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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2-05 19:09:24

연쇄폭발


1. 개요2. 일반적인 사례3. 군사적인 사례
3.1. 유폭에 대한 대응책
4. 서브컬쳐에서의 표현
4.1. 영화에서4.2. 봄버맨4.3. 넷스톰에서의 비공식 용어4.4. 월드 오브 탱크 또는 워 썬더의 유폭

1. 개요

연쇄폭발()은 하나의 폭발이 원인이 되어 연쇄적으로 또 다른 폭발을 일으키는 것이다. 위험물, 가연성 물질 등으로 폭발을 더 발생시키는 물질들이 근처에 있을 때나 어떠한 이유 등으로 폭발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상황.

순폭(), 유폭() 등의 유의어가 있으며, 약간씩 의미가 다르다. 우선 순폭은 거의 비슷한 의미이기는 하지만 화학적인 폭발(화약 등)에 한정되는 용어이다.

유폭은 연쇄폭발과 거의 동의어이지만 활용면에서 약간 다른데, 연쇄폭발은 폭발이 연이어 일어나는 경우 전체를 호칭하는 반면 유폭은 폭발 또는 화재에 의해 일어나는 또다른 폭발 하나하나를 지칭하는 이미지가 강하다. 이 기사에서는 공장에서 화재가 일어나 그 화재에 의하여 20분에 걸쳐 4회 폭발이 있었는데, 이것을 통틀어 연쇄폭발로 지칭하였다. 심지어 다른 장소에서 따로따로 일어난 폭발도 같은 사건으로 묶어 연쇄폭발로 호칭하는 경우도 있다. 기사에서는 아프간 수도 카불과 북부의 대도시인 마자르 이-샤리프의 각각 다른 지역에서 폭탄 차량이 폭발한 것을, 한데 묶어서 '연쇄 폭발'로 지칭했다.

한편 유폭은 '꾈 유' 자를 사용하니 기계적으로 해석하면 폭발 뿐 아니라 다른 것, 즉 직접 점화한 것이 아니라 화재나 고열로 인해 폭발이 일어나는 것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군사용어로서 많이 사용되는데, 포탄에 적중당한 차량이나 설비 내의 포탄, 연료, 윤활유 등이 폭발하는 것을 흔히 연쇄폭발보다는 유폭으로 호칭한다. 유폭으로 뉴스 구글링하면 전쟁과 밀리터리 관련 기사밖에 안 나온다. 이 경우는 연쇄폭발이 더 빠르게 일어나 모든 폭약이 거의 동시에 다 터지는 집단폭발이 유폭의 의미와 용도에 포함되는 것과 유사하다.

그러나 명시적인 구분은 없으며, 통상적으로 연쇄폭발과 유폭은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2. 일반적인 사례

화재가 발생했을 때 화재현장 부근에 있던 연료나 화기가 가열되어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 화재의 피해를 크게 확대하는 위험한 상황이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화재가 일어났을 때 위험물질을 치우거나 해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평시에 안전규정을 지키자. 사소하게는 휴대용 가스버너로 요리할 때 금지사항인 '불판보다 넓은 조리기구'를 사용해서 부탄가스통에 열이 가해져 폭발하는 것도 유폭의 일종. 요즘 부탄가스는 위험도 이상으로 열을 받으면 가스가 방출되며 불은 붙어도 폭발은 하지 않도록 설계되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연료가 더해지는 건 마찬가지니 규정을 지키자. 그것만으로도 위험도가 크게 낮아지지만 대형 가스통을 집 안에 들여놓고 쓴다거나 하는 등 안전불감증에 '유도리'를 하다가 화재진압하러 온 소방관 분들을 위험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건축규정을 지킨 건물들은 화재가 나더라도 도시가스가 자동으로 잠기는 등 안전설비가 되어 있지만 대형 화재가 발발하면 그것도 위험하다. 2019년 고성-속초 산불에서도 폭발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속초 아파트 도시가스가 차단되었고, 인근 화약저장소에는 5톤 가까운 화약이 비축되어 있었으나 경찰과 자원한 민간인들이 이송하여 유폭을 막았다. 이송 후 빈 창고는 결국 산불에 전소. LPG 충전소 바로 앞까지 다가온 거대한 화염 앞에서, 대량의 연료를 등 뒤에 두고서도 불길을 막아내는 소방관의 모습이 CCTV 기록으로 남아 감동을 주기도 했다.

