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네뷸러상 시상식 | ||||
최우수 중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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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맥카프리 《용의 비행》 | → | 할란 엘리슨 《소년과 개》 | → | 프리츠 라이버 《란크마르의 불운한 만남》 |
1. 개요
A Boy And His Dog할란 엘리슨이 1969년에 발표한 단편 소설. 포스트 아포칼립스 소설이자, 작중 묘사가 잘 안나오지만 대체역사물이다. 네뷸러상 수상작.
본작에 등장하는 개 "블러드"는 영화 매드 맥스 2에 나오는 개와 폴아웃 시리즈의 도그밋에 영향을 준 개 캐릭터다.
인류가 핵전쟁으로 멸망한 뒤의 세계에서의 소년과 그의 친구 말하는 개 2인조의 모험담이란 점에서 어드벤쳐 타임을 연상할 수 있다.[1]
이 작품이 실린 단편집인 <최후의 날 그 후>는 한국에 번역 출판 된 적이 있다. 리보위츠를 위한 찬송의 저자인 월터 밀러가 작품을 선정하고 서문을 썼으며, 소년과 개에 대해서 '문명이 붕괴될 때 맞을 수 있는 최악의 피날레', '문명이 붕괴되면 어떤 원칙도 존재하지 않게 되고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것은 여자', '40세 미만의 어린이는 이 작품을 읽기 전에 부모의 지도를 받을 것'이라고 평했으며, 같은 내용이 한국판에도 실려있다.
2. 줄거리
소년 빅(Vic)과 초능력을 지닌 개 블러드(영화판에서는 애완용 삽살개)는 콤비로, 빅은 여자를 발견하기 위해 블러드가 필요하고 블러드는 음식을 위해 빅이 필요한 관계다. 이 세계관에서는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에 흔히 등장하는 무법자 집단이 있지만 무작정 약탈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함으로서 대가를 받아 사는 일종의 직업조합 비슷하게 생활한다. 어떤 자들은 우물을 파고, 어떤 자들은 발전기를 돌리고, 어떤 자들은 방사능 찌꺼기를 청소하며, 심지어 잔해에서 영화 필름을 발굴하여 상영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집단도 있다.[2] 주인공은 지능견 블러드에 의해 키워지고[3] 글도 배운다. 작중 세계관에서 여자들이 희귀한 이유가 남자들은 전쟁터에 끌려가서 핵공격을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4]
거기서 주인공 빅은 영화를 보면서 지하세계 출신의 여자 퀼라 준(퀼라 준 홈즈 Quilla June Holmes)을 만나서 따라간다. 오히려 사람보다 영리한 블러드는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고 말리지만 성욕에 진 빅은 블러드의 의견을 무시하고 그를 버린 채 퀼라를 쫓아간다.
결국 밝혀진 것은, 퀼라는 일종의 미끼였다. 지상의 남자를 유인해 지하세계로 데려오기 위한 임무를 맡고 지상으로 올라왔던 것. 지하에는 인공 햇빛과 물, 과학기술로 아직 문명을 유지하고 있었다.[5] (소설에 따르면 중산층이나 근본주의자 등이 제1차 세계 대전 이전의 시대를 유지시키려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사내아이가 태어나지 않고 여자아이만 태어나는 현상이 반복되자, 임신을 목적으로 지상의 남자를 유인한 것이었다.[6] 여자를 그토록 원했던 빅은 처음에는 신나했지만 지하세계의 문명과 관습에 적응하지 못한데다가, 결정적으로 위원회가 원한 것은 침대에 빅을 결박해 일방적으로 정자를 채취하는 것이었다.[7] 그러다가 위원회에 불만을 품은 퀼라[8]가 무기를 반입해서 빅을 풀어줬고, 빅은 달아나서 총을 손에 넣는다. 퀼라는 위원회를 모두 죽여버리고 지하세계를 다스리자고 간청하지만[9] 빅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다만, 마이클[10]을 총격으로 부수고[11] 퀼라와 함께 다시 지상으로 올라간다. 지하세계로 내려가는 입구 부근에서 빅은 자신을 기다리며 거의 죽어가고 있던 블러드를 발견한다. 그리고...
내 머릿속에서 그녀가 했던 말이 더 이상 들려오지 않을 때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녀는 내 머릿속에서 계속 묻는다. "정말 '사랑한다'는 의미가 뭔지 알아?"
물론 알지.("Sure I know.)
소년은 자신의 개를 '사랑'하거든. (A boy loves his dog.")
물론 알지.("Sure I know.)
소년은 자신의 개를 '사랑'하거든. (A boy loves his dog.")
소년 빅은 퀼라 준을 죽여서, 개 블러드에게 먹인다. 충격적인 결말인데, 소설에서는 대단히 은유적으로 묘사되었다.[12]
영화에서는 좀 더 직설적으로 묘사되는데, 모닥불이 피워져있고 퀼라가 입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흰 옷가지가 주변에 널려져있다. 다 죽어가던 블러드도 흰 천을 붕대로 두른 채 쌩쌩해져서 빅과 함께 걸어간다. 그리고 그런 블러드 왈,
"Well, I'd certainly say she had marvelous judgment, Albert, if not particularly good 'taste'."
