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메르 신화의 신 엔키의 아카드어 발음
아카드어로는 '에아'라고 부르지만 수메르어로는 '엔키'라고 부르며, ‘물의 주거(住居)’를 의미한다. 애초에 수메르인의 신이었으나 아카드인에게 전해져서 천신 아누, 대기의 신 엔릴과 함께 열성적으로 숭배되었다. 신앙의 중심지는 에리두였으며, 그 신전은 에 아브수(아프수의 신전)라고 불리었다. 아프수는 ‘원시의 대해(大海)’를 뜻하는 말로 엔키가 세계 창조의 신으로 여겨졌음을 의미하지만, 후에는 모든 기술·지식의 신으로서 숭배되었다. 엔키에 관해서는 수메르어로 전해지는 인간 창조와 관련된 이야기가 기록으로 남아 있다.정확히 말하자면 수메르 어에서 '엔'은 주인, 신 등을 의미하고 '키'는 땅을 의미한다. 즉 엔키는 땅의 신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참고로 '에아'는 절대로 땅의 신이란 의미가 아니라 물의 신이라는 의미로, 그 중에서도 그가 주관하는 것은 담수이다. 소금물, 즉 해수를 주관하는 것은 티아마트인데 그녀가 가진 파괴적인 속성도 땅을 염화시켜 농작을 망치는 해수에 대한 고대인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에 반해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담수를 주관하는 에아는 창조의 속성을 가진 것 또한 이와 같은 원리로 설명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