순히 요괴로서의 모습뿐 아닌 고급스런 신령의 면모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의 여러 미디어에선 본래 지네각시나 곰나루 설화로 더 알려졌던 인간이 되고 싶어식 마이너 구미호만을 사골로 우려댈 뿐이다. 이젠 이쪽이 메이저가 되었지만 왜냐하면 아직까지 여러 종류의 설화들이 개인 수준에서 알려지는 것에 그치고 있으며 그만큼 창작자나 대중이 쉽게 접하기엔 민속학 자료라는 허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위에도 잠시 나왔지만 "한중일 여우 이미지의 유사성과 차이"에서는 한국의 매구들이 제대로 된 설정도 없는 이유로 문인들, 특히 유학자(선비)들의 소설 창작 기피를 거론한다. 중국의 경우처럼 한나라 시대의 "산해경"에서부터 송나라 태평광기의 "현중기"에 나오는 야호, 선호, 천호에 이르기까지, 인터넷도 없던 시절 문인들의 활발한 창작과 자료의 누적, 이런 서적들에 대한 적극적인 소비와 정보공유가 있었기에 이런 체계적인 분류가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중국은 요호에 한해서만 민담은 물론 대량의 "문학작품"까지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무척 풍부한 자료가 남게 된다. 이런 점은 요괴천국인 일본도 마찬가지.

반면 한국은 귀신도깨비의 소재야 많지만 대다수가 단순, 화석화[29]된 민담으로만 남아 자료 수집과 연구가 힘들고 그나마도 일제강점기와 전쟁을 거치며 자체적 연구도 뒤늦은 상황. 비인간류의 인간성 획득과 캐릭터로서의 발전은 그 소재의 연구와 창작의 활성화에 달려있는데 현재 남은 삼국유사나 어우야담, 몇 없는 구미호 소설, 그 외 많은 설화에 남은 여우의 이미지들은 극도로 단순화되고 윤리성이 결여된 인면수심의 모습으로 정형화 되어있다. 가장 많이 알려진 설화인 "여우누이"와 "여우고개", "여우 잡은 몽둥이"에 나온 매구들이 그렇다. 같은 동북아에서도 한국에서만 여우가 유독 평가절하 당하는 이유를 많은 글에서 아래와 같이 분석한다.
이런 식으로 여우만이 아닌 다른 도깨비와 귀신들까지 범위를 넓혀보면 여러 자료에서도 확인 가능하듯 소재 자체야 많아도 이 구슬들을 실에 꿰어 완성한 목걸이들이 부족한 상황이다. 결국 구전에 의존하여 이야기가 전해진 결과 천년을 산 여우가 백여우가 되기도 하고 구미호가 불여우짓 하다 고작 학동에게 구슬을 빼앗겨 죽기도 하는 등 뭐가 구미호이고 백여우인지의 분류 자체가 혼파망이 되어버렸다. 그나마 현중기[33]의 내용이 알려지면서 최근에서야 "50년 수련은 불여우, 100년 수련은 백여우, 1000년은 구미호"식의 설정이 좀 퍼지게 되었으나, 이런 내용은 지극히 최근의 것인 데다 확실히 정형화된 것도 아니다. 뭣보다 불여우만이 인간의 간을 빼먹고 백여우는 격이 높아 사람을 돕는 일만 한다는 2차 창작적인 설정을 진짜 고전 전승인양 오해해서도 안 될 일이다. 그리고 이순풍과 여우, 월계진좌수 설화의 매구처럼 꼬리가 아흔아홉인 경우도 있으니 꼭 꼬리 아홉 개에 집착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VOCALOID 작곡가 50mang쏘망의 곡인 매구가 이 요괴를 모티브로 하였다.

1.6. 관련 문서

2. 미얄의 정장에 등장하는 도깨비

마리아의 마음 속에 존재하는 도깨비. 7권 속표지 장세미 일러스트의 배경을 보면 6권의 키워드인 노란 우비를 뒤집어 쓴 거대한 흰 여우 모습을 했음을 알 수 있다. 마리아를 자신의 "어머니", 혹은 "어머니이자 딸인 자"라고 호칭한다.

과거에 마리아와 힘을 합쳐 손각시끔살시키고 아망파츠를 구현했으나, 마리아는 그 당시 상황을 잊어버렸다. 7권에서는 재등장하여 위기에 빠진 마리아에게 자신을 해방시킬 것을 요구하나, 되려 마리아에게 반박당하고 조용히 대기타는(...) 불쌍한 존재.

"마지막까지 자신을 속이고 있겠다."라는 마리아의 근본을 꿰뚫는 대사를 남겼다.

3. 매구(검은사막)

검은사막의 부적을 쓰는 직업.


