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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11 15:54:48

양날면도기/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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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양날면도기의 성능에 대해3. 안전면도기의 비용에 대해

1. 개요

양날면도기의 실제 사용상 단점이나 문제점을 냉정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관점이다. 양날면도기 문서에서는 양날면도기의 장점이 크게 부각되어 있지만 실제로 양날면도기를 사용해보면 단점이 상당히 많음을 알 수 있다.

양날면도기에 도전했다가 다시 카트리지 면도기로 돌아오는 사람들도 많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50여 년 전 2중날 카트리지 면도기[1]가 세상에 등장하자 곧바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양날면도기를 버리고 카트리지 면도기로 갈아탔다는 사실이다. 당시 2중날 카트리지 면도기의 성능은 지금의 다중날 제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조악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2]양날면도기 옹호자들은 "단언컨대 클래식 면도 맛을 본사람은 절대 카트리지 면도기로 돌아갈 수 없다."라고 말하지만 역사적 사실은 그와는 정반대였던 것이다. 다른 인터넷 동호회도 그렇지만 온라인 양날면도기 동호회에도 업계 관련 사람들의 글이 많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조금 비판적으로 바라볼 부분도 있는 것이다.

2. 양날면도기의 성능에 대해

가장 큰 문제점은 카트리지 면도기에 비해 성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카트리지 면도기는 출시 당시부터 양날면도기를 압도하는 성능으로 소비자들의 각광을 받으며 기존 양날면도기를 대체했다. 이후에도 카트리지 면도기는 1990년대 이후 다시 한번 기술 향상을 이루며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양날면도기 동호회에 보면 양날면도기의 우수성을 예찬하는 글들이 많다. 그러나 양날면도기에 입문하여 수개월간 써봤지만 면도 성능은 물론이고 피부자극 측면에서 카트리지보다 못하다는 의견도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그런 글들이 올라올 때마다 면도자의 면도 스킬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사용자 탓으로 돌린다. 또 면도기와 면도날이 좋지 않으니 더 비싼 걸로 바꿔 보라는 식의 댓글들이 쭉 달린다.

우선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면도기의 절삭력과 피부자극은 트레이드 오프 관계에 있다는 점이다. 절삭력이 좋으려면 날이 날카로워야 하고, 피부에 밀착해야 하며, 여러번 절삭을 가해야 한다.

파일:안전면도기 절삭.gif
소위 말하는 '2중 날, 3중 날'은 면도기 헤드에 날을 2개 또는 3개 장착하는 것을 통해 한번의 손질로 '2, 3번의 칼질'을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여러번의 절삭'을 의미한다. 당연하지만 이런 요소가 들어갈 수록 피부자극은 강해질 수밖에 없다. 즉 절삭력이 강할수록 피부자극이 심한 경향이 있고, 반대로 피부자극이 덜할수록 절삭력이 나빠진다.

서로 역의 관계를 가지는 두가지 요소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면도기를 찾게 된다. 면도기의 성능은 바로 이런 트레이드 오프 관계에서 얼마나 최적의 중간점을 찾아내느냐하는 점이다. 이를테면 오리지날 질레트 퓨전이나 도루코 페이스 7 등은 뛰어난 절삭력으로 유명하다. 5 ~ 7중날로 밀어버리기 시작하는데 장사가 없다. 그러나 반대급부로 피부자극이 너무 심해 인기가 없다.

반대로 쉬크 쿼트로는 정말 피부자극이 거의 없다. 하지만 '베이지 않는 면도기'를 표방하여 날에 수직으로 철사 안전망을 달아놓았기 때문에, 4중날이라는 이름에 무색할 정도로 절삭력이 약하다. '베이지 않는다.'를 표방하려면 피부에 날이 닿는 면적을 줄여야 하는데, 이를 안전망으로 실현했으니 절삭력이 약할 수밖에. 따라서 깔끔한 면도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인기가 없다.

