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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02 16:09:47

세 명의 총잡이

1. 개요2. 문제 13. 문제 24. 기타

1. 개요

Three-way duel ('Truel')

게임 이론 예시 중 하나며 총잡이 이론이라고도 불린다. 아래에 서술된 문제들 이외에도 다양하게 조건을 바꿔서 생각해 볼 수 있다. 활을 쓰는 판본도 있다. 하술할 문제 1의 충격적인 결론 때문에 죄수의 딜레마와 더불어 가장 대중적이고 널리 알려진 이론이다.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총잡이 문제는 문제 1만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동시에 쏘는 문제 2는 언급되는 사례가 훨씬 적고,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는 데 추가적인 조건이 필요하다.

2. 문제 1

세 명의 총잡이가 서로 결투를 벌인다.
* 미스터 블랙은 백발백중, 명중률 100%의 사격 실력을 가지고 있다.
* 미스터 그레이는 명중률 70%의 사격 실력을 갖고 있다.
* 미스터 화이트는 명중률 30%다.
세 명의 총잡이들은 서로의 사격 실력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이들은 서로의 실력차를 감안해서 '화이트→ 그레이→ 블랙' 순서대로 발포하기로 하며 (죽지 않으면 또 쏠 수 있겠지만) 한 번에 한 발만 쏠 수 있다.

이 때 화이트는 어떻게 쏴야 가장 생존율이 높은가?
===# 해답과 설명 #===
정답: 허공에 쏜다.
  1. 블랙을 쏴 사살하는데 성공한 경우
    남은 그레이와 화이트의 대결이다. 화이트는 이미 블랙을 쐈으니 명중률 70%의 그레이가 선제 공격권을 쥐고 있는 상황이 되고, 이 상황에서 화이트의 생존율은 약 11.39%[1]이다. 그레이의 생존율은 약 88.61%. 쉽게 말해 명중률 70%의 그레이가 선공을 쥐고 있게 되어 명중률 30%인 화이트는 생존율인 적을 쏘고 이길 확률이 매우 낮을 수밖에 없다.
  2. 그레이를 쏴 사살하는데 성공한 경우
    다음 선제 공격권은 명중률 100%인 블랙에게 있고, 블랙이 사격하는 순간 화이트의 생존율은 0%. 화이트가 할 수 있는 최악의 선택이다.
  3. 허공에 사격하거나 맞추지 못해 둘 다 죽지 않은 경우
    다음 차례인 그레이는 화이트를 쏘아 맞힐 경우 그 다음 차례인 블랙에게 반드시 죽기 때문에 블랙에게 사격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명중률 70%인 그레이가 블랙에게 사격했을 경우 2가지 경우의 수가 나온다.

    1. 3-1. 그레이가 블랙을 죽이지 못한 경우
      블랙이 그레이를 사살한 뒤 화이트가 블랙과 대결한다. 화이트는 여기서 블랙을 죽이지 못하면 다음 차례인 블랙의 사격에 무조건 죽기 때문에 생존율은 명중률과 같은 30%.
      3-2. 그레이가 블랙을 사살한 경우
      화이트는 그레이와 대결한다. 이번엔 화이트가 선제 공격권을 갖고 있으므로, 승률은 약 37.97%[2]이다.

이를 합산하면, 화이트의 생존율은 약 35.58%[3]다. 블랙의 생존율은 21%(0.7×0.3), 그레이의 생존율은 약 43.42%(1 - 나머지 둘의 생존율)

화이트의 생존율은 둘 다 살았을 경우가 어느 한 명을 죽였을 경우보다 높다. 누군가를 겨누고 상대를 없애는 것보다 상대를 살려두고 전쟁에서 한 발 빠지는 게 유리한 특이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자신보다 더 유리한 상대가 둘 이상 있을 경우 그 상대는 자신을 우선 순위에서 상대적으로 배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어난다. 블랙에게는 그레이가 화이트보다 더 위험하고, 그레이는 당연히 명중률 100%인 블랙을 먼저 제거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우선순위가 낮은 화이트는, 블랙과 그레이 중 한 사람을 쏴 죽였을 때보다 생존율이 당연히 높아진다. 쉽게 말해 상대의 목표를 서로에게 돌리게 하면서 자신의 어그로를 낮추는 것이다.

만약 누군가를 반드시 조준해서 쏴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면 화이트는 블랙에게 쏘는 게 이득이다. 이러면 화이트의 생존율은 약 28.32%[4]가 된다. 그리고 블랙의 생존율은 14.7%(0.7×0.3×0.7), 그레이의 생존율은 약 56.98%이다.
===# 상대방의 입장 #===
그레이나 블랙의 경우에는 허공에 쏠 필요가 없다. 그레이가 쉬거나 화이트를 쏘면 다음은 100% 자신이 죽는다. 그러므로 무조건 블랙을 쏜다. 블랙이 살아남았다면 블랙의 승률을 깎는 앞의 행위들이 이미 지나간 것이므로 마음 편하게 그레이를 쏘고 승률 70%의 게임을 하면 된다.