[1] 항목에도 나오지만 일단 이 규원사화는 위서 논란이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무조건 맹신하진 말 것.[2] "이마빡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매구 겉은 년들 끌고 와서."[3] 설화들이 구미호 문서와 겹치는 점을 양해바람.[4] 인간 영웅인 거타지의 화살 한 방에 죽어버린게 허무하단 반응도 있지만 어떤 동네의 인간 출신 활쟁이들의 면면을 보노라면... 참고로 인간 항목에서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이 종족을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무기 1위에 선정했다고 한다.[5] 나무에 붙어 산 여우 설화는 여우 이야기의 팽나무 여우에게서도 보이는데 이 여우는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다. 우선 고창군수의 부인을 납치해 사람 얼굴에 여우의 몸을 지닌 쌍둥이를 낳게 하는 요괴적 특성에 그 아이들을 거두어준 어부에게 보은한 영물적 특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더우기 살던 팽나무가 불탔지만 죽거나 하지는 않는다.[6] 구미호를 포함한 요물들을 잘 잡는다는 작고 하얀 강아지로 다리가 셋이다.[7] 이런 식으로 의심을 부추겨 남자가 금기를 어기게 해 요괴의 인간화가 좌절되는 설화는 지네각시가 더 널리 알려져 있다.[8] 부적의 상위 갈래. 동물 뼈와 노리개 등 입체적인 장식물을 포함한 부적들을 의미한다.[9] 서울동물원의 북극여우 항목에서는 수컷 한 마리에 암컷 두 마리, 그 해 태어난 새끼가 무리를 이루며 암컷 하나는 짯짓기 없이 육아만을 전담해 사실상 평생을 암수 한 쌍이 일부일처제로 동고동락하는 것으로 설명한다.[10] 본래는 모피용 여우 사육의 편의를 위한 연구였다. 한데 선택교배로 인간에 대한 의존성이 늘고 야생성이 사라진 여우들은 흡사 개처럼 귀가 굽고 꼬리가 말려 올라가며 모피의 가치가 떨어지는 현상이 일어났다나(...). 이 현상은 의 진화에 대한 비교 자료로도 화재를 모은다고 한다.# 이하 여우항목 참조.[11] 오소리항목에 의하면 이는 오소리가 일부러 입구쪽 굴을 여우나 너구리, 토끼에게 내어준 것이라 한다. 가장 안전한 안쪽은 자신들이 차지하고 여우나 너구리는 천적에 대한 고기방패. 여우는 오소리를 힘으로 못 당하기에 거꾸로 굴을 빼앗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12] 그러나 개과 동물에게 포도는 극약이나 다름 없단 게 함정...포도는 개에게 아주 치명적 입니다[13] 이런 류의 범죄에 경각심을 주는 한편 실제의 범죄를 진범이 아닌 가상의 귀신에게 덮어씌운 경우가 아닌가 짐작된다.[14] 그렇다 하더라도 승려나 도사도 아닌 일반 소금장수에게도 쉽게 죽는 것은 중국과 일본의 경우에 비교해 너무 작위적이긴 하다. 흔히 화자되는 유학자들의 괴력난신을 멀리하고 묘두사 같은 원시적 신앙을 뿌리 뽑아온 설화의 정황들을 볼 때 정치적인 의도가 의심된다. 유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 나라와 부모에 대한 충효(忠孝)인데 민중의 믿음이 여우나 뱀 같은 동물숭배로 분산되는 것을 경계한 것이 아닌가 한다.[15] 가금류, 즉 닭을 많이 잡아갔단 이야기도 있고 툭하면 포도밭을 망쳤다는 소리도 있다. 그런데 포도를 좋아하면서도 그 독성을 이겨내는 개과 동물이 바로 늑대라는 정보가 늑대 항목에 보이는데, 과연 포도서리의 주범이 여우일지, 늑대일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여우는 주로 쥐를 잡기 위해 마을 근처를 서성였을 것이란 점이다.[16] 여우불 항목에 나오지만 여우가 불을 낸다는 전승은 일본에 많이 보이며 한국의 경우 발화(發火 )의 특성은 주로 도깨비들의 것이다.[17] 동북아에선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게 된 이런 요부 성격의 마녀적인 신화 속 캐릭터로는 서양의 모건 르 페이프레이야 등이 있다. 