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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2-26 21:57:36

생드리옹


파일:생드리옹.jpg
생드리옹과 카린

제로의 사역마의 외전인 '열풍의 기사공주'의 등장인물. 주인공 카린의 마법 위사대 선임.

트리스테인 왕국에서 왕의 호위를 맡는 마법 위사대의 맨티코어대 소속의 실력 있는 기사로 속성은 물. 상당한 명문가 자제이나 신분차가 큰 연인과의 사랑의 도피 중 실수로 자기 손으로 연인을 죽인 후 방황에 빠져들었다. 그리하여 에스타슈 대공의 친위대로 왕의 호위가 대체되어 부대 위상이 박살난 혼란스러운 위사대에 신분을 숨긴 채 입대한다. 이때부터 아무 것도 남지 않은 자신의 삶을 자조하며 '생드리옹(재투성이)'이라는 가명을 자칭한다. 이후로는 바커스, 나르시스와 뭉쳐 다니며 음주, 패싸움, 도박 등을 일삼는 위사대의 트러블 메이커가 되었다.

하지만 지닌 바 본신의 실력은 대단히 강해서, 무력 면에선 허무 메이지를 제하면 세계관 최고 수준의 강자 중 한 명이다. 마법 실력이 워낙 뛰어나서 대기의 수분만으로 화형대의 불을 단번에 꺼뜨릴 정도의 대규모 마법을 발동시키고, 촉매의 힘을 빌리긴 했으나 세자릿수의 사람들에게 치유를 걸기도 했으며,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 몸의 어느 부위에 마법이 걸려있는지 간파할 수도 있다.

전략적 식견도 괜찮아서 전설적인 명장인 필립 3세가 그를 참모로 삼고 싶다고 한 적이 있으며, 화약 무기의 유용성을 인식해 그 사용법도 알고 있고, 검술로는 네크로맨시로 강화된 오크 3마리를 썰어버렸다.

이처럼 잠시 방황하고는 있으나 실력은 출중하고, 절망과 권태에 가려져 있긴 하나 기사로서의 마인드 역시 훌륭해서, 카린과 한 방을 쓰게 된 후 그를 훈육하며 훌륭한 기사로 키워내고자 한다. 비록 첫 만남도 좋지 않았고 건방진 태도에 짜증도 내지만, 생드리옹은 지금의 자신에게 들러붙은 재를 떨어내 주는 한 줄기 바람과 같은 카린에 대해 말로는 귀찮은 꼬맹이라고 밀어내면서도 내심 좋아하고 있다. 아직 어리고 미래가 창창한 카린의 등을 밀어주는 어른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여러모로 좋은 선임인 터라 카린 역시 점차 그에게 끌리면서도 딸과 똑 닮은 츤데레라 연심을 부정하고 있었다. 한편 생드리옹은 카린이 여자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해 온갖 시츄에이션을 목격하고서도 '여장을 좋아하는 소년'이라고만 생각한다.

이렇게 카린과 함께 모험도 하고 에스타슈 대공의 음모를 분쇄하기 위해 분전하다가, 에스타슈 대공의 저택에 잠입한 카린이 마魔와의 내통이라는 누명을 써 화형의 위기에 처한 상태에서 바람같이 맨티코어를 나타나 구원해 주기도 한다. 이때 보여준 활약 씬은 본편의 사이토의 포스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그가 간달브의 이레귤러 파워로 싸웠다면 생드리옹은 극한으로 정련한 기승 마법 기사로서의 전투술을 제대로 보여준다.

파일:생드리옹 입갤.png
“나는 마법위사대 맨티코어 부대 소속, 기사 생드리옹! 금번은 이 부당한 처벌을 막기 위하여 출두하였다!”
모인 관중들은 떠들썩해졌다. 근위 마법위사가 느닷없이 처형을 막으러 왔으니 무리도 아니다. 그 모습을 보고, 에스타슈 수하의 기사가 좋아라 외쳤다.
“보아라! 죄인을 감싸기 위해 마법위사대가 나타났다! 이걸로 일련의 사건을 일으킨 것이 누구인지 분명해졌구나! 저놈들은 에스타슈 대공을 죽이기 위해 지금까지 줄곧 악행을 저질러 온 것이다!”
생드리옹은 전혀 동요하지 않고 일갈했다.
“네놈들은 그러고도 기사더냐! 수상한 마법을 써서 우리들을 괴롭혀 온 것은 어디의 누구냐!”
(중략)
‘블레이드’를 왼다. 지팡이에 창백한 ‘물’의 칼날이 휘감긴다. 큰 소리로 포효하고 싶은 기분이 온몸을 감싼다. 지금까지 고이고 고였던 것이, 탈출구를 갈구하며 몸속에서 물결친다. 그 물결이 마력이 되어 생드리옹의 ‘블레이드’를 더욱 더 빛나게 했다.
“카린, ‘기사’의 싸움법을 보여주마.”
그 뒤를 향해 외치며, 생드리옹은 유니콘 기사대 무리 속으로 파고들었다.

