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빵새끼. 빌런새끼. 독사새끼. 이름은 하나지만 업계 선수들이 태영을 부르는 별명은 제각각이다. 태영은 재능 있는 선수를 끌어들여 단기간에 단물을 골수까지 빼먹고 은퇴시키는 ‘프로 은퇴꾼’ 혹은 ‘장의사’라 불린다. 한마디로 ‘개새끼’...랄까.
편법, 술수, 뇌물, 아부는 그가 장착하고 있는 기본 아이템이다. 선수의 실력?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어떻게 이득을 남기느냐다. 내 회사의 이득. 내 연봉의 이득. 내 선수의 이득. 에이전트 생활 7년 만에, 내 통장 머니와 내 선수의 영달을 위해서라면 남의 선수 눈에 피눈물이 나건, 선수 생명이 끊기건,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인간 말종이 됐다.
거대 불법토토사이트를 운영하는 ‘남회장’의 수하. 남회장의 점조직중 하나인 ‘스카이스포츠’ 를 운영하며, 전 세계를 무대로 조직적인 ‘픽스매치’를 하는 프로 승부조작꾼이다. 순박한 얼굴, 잔잔한 미소, 소탈하고 예의바른 태도, 조용하고 나긋나긋한 목소리를 가졌다. HH치타스 양감독에게 접근해 투수 김희원을 승부조작 플레이어로 엮는 인물로, 희원을 구하려는 태영의 목숨 줄을 틀어잡고 자신의 조작 게임 안으로 끌어들인다.
전 골프선수. S&P의 라이벌사인 어바웃 스포츠 팀장. 전성기 시절 태영의 에이전트를 받은 ‘김태영의 선수’ 중 하나였고, 파트너이자 연인이었던 태영을 뜨겁게 사랑했었다. 태영과 헤어진 건, 희원의 메이저리그 진출 실패 후다. 희원 때문에 점점 변해가는 태영과 다툼이 많아졌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 지쳐갔다. 헤어졌지만, 여전히 어떤 종류의 ‘마음’은 아직 남아있다.
태영이 권숙과 한아름의 시합에 뛰어든 후, 수연도 같은 시합에 뛰어든다. 명분도 없고, 회사에서도 반기지 않는 무모한 도전이지만, 수연은 간만에 뜨거워지고 싶다. 태영과의 경쟁만큼 그녀를 뜨겁게 만드는 건 이 세상에 없다.
자이언트복싱 소속 복서. 세계 3대 기구를 석권한 한국 최고의 밴텀급 복싱챔피언. 총 전적 16전 15승 1무 9KO. 한국 최고의 밴텀급 복싱챔피언. 현재 세계 3대 챔피언 타이틀중 하나인 WBC 4차 방어를 앞두고 있는 무패의 복서다.
대한민국에서 복싱선수로 산다는 건 지옥 같은 삶을 견뎌내야 한다는 뜻이다. 지독하고 고통스러운 시합을 거쳐 세계 챔피언 되어도 빛나는 영광 따윈 없다. 챔피언 벨트를 지켜내는 일은, 벨트를 따는 일보다 어렵다. 챔피언이 반드시 치러야 하는 방어전을 못해, 힘겹게 따낸 벨트를 그냥 내어준 적도 있다. 한아름이 권숙을 치 떨리게 싫어하는 건, 그 때문이다.
자신의 스파링 상대였던 트레이너와 결혼한 유부녀에 애기엄마로, 출산 후 무려 17kg을 감량하고 10살 어린 일본선수와 맞붙어 기어이 챔피언벨트를 따낸 의지의 선수. 남편과 함께 도배일도 나가고, 마트행사 판매원도 하고, 나레이터 모델도 하고, 헬스 트레이너로 일하면서도 여전히 링에서 싸울 그 날을 기다리고 있는, 성격 좋고 긍정적이고 밝은 복서.
태영과는 티격태격하는 앙숙이면서도 묘하게 사이가 좋아, 서로 상부상조할 때가 많다. 뱀처럼 빠른 눈치와 귀신같은 촉을 가진 남자로, 잠적한 천재복서 이권숙을 찾는 태영을 도와주지만, 김희원 선수가 엮인 일련의 승부조작 사건에서 뭔가 이상한 냄새를 맡고 부터는, 태영의 주위를 슬슬 캐고 다니며 태영을 압박한다.
남편이 하던 과일가게를 이어받아 17년째 운영하고 있는 동네 터줏대감이다. 싸고돌며 애지중지 키운 장남은 결혼해서 캐나다에 정착했고, 남의 자식처럼 대충 내둘리며 키운 둘째 태영이 그녀 옆에 남았다. 신경 안 썼어도 제 앞가림 잘하는 둘째 태영이 늘 고맙지만, 내색한 적은 없다. 캐나다 사는 6살 손자가 한국말을 못하는 게 제일 속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