마녀는 아니고 선비와 관료들을 매혹시킨 기생이라면 황진이가 유명한데 이쪽과 달리 미인박명을 당한 전설로 갈애바위 전설 속 갈애(혹은 가래)가 유명하다.[18] 이마저도 정확한 것은 아니다. 불교에서는 토속종교 포용책을 많이 펼쳐 유교처럼 귀신이나 요괴를 빡빡하게 대하진 않았기 때문이다.[19] 위에 오소리의 무덤을 노리는 여우에 관해 사전쪽에선 여우를 게으르다 평하지만 이건 굴을 파는 능력이 부족한 약점을 지능적으로 커버한 것으로 봐야 한다. 아니, 오소리에게 이용된 거라는데?[20] 신분을 훔치는 소재의 현실적이면서 시리어스한 스토리로는 한국 영화로도 만들어진 화차가 있다.[21] 여우 둔갑과 질병을 일으킨단 점에서 서구할미가 연상된다.[22] 동의보감에서는 장기의 기능을 이리 정리한다. 간장: 생기를 낳고 혼(魂)이 머무는 곳. 심장: 생명의 근원이자 정신이 변화해 지혜가 나오는 곳. 머리: 백회혈(百會穴)이 위치한 인체의 하늘로 원신(元神, 정신의 근본)이 깃든 골수의 바다.(髓海)[23] 본문의 중간 부분 - "사천성에서 출토된 <서왕모화상> 역시 서왕모의 위력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곤륜산의 주인 서왕모가 용과 호랑이가 새겨진 의좌에 앉아 있다. 흔히 좌청룡(左靑龍:동) 우백호(右白虎:서)로 배치되는 용호좌(龍虎座)는 권위와 위엄의 상징이다. 그녀의 좌우에는 신선세계에서 사는 구미호(九尾狐)와 삼족오(三足烏)가 배치되었다. 꼬리가 9개 달린 구미호는 흔히 천 년 묵은 여우로 알려져 있는데 사람들의 혼을 쏙 빼놓을 만큼 변신을 잘하고 재주가 뛰어나 수많은 이야기와 전설을 만들어낸 동물이다.[24] 본문에서 스크롤의 1/3에 해당하는 산해경의 청구산(靑丘山) 부분.[25] 이것을 피휘라고 한다.[26] 더불어 이 신의 후견인이 아마테라스라 써있는데 페이트 시리즈의 캐스여우가 생각나기도...? 사실 타마모노마에와 이나리는 서로 연관이 없지만 창작물에서 그런건 중요한게 아니긴 하다.[27] 현대인의 관점에서 성리학자들의 음양오행, 이통기국론을 보자면 무당들의 귀신 운운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장삿속과 결부된 '무속'이 아닌 역사와 민속학적인 무교로서 보자면 중화색이 짙은 유교와는 다른 문화적, 신화적 가치의 명맥을 이어온 것이 무당들이기도 하다. 물론 예나 지금이나 일반인들 등쳐먹는 사이비들이 설치기는 마찬가지이기도 하다.[28] 신앙과는 관계 없지만 모순 항목에 소개된 그리스 신화의 여우 괴물이 존재하는데 테우메소스의 여우라 한다. 영웅 헤라클레스의 양부 암피트리온, 혹은 케팔로스의 일화에 나온 괴물로 산신 테우메소스가 테베(혹은 보이오티아)를 벌하려 보낸 것. 신에게 '절대 잡히지 않는 운명'을 부여받은 이 여우를 잡기 위해 암피트리온은 '뭐든 잡을 수 있는 운명'을 지닌 아르테미스의 사냥개 '라일랍스(Laelaps질풍)'로 추적한다. 잡히지 않는 운명과 반드시 잡는 운명의 추격전은 모순이기에 끝이 나지 않았고 테우메소스와 아르테미스의 체면을 구기지 않는 해결법을 고심하던 제우스는 두 동물을 아예 돌로 만들어 버린다. 이 여우는 돌이 되기 전까지 온 나라를 돌며 약탈을 벌였다고 한다. - 참고자료: 케팔로스와 프로크리스, 박한표의 그리스, 로마신화 읽기, 케팔로스[29] 化石化: 변화시키거나 발전시키지 않고 일정한 상태로 굳은 것.[30] 반대로 "상전 놀리기 설화"에서는 아랫사람이 꾀로 윗사람을 골려먹는 식으로 복수를 달성하는 내용이 많다. 대표적으로 꾀로 어머니 복수를 한 바보가 그렇다. 이 경우 여우와 달리 바보를 이용한 해학을 방패삼아 반상의 법도를 뒤트는 것이 허용된다.[31] 구미호도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한중일 여우 이미지의 유사성과 차이, 구미호는 왜 인간이 되려 할까, 비틀린 인간의 이기심... 참조.[32] 그나마 가정신앙인 업신앙(業信仰)과 제주 토산리 여드렛당의 뱀 숭배에서 동물숭배의 원형을 찾을 수 있다. 제주 뱀신앙 역시 그 설화에서 탄압의 흔적이 드러난다.[33] 어떤 티스토리에 야호, 선호, 천호의 분류가 서진(西晋) 시대의 현중기가 아닌 청나라 건륭(乾隆) 때 나온 자불어가 출처라 적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