3. 군사적인 사례

연쇄폭발을 써도 되지만, 유폭이라는 단어가 더 많이 사용된다.

화약이 사용되지 않은 과거의 전쟁에서는 거의 벌어지지 않는 일이었지만 양차대전 이후 시대에는 군병기들이 파괴되는 주된 원인이다. 유틀란트 해전에서 영국의 순양전함이 탄약고 유폭으로 굉침하거나 유명한 HMS 후드도 비스마르크의 15인치 주포탄이 탄약고에 명중하면서 유폭이 발생, 굉침하였다. 심지어 대항해시대의 범선들도 종종 화약고에 맞아 유폭나곤 했다. 다만 이때는 포탄이 쌩 철탄이라 어지간히 운이 없어야 가능했다. 사실 수백 문의 대포를 장비하기 시작한 전열함 시대에조차 탄종이 일반 솔리드 탄환이였기 때문에 함포로 적함을 파괴하여 침몰시키는 것은 어려웠고, 함포로는 방어구조물을 부수고 적 선원을 살상하여 전투의지를 꺾는 방향으로 전투가 진행되었다. 이 시기 적함을 유폭시킨다면 화재가 나서 화약더미에 옮겨붙는다거나 하는 경우가 거의 유일. 그리고 나포 보상금을 못 따내니 이긴 쪽도 울적해진다

현대에도 대부분의 총탄, 포탄은 전차같은 주력 중장갑 병기를 파괴할 능력이 없거나 좀 약하다. 이는 아군의 수송능력 한계 때문에라도 적 장비를 완전히 파괴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차를 상대로는 전폭기가 나서서 500파운드 레이저 유도폭탄으로 탱크 플랭킹[1]을 하면 확실하게 박살난다. 하지만 227kg 탄두를 운반할 수 있는 것은 10인치 이상급의 대형 함포나 열차포, 그리고 항공기뿐이며, 전차에게 적 전차를 완벽히 파괴하기 위해 200kg짜리 포탄을 장비시켰다간 두세 발이나 실을까 싶게 된다. 게다가 적 전차 역시 살겠다고 필사적으로 회피기동을 하는 만큼 맞추기 쉽지 않으니 적 전차를 때려부술 엄청나게 큰 포탄 한 발 보다는 적 전차를 무력화하기에 적합한 적당한 크기의 포탄을 최대한 많이 실을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2차대전기 판터의 주포인 75mm 70구경장 포는 작약량 25g 정도, 구경에 비해 특히 작약이 많이 들어가던 소련의 85mm 포도 작약 무게는 160g 정도였다.[2] 장갑을 관통해 안에서 폭발하여 전차 승무원을 쓸어버리면 그것으로 충분했던 것이다.

해군도 마찬가지로, 미해군의 하푼 대함미사일은 공대함 함대함 지대함 잠대함 어디에나 쓸 수 있는 표준화에 성공하여 수십년 이상 대함미사일의 대명사가 되어버렸다. 지금은 새로운 미사일 개발에 들어갔지만 이번에도 적당한 크기로 공용화를 목표 중 하나로 하는 것은 마찬가지. 오히려 VLS에 넣지 못하는 하푼과 달리 수직발사대 운용까지 감안하고 있는데, 아무리 강한 무기라도 운용하기 어려워서 필요한 장소에 없다면 의미가 없으니 굳이 적함을 완전히 두동강내 침몰시킬 것 없이 이런 적당한 크기의 미사일로 무력화하면 충분하면서 운용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구 소련에서는 미해군 대형항모를 박살낼 초대형 미사일을 개발하면서 그 미사일에 맞추어 배와 잠수함을 만들었는지라 해군 구성과 보급체계가 복잡해지고 미사일을 개량하거나 현대화하는 것도 각각 따로 진행해야 한다거나 배는 만들었는데 미사일이 미완성이라 맨몸으로 돌아다녀야 한다던가 하는 등 비효율적이었다.