인기를 얻고 있는 질레트 퓨전 프로글라이드/프로쉴드 플렉스볼 제품은 절삭력에 있어서 최고의 제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절삭력과 피부자극 사이에 가장 적절한 타협점을 찾았기 때문에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현재 쉬크의 주력 상품인 쉬크 하이드로 시리즈[3]도 기존 쉬크 제품의 부족한 절삭력을 보완한 제품이다.

그런데 양날면도기는 일반적으로 카트리지 면도기에 비해 절삭력과 피부자극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절대 성능이 밀린다.

절삭력에서 보면, 양날면도기는 카트리지를 이기는 것이 '간단한 물리적 원리' 때문에 불가능하다. 카트리지 면도기는 최소 3중날 이상[4]이며,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는 한번의 손질로 3번의 칼질을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단 칼질 횟수에서 밀리는데다, 카트리지 면도기는 헤드가 두텁기 때문에 피부에 밀착시키기 쉽다. 사람의 피부는 굴곡이 있기에, 외날로는 한번에 깔끔한 면도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카트리지 면도기는 날이 여러개가 있어 1번날에 안 잘린 수염이 2번날, 3번날에 잘리는 등 얻어걸리는 효과가 있다. 말 그대로 시중에서 굴러다니는 천원 내외의 도루코 페이스6 6중날 일회용 면도기면 수염 방향으로 한번만 밀어주면 어지간히 수풀이 자라지 않은 한, 별 자극없이 면도할 수 있다. 그렇게 한번만 밀어줘도 양날면도기보다 더 깔끔하게 밀리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한국인의 특성상 수염이 매우 굵고 색깔까지 검기 때문에 수염 뿌리까지 밀지 않으면 지저분해 보인다는 점이다. 때문에 5중날로 한번만 밀어도 되는 서양인들과 달리 한국인들은 수염의 역방향으로 몇 번 씩 밀다보니까 피부자극이 생기는 것이다. 깔끔한 면도와 피부자극은 역의 관계에 있는 것을 볼 때, 양날면도기가 피부자극이 덜하다는 점은 깔끔하게 면도되지 않는다는 점을 기본으로 깔고 얘기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피부자극' 면에서 양날면도기가 카트리지보다 우세할까? 안타깝게도 그러하지 않다. 양날면도기로 카트리지만큼 깔끔하게 면도하려고 같은 자리를 네 다섯 번 밀다보면 훨씬 극심한 피부자극에 시달리게 된다. 그렇게 심한 피부자극을 얻어가며 여러 번 민다고 해서 카트리지 만큼 깔끔하게 면도되는 것도 아니다. 양날면도기 문서의 3.3 항목의 그림에도 그 원리가 설명되어 있듯이 카트리지 다중날 면도기는 피부 속까지 수염을 깎을 수 있지만 양날면도기는 딱 피부면까지만 자르기 때문에 아무리 여러 번 밀어도 카트리지보다 깔끔하게 면도될 수가 없다. 피부자극만 심해질 뿐이다. 깔끔한 면도를 가장 우선순위에 둔다면 당연히 카트리지 다중날 면도기를 사용하는 것이 옳다.

일부 양날면도기 옹호론자들은 숙련된 기술을 가진 사람은 양날면도기로도 카트리지 못지 않은 깔끔한 면도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런 숙련된 기술을 가진 사람이 실존하는가를 논외로 쳐도, 이런 숙련된 기술을 가지기 위해서는 정말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고 또 그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피를 흘려야 할 것이다. 게다가 양날면도기로 어느 정도 깔끔하게 면도하기 위해서는, 거의 20분에 걸쳐 조심스럽게 정교함을 들여 면도해야 한다. 카트리지면 길어봐야 수분임을 고려하면 꽤나 심각한 시간낭비다. 시간도 결국 돈이다.

