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Shaken, not stirred.
제임스 본드의 상징적인 대사. 007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가 보드카 마티니를 주문하며 말하는 대사이다.
2. 상세
제임스 본드는 거의 모든 작품에서 마티니를 마시는데[1][2] 이때 하는 대사가 제임스 본드의 상징이 되었다.Vodka martini, shaken, not stirred.
(보드카 마티니, 젓지 말고 흔들어서.)
좀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일반적인 마티니를 만들 때 쓰는 기법인 스터가 아닌, 셰이커를 이용해서 섞어달라는 의미로 말한 것이다. 이 대사가 유명해지면서, 본드 마티니는 섞지 않고 흔들어 만든 보드카 마티니의 이명이 되었다.(보드카 마티니, 젓지 말고 흔들어서.)
본래 보드카 마티니는 마티니의 바리에이션으로, 여느 마티니와 다름없이 스터를 통해 섞어주어 원재료의 향을 보존하는 방법이 정석이었다. 그러나 제임스 본드의 이 대사가 너무 유명해진 나머지 셰이커를 사용하는 것이 정석이 되었다. 조주기능사 시험에서도 보드카 마티니의 일종인 애플 마티니를 만들 때는 셰이커가 정석이고, 스터를 사용하면 감점이다.
사실 보드카는 어지간히 고급이 아닌 이상 무색무취라서 스터를 사용하는 게 별 의미가 없을 뿐더러, 특히 싸구려 보드카라면 알콜 향이 튀기 때문에 셰이커를 사용해 냄새를 잡아주는 것이 더 좋은 선택지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서 술은 좋아하지만 임무상 취하는 것은 자제하고 싶은 본드가 "적당히 희석시켜서 먹는 것"이라는 추측이 있는데, 정확한 이유는 원작 작가 이언 플레밍의 취향이었다고.
3. 영화에서
다니엘 크레이그가 제임스 본드를 맡기 이전 007 시리즈에서는 이 대사가 영화 속에서 반드시 나왔던 것으로 유명하다. 007 두번 산다에서는 디코 헨더슨이 "흔들지 말고 저어서"라고 거꾸로 말하는데 본드가 굳이 지적하지 않는 장면이 있다. 적들에게도 이런 취향이 알려진 건지, 골든아이에서는 KGB 요원으로 본드와 붙은 적이 있는 발렌틴 주코프스키가 오랜만에 만난 본드에게 요즘도 젓지 말고 흔들어서 마시냐고 비꼬듯이 묻는 장면이 나온다.이처럼 매 영화마다 술을 마시는 장면이 나오다보니 몸 상태가 영 좋지 않다고 묘사되기도 한다. 007 어나더데이에서는 포로교환을 할 때 혹여 가짜일까 의심한 M이 몸을 스캔해보고는 '간 상태가 이모양인 걸 보니 본드가 맞다'라며 포로교환을 진행한다. 007 스카이폴에서는 한 술 더 떠 알콜의존증 때문에 요원 테스트도 통과 못한 걸 M이 독단적으로 현장에 투입시킨다.
3.1. 다니엘 크레이그 시기
그러나 카지노 로얄, 퀀텀 오브 솔러스, 스카이폴에 이르는 세 편의 007 영화에서는 이 대사가 등장하지 않는다. 수십년간의 007 시리즈를 상징하는 클리셰다보니 이전 시리즈와의 차별화 내지, 좀 더 세련된 묘사를 위해서였던 것으로 보인다.단 카지노 로얄에서는 변형해서 등장했다. 베스퍼를 주문하는 장면[3]에서 웨이터가 저을지 흔들지 묻자 본드가 "내가 그딴 걸 상관할 것 같냐[4]"라고 대답한다. 당시 본드는 르쉬프와의 포커대결에서 올인한 돈을 모두 잃었고, 베스퍼는 본드의 오만함을 불신해 돈을 보태 주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굉장히 난처한 상황이었다.
또, 스카이폴에서는 마카오 카지노의 바에서 세버린과 대화하는 장면이 시작할 때 바텐더가 말없이 칵테일을 매우 성실하게 셰킷셰킷해 따라 주고 본드는 "Perfect"라고 말하는 씬이 있는데, 이 역시 본드가 바텐더에게 '젓지 말고 흔들어서'라고 주문했음을 암시하는 장면이다. 그러던 중 카지노 로얄 이후 007 영화들의 최종 정리판이라 할만한 스펙터에서 마침내 이 대사가 등장하였다.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Vodka martini, shaken, not stirred."라고 제대로 마티니를 주문했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제임스 본드가 된 지 9년 만의 일이지만... 정작 마티니를 마시지는 못했다.[6] 다니엘 크레이그의 마지막 007 영화인 노 타임 투 다이에서도 본드걸과 함께 보드카 마티니 2잔을 주문하여 같이 마신다.
4. 여담
- 마야 미네오가 직접 이 칵테일을 만들어 마신 적이 있는데, 뭘 잘못 알았는지 흔들지 않고 저어서 마시고는 만취해버렸다.
5. 관련 문서
- 보드카티니
- 베스퍼 - 007 카지노 로얄에서 등장한 오리지널 칵테일이다. 사실상 마티니와는 진을 쓴다는 거 외엔 전혀 다른 물건이다.
[1] 덕분에 마티니가 첩보원의 상징으로 굳어져서, 주성치의 007 북경특급에서도 정육점에서 고기를 썰다가도 마티니 한 잔을 마신다. 그 외에 첩보물 영화에서도 '스파이면 보드카 마티니를 마시는 줄 알았다'식의 대사가 나오면 제임스 본드의 영향이다.[2]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에서도 적의 기지에 초대받은 손님으로 위장한 에그시가 마티니를 주문한다. 다만 에그시가 요청한 레시피는 '진으로, 당연히 보드카 말고. 열지 않은 베르무트 병을 바라보며 10초 동안 저은 것으로 주세요' 라고 주문하는데, 이 레시피는 처칠의 마티니 레시피와 매우 유사하긴 하나, 킹스맨이 첩보물인 걸 감안하면 다분히 007 시리즈를 의도하고 반대로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3] 카지노 로얄의 원작이 1953년에 쓰인 최초의 007 작품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이미 상징으로 굳어진 보드카 마티니보다 오래된 원형으로 봐야할 지도 모른다.[4] Do I look like I give a damn.[5] 물론 본드는 라이터의 도움으로 재대결을 해서 르쉬프를 이긴다.[6] 장소가 병원에 있는 바라서 그랬는지 술은 팔지 않았다. 이후 기차에서 한 모금 마시기는 하나 후에 난입한 악당에 의해 엎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