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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9 14:14:31

에메랄드색 연구


역대 휴고상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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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 단편
제50회
(2003년)
제51회
(2004년)
제52회
(2005년)
제프리 A. 랜디스
《Falling Onto Mars》
닐 게이먼
《에메랄드색 연구》
마이크 레스닉
《Travels with My Cats》

1. 개요2. 줄거리3. 해석4. 그외

1. 개요

닐 게이먼의 단편 소설. 2003년 출판된 크툴루 신화를 배경으로 하는 셜록 홈즈 앤솔러지 《베이커가의 그림자》에 수록되었다. 원제가 "A Study in Emerald"로, 국내에서는 2008년 잡지 판타스틱 15호에서 "에메랄드 색 연구"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적이 있었다. 2023년 하빌리스에서 출간한 단편집 《닐 게이먼 베스트 컬렉션》에도 "에메랄드색 연구"로 실렸다.

원문은 여기서 읽을 수 있다. 여기서도 다운받을 수 있다. 이쪽은 개인의 번역본.

2.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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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1881년 빅토리아 여왕 치세의 뉴 알비온. 어깨에 부상을 입고 전역한 퇴역 군인[1]인 '나'는 런던에서 수사 고문인 '탐정'을 만나, 친구가 되어서 함께 베이커 가에서 하숙을 하게 된다. 어느 날 탐정은 레스트레이드 경감의 부탁으로 런던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 사건을 해결하러 나서고 '나'는 그의 부탁으로 동행하게 된다. 화이트채플에서 발견한 희생자는 처참하게 해부당한 상태였고, 외계인처럼 기괴하고 뒤틀린 몸을 하고 있었으며, 벽에는 희생자의 녹색 피로 Rache라고 적혀 있었다.

피해자는 보헤미아의 왕족으로 여왕이 가장 총애하던 조카였다. 빅토리아 여왕[2]은 탐정에게 이 사건을 반드시 해결하라고 어명을 내리고, '나'의 다친 어깨를 어루만져 치료해 준다.

탐정과 '나'는 수사 도중 어느 극장에서 '스트랜드 플레이어스' 극단 소속의 배우 셰리 베르네[3]를 만난다. 그는 자신을 헨리 캠벌리라는 공연 흥행사라고, '나'를 자신의 친구인 세바스찬이라고 소개하고는 연극에 흥미를 보이며 극작가가 누구인지 궁금해한다. 베르네는 그 연극은 자신의 친구가 쓴 것이지만 그 친구를 만나게 해 주기는 어렵다고 알려준다. 탐정은 베르네와 극작가 친구, 그리고 스트랜드 극단에게 후원을 해 주고 싶으니 내일 오전에 베르네와 친구가 베이커 가를 방문하면 정식으로 계약서를 작성하자고 제안하고, 베르네와 극단은 이를 기꺼이 받아들인다.

귀가하는 길에 탐정은 '나'에게 "키 큰 남자는 찾아냈고 절름발이 의사가 내일 나타나기를 바라야 한다"는 아리송한 말을 한다. 그가 말하길 보헤미아 왕자 살해범은 2인조로, 키가 큰 남자와 다리를 저는 의사인데, 왕자를 난자한 주범이 바로 문제의 절름발이 의사라는 것이다.

다음 날 오전, 탐정은 집 주변에 경찰들을 배치해 두고 '나'와 레스트레이드에게 자신이 알아낸 사건의 진상을 설명한다. 탐정은 스트랜드 극단이 공연한 연극 및 베르네와의 대화를 통해 그의 지성과 복고주의적 사상[4]을 확인하였고, 그가 보헤미아 왕자 살해범의 공범임을 확신했다. 범행 현장에는 파이프 담배를 피우는 장신의 남자와, 그보다는 작은 키에 다리를 절고 의술에 조예가 깊은 남자가 있었는데, 세리 베르네가 '키 큰 남자'이고 그가 극작가라고 언급은 했지만 만나게는 해 주지 않은 친구가 분명 '절름발이 의사'일 것이다. 스트랜드 극단에 후원을 운운했던 것은 베르네 또는 의사가 제 발로 베이커 가에 찾아오게 만들기 위한 함정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속지 않았다. 위긴스라는 이름의 청년을 시켜 편지를 한 통 보냈을 뿐이다. 베르네는 편지를 통해 자신이 탐정을 만났을 때 이미 그의 정체와 의도를 간파했다는 사실, 희생자를 유인해 죽인 수법, 자신과 의사의 범행 동기는 그레이트 올드 원들의 잔악한 지배에 복수[5]하기 위함이라는 것 등을 밝혔다. 경찰은 조사 끝에 절름발이 의사가 존 왓슨인지 제임스 왓슨인지 하는 전직 군의관이라는 사실을 밝혀냈지만, 끝내 셰리 베르네와 존 왓슨을 잡는 데 실패한다.

탐정은 '나'에게 베르네의 편지를 태우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그 서신과, 일련의 사건에 대한 이 기록을 은행 금고에 감추고는 모든 살아있는 사람이 죽을 때까지 열지 말라고 지시할 것이라 한다. 그러나, 최근에 러시아에서 생긴 일을 감안할 때, 그 날이 생각보다 빨리 올 것 같아 두렵다고.

그리고 이야기 마지막에는 'S     M   Major (Ret'd)'란 서명이 남겨져있다.

