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모에 미러 (일반/어두운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06-01 17:58:29

알프(크로노 크로스)

파일:fmP5qrB.jpg

크로노 크로스의 등장인물. 모든 것이 미스터리한 정체불명의 마술사이다. 심지어는 자기 자신도 자신에 대해 잘 모르는 듯. 사골관에 잠입하기 위한 세 루트 중 바다를 통해서 잠입하는 루트에서 얻을 수 있는 동료.

가면을 쓴 마술사로, 세르주와 키드가 사골관에 진입하려 할때 코르챠에게 이야기를 듣고 주점에 가서 말을 걸면 점쟁이와 내기를 해서 일주일 안에 사골관에서 어떤 물건을 훔쳐와야 한다며 동료로 얻을 수 있다.

사골관에 진입해서 알프가 원하는 아이템을 얻고 점쟁이가 있는 곳으로 가면 알프의 무기를 준다.

속성은 검정이고 성능은 나쁘진 않지만 후에 동료가 많아지면 버려진다.

게다가 나머지 동료들은 나름대로 크든 작든 메인이든 서브든 스토리에 비중은 있는데 알프 혼자만 스토리가 없다. 기껏해야 점쟁이 이벤트가 전부인데다 사골관에 진입하기 위한 루트 중 나머지 두 루트에서 얻는 동료인 스랏슈와 피에르는 나름 이벤트를 거쳐야 되는데 알프는 그냥 말만 걸면 되니...

사실 알프 혼자만 이벤트가 없는 이유가 있는데 그 이유는...

이 문서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의 정체는 전작의 마왕이다. 게임 개발 중 기획 변경으로 인해 이런 설정이 무색하게도 알프의 작중 비중은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설정 자체는 살아있어서 알프가 마왕이라는 복선은 게임 여러 곳에서 나온다.

일단 전작에서 마법에 물들어 푸르렀던 특유의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것이 마왕과 동일한 모습이며, 온통 흰색의 의상을 입고 있는 알프의 엘리멘탈 속성은 왜인지 검은색인데 이는 전작 크로노 트리거에서 마왕의 속성이 冥(어두울 명)이었던 것이 그대로 이어진 것이다.

알프가 사골관에서 아이템을 못 얻었을 경우 점쟁이한테 가면 알프가 가면을 벗는데 그의 맨얼굴을 보고 점쟁이가 놀라는 이벤트가 있다.[1]

후반에 알프를 얼어붙은 불꽃과 대면시키면 자신의 과거를 보고 부정하며 고민하는 이벤트가 나오는데, 본 작에서 얻을 수 있는 45명의 동료들 중 자신의 정체에 대해 고뇌하는 캐릭터는 키드와 알프 밖에 없다. 키드의 정체가 사라인 것을 감안하면 알프의 정체는 마왕이라는 것을 예상해 볼 수 있다.

크로노 트리거의 후속작이자 크로노 크로스의 원작이라 할 수 있는 SFC용 비주얼 노벨 라디컬 드리머즈는 키드와 세르주, 길 세명이 얼어붙은 불꽃을 찾기 위하여 떠나는 여행을 다루고 있는데 여기서 길은 푸르고 긴 머리에 가면으로 정체를 감추고 등장하는 의문의 인물이지만 후에 그의 정체가 자키로 밝혀진다.

그리고 크로노 크로스 일본판 알프 캐릭터의 북미판에서의 이름이 길이다(!!!) 라디컬 드리머즈에서 길의 외형 묘사가 크로노 크로스의 알프와 일치함은 두말할 것도 없다.

한마디로 '마왕=자키=길=알프'인 셈.

결국 개인서사에 집중한 주요 이벤트 씬과 대사 등의 기획은 무산되었으나 설정 자체가 아주 폐기된 것은 아니었다는 얘기. 크로노 크로스의 기본이 되는 파티는 키드, 셀쥬, 알프 3인이었던 것이다. 다른 모든 동료들과는 다르게 특별한 퀘스트도 없이 대화만으로 즉시 합류하면서 도리어 특수한 케이스로 남은 것은, 알프가 기본 파티 멤버로 정해져 있었던 시절의 영향이 남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환상수호전식의 수많은 동료수집과 다양한 조합의 파티 플레이 요소를 기획하게 되면서, 플레이어들이 세르주-키드-알프 3인의 파티로 고정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알프의 존재감을 약화했다고 하는 듯. 셀쥬야 주인공이고 키드는 이 게임의 존재의의 같은 캐릭터였기에 존재감이 전혀 약해지지 않은 반면, 원작의 또다른 반전요소이긴 했으나 3인자이자 진행에서 빠져도 문제가 없었던 알프는 신요소 기획에 존재감이 공기화되며 붕 떠버리게 되었다.

크로노 트리거가 NDS로 리메이크되면서 추가된 엔딩에서 마왕이 기억을 상실하고 세상을 떠돌며 방황하게 되는데, 그것과 연계하면 알프 자신도 스스로에 대해 잘 모르는 듯한 대사들과 얼어붙은 불꽃 이벤트에서의 반응에 대한 설명이 가능하게 되었다. NDS 크로노 트리거 마왕 엔딩은 크로노 크로스와의 미싱링크를 연결하기 위한 장치 추가였던 셈. 후속작도 딱히 나오지 않는, 15년 이상 지난 추억의 작품 단순 이식작에 굳이 추가설정까지 넣는 수고가 돋보인다. 이는 당시 후속작 발매를 의심하게 하였으나 결국 후속작 계획은 전혀 없으며 사실상 명맥이 끊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사소한 개그로, 기억을 잃은 마왕이 자신에게 붙인 가명(?)인 알프는 크로노 트리거에서 그가 어린 시절 예뻐하던 고양이인 알파드의 애칭이다. 기억나는 이름이 그것 뿐이었던 모양.


[1] 후에 동료로 얻을 수 있는 스프리간을 데리고 대화시키면 이 점쟁이가 마족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