그런데 현대 무기체계는 내부에 연료와 포탄과 무거운 각부를 움직이기 위한 유압계가 있기 마련이고 이것들 중 어딘가에 불이 붙으면 유폭이 일어나고, 그러면 무력화고 격파고 할 것 없이 무기체계 자체가 확실히 박살난다. T-72전차가 장약 유폭으로 인해 격파되는 모습. 직접적으로 사람이 죽는 모습이 나오진 않으나 충격적일 수 있으므로 주의. 포신과 해치로 화염과 연기가 쏟아져나오는 걸 볼 수 있는데 포탑 내부가 이미 다 불타고 있다는 뜻이다. 장약에 불이 붙으면 폭발하지 않더라도 강력한 자동 소화기가 있지 않은 이상 사람이 어떻게 해볼 틈도 없이 매우 빠르게, 5초 이내로 엄청난 열을 내뿜으며 모두 연소하며 이 과정에서 차량 내부의 전자기기는 죄다 망가진다. 당연히 안에 있던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중간에 탈출한 1명은 정말 운이 좋은 케이스. 거기에 불만 붙는 것이 아니라 폭발이라면 포탑이 날아간다. T-72 등의 동구권 전차가 탄약이 유폭되어 포탑이 날아간 사진들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데, 동구권 케로젤식 자동장전장치의 문제가 아니라 자동장전장치에 들어가지 않은 추가 적재탄들이 작은 포탑과 차체 여기저기 산재해있다 관통되어 유폭하는 것이다. 반대로 서구권 전차들은 격벽으로 분리되어있는 포탑 후방 버슬 탄약고에 탄약을 채우고[3] 여분 탄약은 차체의 한곳에 몰아넣어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방어하거나 연료탱크를 같이 두르거나 해당 부위를 내보이지 않는 전술교육 등의 조치를 취하고, M1 에이브람스의 경우 극단적으로 대부분의 탄약을 버슬 탄약고에 때려박아[4] 후방을 내주지 않는 전술로 유폭의 위험성을 줄인다. 그래도 잘못 뚫려서 유폭되는건 어쩔 수 없다 WSJ에서 동구권 전차의 유폭 원인을 설명하는 영상 이쪽도 직접적으로 나오진 않으나 포탑이 솟구치는 것이 보이므로 주의.

특히 편집증적으로 피탄내성과 데미지 컨트롤에 집중한 2차 대전기까지의 전함들은 비스마르크가 그랬듯이[5] 피격을 당해도 어지간히 두들겨맞는 것으로는 죽지 않고 저항하곤 했지만, 엔진이나 탄약고에 제대로 맞아 유폭하면 한방에 격침이었다. 역사상 최대 크기의 전함인 야마토급 전함조차 우선 부포탑에 떨어진 폭탄에 부포탑 탄약고에 있던 부포탄들이 유폭해 내부 수병들은 물론 피해복구팀까지 쓸어버렸고, 거듭 이어진 공격에 침몰 직전 주탄약고에 저장된 주포탄도 유폭하면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 7만톤 전함을 두쪽으로 쪼개버렸다. 18.1인치 함포의 철갑탄은 탄두 중량 1톤 중 작약이 20kg 이하이며, 포탄 외피 두께가 얇은 일반 유탄도 100kg 미만이다. 이는 강력한 발사압을 견디기 위해 최소한의 내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6] 이래서 포탄 자체의 폭발력은 생각보다 작지만 전함 내부에는 그 포탄 수백 발과 장약과 연료가 가득하니 위력 자체가 다르고, 게다가 장갑 안쪽에서 터지는지라 폭압이 100% 파괴에 사용되는 것이다. 다만 의외로 맞은 직후에 유폭할 확률은 크지 않은데, 일단 탄약고라는 물건들이 다 제대로 보호되고 있고 대구경 함포 장약들은 뇌관으로 폭발시키지 않는 이상 불이 붙어도 현대 플라스틱 폭약과 마찬가지로 천천히 탄다. 다만 화재가 발생하고 데미지 컨트롤 인원이 죄다 무력화된 경우가 문제인데, 온도가 올라가서 각종 민감한 물질이 먼저 폭발한 뒤에 연쇄폭발로 탄약고가 폭발하는 것이다.