3. 해석

그레이트 올드 원이 세계를 지배하게 된 대체 역사물이며, 셜록 홈즈&존 왓슨제임스 모리어티&세바스찬 모런의 위치가 뒤바뀌었다. 처음엔 주인공 콤비가 탐정과 퇴역 군인이니 당연히 홈즈와 왓슨일 것 같다가, 알고 보니 탐정은 모리어티고 연쇄살인범이 홈즈라는 충격적인 반전을 선사한다. 작중 캐릭터들의 이름이 직접적으로 나오진 않지만[6] 그들의 정체가 뭔지는 힌트를 잔뜩 뿌려놓았다.
주홍색 연구의 전개를 자연스럽게 따라가기 때문에 다 알고 봐도 비교, 대조하는 재미가 있다.[10] 주홍색 연구 이외에도 셜록 홈즈 시리즈의 다른 작품들도 많이 오마주했다. 홈즈와 모리아티, 그리고 왓슨과 모런의 대칭성을 최대한 살린 것이 일품이다. 또한 작품 원문은 계속 신문이나 잡지에 수록된 기사와 같은 형태를 띄며[11], 여러가지 기괴한 물건들이 마치 일상적이고 안전한 것 같이, 평범하고 태연하게 광고하는 모습들을 비롯해 코즈믹 호러적 대체 역사를 제대로 살린 것 역시 작품의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4. 그외

위의 원문은 홈즈 시리즈가 연재되었던 잡지의 양식을 오마주해서 다른 문학 작품의 캐릭터들을 광고로 등장시킨다. 지킬 박사가 만든 약이라든지, 빅터가 만든 생명의 약이라든지, 스프링힐드 잭의 신발이라든지, V. 체페쉬사혈 치료라든지... 다 셜록 홈즈와 동시대에 나온, 혹은 유행한 이야기들이다.
원작 및 기타 고딕한 요소들의 패러디오마주에 대해서는 여기를 참고해도 좋다. 다만 해당 링크에는 나무위키와는 다른 방향으로 해석한 부분도 있으니[12] 염두에 두고 읽어볼 것.

2018년에 그래픽 노블로 출판되었다.

2023년 03월에 '에메랄드색 연구'가 실린 "닐 게이먼 베스트 컬렉션"이 한국에 출간 되었다.
2023년 04월에 전자책이 출간 되었다.

한국판 '에메랄드색 연구'의 치명적인 번역 오류가 있다. 누구를 레스트레이드가 "**씨"라고 두 번이나 부르는데, 원문에는 이렇게 부르지 않는다. 지칭 되는 순간, 마지막 장면의 반전에서 치명적인 오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2024년 5월 16일 리디북스는 수정 되었다.)
[1] 아프가니스탄에서 신과 인간들에 맞서 싸웠다고 한다.[2] 화자에 의하면 700년 전 '우리(아마도 인간들)'를 전투에서 무찔렀으며, 인간은 그 진정한 이름을 발음할 수 없고, 엄청나게 거대하며, 둘둘 말린 팔을 가졌고, 상대에게 텔레파시처럼 전언을 할 수 있다.[3] Sherry Vernet, 영어로 발음한다면 '셰리 버넷'이 되겠지만 하술할 어원을 고려하여 버넷이 아닌 베르네로 옮긴다.[4] 고대인들의 지배를 거부하고 인류가 스스로의 운명을 직접 결정하던 시대로 돌아가고자 하는 것. 본작의 세계관에서는 이 복고주의자들이 정치/사회적 문제가 되는 듯, 레스트레이드 경감이 복고주의자란 말만 듣고도 껄끄러워하는 묘사가 있다.[5] 주홍색 연구를 읽은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벽에 희생자의 피로 적혀있던 Rache가 독일어로 복수라는 뜻이다.[6] 중반쯤에 화자의 퍼스트 네임이 세바스찬이란 걸 알려주고(그나마도 본명인지 가명인지 확신할 수 없게 연출했다) 최후반부에 가서야 절름발이 의사가 존 왓슨이고 화자가 S. M.이라는 게 나온다.[7] 그리고 여왕이 만져준 뒤로 다친 어깨가 나아 가고 있으니 조만간 다시 그 때의 사격 실력을 회복할 수 있을 거라고.[8] 그리스어 통역관에 의하면 홈즈의 외조모는 프랑스 화가 베르네의 여동생이다. 즉 홈즈는 화가 베르네의 방계 후손(여동생의 외손자).[9] 일반적으로 셜로키언들이 널리 받아들이는 팬 가설은, 왓슨 박사의 미들네임이 해미시(Hamish)라는 것이다. 이 이름은 제임스의 스코틀랜드식 변형이므로, 왓슨 부인이 남편을 제임스라 부른 것을 설명할 수 있다.[10] 제목도 주홍색 연구(A Study in Scarlet)의 패러디. 원작에서 이 'Scarlet'은 핏빛이란 의미로 쓰여 범죄를 상징하는데, 여기에서는 살해당한 사람들이 괴물이라서 피가 녹색이란 묘사가 있다. 즉 이 세계관에선 '에메랄드색'이 피의 색깔인 것.[11] 셜록 홈즈 시리즈가 본래 잡지에 실린 연재 소설이었다는 점을 반영한 듯.[12] 예를 들어 셰리(Sherry)라는 이름은 셜록(Sherlock)의 애칭일지도 모른다고 하고, 제화점과 의상실을 경영하는 잭은 스프링힐드 잭이 아니라 잭 더 리퍼라고 추정한다. 전자는 몰라도 후자는 확실히 틀렸는데, 잭 더 리퍼의 범행은 작중 시점에서 7년이나 뒤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스프링힐드 잭 괴담은 작중 시점에서 불과 몇 년 전까지 횡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