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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23 01:46:07

고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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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by(御, ruby=ご)][ruby(幣, ruby=へい)](어폐)

파일:attachment/d0056325_4e44efa88636a.jpg

1. 개요2. 역사와 유래3. 용도4. 기타

1. 개요

일본의 전통종교 신토(神道)에서 무녀신관들이 쓰는 제례용 도구. 한자로 어폐(御幣)라 쓰고 읽기는 고헤이(ごへい) 또는 미테구라(みてぐら)라고 하는데, 보통은 본 문서명처럼 '고헤이'라고 읽는다. 폐(幣)란 한자에 존칭의 의미로 어(御)를 붙인 것이다.

흰색, 또는 금색이나 오색의 종이/천을 나무 막대(헤이구시幣串)에 꽂은 형태이다. 구체적인 모양은 신사마다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신사의 신령에게 바치는 예물이자, 신령이 깃드는 도구이다. 더러는 신토나 신토계 종교의 제례에서 헤이구시의 크기가 180 cm를 넘는 거대한 고헤이를 신전에 바치기도 하는데, 이것을 오고헤이(大御幣)라고 부른다.

나무 막대에 세로로 홈이 있어서 종이 고헤이를 끼우는 형태이다.

파일:attachment/d0056325_4e44f4fd69e2d.gif
종이를 잘라서 만든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실제로는 오려서 접어 제작한다. 위 움짤에서 설명한 방식 외에도 지역이나 신사에 따라 다른 방법이 통용된다. 신토의 신사만이 아니라 일반 가정집에서도 현관 등에 고헤이를 모시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2. 역사와 유래

본디 폐(幣)란 한자는 신령, 또는 높은 사람에게 예물로 바치는 비단, 또는 그에 준하는 선물을 가리킨다.[1] 일본에서는 이 한자를 신토의 신령들에게 바치는 온갖 것을 가리키는 의미로 사용했다. 일본에서는 지금도 신에게 바치는 온갖 물품을 다 헤이(幣, へい)라고 부른다.

옛 일본인들은 신령에게 여러 가지 귀한 것을 바쳤지만, 8세기 말(나라 시대 후반)부터 9세기(헤이안 시대 전기) 즈음에 폐(幣)가 특히 옷감을 가리키는 뜻이 되었다. 처음에는 옷감을 잘 접어 신단에 올렸다고 하는데, 이후 나무 막대기에 천을 꽂아[2] 신령에게 바치는 형식이 나타났다. 왜 이렇게 했는지는 모르지만, '이것을 바쳤습니다.' 하고 보여주려는 의도였을지도 모른다. 이때 유(木綿, ゆう)[3]라고 하여 나무껍질을 벗겨 만든 끈을 천과 함께 막대기에 매달아 아래로 늘어트렸다. '신령님께 바친 신성한 것입니다.' 하고 드러내는 의미였다.

12세기쯤 신령에게 옷감 대신 종이를 바치는 형식이 나타났는데, 14세기 무로마치 시대부터 대중화되었다. 아마도 종이가 신령에게 바칠 만큼 가치가 있지만 옷감보다는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처음 이 양식이 나타났을 때에는 단순하게 막대기에 세로로 홈을 파서 막대기 위쪽 끝에 종이를 떡 하니 끼운 것이었다. 하지만 마치 천을 꽂아 바쳤을 때 유를 매달았듯이, 종이를 올릴 때에도 종이 아래쪽 부분 막대기에 유를 매달아 늘어트리는 형식이 금방 나타났다. 13세기에는 폐백으로 올리는 종이와 별개로 다른 종이를 가느다랗게 잘라 접어서 유처럼 늘어트려 붙였다. 그리고 17세기 이후 에도 막부 시절쯤에 위의 움짤처럼 접는 방식이 널리 퍼졌다. 종이 고헤이와 별개로 유를 나무 막대에 묶어 줄을 늘어뜨리기도 한다.

그러므로, 오늘날 우리가 TV 등에서 보는 고헤이에서 접어서 늘어트린 부분이 본래는 그저 장식이다. 실제로 신에게 바치는 것은 막대기에 끼운 좁은 부분인 셈이다. 세월이 흐를수록 점점 신령에게 바치는 폐백이 값싸지고 간편해진 것이다.

3. 용도

한국의 세습무에서 무당들이 사용하는 신장대와 사실상 동일한 강신용 무구라고 할 수 있다. 신령이 사람에게 빙의하는 경우를 <요리마시>라고 하는데 이것이 물체인 경우에는 의대(依代), 민속 용어로는 <요리시로>라고 한다. 고헤이 또한 의대의 일종으로 오래 전부터 사용해 왔다.

