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절대 너한테로 회귀할 수 없어!” 현재 대한민국 건축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건축가. 건축사 사무소 아틀리에 '인'의 대표로 빛바래고 고유한 사물을, 이야기와 역사가 담긴 공간을 사랑한다. 낡음의 정서를 세련되게 풀어 고유하고 색이 짙은 공간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그의 아이덴티티. 전시, 브랜드 등을 건축과 접합시켜 다양하고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펼치기도 한다.
실력뿐 아니라 외모도 출중하다. 깨끗한 피부에 단정한 입매, 탄탄하고 다부진 어깨까지. 성격도 좋다. 말이 많지는 않은데 센스가 있어 툭툭 던지는 한 마디가 제법 웃기다. 본인은 혼자 있는 걸 좋아하지만, 사람들은 모두 승효와 있는 걸 좋아한다.
그런 승효의 인생에, 단 하나의 또라이가 있으니 그게 바로 배석류다. 승효는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네 살 때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바쁜 혜숙과 경종 대신 미숙의 집에서 석류와 함께 자랐다. 석류는 늘 승효를 애착 베개처럼 질질 끌고 다녔고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좋은 일이 있거나 처맞을 짓을 하거나 둘은 언제나 세트였다. 석류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고 연인을 만나기 전까지는...
그렇게 석류는 승효의 타임캡슐 속 양재샤넬체의 과거로 남는 듯했는데...어느 날 갑자기 석류가 돌아온다. 그리고 승효의 평화로웠던 일상에 위험천만한 버그를 발생시키기 시작한다!
“오류 난 내 인생을 꺼버리고 새 인생을 시작하겠어!” ‘석류’라는 이름은 태몽에서 왔다고 한다. 무릉도원에 석류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데, 거기서 석류가 뚝 떨어지는 걸 엄마가 받아 안았단다.
꿈속의 석류가 유독 탐스럽고 고왔던 까닭일까. 어려서부터 단 한 번도 잘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세 살에 한글을 깨쳤으며 다섯 살 무렵에는 구구단을 외웠다. 시험만 쳤다하면 항상 일등. 연년생 남동생에게 치이며 자신의 존재 증명을 위해 반자동적으로 슈퍼 걸이 되었다.
천성이 열정적이고 에너지가 넘친다. 활기차고 창조적이며, 호기심이 많아 매사에 적극적이다.게다가 도전적이다. 맨몸으로 미국 유학을 떠나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글로벌 대기업 ‘그레이프(GREIP)’에 입사한다. 에로스의 깜찍한 장난 덕분이었을까. 현준과 운명 같은 사랑에도 빠진다.
이처럼 일과 사랑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승승장구하나 싶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그렇게 엄마의 친구의 아들이자 그녀 인생의 살아있는 흑역사 재생기 최승효와 다시 마주하게 되는데!
“어벤져스의 패인? 그들 중에 소방관이 없었기 때문이야” 혜릉119안전센터 구급대원. 어릴 적 모음은 거미줄을 뿜어내는 스파이더맨이 되기 위해 손에 물풀과 딱풀을 발랐다. 떡칠을 해도 이걸론 벽에 붙을 수 없단 사실을 깨닫고 돼지표 본드와 순간접착제에 손을 댔다. 그날 밤 재숙은 벽에서 모음을 떼어내 응급실로 달려가며 ‘내 딸이 정상은 아니구나’ 생각했고, 모음은 벌건 손바닥을 허공에 흔들며 확신했다. 내 몸에는 히어로의 DNA가 깊게 새겨져 있다고!
그렇게 히어로물의 계보를 충실히 밟은 모음은 현실에 발붙인 진짜 히어로가 되었다. 응급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는 일, 그것이 모음의 주된 업무로 화마와 직접 맞서 싸우진 않지만 사람의 목숨을 살린다는 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 물론 일이 힘들 때도 있지만, 특유의 미친 해맑음으로 이겨내는 편이다.
석류, 승효와는 역시 엄마 친구 딸, 엄마 친구 아들의 관계다. 모음의 엄마 재숙 역시 미숙, 혜숙과 고등학교 동창이기 때문이다. 어른이 되며 친구들과 잠시 삼단 분리되지만 석류의 컴백으로 다시 한 덩어리가 된다.
옳다구나 또 한 번 동네 시끄럽게 놀아보려는데, 예상치 못한 불청객의 등장! 엄마 재숙의 중개로 옆집에 이사 온 그 남자의 이름은 바로 강단호다. 취향은 찰떡 같지만 성격 차이는 개떡 같은 덕분에 부딪칠 때마다 불꽃이 튀는데 그 불씨가 어째 점점 엉뚱한 곳으로 번지기 시작한다.