양날면도기 애호가들이 강조하는 점 중 하나가 카트리지 다중날 면도기로 피부 속까지 깎은 수염이 자라면서 피부 자극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인그로운 헤어 참고. 그러나 양날면도기는 카트리지 안에서 칼날의 각도가 고정되어 있는 카트리지 면도기와는 달리 사용자의 면도습관과 스킬에 따라 면도날이 피부에 닿는 각도가 제각각 달라지게 된다. 그래서 면도날이 높은 각도로 피부에 닿을 경우 자극이 적다는 일반적인 통념과는 달리 상당한 피부 자극을 줄 수 있다. 피부에 닿는 잘못된 면도날 각도의 결과는 최악의 경우 피부자극을 넘어 면도화상(Razor burn)으로 이어질 수 있다.[5] 양날면도기가 카트리지 면도기에 비해 피부자극이 적다는 건 사용자의 스킬이 충분히 숙련되었을 때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피부 자극은 물론 카트리지 면도기에 비해 피를 볼 가능성까지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양날면도기를 가지고 잘못된 각도로 같은 자리를 여러 번 밀면 5중날 카트리지 면도기보다 더 극심한 피부자극에 시달릴 수 있다.

마일드한 양날면도기와 마일드한 날의 조합으로 각도를 잘 맞춰 면도하면 여러 번 면도해도 5중날 이상 카트리지 면도기로 한 번 미는 것 보다 피부자극이 적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다중날 카트리지 면도기 또한 쉬크 쿼트로처럼 피부자극이 매우 적은 제품이 있다.

3. 안전면도기의 비용에 대해

안전면도기 매니아들은 안전면도기의 가장 큰 장점을 저렴한 비용으로 꼽지만 실제로 그들이 사용하는 면도기, 셰이빙 솝, 셰이빙 브러쉬, 면도솔 거치대, 셰이빙볼 등의 가격을 보면 입이 쩍 벌어진다. 도루코 양날면도기를 만원 안쪽의 가격으로 살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동호회에 들어가 보면 도루코 면도기로는 제대로 면도를 할 수 없다면서 거의 고려대상에 넣지 않는다.[6] 동호회에서 실제로 추천되는 제품들은 기본적으로 5만원, 많게는 10만원 이상하는 것들이다. 이 정도면 비용의 역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다.

먼저 면도기 본체의 가격에 대한 논쟁들과 몇 가지 의견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흔히 양날면도기 애호가들은 면도기를 한번 사면 평생 쓰기 때문에 그리 비싼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 양날면도기 동호회 사람들을 보면 피부자극, 절삭력 등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계속 다른 브랜드의 면도기를 추가로 구입하는 이들이 많다.[7] 여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양날면도기의 끝판왕 중 하나로 꼽히는 MERKUR FUTUR는 10만원이 넘어가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많다. 입문자들 중에서도 이것을 구입하려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러면 한결같이 감히 초보자가 쓸 물건이 아니다라며 각종 훈수를 둔다. 입문용 면도기로 실력을 키운 후 FUTUR를 사야한다는 것이다... 동호회에 물어보면 마일드한 입문용 면도기부터 시작해서 고가의 공격성 조절이 가능한 면도기까지 몇 개 정도는 기본적으로 구입해서 써보는 게 당연한 절차요, 그 과정에서 면도기 해외구매도 하고 게다가 면도날도 국내에선 팔지 않는 걸 구매해놓고 기다리는 게 당연한 것처럼 이야기 한다. 기회비용적인 관점으로 보면, 애초에 저렴한 비용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는 것과는 달리 결론적으로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한 번 더 말하지만 시간도 결국 돈이다. 그 기회비용을 지불함으로써 굳이 자신이 클래식 면도에 대해서 매니악해지고 싶지까진 않다면, 양날면도기 입문은 심각하게 회의적인 관점에서 고려해봐야 한다.