각 총잡이들의 사격실력이 다르지 않아 만약 3명의 명중률이 동일하고 50% 이상이라면 그레이나 블랙도 허공에 쏘는 것이 최선이다.[5] 이 경우 세 명 모두 똑같이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생존 확률이 가장 높은 방향으로만 행동한다면, 서로 총알이 다 떨어질 때까지 허공에다가 차례대로 쏘아서 무한정 교착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 다만 실제 결투의 목적에는 자신의 생존뿐만이 아니라 상대의 사살도 포함되어 있기에 현실성은 없다.[6]

3. 문제 2

세 명의 총잡이가 서로 결투를 벌인다. (이하 내용 동일)
이번엔 세 사람이 동시에 발포하며 역시 한 번에 한 발만 쏠 수 있다.
이 경우 가장 생존율이 높은 자는 누구인가?

===# 정답 및 해설 #===
이하는 모두 한 명만 남을 때까지 게임을 계속한다는 가정이 들어간 것이다. 한 번 발포로 게임이 끝나는 경우는 자신이 누구를 쏘는지가 자신의 생존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셋 다 각자가 평소에 가장 싫어하는 놈을 쏘고 끝날 것이다.

그레이는 뭘 해도 블랙에게 죽을 운명이라 최선의 전략이 존재하지 않는다. 기대생존율이 똑같이 0이라는 건 달리 말하면 뭘 하든 상관없고, 뭐든지 가능하다는 소리다.

그레이가 허공이나 자신을 쏠 경우, 화이트의 생존율은 30%(첫발에 블랙을 죽일 확률), 블랙의 생존율은 49%(0.7×0.7; 화이트가 두 발 다 놓칠 경우), 공멸할 확률이 나머지 21%로 블랙의 생존율이 가장 높다.

그레이가 화이트를 쏠 경우, 화이트의 생존율은 9%로 추락하며(첫발에 블랙을 죽이고 그레이는 미스할 확률), 블랙의 생존율은 63.7%로 급등한다(첫판에 그레이가 화이트를 죽이고 화이트는 블랙을 놓칠 경우 0.7×0.7 + 첫판에 그레이, 화이트가 둘 다 놓치고 두 번째 판에 화이트가 놓칠 경우 0.3×0.7×0.7).

만약 블랙의 명중률이 100%가 아닌 99%만 되더라도 최선의 선택을 하는 그레이는 무작위적으로 아무나 쏘는 것이 아니라 블랙을 쏴야한다. 블랙의 명중률이 90%라면 그레이는 블랙을 쐈을 때 약 3%의 확률로 생존할 수 있다. 그러나 그가 화이트를 쏜다면 살아남을 확률은 1%조차 되지 않는다.

블랙이 화이트를 쏠 경우 블랙의 생존율은 화이트가 놓치고 그레이가 두 번 연속으로 놓칠 확률인 6.3%밖에 되지 않는다. 뭘 해도 죽는 그레이와는 달리 블랙은 엄연히 그레이를 쏴서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선택지가 존재하므로 이 경우는 당연히 논외.

4. 기타

진화심리학에서 공포와 공포로 인한 기절 같은 작용도 세 명의 총잡이와 같은 방식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있다. 여성과 아이들은 성인 남성에 비하여 공포를 많이 느끼고, 혐오스런 시각적 요소에 대하여 내성이 낮으며 심지어 기절하기까지 한다. 반면 성인 남성 같은 경우 그런 경향을 찾기 어려운데, 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이 전쟁, 사냥 같은 생존 투쟁의 전면에 서는 본능적 특성에 의하여 형성된 것이라고 한다.

생각해 보자. 만일 어떤 세력이 침략을 해왔을 경우, 침략을 당한 무리는 그에 맞서서 싸워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싸움이란 일반적으로 남성들이 맡는데 이는 남성이 진화 과정을 통해, 싸우기 적합한 신체적 특징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싸움과 관련된 심리기작 같은 것 또한 가졌기 때문이다. 만일 전쟁 중에 기절했거나, 멘붕하여 전투의지를 상실한 상대가 있다 해도, 정신이 멀쩡하게 싸울 의지를 가진 상대편 전투원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그들을 공격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므로 이들은 우선 방치될 것이다. 이 단계에서 직관적인 전쟁과 관련된 심리기작이 작용하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고심을 하지 않더라도 전투원들은 이와 같은 결론을 내릴 것이다.

전투가 끝난 후에 기절하거나, 사로잡힌 자들은 노예로 만드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그러나 남자 노예를 가진다면 그와 동시에 노예 반란을 일으킬 위험을 떠안게 되므로 승자 측에서는 자신들이 감당할 수 있는 양 이상의 포로가 나온다면, 나머지를 모조리 처형해 버릴 것이다.