“기자가 쫓아야 하는 건 오로지 단 하나, 팩트야!” 청우일보 기자. 기사는 손이 아니라 발로 쓰는 것이라 믿는 현장 우선주의 기자다. 가끔 고지식하고 답답해 보이지만, 원칙과 신념을 지키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거기에 소외된 곳을 들여다볼 줄 아는 따뜻한 시각까지. 단호에게 기자라는 업은 정말이지 천직이 아닐 수 없다.
가족을 잃은 슬픔을 안고, 가족 중 유일하게 단호의 곁에 남겨진 연두를 위해[연두] 최근 급하게 새로운 주거지를 찾던 중 혜릉동을 만나게 된다. 처음 보는데도 이상하게 정이 한 움큼 들어간 눈빛을 보내는 사람들, 그렇게 무심코 들어갔던 부동산에서 믹스커피 한 잔을 얻어 마시고 집을 계약한다.
하지만 세상 안전해 보이던 그 동네에서 위험한 여자와 재회하게 되는데, 그녀가 바로 정모음이다. 처음 만났을 때는 분명 정의로운 구급대원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아주 위험천만 시한폭탄 같은 여자다. 스위치가 언제 눌릴지도 예상할 수 없고, 사고회로를 예측할 수도 없는 희한한 여자.
근묵자흑이라... 단호는 생각했다. 이 여자와 멀어져야만 한다. 그러나 단호의 바람과는 달리 모음이 자꾸만 단호의 삶 곳곳에 출몰한다. 아니, 출동한다!
사하라 사막을 거침없이 횡단한 바람의 여인, 외교부의 아프리카통으로 불린다. 일찍이 불문과 재학 중에 외무고시를 패스한 재원으로, 지성과 미모를 겸비했단 말을 평생 지겹도록 듣고 있다.
경종과 결혼한 지 3개월 만에 프랑스 발령을 받았다. 임신 사실을 모른 채 부임지에 도착했고, 낯선 타국에서 홀로 승효를 낳았다. 그리고 승효가 네 살 되던 해, 외교 본부로 복귀하라는 명을 받는다. 아이를 믿고 맡길 데가 없어 고민하던 혜숙에게 손을 내민 건 미숙이었다. 그렇게 혜숙은 미숙의 옆집으로 이사를 왔다.
승효가 일곱 살이 됐을 무렵, 이번엔 아프리카 발령이 떨어진다. 내전과 테러로 인해 치안이 좋지 못한 것을 염려한 경종은 혜숙에게 일을 그만두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하지만 그러기엔 혜숙은 자신의 일을 너무나도 사랑했다. 두 사람은 끝내 감정의 간극을 좁히지 못했고 혜숙은 혼자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 뒤로 수십 년을 한국보다 외국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 사이 경종, 승효와는 계속해서 조금씩 멀어졌다.
오랜만에 돌아온 한국에서 가족들과 재회한다. 훌쩍 커 버린 승효가 자랑스러우면서도 어렵다. 응급의학과 교수로 일하는 경종과는 남보다도 못한 사이가 되어버렸다. 쑥자매 친구들과의 시간이, 그나마 지금 혜숙의 소소한 낙이다.
응급의학과 교수. 의대생으로 실습을 나갔을 때 그는 일찍이 전공을 결정했다. 의사의 소명이 활인이라면, 사람을 가장 많이 살릴 수 있는 과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운명처럼 혜숙을 만났다. 병원에서 살다시피 하는 자신과 달리 그녀에겐 바깥세상의 신선함이 묻어 있었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혜숙이 프랑스로 발령을 받으며 경종은 한국에 혼자 남게 되었다.
가족과 떨어져 있는 동안 경종은 과중한 업무와 외로움에 지쳐갔다. 그래서 혜숙이 아프리카로 발령을 받았을 때 그는 격하게 반응했다. 자식, 남편 내팽개치고 해외에, 그것도 위험한 곳에 나가는 게 말이 되냐고 어쩌면 사람이 그렇게 이기적이냐며 혜숙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사실은 당신이 걱정된다고, 혜숙과 승효가 자신의 곁에 있어 줬으면 좋겠다고, 또다시 나 혼자 남는 게 두렵다고 말하지 못했다. 자신의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다는 핑계로 솔직하지 못했다. 그렇게 어긋나기 시작한 부부관계가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혼을 하지 않는 건, 그의 마음 한구석에 남은 미련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승효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한다. 그러나 한국의 흔한 부자 사이처럼 티를 잘 못 낸다. 자신들의 빈자리를 부모처럼 메워준 미숙, 근식 부부에게 고마움을 갖고 있으며 석류를 예뻐한다.
