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모에 미러 (일반/어두운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12-06 12:02:32

사격술 예비훈련

파일:attachment/사격술 예비훈련/01.jpg
파일:attachment/사격술 예비훈련/02.jpg
상기에 소개된 사진은 대한민국 해병대 포항 해병대교육훈련단 PRI 훈련이다. 훈병들 사이로 보이는 포카리스웨트 1.5L는 마시는 물병으로 착각할 수 있는데, 저걸 보고 조준하는 거다.

1. 개요2. 어떻게 하는가?3. 왜 하는가?4. 효과5. 관련 문서

1. 개요





현재 육군훈련소의 홍보 영상

원래는 Preliminary Rifle Instruction (소총 예비 훈련)[1]의 약자이지만, 훈련병 사이에서 역두문자어(P)나고, (R)배기고, (I)갈리는 훈련이라고 알려져 있다.

기초군사훈련 중 하나. 사격 훈련의 서브이벤트이다. 본래 개념은 말 그대로 '사격 전에(혹은 평소 틈틈이) 사격요령을 예습하는 훈련'으로, 사격의 기본인 정조준 개념 숙지, 호흡조절 요령 획득(3조준-조준판과 볼펜을 이용.), 격발요령 획득(평원판-흔히 바둑알을 쓰는-), 사격 자세 연습을 모두 일컫는 용어지만 실상은 마지막 의미로만 쓰인다. 간부들도 '사격술 예비훈련 열심히 해라' 하면 죽어라 저거만 굴린다.

저 'PRI'에서 가장 압박적인 자세는 "전진무의탁"[2]이었으나, 2008년 경 들어 이 자세는 폐지되었다. 하지만 일부 부대에서는 아직도 전진무의탁을 하고 있으며 사관학교부사관학교에서는 응용사격을 도입 시작동작이 변형된 무의탁 자세이다.[3]

2. 어떻게 하는가?

조교가 외치는 거리에 따라서 와장창 엎어져 정해진 표적을 조준사격하는 시늉[4]만 하는 게 훈련의 전부이며, 반쯤은 농담이지만 자대 사격에서는 간부들이 "이거 딴 게 아니라 늬들 빼려고 이러는 거야. 쓸데없는 이 들어가면 실제 사격에서 명중률이 더 안 나오거든" 같은 말을 하기도 한다. 쉬워보인다고? 지금 한 3kg쯤 되는 쇠막대기를 든 상태로 엎드렸다 일어섰다를 빠르게 & 아주 많이 해보자.[5] 돌부리가 군데군데 박혀있는 모래바닥이면 더 좋다. 훈련소 사격 과목 시 사격 전후로 아주 치가 떨리도록 겪을 수 있는데, 예외적으로 사격 합격 시에는 해당 병사만 휴식이 부여되기도 한다. 아무튼 다리가 후들거리도록 힘든 탓에 한번 제대로 해봐야 왜 피나고 알배기고 이갈리는지 잘 알 수 있는 코스.

3. 왜 하는가?

제대로 사격 자세를 이해 및 숙달시킬 목적으로 하면 사격능력 향상에 의미가 있고, 어쨌거나 실제 사격하는 사로 대비 대기하고 있는 인원의 차이가 크니 안 할 수는 없는 훈련이 맞다. 을 처음 잡아보기 때문에 기본기를 닦을 필요성도 있다. 그러나 그걸로는 그렇게 피나고 알배기고 이갈리도록 굴리는 상황은 설명하지 못한다. 자세 교정 한다고 하면 이렇게까지 할리가 없다

사격 훈련할 때 훈련병은 수백 명이 있는데 사격장의 사로는 10~20개 정도밖에 없다. 바로 뒤에서 대기하는 조, 그 전에 총기 검사하는 조 등을 포함해도 약 3개 조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그 동안 할 일이 없다. 그러니 뭐라도 시키는 것이다.

2017년 공군 기본군사훈련단 기준으로 공군 훈련병들은 흔히 생각하는 PRI는 진행하지 않는다. 사격 학과시간 바로 전날 1교시의 사격술예비훈련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엎드려쏴의 구분동작을 익히기 위한 것이지, 사격 전에 그냥 가만히 있는 꼴 못봐서 굴리는 PRI는 안한다.