유래에서도 설명했듯, 본디 고헤이는 신에게 바치는 값진 예물이었다. 물론 지금도 이런 '예물'적인 성격이 전혀 없지는 않으나 과거보다 약해졌고, 지금은 임시로 신이 깃드는 도구, 신사 내부를 꾸미는 장식물 정도로 기능한다. 신령 앞에서 정식으로 고헤이(또는 오고헤이), 또는 기타 예물을 바치는 예식을 호헤이(奉幣)라고 부른다.

신토에서는 고헤이를 가진 사람은 신을 부를 능력이 있다고 여겼다. 샤머니즘적 종교의례에서뿐만 아니라, 민간 신앙 관련 무녀슈겐자가 고헤이를 흔들면서 접신 상태로 들어가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고헤이에 신령이 깃들었다고 믿으므로 악령을 쫒는 주구(呪具)로도 사용한다. 신사의 신관이 참배자 머리 위에 고헤이를 흔드는 것도 고헤이에 깃든 신령의 힘으로 부정함과 잡귀를 쫓기 위함으로, 고헤이를 정화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예이다. 신성한 공간이나 특별한 공간을 나타내기 위해 쓰이는 금줄(시메나와注連繩)에도 그 사이사이에 고헤이 종이를 끼어 놓는데, 역시 금줄을 정화하고 부정이 오지 못하게 막는 의미라 할 수 있겠다. 이를 '오하케'라고 하는데 신령이 거처하는 집이라는 표시로, 악령이 접근하지 못하게 막는다고 한다.

4. 기타

위에서 설명했듯이 한국의 신장대와 용도나 형태가 매우 유사하다.

파일:th19_reimu.png
동방 프로젝트에서는 ZUN이 초반에 고헤이라는 단어를 몰랐는지, 이 물건을 오하라이보(お払い棒)[4]라고 하였다.[5]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 단어를 번역기로 돌리면 지불봉으로 나오지만, 엄연히 오역. 지불봉이란 말은 '떨칠 불(払)[6]'자를 '돈을 지불한다.'고 할 때의 지불(支拂)로 번역한 것이다. 이 오역이 국내 오타쿠들 사이에서 널리 퍼졌다. 원작자의 고증오류에 한국의 오역까지 2중으로 겹친 실수.

그러므로 하쿠레이 레이무코치야 사나에가 들고 다니는 막대기는 불제봉이나 총채, 혹은 고헤이라 불러야 옳다. 간혹 한자를 그대로 읽어 어폐봉(御幣棒)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헌데 이 '지불봉'이란 단어가 돈에 집착하는 깡패무녀 레이무란 2차 동인 이미지와 맞아떨어진 덕분에 지불을 강요하는 몽둥이란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고, 지금도 다 알면서도 일부러 '지불봉'이라 부르는 이도 있다.

파일:external/img.yaplog.jp/2453.jpg
비슷한 것으로 타마구시(玉串) 같은 것이 있다. 비쭈기나무에 종이를 접어 붙인 것으로, 의례 증 신내림을 할 때 잡고 흔든다. 동방요요몽 타이틀 화면에서 하쿠레이 레이무가 양손에 들고 있는 것이 바로 타마구시이다.

라테일에도 위의 사진과 똑같은 게 존재한다. 근데 저 게임에서의 이름은 무녀제사도구. 게다가 저 도구는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무녀세트에 포함되었다.


[1] 우리나라의 종묘제례에도 전폐(奠幣)라 하여 왕조의 신령들에게 비단을 바치는 절차가 있다. 현대 한국에서 결혼식 하고 나서 신랑신부가 부모님께 올리는 폐백(幣帛)도 이 글자를 쓴다.[2] 신령에게 바칠 옷감이 훼손되면 안 되므로 무식하게 옷감 한가운데를 막대기로 꼬치처럼 꿰었을 리는 없다. 폐백으로 올리는 천이 상하지 않게 올리는 방법이 있었을 것이다. 지금의 종이 고헤이를 끼우는 방법처럼, 막대기 가운데에 세로로 홈을 파서 접은 옷감을 끼우는 형태였을지도 모른다.[3] 한자로 목면(木綿)이라고 쓰지만, 일본어로 모멘(もめん)이라고 읽으면 무명, 면직물을 가리킨다. 하지만 여기서는 유-(ゆう)라고 읽어야 맞는다.[4] 직역하면 떨치는 막대(봉)란 뜻.[5] お払い棒가 고헤이의 별칭이라고 하기에는 근거가 없다. 구글에서 お払い棒라고 검색하면 동방 프로젝트 관련 이미지만 잔뜩 나오기 때문. 일어 위키에도 고헤이의 별칭으로 幣束(헤이소쿠), 幣(누사)가 나오지 お払い棒는 없다.[6] 拂의 일본식 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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