살가운 소리는 못 해도 밥때 되면 자식새끼 입에다 밥숟가락을 꽂아 넣어야 직성이 풀리는 보통 엄마. 괄괄한 성격에 생활력도 강한 치밀한 짠순이. 자존심이 세서 징징거리는 소리는 절대 못 한다. 본인은 그러면서 남의 얘기는 잘 들어준다. 겉보기엔 투박하지만, 사실은 순두부처럼 말랑한 사람.
구둣방 집 딸로 태어나, 공부 못한 한을 가슴에 품은 채 근식을 만나 결혼했다. 없는 살림에 연년생으로 딸 아들을 낳았다. 먹고 살려다 보니, 평생 안 해 본 부업이 없다. 마트에서 나물 반찬을 팔고 요구르트 아줌마도 했다. 외교관인 친구 혜숙이 아이를 맡길 데가 없게 되자, 미숙은 승효의 육아를 자처했다.
자신과 다른 삶을 살고 있는 혜숙이 자랑스럽지만, 그래도 혜숙에게 매달 돈을 받는 일은 조금 달랐다. 승효를 잘 돌봐줘서 고맙다고 이번 달은 조금 더 넣었다며 봉투를 받는 날에는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어른들의 복잡한 사정은 넣어두고, 승효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으로 돌본다.
정신 못 차린 아들 동진 때문에 가끔 명치가 답답해 오지만, 그녀에겐 딸 석류가 있다. 석류만 생각하면 까스활명수를 마신 듯 속이 잠잠해진다. 내 딸이 성공해 나완 다르게 살고 있는 게 좋은 거다. 훤칠한 변호사 사위를 보게 된 게 자랑스러워 본의 아니게 쑥자매 친구들에게 자꾸 자랑을 하게 된다.
동네의 초등학교 근처에서 ‘뿌리 분식’이라는 작은 분식집을 하고 있다. 가난한 집안의 7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무작정 상경했지만, 서울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노가다를 전전하던 중 공장 앞 함바집에서 일하게 되며 미숙을 만났다.
근식에게 미숙은 해바라기였고, 수련이었고, 그에게로 와서 꽃이 된 이름이었다. 근식은 미숙에게 며칠에 한 번씩 사랑의 세레나데를 적어 보냈다. 그 사이, 꿈도 생겨 비록 말단 요리사지만 호텔 주방에 취직도 했다.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날들이었다. 그들의 연애편지가 삼백 통쯤 쌓였을 때 두 사람은 단칸방에 신혼살림을 차렸다.
그렇게 앞으로는 그저 행복할 줄만 알았건만, 세상은 그에게 그리 다정하지 않았다. 지금은 세계 최고의 식당을 내겠다던 청년은 사라진 지 오래, 세월의 모진 풍파에 꺾여버린 아저씨가 되었다.
미숙과의 관계도 많이 변했다. 손깍지를 꼭 끼고 다니던 로맨티스트는 어디로 가고, 버적버적 앞서가는 뻣뻣한 남편만 남았다. 남들은 인생 육십부터라는데, 근식은 자신의 삶이 저물어 가는 것 같다.
석류와는 13개월밖에 차이가 안 나는 연년생이지만, 막내 특유의 애교로 오냐오냐 키워진 덕에 사랑스러운 철딱서니로 자랐다. 끈기가 부족하고 뭐든 잠깐 호기심을 가졌다가 금세 식어버린다. 현재 동네에 있는 헬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트레이너 자격증을 준비 중이다. 허름한 시설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사장님이 공짜로 가르쳐주니까 그냥 참는다. 올해 목표는 <맨즈 피트니스>에서 주최하는 핏 콘테스트에 나가는 것. 프로틴 음료에 닭가슴살만 먹으며 나날이 벌크업 중이다.
8화에서 왜 석류랑 달리 느슨하게 부모가 키웠는지 그 이유가 드러났는데, 사실 동진은 어릴 때 심장에 천공이 생겨 죽을 뻔한 적이 있어서 의사의 말에 따라 스트레스를 최소한으로 받는 환경에서 커야 됐기에 그런 것임이 드러났다. 다행으로 현재는 증상이 다 나았지만 석류의 부모님이 쭉 이전과 비슷하게 조심해서 키우다 보니까 그 부작용으로 누나보다 집 안이나 밖에서 철 없는 행동을 많이 보이는 편.