반면 여성이나 아이들 같은 경우, 반란의 위험이 거의 없으며 다른 방식으로도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남성에 비하여 생존할 확률이 대폭 높을 것이다. 그렇기에 상대적으로 부족한 신체능력으로 싸움에 생사를 맡기기보단, 화이트가 허공에 총을 쏘듯이, 전투에서 '잠시' 이탈해서 생존율을 올리는 방식으로 진화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7]

석양의 무법자에서의 하이라이트는 3명의 총잡이(블론디, 앤젤 아이즈, 투코)가 대치하는 상황인데 예시 2와 거의 동일하다. 이 이론의 모티브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실제로는 이 이론과 매우 다르다.

스포일러
일단 셋의 명중률 차이는 딱히 차이가 난다는 언급이 없었고 한 명만 살아남아야 한다는 규칙도 없었으며, 블론디가 미리 투코의 총알을 전부 빼두었기에 투코는 전혀 위협이 되지 않았고 투코와 앤젤 아이즈는 이 사실을 몰랐다. 따라서 앤젤 아이즈와 투코는 두 명의 상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으나 블론디는 마음편히 앤젤 아이즈만 노리면 됐고, 실제로 블론디가 앤젤 아이즈를 사살하는 사이 투코는 총알이 없어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는 앤젤 아이즈만 죽고 블론디 입장에서는 위협이 전혀 되지 않는 투코를 죽일 이유도 없었으므로 둘이 돈을 나눠 가졌다. 다만 블론디가 투코를 죽이지 않고 굳이 돈을 나눠준 것은 오로지 옛 동료였다는 감정적인 이유에서다.[8]


수학도둑에서도 나오는데, 해적단에서 배신자 둘과 도도가 벌이는 폭탄게임이다. 룰은 1번과 같다. 한 명이 불붙은 폭탄을 잡고 시작한다. 도도가 턴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 결과 도도는 폭탄을 바다에 던졌다.

수학마왕에서는 활 버전으로 명중률이 각각 1/3, 2/3, 3/3이고 여주인공은 명중률이 1/3인 (화이트의) 역할을 맡는다. 우선순위와 순서는 이 문서와 비슷하게 돌아간다. 마왕이 5분동안 전략을 고민할 시간을 주고, 남주인공은 고민 끝에 첫 화살을 허공에 버리는 것을 생각해 낸다. 이후에는 2/3가 3/3을 죽이는데 실패하고 3/3도 2/3을 죽인다. 그 후 1/3이 3/3을 맞히는데 성공하여 클리어한다.

[1] 초항이 0.09이고 공비가 0.21인 무한등비급수의 합.[2] 초항이 0.3이고 공비가 0.21인 무한등비급수의 합[3] 0.09 + (0.7 × '2번'에서 화이트의 승률)[4] (0.7 × '3'에서 화이트의 생존율) + (0.3 × '1'에서 화이트의 생존율)[5] 삼국지에서 다른 나라를 함부로 공격하지 못하는 이유이다. 현실에서는 위 실험과 같은 턴 개념이 있는 건 아니지만, 한정되어 있는 군사력을 사용해야 하므로 a국을 공격하는동안 b국에게 공격받으면 방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6] 실제로는 허공에 총을 쏘는 것은 상대를 죽이기 싫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허공에 총을 쐈는데 그 사람을 쏴버리는것은 비신사적인 행위로 보여졌다. 따라서 실제 대치 상황에서는 화이트가 총을 허공에 쏘게 될 경우 나머지 두사람이 서로 알아서 결투를 진행하거나 없던 것으로 결정했을것이다. 자세한 것은 결투 문서 참조.[7] 물론 잠깐 발 빼는 정도의 이익을 챙기려면 최소한의 전투능력, 위 게임 이론대로라면 명중률이 아무리 낮더라도 다른 이들이 어느 정도는 위험을 감수할 만한 수준이어야 한다. 만약 화이트의 전투능력이 전무한(예컨대 총이 없다) 수준이라면 당장 아무도 화이트를 쏘지 않는 거야 동일하겠지만, 게임에 참여하지 못하는 거나 마찬가지라 화이트가 '전리품' 취급이 되어버리기 때문. 반란의 위험 같은 게 아예 없으면 생존 확률이고 뭐고 논할 입장이 못 된다.[8] 만약 이 케이스에서 블론디, 앤젤 아이즈, 투코의 명중률이 모두 50%로 동일하고 완전히 동시에 딱 한 발만 사격한다고 가정할 경우, 블론디의 사망률은 앤젤 아이즈가 자신을 겨눌 확률 50%와 쏴서 맞힐 확률 50%의 곱인 25%이다. 앤젤 아이즈는 순전히 블론디의 명중 여부에 따라 생사가 갈리므로 사망률이 50%나 된다. 투코는 블론디의 총알을 맞을 일이 없으니, 투코의 사망률은 블론디의 경우와 동일하게 25%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