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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Air Circulator
직역하자면 공기 순환기. 즉 환풍기다.[1] 다만 국내에서 일반 환풍 목적의 환풍기는 그냥 환풍기라 부르는 편이고, 에어 서큘레이터라 부르는 제품은 주로 실내에서 환기, 냉/난방 보조용으로 쓰이는 전자제품을 말한다. 기본적인 구조는 선풍기와 동일하며, 선풍기가 사람에게 직접 바람을 보내는 용도라면 에어 서큘레이터는 환풍기라는 이름의 의미 그대로 공간과 공간 사이의 공기를 순환시키는데 최적화 된 물건이다. 본래는 공장 등 산업 현장에서 오염된 공기를 신선한 공기와 빠르게 교환하는 환기/통풍을 위해 쓰이는 물건이었다. 그러다 2010년대 중반부터 에어컨과 같이 쓰면 효과가 좋다라던가 선풍기의 업그레이드판인 것처럼 마케팅을 하여 가정용 제품들의 인지도가 높아졌다.
제조사들은 '제트 엔진 원리를 응용'했다며 선풍기와는 뭔가 다른 고급 기술이 들어간 것처럼 광고하지만, 회전모터에 팬을 달아 바람을 일으키는 기초적인 구조는 선풍기와 완전히 동일하다. 단지 팬의 날개(블레이드)의 개수와 면적, 각도를 다소 조정하고, 원통형의 껍데기를 씌워서 강한 바람을 멀리 보내는데 유리하도록 만들었을 뿐이다. 굳이 갖다 붙이면 제트 엔진의 전면 압축기 부분과 구조가 유사하다. 일반적인 선풍기에 큰 종이 등으로 원통형의 껍데기만 씌워줘도 거의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선풍기에서 나온 바람이 전방 몇 미터 공간에 분산되어 흩뿌려지는 것과 달리, 에어 서큘레이터는 소형 제품의 경우 최소 7~8미터, 최대 20여 미터까지도 바람을 똑바로 쏘아보낼 수 있으며, 대형 고급 제품의 경우 3~40미터까지도 효력이 미치곤 한다.
2. 선풍기와의 비교
팬블레이드를 회전시켜 바람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는 선풍기와 원리가 같지만 두 기계는 목적이 다르다. 에어 서큘레이터는 직진하는 강풍을 쏘아 환기를 촉진하는 환풍기이고, 선풍기는 다수의 사람에게 옅은 바람이 널리 퍼지도록 하는 냉방기로서 설계된다. 작은 방에서 혼자 쓴다면 아무 것이나 큰 상관이 없겠지만, 시설에서 사용한다면 목적에 맞게 구매해야 전력 대비 효과를 볼 수 있다. 에어 서큘레이터는 환풍기로서 창문이나 테라스에 설치하여 바깥을 향해 틀어놓고 사람이 직접 바람을 맞을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이상적이며, 선풍기는 공중시설 등에서 사람들의 물건이 날리지 않을 정도의 적절한 풍량을 유지하고 머리를 회전시켜 많은 사람에게 냉방을 제공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두 제품을 반대로 사용할 경우 선풍기를 사용한 환기는 몇 미터만 떨어져도 풍압이 사라져서 어림도 없고, 에어 서큘레이터를 회전시켜 냉방을 돌리면 온갖 물건과 서류가 다 날린다고 사람들의 항의를 해 올 것이다.회전 날개를 사용한다는 점은 선풍기와 동일하기 때문에 일반 선풍기에 끼우면 서큘레이터 효과를 낼 수 있게 해주는 물건도 나오는 중이다. 모터의 성능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서큘레이터만큼의 효과는 없지만, 일반 선풍기에 비해 바람의 집중도가 확연히 높아지기 때문에 체감상 꽤 쓸모있는 물건이다.
심플한 기능을 가진 에어 서큘레이터는 단순히 각도 조절 기능 정도만 있지만 최근 나오는 물건들은 선풍기 대신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회전 기능, 바람 세기 조절 기능, 타이머 기능 등이 달려 있고 리모컨까지 지원하는 물건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 본격적인 환기 목적으로 쓸 만한 출력의 모터를 탑재하지 않아 에어 서큘레이터라는 이름을 단 앉은뱅이 선풍기에 가까운 경우가 많으니 알아서 판단해 구매하자.
3. 장점
에어 서큘레이터라는 이름 그대로 공기를 순환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강한 지향성을 가지고 뻗어나간 에어 서큘레이터의 바람은 벽이나 천장에 부딪치고 흩어지면서 실내 공간의 공기를 골고루 순환시키는데, 공기가 원활하게 순환될 경우 방 안 온도가 균일해지고 느낌이 쾌적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에어컨이나 히터 같은 냉/난방기구를 사용할 때 에어 서큘레이터를 같이 사용하면 방 안의 온도가 빠르게 원하는 수준으로 올라가거나 내려가서 전기 요금이 크게 절약된다.[2] 특히 일반적인 에어컨보다 냉방 성능이 떨어지는 이동식 에어컨 코앞에 갖다놓고 쓰면 효과가 정말 좋다. 바람이 멀리 나가고 지향성이 크기 때문에 냉난방기가 아예 없는 공간에 냉난방 공간의 공기를 끌어넣는 식으로 두 공간의 온도를 맞추기도 한다.또한 바람이 직선으로 뻗어간다는 점을 이용해서 환기에도 특효를 볼 수 있다. 바람의 세기에 비해 선풍기와 비교하면 크기가 상당히 작기 때문에 원룸 등의 좁은 공간에서 혼자 사용하는 자취생의 경우 선풍기 대신 들여놓으면 냉방, 환기 등 여러모로 쓸모가 많으면서 보편적인 선풍기보다 크기도 작아 보관 또한 편리하다.