혜릉동에서 이십 년째 부동산을 하고 있는 이 구역의 마당발이다. 화려한 언변으로 사람을 현혹시켜 계약을 따내는 수완가이자 능력자, 동네에 일이 생기면 다들 재숙을 찾아갈 만큼 해결사 역할도 하고 있다. 만능 스포츠 소녀 출신으로, 본래 날렵하고 깡말랐으나, 세 딸을 출산한 뒤 체질이 바뀌어 살이 쪘다. 평생 안 해 본 다이어트가 없는데, 체중계 바늘은 도통 꿈쩍을 않는다.
진취적이고 독립적인 사람이지만, 가부장적인 집에서 자라 시집살이까지 호되게 하다 보니 여성관에 대해서는 대단히 보수적인 구석이 있다. 말 안 듣는 막내 모음이 유일한 골칫덩이다.
상상력이 풍부한 몽상 꼬마다. 실재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호기심이 생기지 않는 편이다. 한동안 좀비에 꽂혀 있다가 최근에는 외계인으로 넘어왔다. 사람들은 연두를 순진무구한 어린애 취급하지만, 연두의 세상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넓고 기이하다. 어휘력만 보면 거의 인생 2회차인데, 때가 꼬질꼬질한 애착 인형을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다. 외로움을 많이 타서다. 연두는 귀신, 좀비보다 혼자 있는 게 더 무섭다. 혜릉동으로 와서 재미있는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단호의 친딸인 줄 알았으나 13화에서 실은 조카로 밝혀진다. 부모와 조부모가 사고로 같이 사망하면서 홀로 살아남았다고 한다.
승효의 과 선배이자 동아리 선배이기도 하다. 유들유들하고 능청스러운 성격의 소유자로 인싸 중의 인싸다. 아무 생각 없어 보이지만 의외로 사람을 꿰뚫어 본다. 겉으론 드러나지 않지만 어딘가 까칠하고 자기만의 벽이 확고한 승효의 성격을 일찍이 간파했다. 승효와는 같은 건축사 사무소에 다니다가 합심해 아틀리에 인을 오픈했다.
승효가 전형적인 크리에이터라면, 명우는 관리자 유형이다. 승효의 이상주의적인 경향을 존중하면서도 절충안을 제시해 그의 밑그림이 완성될 수 있게 돕는다. 승효에게는 최고의 조력자이자 파트너가 아닐 수 없다. 시험관으로 어렵게 쌍둥이를 얻었다. 예쁘긴 너무 예쁜데 애들이 밤에 잠을 안 자는 바람에 지독한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승효와 '아틀리에 인'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건축가. 독설가 기질이 강한 승효의 옆에서 휴머니즘을 보여주는 캐릭터. 작중에서 MZ를 남발했다가 최승효를 비롯한 주변인물한테 일침을 받는다.[3]
하지만 화낼 때는 제대로 할 말도 하는데, 3화에서 승효가 실버타운을 설계하기 위한 미팅을 파토낸 것에 대해[4] 때로는 타협을 해서라도 돈을 벌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고,[5] 4화에서 석류가 과거 그레이프에서 자신을 괴롭게 만든 인면수심의 쓰레기 크리스한테 면전에서 이용하기 편한 호구라고 모욕을 당하고, 이에 분노한 승효한테도 뻔뻔하게 감히 날 건드냐며 난리를 치자 "야, 내가 너보다 형이야! 미국 생활 오래 했다고 예의는 밥 말아먹었냐?"라고 사자후를 날리기도 했다.
그리고 사실 인스타 인맥도 넓은데, 맞팔한 상대 중에는 그레이프 사社 현직 부사장도 있었다. 그 덕에 크리스가 석류를 모욕한 내용을 녹취한 파일[6]을 명우가 부사장에게 DM으로 보내면서 크리스는 그레이프에서 영구 퇴사되는 최후를 맞았다.
본래 미대 출신이었으나, 어떤 건축물에 반해 진로를 틀었다. 그 건물을 만든 건축가 이름이 최승효라고 했다. 비전공자라는 약점을 딛고 힘들게 건축기사를 땄다. 그리고 아틀리에 인에 입사해 승효를 만났으니, 진정한 성덕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다가 남자로서도 승효가 좋아졌다. Z세대답게 그대로 고백을 질러 버렸다. 지방 출장 다녀오는 길에 졸음쉼터에 차를 세워놓은 상태로. 물론 바로 깔끔하게 거절당했다. 하지만 단념하지 않고 생각날 때마다 한 번씩 고백을 날리고 있는 중이다. 언젠가 자신에게 넘어올 거란 이상한 확신이 있다.