반면 면도기 본체 가격에 대해 좀 다른 의견을 소개하자면, 양날면도기 단품 한 세트가 봉 하나에 공격성이 서로 다른 플레이트 여러 개로 구성되어 있는 제품들이 있다. 면도기 헤드 아래쪽의 플레이트를 바꿔가며 자신에게 맞는 공격성의 정도를 찾을 수 있고, 한 번의 구매로 여러 개의 면도기를 구매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이런 류의 제품들이 입문자에게 추천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들 플레이트 교체형 제품들은 의외로 저렴해서 2018년 3월 현재 국내에서 배송비 포함해도 4만원대인 제품도 있다. 그래서 자신에게 맞는 양날면도기를 구하는 데 반드시 많은 초기비용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국내 샵에서의 면도기 비용이 비싸다면 해외 직구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국내에서 파는 면도기 가격의 대략 절반 정도의 가격에 살 수 있다. 물론 선택의 폭이 더 넓기도 하므로, 시간적으로 여유가 된다면 면도기 해외구매가 흔히 추천되곤 한다.

이제 면도기 본체가 아닌 면도 보조용품과 소모품의 비용에 대한 논쟁들과 몇 가지 의견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양날면도기, 셰이빙 볼, 거치대 세트 등이 비록 고가이긴 하지만 처음에 딱 한 번 들어가는 고정비용이라 쳐도, 일상적으로 드는 소모품의 비용도 좀 생각을 해 봐야 한다. 양날면도기의 소모품은 면도날 하나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클래식 셰이빙 비누, 셰이빙 브러쉬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 프리셰이브, 애프터셰이브 모두 소모품들이다. 그리고 이런 클래식함을 내세운 소모품들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를테면 면도비누는 깡통 셰이빙폼/젤보다 대체로 가격이 높고 판매하는 곳도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카트리지 면도기 사용시에도 이러한 클래식한 보조용품과 소모품을 사용해보면 편리해지는 부분이 있고,[8] 그래서 양날면도기 쪽에서 보조용품과 소모품을 포함시켜서 비용을 산정한다면, 마찬가지로 카트리지 쪽에서도 포함해서 비교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반박하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카트리지 면도기를 사용할 때 셰이빙 비누, 셰이빙 볼, 셰이빙 브러쉬를 사용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 뿐만 아니라 그리 권장되는 방법도 아니다. 질레트나 쉬크 등 카트리지 면도기 회사들은 카트리지 면도기는 셰이빙 폼, 셰이빙 젤과 함께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소모품 비용까지 합쳐서 비교한다면, 양날면도기는 클래식 셰이빙솝이나 크림 비용을 넣고 카트리지 면도기는 깡통 셰이빙폼/젤 비용을 넣어서 비교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비교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면도비누 또는 면도크림의 가격이 양자간에 제법 차이가 난다.

클래식 면도비누는 보통 1만원대부터 시작한다. 개당 가격으로 보면, 카트리지 면도를 할 때 사용되는 깡통 셰이빙폼, 셰이빙젤보다 대략 3배 정도 비싼 가격에서 시작하는 셈이다. 양날면도기 사용자들에 따르면 셰이빙 솝은 고체 상태로 3~6개월 정도 혹은 그 이상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길어야 두 달 정도 쓰는 깡통젤/폼(거품)형 제품보다 2~3배 정도는 더 오래 쓸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개당 가격 차이가 많이 나므로, 사람에 따라서는 깡통 셰이빙 폼/젤에 비해 부담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셰이빙 브러쉬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소모품이다. 쓸만한 셰이빙 브러쉬는 최소한 2만원 이상한다. 2만원 미만의 제품은 털이 금방 빠지고 뺨을 찌르는 듯 거친 느낌이 나서 사용하기 힘들다고 한다. 오소리털 브러쉬 중 10년 이상 사용이 가능한 실버팁 뱃저 등급의 브러쉬는 해외/국내 구매 여부에 따라 양날면도기 본체와 비슷한 5~10만원 정도의 가격을 가지고 있다. 이러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꼴이라는 생각도 할 수 있다. 그래서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양날면도기를 사용할 때의 초기비용이 카트리지 면도기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아무리 사후 유지 비용이 저렴하더라도, 사람마다 주머니 사정이 제각각이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초기 비용 문제가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도 있는 것이다.[9] 그래서 이를 두고 일부 양날면도기 옹호론자들이 단순히 근시안적인 시각으로만 치부하는 것은 편협한 발상이다.