또한 윗 문단은 구시대의 이야기인 것이, 요즘에 훈련병 저렇게 다루면 큰일난다. 사격 전에는 조용히 앉아서 대기한다. 괜히 무릎앉아로 대기시켰다가 소요가 일어나면 그게 더 골치 아프기 때문. 굴리는 PRI는 시키지도 않을 뿐더러 요즘은 그거 할 공간이 없다. 윗 문단은 훈련병 가만히 쉬는걸 못보는 10년도 더 된 옛날 훈련소 이야기다.

이후 자대 사격 시에는 통제간부 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은 간단히 약식으로 몇번 한 후 사격 때까지 앉아 대기하는 경우가 많다. 깐깐한 간부 만나면 뭐... 훈련소 사격의 재림. 부대원들의 사격 성적이 안 좋은 경우나 평가를 앞에 둔 경우에는 실제적으로 시키기도 한다.

민간의 격투기, 무술 체육관 같은 곳에서도 1:1 자세교정이나 지도 등이 들어가면 나머지 관원들은 알아서 자발적 개인훈련을 하거나 몸을 풀기도 하고, 조금 빡센 코스에서는 단체로 크로스핏이나 체조 루틴 같은 것을 돌린다는 걸 생각하면 PRI의 순기능 자체는 이것과 비슷하다는 걸 알 수 있다.

문제는 민간 체육관은 어디까지나 관원이 자발적으로 자기 돈 내고 들어가서 자기 몸 단련하겠다고 가는 곳이며, 관장, 사범, 코치들 입장에서도 제자들이 곧 수업료 내는 고객이니만큼 선을 넘는 무리는 안 시키려고 노력한다는 점이다. 민간 체육관은 국가 단위로 사람을 억지로 끌고 가서 시키는 환경과는 이 점에서 본질적으로 다르다(...).

4. 효과

https://youtu.be/lYJk_ioERK8
굴리는 용도가 아닌, 진짜 표적획득, 자세 전환, 조준, 호흡, 공격발 연습이 되는 PRI의 사례다. T-Rex Arms 루카스 보트킨의 영상이다. 영어가 된다면 한번 보자. 영어가 안 되더라도 대충 저게 어떤 개념인지 보다보면 이해될 것이다.

사실 사격성적이 저조한 사람은 호흡조절이나 격발습관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정작 삼조준이나 평원판 연습은 없이 얼차려성 무의탁 연습만 죽어라 시키고, 또 쏘면 고벽개선이 안 되니 또 성적이 안 나오고, 그럼 또 전진무의탁오리걸음만 계속 시키고, 고벽개선은 안 되고... 하는 얼차려의 악순환이 벌어진다. 근데 이게 쏘면서 뭐가 고벽인지 다 알려주면서도 이런다. 교보재는 아예 챙기지 않는 경우도 많다. 조준판이랑 바둑알 주기 힘들다면 호흡, 조준, 격발 연습까지 하도록 올바르게 가르쳐주기라도 하면 된다. 그마저도 안 하는 무책임, 무능력한 조교나 교관 때문에 PRI가 쓸모없다고 욕을 먹는 것이다.

이 글을 보는 교육담당 간부가 있다면 사격 나갈 때 교보재는 제대로 챙겨주길 바란다. 궁극적으로 이 피가 나고 알이 배기고 이가 갈리는 훈련을 하는 이유는 사거리별로 적절한 사격자세를 제때 취하는 감을 잡기 위해서이다.

솔직히 당신이 매의 눈을 가진 신궁이 아닌 한 250m 사격은 서서쏴 앉아쏴로 맞추기 힘들 것이다. 따라서 사격술 예비훈련을 통해 전투 자세에서 빠르게 포복하고 쏘는 것을 익히는 것 자체는 합리적인 훈련이다.

또한 사격할 때 시간제한을 두는 이유는 북한군 교리에 연관이 있는데 한국군은 그 시간에 약 1초 정도 빠른 제한 시간을 둔다. 따라서 얼마나 빠르게 엎드리거나 무릎쏴 자세를 하냐에 따라서 당신이 긴 호흡을 할 시간, 접용점 찾을 시간, 조준선 정렬한 시간을 벌게 되는 거다. 굳이 북한군 교리를 찾을 것 없이, 적이 당신을 쐈는데 당신의 목숨이 운 좋게 붙어있다면, 엄폐하거나 엎드린 뒤 응사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PRI에서 자세 변경->조준, 호흡, 격발을 익히는 건 이를 위한 섀도우복싱 같은 것이다.

