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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25 13:00:54

보병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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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cm sIG 33
1. 개요2. 유사품3. 역사
3.1. 두 갈래의 조상3.2. 눈부신 발전3.3. 대규모 보급3.4. 쇠퇴3.5. 말로와 부활
4. 평가

1. 개요

步兵砲. Infantry support gun / Battalion gun

최전선에서 보병을 직접 화력지원하는 소구경 및 중~대구경 화포.

2. 유사품

보병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인해 사단에서 운용하는 사단포. 대대에서 운용하는 대대포와 혼동되기도 한다.

물론 사단포나 대대포는 일반적인 포병이 운용하는 야포에 비해 작고 가벼우며 위력도 낮고, 보병에 근접하여 그들을 직접 지원한다는 것까지 비슷하며 일부의 경우에는 보유 화기로 보병포를 사용하기도 하므로 유사점이 높다. 그래도 사단포나 대대포는 전문적인 포병이 직접 운용하는 소형 야포부대이므로 보병이 직접 운용하는 보병포와 100% 일치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사단포나 대대포 같은 것은 보병포와 비슷한 임무를 담당하는 포병부대라고 보면 된다.

3. 역사

3.1. 두 갈래의 조상

보병포의 조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번째는 보병이 운용하는 머스킷의 대구경 버전이다.

핸드 캐논에서 보듯이 당시의 소총은 대포의 축소형에 가까웠으며,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화승총처럼 병사 1인이 혼자서 사용이 가능한 수준까지 발전한다. 일단 이 시기의 총알은 조준이 힘들고 탄도가 개판이라 명중률이 떨어져서 문제지 위력 자체는 갑옷을 관통하므로 쓸만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언제나 존재하는 경우인 은엄폐를 하고 총탄으로 관통되지 않는 엄폐물을 방패삼아서 항전하는 경우를 손쉽게 처리하기 위해 좀 더 큰 위력의 탄환이 필요했기에 대구경의 머스킷같은 것이 만들어진 것이다.

두번째는 초기 야포 중 소형 버전이다.

초기 대포는 공성포와 이에 대응한 요새포의 싸움이었는데, 평원에서 병력을 지원할 화포가 필요했기에 견인포의 구조가 탄생하자, 최초의 야포가 공성포에서 갈라져나왔고, 이 중 구경이 작고 가벼운 야포가 보병들을 따라다니게 된 것이다.

보병포는 이렇게 두 가지 조상을 가지게 되었으나, 이 중 주력이 된 것은 두 번째였다. 머스킷의 대구경화 버전은 위력에 비해 휴대하기에는 무겁고 불편했으며, 지속적인 사격이 곤란하고 제대로 된 완충장치가 없이 모든 것을 병사 1인의 체력에 의존해야 했으므로 효용성이 낮았다. 이에 반해 야포의 소형 버전은 제대로 된 대포기 때문에 지속발사와 조준에서 유리했으며, 원래 대포이므로 병력도 여러 명이 배치되고, 대포를 끌고 다닐 소나 말도 1-2마리 배치되므로 오히려 운반이 쉽고 간편했다.

하지만 이 때까지의 보병포는 전장의 주역이라기보다는 그냥 보조전력에 불과했다. 적군이 대포를 보유하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통 싸움이 크게 전개되면 제대로 된 야포의 지원이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대로 된 요새는 일반적인 야포탄도 씹어버리는데, 소구경 통솔리드탄의 사격을 받아봤자 맞은 흔적도 나지 않았다. 그래서 보병포는 전투 초기에 집중적으로 사용되거나, 성벽 위에 배치된 화기를 운용하는 병력을 노리고 근접해서 기습적인 사격을 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3.2. 눈부신 발전

이렇게 운영되던 보병포는 산업혁명의 혜택을 받고 포탄이 구형 통솔리드 탄에서 안에 화약이 들어간 작렬탄이 채용되면서 급격한 발전을 이룩하게 된다. 일단 후장식으로 장전방식이 변경되었기 때문에 장전속도가 크게 향상되었으며, 구경에 비해서는 더 가벼워지고 견인도 쉽게 되었다. 물론 사정거리와 명중률도 크게 향상되었다.