"확실한 건 퀼라가 훌륭한 결단을 내렸다는 거지, '풍미'는 영 별로였지만."
"확실한 건 퀼라가 훌륭한 결단을 내렸다는 거지, '풍미'는 영 별로였지만."
참고로 원작자 할란 엘리슨은 영화의 결말이 원작보다 너무 노골적이라서 싫어했다고 한다.
하지만 진지하게 따지자면 충격적이라고 보긴 어려운데, 일단 퀼라는 악역에 가깝다. 빅을 유인해 죽게하려고 했으며, 도중에 구해준 것도 위원회에 들지 못한 앙갚음으로 위원회를 빅이 전부 죽여주길 원해서 그런 것이다. 마지막에 빅도 퀼라를 무작정 죽인 것이 아니라, 블러드를 위한 음식과 약이 필요하다고 하니까 퀼라는 버려두고 가자고 했다. 빅과 블러드의 관계를 유사 가족으로 정의한다면, 빅 입장에서 퀼라는 자신에게 꼬리쳐서 지들 소굴로 유인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아픈 내 가족을 버리자고 종용하는 비열하고 간악한 년인 셈이다. 황무지에서 자라 올바른 도덕 관념이 성립되지 않은 빅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개연성이 있는 행동이다.
영화판 감상
3. 영화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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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프랑켄슈타인 | → | 소년과 개 | → | (수상작 없음) |
1975년작 영화. 주연 배우는 돈 존슨이며, 이 영화로 새턴상 남우주연상을 탔다. 영화 감독은 L. Q. 존스다.[13]
원작보다 배경 설명이 더 자세하게 나오는데, 존 F. 케네디는 암살에서 살아남는다. 케네디와 그 뒤의 케네디 가 출신의 대통령들은 우주계획을 취소하고, 그것을 최첨단 기술에 쏟아붓는다. 그래서 60년대말에는 안드로이드가 실용화되고, 70년대에는 초감각과 텔레파시와 동물의 지능도 향상된다.[14] 동서 냉전은 3차대전을 유발하고 1983년 3월 바티칸 종전으로 끝나지만, 25년간의 냉전은 경제를 안좋게 만든다. 그리고 또 4차 대전이 일어나는데, 5일동안 계속된다. 그리고 2024년, 지구는 대충 망하게 된다. 물론 이것은 본 영화의 스토리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영화로, 이 분야의 시초로 알려진 매드 맥스보다 4년 먼저 나와[15], 매드 맥스 시리즈에 많은 영향을 줬지만 상업적으로 흥행한 영화가 아니라서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영화의 트레일러와 결말이 쓸데없이 발랄 경쾌하다. # # 트레일러 2 # 편집 트레일러. 3분 35초부터 # 결말. 9분 39초
[1] 실제로 주역 둘의 성격과 포지션도 비슷하다.[2] 원작 소설에서는 '가장 편한 일을 하는 놈들'이라고 묘사된다.[3] 지하인들은 이 개와 텔레파시가 통하지 않기 때문에 퀼라가 빅을 보고, 지상인들은 개와 대화를 할 수 있다며 놀라워한다.[4] 원작에서는 제3차 세계 대전 때 여자들만 일부러 골라 없앴다는 식으로 묘사된다.[5] 남녀 모두 얼굴은 새하얗게 입술과 볼은 붉게 칠하고 다니며, 여성은 드레스, 남성은 양복이나 멜빵 바지를 입고 다닌다.[6] 남성 둘, 여성 하나로 이루어진 '위원회(Committe)'가 거의 독재 중이며, 지상의 빅을 관찰하다가 퀼라에게 그를 데려오도록 명령한 것도 이 위원회의 결정.[7] 이 부분은 영화 한정. 소설에서는 퀼라 준과 성관계를 하기 위해 퀼라의 집에 간다.[8] 빅을 지하세계로 유인해오면 위원회에 넣어주겠다고 약속했던 듯 하다.[9] 소설판에서는 퀼라가 지하세계 사람을 몇 명 죽이고, 심지어 자신의 모친까지 죽이려 하길래 빅이 말리자, 살기등등하게 화를 냈다.[10] 체격이 좋은 남성 형태의 안드로이드로, 이름은 '마이클'. 위원회의 지시를 받아 폭력을 행사하는 역할.[11] 소설판에는 안드로이드가 없지만 다기능 로봇이 나온다. 처음 빅이 다운언더로 들어갔을 때 빅을 사로잡은 도구도 이 로봇이었다.[12] 퀼라 준이 죽었거나 죽였다는 언급은 나오지 않지만, 먹을 것은 퀼라를 제외하고는 정말 아무 것도 없었고 빅은 고기를 먹지 않는다.[13] 샘 페킨파 감독과 인연이 있는데, 페킨파의 영화에 굉장히 많이 출연했다. (그런데 조연... 참고로 와일드 번치에서는 T.C 역으로 나왔다.)[14] 원작에서는 고래 척수액을 개에게 주사한다. 당시에는 고래가 똑똑한 생물로 받아들여졌다.[15] 매드 맥스 시리즈가 포스트 아포칼립스 작품이 된건 매드 맥스 2부터니 사실상 6년 먼저 나온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