맨티코어의 그늘에서, 카린은 떨면서도 생드리옹이 싸우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평소의 멍한 얼굴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움직임으로 적에게 달려들더니, 선두의 한 명이 내지른 지팡이를 피하고 그 팔을 둘로 가른다. 이어서 달려든 한 명의 배에 깊이 파고드는 킥을 먹여 쓰러뜨리고, 지팡이를 쳐들어 다음 한 명을 베어낸다. 그 싸우는 모습은 마치 귀신같았다. 생드리옹이 지팡이를 휘두를 때마다 피보라가 치고, 유니콘 부대는 땅바닥에 고꾸라진다. 정예를 자랑하던 유니콘 부대가, 전혀 상대가 되질 않는다. 왕국 최고라 칭송받던 남자가 싸우는 모습에, 카린은 시선을 빼앗겼다. 순식간에 생드리옹은 열 명이 넘는 기사를 베어 쓰러뜨렸다.

이때 그는 화형대에 매인 카린의 위에 맨티코어를 타고 위엄있게 등장해서 옥쇄를 각오한 기백과 무력으로 에스타슈 대공의 친위대를 징벌하고, 이어 사태를 정리하게 위해 찾아온 왕과도 책임은 자신에게만 있다고 담판을 짓는 모습을 보여주어 카린을 완전히 반하게 했으며, 귀족과 기사로서 양면에서 뛰어난 능력도 입증해보였다.

과거 연인의 죽음에 대해선 떡밥이 있는데, 신분 차가 많이 나는 연인과 도피하려다 가문의 기사들과 대치하던 도중 자신이 쏜 물 마법으로 연인의 가슴을 꿰뚫어 죽였다고 믿고 있는데, 외전의 흑막인 줄 알았던 에스타슈 대공이 몰락하고, 에스타슈의 동료였으나 그를 필립 왕에게 고발하고 사라져 진 최종보스로 남은 느와르가 바로 그의 죽었다던 연인임이 밝혀진다. 그러나 외전 최종권인 3권이 나오지 않은 탓에 모든 떡밥은 미궁에 묻혔다.

삼총사의 오마쥬가 많은 열풍의 기사공주에서 그의 포지션은 일행의 브레인인 점, 죽은 줄 알았던 연인을 빌런으로 재회하는 점, 엄청난 명문가 출신인 점, 주인공의 첫 결투 상대인 점 등 아토스에 해당한다.

카린과의 관계에서는 뒷골목에서 삼총사의 결투 상대로서 만나고서 자신의 후임 위사로 따끔하게 훈육을 해내고, 같이 지내면서 많은 정을 쌓고 위기에서 카린을 구해주기도 하는 등 완벽히 로맨스물의 남주인공 포지션을 맡고 있다. 본편의 주인공 루이즈 프랑소와즈 르 블랑 드 라 발리에르의 어머니인 카린이 연심을 품은 상대이니 만큼, 그가 현재의 루이즈의 아버지인 라 발리에르 공작이라는 건 확실시되었다. 엄청난 명가의 아들[1]인 점도 일치한다. 결국 외전이 완결나지 못해 정체가 확정되진 않았으나, 본편의 최종권에서 마지막 연회에 라 발리에르 공작이 마법 위사대 시절 동료들과 술자리를 가졌단 언급이 나오며 그의 정체가 확정되었다. 거기에 메모리얼 북에 실린 미공개 캐릭터 디자인집 부분에서도 생드리옹 소개 부분에 라 발리에르 공작 그림이 같이 나온다. 그의 본명은 피에르 드 라 발리에르.

카린은 마법 위사대 맨티코어대 대장까지 올랐다가 은퇴하고 그와 결혼해 라 발리에르 공작부인이 된 것인데, 위사대의 전설인 '열풍의 카린'이 '라 발리에르 공작부인 카린느'라는 사실은 거의 아무도 모르는 비밀로 남아 았다. 심지어는 트리스테인 국왕 앙리에타 드 트리스테인조차 11권에서 알게 됐을 정도. 다만 카린이 인생 첫사랑이던 앙리에타의 어머니이자 필립 3세의 딸, 마리안느는 진실을 알 터이다.

어째 본편에서의 이미지와는 갭이 큰데, 당돌하고 무모한 카린을 엄격하게 훈육해 훌륭한 기사로 단련시키던 냉철한 선임이었던 생드리옹이, 공작이 되고 나서는 아내 카린느에게 항상 휘둘리며 아내의 등쌀에 벌벌 떨 지경이 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성격이 불같았지만 경험과 식견이 부족해 막아 세울 수 있던 카린느가 현재는 그 성격에 최강의 바람 마법이라는 무력, 거기에 수십 년간 공작부인으로 지내며 관록까지 붙어 남편도 막기 힘든 존재가 되었다. 물론 카린느가 남편의 권위를 무시하는 악처라는 건 아니다. 보수적인 시골 출신으로 귀족적 가치관과 왕에 대한 충성심이 강한 카린느이니만큼 남편이자 공작인 피에르의 권위를 무시하는 건 천박하고 부끄러운 짓이기 때문.

그래서 부부 중에는 자녀들을 엄격하게 훈육하는 카린느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녀들에게 유한 편이다. 카틀레아 이베트 라 봄 르 브랑 드 라 폰티누에게는 몸이 약한 것을 배려하여 결혼하지 않아도 부족함 없이 살 수 있게 백작의 작위를 따로 물려줬고, 마법을 못 쓰는 루이즈의 성격이 열등감에 아예 비뚤어지지 않게 세심하게 신경썼다. 부인이 규율과 통제로 딸아이들을 올바르게 키워내고자 하는 전통적인 보수적 부모상이라면, 이쪽은 대놓고 딸바보다.
[1] 필립 왕이 가문을 묻자 귀엣말로 알려주는데 필립이 놀랄 정도의 집안. 라 발리에르 가문은 트리스테인 최고의 귀족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