우선 세계 각지에서 서양 열강에 맞서서 항전하던 원주민 세력을 결정적으로 몰락시켰다. 그 전까지만 해도 지형의 유리함과 사격술의 배양으로 인해 소총 간의 사격전에서는 우세했던 원주민 세력이 존재했고, 여러 번 서구 열강의 공격을 격퇴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사격전이 벌어지면 기관총이 총알을 뿜어대고, 은엄폐하면 보병포가 포탄을 날려대니 한마디로 말해서 더 이상 버틸 수가 없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 시기에 활약했던 소위 정복자들은 항상 기관총과 보병포를 대동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기관포의 초기 모델인 37mm 호치키스 기관포가 보병포의 이름으로 여러 곳에 사용되기도 했다. 이에 더해서 초기의 산포가 보병포에서 분화된다.

다음으로 보병을 근접지원하는 임무를 더 많이 담당하게 된다. 과거의 구식 야포는 대구경 야포라도 소구경 평사포처럼 소총의 유효 사정거리 근방까지 진출하여 적을 육안으로 발견한 다음, 직접 사격(Direct fire)을 퍼붓는 형식으로 운영되었으므로 보병을 근접 지원하는 것에 가까웠다. 하지만 사정거리 증대와 포격술의 발전으로 인해 점점 야포는 후방으로 물러나기 시작했으며, 곡사포가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포병은 이제 전장이 보이지 않는 원거리에서 관측원의 연락이나 사전 계획에 따라 포격을 퍼붓는 방식으로 전환하게 된다. 당연히 그 당시의 연락 수단으로는 연락하더라도 신속한 사격 지원을 받기 곤란하므로, 사소한 목표는 보병들이 보병포로 직접 처리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평사포 방식의 속사포인 M1897 75mm 야포가 전장의 변화로 인해 보병포로 쓰이기도 했다.[1]

3.3. 대규모 보급

보병포가 대규모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제1차 세계 대전부터다. 전쟁이 총력전으로 바뀌고, 참호전이 전개됨에 따라서 후방에서 포격 지원을 하는 포병 외에도 보병이 직접 기관총 진지 등 근접한 목표물을 쏴야 하는 경우가 많이 생겼으며, 당연하게도 보병포가 전장에 쫙 깔리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박격포의 초기 모델도 보병포 취급을 받았으며, 참호를 돌파하는 최초의 전차를 격파하기 위해 보병포로 직사를 가하면서 대전차포의 최초 모델도 보병포가 되었다. 그리고 전선을 정찰하는 비행선 등을 상대하기 위해 대공포 중 전선에서 사용해야 하는 소형 부류가 보병포의 설계를 참고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앞서 언급한 보병포의 조상 중 하나인 대구경 머스킷의 역할을 담당하는 총류탄이나 대전차 소총이 등장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양차 세계 대전 사이의 전간기에는 보병포란 이름을 단 화포들이 많아지게 된다. 군축과 대공황의 여파로 인해 제대로 된 대형 화포를 육군용으로 대량 보급하기 힘들어지자, 상대적으로 싸고 작으며 운영이 쉬운 보병포가 우선 보급 대상이 된 것이다. 그래서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보병포가 등장하게 된다.