2화에서 투닥거리는 승효와 석류를 보고 '그동안 봤던 로맨스 작품들 중에 제일 좋아하는게 원 앤 온리 아역서사'라며, 자기였으면 이미 영어 유치원을 알아봤을거라는 얘기를 한다.
3회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하는데, 실버타운 설계 건으로 충돌하여 냉전 중인 승효와 명우 사이에서 승효를 설득하여 중재해 화해시켰다.
미숙-혜숙-재숙-인숙으로 이어지는 ‘쑥자매’의 멤버지만, 호시탐탐 탈출을 꿈꾸고 있다. 그건 바로 이름이 너무 흔하고 촌스럽기 때문! 올해 안으로 개명하는 게 인숙의 꿈이다.
학창 시절부터 핑크를 좋아하는 소녀 취향이더니, 지금도 목에 깜찍한 쁘띠 스카프를 묶고 다닌다. 쑥자매 멤버 중 유일하게 혜릉동에 살지 않지만 거의 매일 놀러 온다. 집에서 퇴직한 남편 삼시 세끼 밥 차려주는 게 화딱지가 나서 일부러라도 나오는 편이다. 상냥하고 다정해 보이지만, 실은 몸 안에 농축된 화가 많다.
딱히 멋 부리지 않아도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과장 없는 담백한 말투에선 어른스러운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초등학교 때 주재원 발령받은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 갔다가 그대로 정착했다. 스탠퍼드 로스쿨을 졸업한 뒤, 대형 로펌의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햇살보다 밝고 화사하던 석류를 사랑했지만, 결혼을 앞두고 파혼을 결정한다.
정통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외교부의 제1차관이다. 유엔과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했으며, 영국 대사를 거쳐 올해 차관으로 임명되었다. 혜숙과는 동기로 외무부에 함께 입부했다. 젠틀한 외모와 태도로 외교부의 콜린 퍼스라 불리지만, 아직까지 미혼인 게 외교부 내의 미스터리다. 친구인 혜숙이 한국으로 돌아오자 누구보다 기다렸다는 듯 반갑게 맞이한다.
서혜숙과 매우 친밀하게 지내면서 "자기"라고 호칭까지 하는 모습을 보여 최경종이 둘 사이를 불륜으로 의심했으나 알고보니 그냥 친구 사이였으며, 사실 세환은 게이였다(…). 혜숙과의 사이를 의심해 사무실까지 찾아온 경종에게 과감히 커밍아웃했다.[9]
여성스러운 이름에 그렇지 못한 성별과 외모를 가졌다. 나이답지 않게 엄청난 육체미를 뽐내는 중년 남성이다. 사나운 인상에 우락부락한 몸 때문에 개과천선한 조폭 출신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사실 보디 빌더 출신으로 30년째 식단관리 중인 자기관리의 신이다. 장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며 낡은 운동기구를 유지 중인데, 다 핑계고 사실은 엄청난 짠돌이다.
하지만 정작 월 회비는 20년 전 물가 수준으로 저렴하게 받는다. 헬스장 운영으로 이익을 취하기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건강하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본인은 젊은 사람과 소통이 잘 되는 열린 사람이라고 주장하지만, 꼰대 중의 꼰대로 라떼 타령을 어마 어마하게 한다. 자신에게 운동을 배우러 와 있는 동진에게 인생을 가르쳐주는 중이다.
[연두] 6회 방송 이후 추가되었다.[연두][3] 사실 MZ는 1980년~2000년대까지 포괄하기 때문에 일침을 받을 만했다.[4] 그 상대 사업가들이 실버타운 계획 설명 중 '부자가 아닌 노인'들을 무임승차나 해 대는 하등한 이들 이라고 모욕해서 일침한 거였고, 설계도 외국 설계사의 도안을 표절한 거여서 나간 거였다.[5] 명우가 생각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니라 회사 운영을 위해 고객 유치가 절실하다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다.[6] 평소 회의 중 녹음을 한다고 하는데 크리스의 망언이 이 날 전부 다 녹음된 것.[7] 7회 방송 이후 추가되었다.[특별출연][9] 공직사회 특성상 커밍아웃 하기가 쉽지 않다 보니 혜숙에게만 얘기 했던거라고 한다.[특별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