또한 밀폐된 방의 환기를 할 때 매우 좋다. 방문에서 방 아래쪽으로 바람을 불어넣어주면 위쪽으로 공기가 빠져나간다. 선풍기도 비슷한 방법으로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서큘레이터는 풍압과 직진성이 매우 좋기 때문에 창문이 없어 문으로만 환기를 시켜야 할 상황이더라도 공기가 퍼져버리는 선풍기보다는 문 아래 부분으로 공기를 밀어넣고 다른 부분으로 빠져나가게 하기 쉽기 때문에 더욱 효율적이다. 혹은 역으로 창문 방향으로 에어 서큘레이터를 틀어놔도 효과적이다.방안의 퀴퀴한 공기를 빠르게 내보낼수 있기 때문이다.
크기가 작고 선풍기보다 중심이 안정적이어서 환풍기 대용으로 창틀 안에 세워둘 수도 있다. 또한 모터의 발열이 훨씬 적기 때문에 1대로도 선풍기보다 낫다고 느끼는 사람도 많다.
4. 단점
가격이 다소 비싸다. 예로 유명 제품군인 보네이도 시리즈의 최저가 모델이 정가 9만원 이상이다. 다만 최근엔 3만~5만원 대의 저렴한 물건도 많이 나오고 있다. 비싼 가격대의 제품에 비할 성능은 나오지 않지만, 가정집 방 또는 원룸 정도의 넓이에서 사용할 목적이라면 이 정도도 충분하다.소음도 큰 편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팬을 돌려서 바람을 일으키는 원리가 선풍기와 완전히 동일하기 때문에, 보다 강력한 풍량과 풍압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팬의 크기를 키우거나 모터를 더 빠르게 회전시킬 수밖에 없다. 에어 서큘레이터는 크기를 키우기보다는 모터의 회전수를 늘리는 방법으로 필요한 풍량과 풍압을 얻기 때문에 그에 비례하여 소음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한 예로 어느 회사의 에어 서큘레이터는 12단계 바람 조정이 가능한데 8단계부터는 방 밖에서 사람이 말해도 말 소리가 안 들릴 정도로 시끄러워진다. 최대 출력인 12단계는 그야말로 소음공해가 되어버린다.
체감상 일반 선풍기의 1.5배 정도의 소음이 발생하는데, 최대 출력으로 환기나 실내 공기 조정을 할 경우 꽤나 먼 거리에서도 소음이 신경쓰일 가능성이 있다. 물론 선풍기처럼 약하게 튼다면 서큘레이터도 소음이 없지만, 그러면 선풍기와 크게 다를 게 없어진다. 여느 물건들과 같이 성능이 좋으면 바람도 강하지만, 소음과 가격도 비례해서 상승한다.
선풍기에 비해 먼지 등의 이물질로 인한 소음 및 풍량감소가 심하다. 자주 청소해 주는 게 좋다.
크기가 작은 제품은 최대출력으로 틀어도 차라리 선풍기가 낫다 싶을 정도로 풍량이 낮을 수도 있다. 크기와 가격만 보고 '싸고 작은 에어서큘레이터'를 구매했다가 그냥 서큘레이터 모양의 미니선풍기(...)를 사게 되는 수가 있으니 주의하자. 풍량이 많은 서큘레이터는 환기전용 서큘레이터로 따로 분류되니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또한 어느 정도 크기가 되거나 좀 값이 나가는 제품들이라도 브랜드별로 성능이 갈릴 수 있다. 모든 가전제품들이 그렇듯 사용 후기를 최대한 많이 알아본 후 구매하는 것이 좋다.
선풍기와 비슷한 단점으로는, 실내의 공기 자체가 더울 경우 에어 서큘레이터를 아무리 돌려도 냉방 효과가 없을 수밖에 없다. 선풍기와 마찬가지로 효과를 크게 보려면 결국 에어컨과 함께 써야 한다.
또한 싸구려 중국산 에어 서큘레이터의 경우 회전 기능을 사용할 때 목만 움직이는게 아니라 몸체 전부가 회전하는 제품들이 있는데, 이런 제품들은 회전할때마다 전원 코드가 같이 딸려서 움직이기 때문에 위치가 좋지 않다면 코드를 고정하는 플라스틱과 지속적으로 마찰을 일으켜 코드가 마모되어 화재 사고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몸통 전체가 회전하는 에어 서큘레이터를 사용중이라면 코드의 상태나 배치에 항상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