2차대전기까지는 항공유로 가솔린을 사용하였기에 항공기도 유폭의 위험이 커졌다. 특히 일본 항공기들이 제한된 엔진으로 요구된 성능을 내려다보니 방어력이 약한데다 널찍한 날개 가득 불타기 쉬운 항공유를 채워넣기까지 해서 철갑탄과 소이탄을 섞어서 장전하던 미군이 대놓고 소이탄으로 채우게 하기도 했다. 미군기들이 예광탄 밀어넣은 브라우닝으로 한번 드르륵 긁어주면 원샷에 불이 붙으면서 추락하다가 펑. 미군기도 익내 연료탱크를 사용하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자동방루탱크, 소화장치는 제대로 붙어 있어서 밑에서 보기에 '검은 연기를 뿜으며 떨어지면 미군기, 오렌지색으로 불타다가 터지면 일본기' 라는 말도 있었다. '죽는 건 마찬가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불시착을 시도하건 탈출을 시도하건 불이 안 붙는 게 훨씬 낫다. 날개에서 화재가 나서 알루미늄 합금이라 녹는점이 낮은 비행기의 날개가 녹아서 떨어져나가 안그래도 추락하는 비행기에 빠르게 속도가 붙어 추락하거나 아예 폭발하면서 탈출 시도도 못 해보고 죽는 것 보다는 불이 안 붙는게 생존 확률이 훨씬 높다.

이후 제트엔진 시대로 넘어오자 연료의 위험성도 낮아지고 익내 연료탱크 설계도 줄어드는 추세에 플라이 바이 와이어의 장점 중에도 유압 경로가 없어 유폭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것이 있는 등 유폭 확률은 낮아졌다. 애초에 철갑탄도 날개나 꼬리 또는 항공기의 기본 3축인 러더, 에일러론, 엘리베이터를 부숴 추락시킬 수도 있고, 미사일도 직격이 아니라면 근접신관으로 파편을 쏟아부어 파손시켜서 추락시키는 방식이라 어지간히 제대로 맞지 않으면 유폭이 일어나기 전에 땅에 떨어지기 마련. 그래도 방어력에 주의하는 것은 마찬가지라 4발 폭격기들은 엔진에 총격을 당해 불이 붙으면 해당 엔진에 연료 공급을 끊을 수 있었고, 현대 전투기들은 엔진에 재시동 가능한 소화장치를 장착하며, 항공기 정비구역 등에서는 철저하게 금연 등 화기관리가 이루어진다.

신무기 시험에서도 종종 유폭을 볼 수 있다. 시각적인 퍼포먼스를 보이기 위해 목표물에다 폭약이나 연료를 채워넣는 경우가 많기 때문. 4공 시절 ADD에서는 대전차지뢰를 개발하래서 만들었지만 대통령 참관 실험에서 안 터질까 걱정된 나머지 표적용 전차 밑에 지뢰를 두 개 깔고 안에도 폭약을 준비해 두었는데, 둘 다 잘 터져서 전차 자체가 박살나며 안전지역에 있었던 박정희 발치에까지 파편이 날아와 실험진들은 암살미수 취급당할까 사색이 되었고, 실제로 끌려갔었다. 다행히 안 다치고 풀려났다. 반대로 130mm 유도로켓 시험사격에서는 표적함을 여러 번 쓰기 위해 로켓 탄두에서 작약을 빼고 명중 여부만 시험하려고 했는데 연료탱크에 정확히 맞아버려서 불이 붙은 사례도 있다. 유폭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전자기술이 발전한 현대에는 흔히 일어나는 일로, 일본 밀덕계에서도 자국의 AAM-3 공대공 미사일을 개발할 때 스쳐지나가면서 폭발하는 근접신관 테스트를 해야 하는데 센서 정밀도가 높다보니 표적기에 명중해버려서 근접신관 테스트를 하기 어려웠다고 자랑하곤 한다.