호흡불량으로 사격성적이 나쁜 경우가 많은데, PRI를 통하여 숨을 헐떡이게 만든 상태에서 바로 사격에 들어가면 신기하게도 호흡법이 사격에 알맞게 되는 효과가 있다. 아마 이러한 이유 때문에도 PRI로 굴리는 듯 하고, 마찬가지의 이유로 사격통제 간부 재량으로 사격 대기조는 구보를 하고 나머지 대기 인원은 휴식을 주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사격할 때 1초의 시간 차이로 특등사수냐 아니면 폐급전사냐가 갈라지니 영혼 없이 하지 말고 할 때마다 접용점 조준선 정렬 호흡 조절을 연습하자. 바둑돌을 올리는 이유는 방아쇠 당길 때 총의 진동을 줄이기 위해서인데 100m 이내의 근거리 사격 시에는 방아쇠 누르는 것에 따라 탄착군 오차는 작은 편이지만 이게 장거리로 넘어가는 순간 답이 없게 된다, 즉 방아쇠를 당길 때 힘을 주면 총구가 틀어지고 탄도는 안드로메다로 따라서 이러한 오차를 줄이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여담이지만 저거 되는 사람들 중 몇몇은 정말로 담배를 세워 두고 쏴도 맞춘다. 극단적으로 바둑알 안 떨어뜨리기를 서서 쏴로 해도 거의 100% 성공하는 사람들도 있다.

미군의 사격술 예비훈련은 PMI, Preliminary Marksmanship Instruction이라고 하며, FM3-22.9에 기술되어 있다. 기본적으로는 한국의 그것과 같지만 조금 다르다. 가령 바둑알 말고 10센트 동전을 올려놓고 격발한다든가. (바둑알에 비하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잘 버틴다) 대부분은 전자장비를 이용한 가상사격을 한다. 미니어처로 만들어진 표적을 사격한다거나 게임기에 사격훈련용 소프트를 돌려서 쓴다거나 조금 돈이 있는 부대는 공포탄 어댑터 달고 공포탄으로 격발까지 연습하거나, 노리쇠에서 레이저 나가는 연습용 총기를 쓰거나, 보직에 따라서는 정말로 신물날 때까지 실사격 자체를 개인당 2,000발 정도 푸짐하게 하기도 한다.

5. 관련 문서



[1] 대한민국 국군 보병은 K2 소총을 주무기로 사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미군 등 다른 나라에서는 굳이 소총에 한정하지 않고 사격술이라는 단어 "marksmanship"을 사용한다. 즉, '사격술 예비훈련'에 1:1로 대응되는 명칭은 Preliminary Marksmanship Instruction인 셈이다.[2] 사격술 예비훈련의 뉴트럴 포즈.(...) 오른손으로 피스톨 그립이나 개머리판 목 부분을 잡고, 총열을 왼손 손등에 올려놓은 뒤 당장이라도 앞으로 쓰러질 법한 자세로 계속 버티는 것. 사실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전진무의탁은 사격술 훈련에 전혀 도움도 안되고 근본도 없는 비효율적인 자세다.[3] 전진무의탁과 자세가 비슷하지만 빠른 조준을 위해 파지법 변형 어깨 견착 등 여러 부분을 수정했다.[4] 진지하게 조준격발하면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된다.[5] 사격술 예비훈련을 전진무의탁으로 하는 경우에는 답이 없다. 심지어 같은 전진무의탁이라도 부대에 따라 돌리는게 또 다른데 2012년도에 5사단의 후반기 교육을 받는 제2신병교육대의 경우에는 드럼통을 가운데에 두고 주위를 원을 그리며 뛰다가 교관이 사로 지시를 내리면 사격 자세를 취하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일어나서 뛰고 하는 식의 사격술 예비훈련을 받기도 했다. 이 경우 250m사로의 사격 제한시간인 10초라는 짧은 시간이 굉장히 꿀맛같이 느껴질 정도다. 만약에 돌다가 실수하는 사람이 있어서 교관이 직접 불러서 1:1 면담을 한다면? 면담끝나고 사로명을 다시 외쳐줄 때까지 계속 뛰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