또 다른 의견으로는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양날면도기 사용에 있어 면도솔과 셰이빙볼 그리고 면도비누 사용이 필수인 부분은 아니라는 쪽이다. 실제 입문할 때 양날면도기 본체와 면도날 그리고 깡통폼/젤만으로 입문해서 별다른 장비 없이 계속 면도하는 사람도 많다.[10] 물론 클래식 면도 동호회에서 활동하다 보면 자연스레 셰이빙 브러쉬, 볼 그리고 스탠드를 맞추는 방향으로 가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그건 취미적인 관점이 많이 포함된 부분이고, 실용적으로 볼 땐 꼭 필수 코스는 아니라는 뜻이다. 폼,젤,비누만으로도 안전하고 편하게 면도할 수 있다. 그러니 만약 셰이빙 브러쉬를 사용해 보겠다면 명심하자. 동호회 등지에서 오소리털의 선호도가 높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꼭 오소리털만 고집하진 않아도 된다. 좀 더 저렴한 인조모나 멧돼지털 브러시도 품질이 좋은 제품들이 많으며, 오소리털도 알리에서 찾아보면 실버팁 등급도 저렴한 제품이 많다.

이제 양날면도기와 카트리지 면도기의 면도날 비용과, 그로 인한 장기적인 유지비용 문제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보통 양날면도기가 저렴하다는 주장을 보면 도루코 면도날을 사용하는 것으로 가격을 산정하여 저렴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 양날면도기 동호회에서 저렴한 도루코 면도날을 쓰는 사람은 별로 없다. 대부분 절삭력과 피부자극 등의 이유로, 도루코보다 비싼 외제 면도날을 사용한다. 외제날 중 가장 고급이라 평가받는 폴실버는 도루코보다 좀 더 비싸서 개당 가격이 180원 정도 한다. 게다가 피부자극 때문에 양날면도날을 5번 넘게 사용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2~3번 정도 쓰고 면도날을 가는 사람이 많고, 심지어 단 한 번 만 쓰고 면도날을 가는 사람도 적지 않다. 폴실버, 크리스탈 등 고급형 외제 면도날의 경우 3~4번, 페르소나, 페더 같은 중급형 외제 면도날은 2~3번, 아스트라, 샤크, 더비 같은 보급형 외제 면도날은 1~2번, 국산 도루코 면도날은 단 한 번 만 사용하면 교체해야 한다는 것이 양날면도기 동호회 사용자들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도루코 면도날은 내구성이 좋지 않아 두 번 이상 사용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장기적인 면도기 비용 문제를 여러가지 양날면도날 가격과 내구성을 함께 고려하여 다각도로 분석해서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카트리지 면도기는 값비싼 질레트 퓨전 프로글라이드 플렉스볼 제품만 있는 게 아니다. 쉬크, 도루코, 파인테크닉 등 질레트에 비해 절반 혹은 그 이하로 저렴하면서도 준수한 성능을 가진 카트리지 면도기 제품들도 많다. 게다가 쉬크나 도루코는 질레트보다 면도날의 내구성이 좋아 훨씬 오래 쓸 수 있다. 그래서 마찬가지로 장기적인 면도기 비용 문제를 분석할 때, 하필 가장 값비싼 질레트 퓨전 프로글라이드만 가져다 비교하지 말고, 다른 카트리지 면도기의 날 가격과 내구성도 함께 고려하여 다각도로 분석해서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또 양날면도기 보다 뛰어난 성능을 가진 일회용 면도기를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쉬크의 일회용 면도기인 이그젝타2는 200원 정도의 아주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가격에 비해 상당히 쓸만한 성능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이미 이그젝타2는 저개발국가에서 기존에 양날면도기를 사용하던 저소득층에게 큰 인기를 거둔 바 있다. 그 외 국산 도루코의 3~6중날 휴대용 면도기들 또한 준수한 가성비와 내구성을 가지고 있으며 동네 슈퍼에서도 없는 곳이 없어 구하는데 드는 기회비용은 아예 없다시피 하다. 이처럼 2중날 이상의 면도기를 사용하면서도 비용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은 찾아보면 얼마든지 있다.

