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이 슈가글라스로 만든 가짜 술병, 오른쪽이 진짜 술병.
1. 개요
영화산업이 번창함에 따라 촬영만을 위해 만들어진 특별한 소품의 일종으로, 유리로 된 도구(주로 술병)으로 사람을 내리치는 장면, 유리창을 깨트리는 장면 등을 촬영할 때 진짜 유리를 사용하면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매우 높으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설탕[1]을 녹여서 유리처럼 만든 제품을 슈가글라스라 한다. 직역하면 말 그대로 설탕유리.영화나 드라마 뿐만이 아니라 프로레슬링에서도 이 슈가글라스가 쓰인다.
2. 상세
가짜 소품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물건 중 하나이다. 그밖에도 몰래카메라 용도로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때려 놀래키기도 한다.이름처럼 설탕을 이용한 가짜 소품으로 옛날에 그럭저럭 쓰여왔다. 그런데 설탕으로만 만들면 투명도도 낮고 끈적거리는데다 보관성도 최악인지라, 현재의 슈가글라스는 이름만 설탕이지 실제로는 신소재 등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주로 수지(resin)나 투명 우레탄이 많이 쓰이며, 수지 사용 용품은 레진 글라스라는 이름으로 따로 분류된다. 다만 저예산 인디영화 등지에선 아직도 전통방식 슈가글라스가 쓰이고 있으며, 시간이 지나며 두 방식 모두를 지칭할 범용적인 명칭이 필요해짐에 따라 구 슈가글라스와 신 슈가글라스 전체를 통틀어 '가짜 유리(fake glass)'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렇듯 슈가글라스를 쓰는 것이 일반 유리를 쓰는 것에 비해 당연히 훨씬 안전하다. 실제로 슈가글라스를 머리에 맞으면 그냥 축구공에 헤딩하는 정도의 충격이다.[2]
만드는 방법은 높은 온도로 설탕을 녹여서 틀에 붓기만 하면 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완성 이후 도색을 한다.
예전 방식으로 설탕으로 만든 경우엔, 진짜 단 맛이 나긴 한다. 일단 영화 소품이지 식용이 아니기 때문에 만드는 데 위생에 신경쓰지도 않고,[3] 그마저도 장면 찍으면서 어차피 박살나는데 그걸 먹고싶어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뭐 호기심에 살짝 핥아보는 경우야 있겠지만.
배우가 직접 만지거나 몸으로 깨트릴 때, 여름철 온도가 높으면 끈적끈적해서 굉장히 불쾌해한다. 그리고 추운 날씨에는 돌덩이처럼 단단하게 굳기 때문에 겨울철에 사용하면 위험할 수 있다.
개선된 품질의 슈가글라스 맥주병(설탕 맥주병,소주병)
국내에서 제작은 대체로 특수효과 또는 특수소품 팀이 맡아서 제작하고 있다. 옛 공정에서 발전해 퀄리티는 상당히 개선된 편이다. 위의 사진을 보면 본항목 첫 사진의 슈가글라스와 비교해서 투명도, 색상 등 외관상 훨씬 더 평범한 유리에 가깝게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3. 기타
탐정학원 Q의 살인 콜렉터 에피소드에서 슈가글라스를 이용해 머리를 때리는 영상과 피해자가 죽은 영상을 붙여서 사망시간을 조작하는 트릭이 등장한다.[4] 하지만 범행에 사용된 슈가글라스는 상술할 구식 슈가글라스라서 사건 현장에 개미가 유독 꼬여서 탐정측에 들켰다.[1] 정확히는 설탕과 시럽, 버터 등의 혼합. 흔히 토피(서양엿)이라 불리는 음식과 비슷하다.[2] 다만 매우 예외적인 경우가 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에서 하정우가 조진웅의 머리에 맥주병을 여러 번 내리치는 장면이 있는데, 이후 조진웅이 인터뷰에서 밝힌 바로는 엄청 아팠다고 한다. 심지어는 여러 번 맞다가 두피가 찢어져서 몇 바늘 꿰맸다고... 다만 이는 뒷사정을 알아야 하는데, 윤종빈 감독은 해당 장면에서 맥주가 사방에 튀는 그림을 원했기 때문에 몸체만 슈가글라스로 제작하고 밑동은 실제 유리로 된 병을 사용했다. 조진웅은 하필 재수없게도 그 유리 부분에 잘못 맞아서 두피가 찢어진 것이다.[3] 설탕을 열로 녹여서 만드니 세균이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진짜 문제는 색소 등 첨가물이다. 식용이 아니라 식용색소 대신 값싼 화학색소를 넣는다.[4] 실제 사망시각은 훨씬 이후이나 영상만 본 사람들은 범인의 의도대로 저 사람이 지금 막 유리병 맞고 죽었다는 식으로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