3.4. 쇠퇴

하지만 보병포는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면서 급격하게 위상이 추락해서 사라지게 된다. 그나마 사용량 자체는 매우 많았지만, 전쟁이 진행될수록 능력부족에 시달리며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 만다. 이는 아래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3.5. 말로와 부활

결국 보병포는 제2차 세계대전이 종전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21세기의 시점에서는 유탄발사기박격포, 대전차 로켓, 대전차미사일 등이 보병포를 대신해서 보병을 직접 지원하고 과거에 생산되었던 물건들만 제3세계에서 종종 사용하고 있던 실정이었다. 그리고 그 숫자도 점점 줄어드는 듯 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쓰임새나 형태 자체가 별 차이 없는 무반동총이나 기관포의 야전 거치식 포가를 단 보병포의 직계 후손이 남아 전장에서 활약하였고 이마저도 대전차 로켓과 대전차 미사일의 보급으로 기갑 차량 무장용으로만 쓰이게 되는 듯 했지만 현대 전장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시가전에서 엄폐물을 끼고 대항하는 보병 몇을 제거하겠다고 값비싼 미사일과 로켓을 날리거나 주포를 단 기갑차량을 매번 동원하는 것은 비용적으로 비효율적이고 박격포나 유탄발사기같은 보병 중화기를 쓰기에는 위력, 사거리, 명중도, 장기간 지속 화력 투사력이 떨어지는 애매한 상황 문제가 다수 불거져 나오기 시작하자 다시 거치식 포가[5]를 달고 전장에 끌려나와 보병포로 쓰이게 된 실정이다. 현지 진행중인 대전인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는 전쟁이 장기화되자 양국에서 너나할것 없이 끌고나와 다방면으로 쓰여지는 상황. 더 나아가 기존의 기갑 차량, 전투기의 무장을 바꾸는 와중에 생겨난 잉여 무장들을 재활용하는 차원에서 간단한 야전 개조로 보병포가 되기도 한다. BMP-1에서 무장 교체한 잉여 73mm 무반동총에 박격포 포가를 달아 만든 보병포

4. 평가

전장의 변화와 기술 발전에 의해 사라질뻔 했지만, 약방의 감초처럼 즉각적으로 보병을 직접 지원했으므로 보병 입장에서는 매우 소중한 존재인 대포다. 사실 포병이 운용하는 제대로 된 대포는 일개 보병이 마음대로 포격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고, 포병이 해야 할 다른 임무가 많았기에 보병이 강력한 목표물을 향해 돌격할 때 주포를 단 기갑차량의 지원이 없다면 그나마 의지할 수 있는 것이 보병포다. 퇴출될 뻔 했다가 다시금 부활하는 걸 보면 그 중요도는 명백.


[1] 보다 후대의 ZiS-3도 이와 비슷하게 운용되곤 했다. 2차 대전 당시 소련군은 무전기와 숙련된 초급/중견 장교의 부족으로 실시간 통신을 활용한 간접 사격(Indirect fire) 통제 역량이 떨어져서, 직접 사격과 기계획 사격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이다.[2] 보병포의 직계 후손에 가깝다. 보병포의 기본 구조와 인력 견인이 가능할 정도의 가벼운 무게란 컨셉을 유지하면서, 산악 등 험지 운용 및 공수 낙하를 위한 분해 조립 구조의 추가/보병포 이상의 경량화를 추구한 물건이기 때문이다.[3] 단, 이들 경야포의 운용 형태가 사실상 보병포의 그것과 비슷했던 사례는 2차 대전 중에도 자주 보인다. 미군의 M3 105mm 경량 곡사포는 공수부대 뿐 아니라 육군 보병 연대에도 편제되어 보병을 직접 지원하였고, 미 해병대에선 M116 75mm 경량 곡사포가 기갑과 포병이 상륙지에 전개되기 전 상륙 초기 화력 지원을 담당하였다. 소련군에선 ZiS-3가 보병 연대에 배속되어 보병을 직접 지원하곤 했다.[4] 이 부분은 탄약값이 넘사벽으로 비싼 탄도탄 포병과 비교하지 않는 한, 현대에도 항공 전력이 재래식 포병 대비 갖는 단점이다.[5] 새로 만들기보단 기존의 박격포 포가를 달아 쓰는 경향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