다만 일회용 면도기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며 비용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일회용 제품은 교체식 카트리지 제품에 비해 윤활밴드가 많이 부실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피부가 민감한 사람이 일회용 면도기를 교체식 카트리지 마냥 여러 번 사용 할 경우 잦은 피부 트러블에 시달릴 수 있다. 그래서 양날면도기 대용이라면 일회용/휴대용 보다는 교체식 카트리지 중에서 저렴한 편에 속하는 3~4중날 제품을 대안으로 사용하는 것도 좋다. 3/4중날 교체식 카트리지 제품들은 5중날 이상 제품들이 비해 비교적 저렴한 편이라 양날면도기와 유지 비용 차이가 그리 많이 나지는 않는다.

그리고 양날면도기 문서 서두에 적힌 내용과 같이, 양날면도기는 이름과 달리 생각만큼 안전하지는 않은 면도기임을 다시 한 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면도할 때 힘을 들이면 베이는 건 물론이고, 카트리지 면도기에 비해 날 교체가 잦은 만큼 면도날 교체시 예리한 양날면도날에 의한 손 베임도 주의해야 한다. 생긴 게 비슷하다고 흔한 커터칼 정도의 날카로움을 생각해선 안 된다. 양날면도날은 수술용 메스에 버금갈 정도로 날카로운 물건이며, 제대로 베이는 날에는 정말 크게 피를 볼 각오를 해야한다. 날 가격이 싸다지만 결국 이것도 다 비용이니 조심하고 또 조심하자.


[1] 1971년 질레트 트랙 2가 출시됨.[2] 질레트를 필두로 끝없이 기술발전을 이룬 카트리지 면도기와는 대조적으로 양날면도기는 100여년의 역사동안 별다른 기술 혁신이 없어서 그렇기도 하다.당장 질레트가 처음 개발한 시점에서 큰 틀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제자리걸음이다.[3] 기존의 철제 안전망을 없애고 스킨가드를 단 제품이다.[4] 외날, 2중날 카트리지도 존재하지만, 마니아층을 위해서 소량생산하거나 혹은 저가형으로나 명맥을 잇고 있다. 둘다 아니면 피부가 매우 민감한 소비자에게 날 갯수를 줄여 피부자극을 최소화한 것을 강조한다.[5] 물론 한 번에 많은 개수의 날이 피부에 닿는 카트리지 면도기도 면도화상을 일으킬 수 있다. 자세한 건 Razor burn 으로 검색바람. 단 혐짤 수준의 사진이 많이 나오니 주의.[6] 써보면 분명 고가 면도기에 비해서 부족할 순 있지만 제대로 면도 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은 절대 아니다.[7] 다만 동호회에서는 면도 자체를 취미로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굳이 원래 쓰던 게 만족스럽지 않아서 여러 개의 면도기를 구매하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8] 그래서 카트리지 면도기도 이를 컨셉으로 한 클래식 패키지들이 판매된다.[9] 비록 보조용품 비용은 차치하더라도, 학생들에게는 6만원 정도 하는 입문자용 면도기 단 하나의 가격만 해도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게 현실이다. 남자들이 20대 까진 수염이 부드럽고 여드름 등 피부 트러블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양날면도기의 존재를 인식한다면 절삭력과 피부 자극이 모두 강한 다중날 카트리지 사용에 많은 부담과 회의감을 느끼게 되는데도 그렇다.. 이 초기 비용이 많이 든다는 문제 때문인지, 실제로 클래식 면도 동호회에 가보면 이제 사는 게 좀 여유로워진 중년 남성 회원들이 가장 많은 걸 볼 수 있다.[10] 역사를 따져봐도 튜브에 담긴 면도크림은 1920년대, 깡통 면도폼은 1940년대 나왔다. 카트리지 면도기보다 수십년 이른 시점이고, 당연히 처음엔 양날면도기 쓸데 쓰라고 나온 물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