3.1. 유폭에 대한 대응책

상술한 '무력화' 방식은 구멍 하나 뚫렸을 뿐 모양은 멀쩡하고 수리 가능한 경우도 많아 적을 얼마나 격파했고 그래서 적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혼동을 주기 쉽다. 반면 유폭으로 박살이 나면 수리는커녕 재생도 불가능할 만큼 확실하게 부서지고, 전술무기가 아니라 요새나 지하구조물도 어쩌다가 탄약고 같은 곳에 맞으면 확실하게 파괴된다. 그렇다보니 제한된 위력으로 유폭을 일으키기 위해 노력하기도 하지만, 상대방도 유폭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지라 거의 우연의 결과. 결국 유폭이 안 일어나도 적 무기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도록 만들 뿐이다.

대미지 컨트롤의 가장 기본은 유폭할만한 물건을 치워버리는 것이다. 대부분 연료나 폭탄같은 값비싼 물건들이긴 하지만 내다 버리지 않으면 그 값비싼 물건들과 더 비싼 병기 자체, 그리고 가장 비싼 숙련된 운용인원의 생명이 함께 날아간다. 구 일본 해군 중순양함 모가미와 미쿠마의 경우가 그러한데, 모가미는 상부의 문책을 각오하고 산소어뢰[7]를 버렸고 미쿠마는 버리지 않았는데, 직후 공습에 의해 미쿠마의 산소어뢰가 유폭하여 침몰하였다.

2차 대전 당시 개방식 격납고를 가졌던 미군 항모가 폐쇄식인 일본 항모에 비해 생존성이 더 높았던 이유이기도 했다. 미군 항모는 화재가 발생하면 연료, 폭탄, 심지어 함재기까지도 닥치는대로 바다에 내다 버리면서 유폭을 막을 수 있었지만 일본 항모는 일일이 엘리베이터를 써야 했기에... 다이호의 경우엔 폭탄도 아니고 기화한 연료 가스를 내보내기 힘들답시고 함 전체로 퍼뜨려서 일제히 내보내려다 그게 전기 스파크에 유폭해버렸다. 이건 당시 피해담당 장교의 머리를 까봐야 할 문제 [8]

동시에 폭탄과 연료가 잘 정리되어 있는 것도 중요하다. 미드웨이 해전에서 일본군 항모들, 그 중에서도 아카기는 보고 번복으로 폭탄과 어뢰를 바꾸어 다느라 그것들이 비행갑판 하부의 엘리베이터 주변에 널려 있었고, 베스트 대위의 폭탄 한 방에 유폭해서 치명타를 입었다.
범선시대의 함포들도 폭발하지 않는 포탄들은 잔뜩 쌓아놓되 화약은 몇번 사격할 분량만 배치해둬서 유폭의 피해를 줄였다. 만약 이 화약이 거의 다 떨어졌다면 파우더 몽키라는 어린 수병들을 흘수선 아래에 있는 화약고로 보내 일정분량의 화약을 가지고 오게 하는 식으로 운용했다, 전열함의 후예라고 할수있는 2차대전 이전 전함들도 유폭이 일어날 수 있는 장약과 포탄을 필요한 만큼만 갖다놓고 나머지는 강력한 방폭문으로 막아둔다거나 등등 맞고도 버티며 싸울 수 있는 설계를 노력했다. 하지만 오래 운용하다보면 게으름이나 안전불감증이나 피로 등으로 규칙을 '유도리있게' 무시하게 되고 그러다 운이 없으면...

순양전함들은 유틀란트 해전 등에서 너무 쉽게 격파되었는지라 장갑이 얇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지만, 일부 연구가들은 규정을 무시하고 방폭문이 열려있었다던가 포탑에 포탄을 규정 이상으로 준비해두었다던가 했었던 것 같다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이걸로 유명한게 1차 대전기 영국 해군으로 속사에 주력하기 위해 포탑 내부에 포탄을 쌓아둔 걸로도 모자라서 탄약고 문을 개방해뒀다. 그 결과 포탑이 관통되면 거기 있던 포탄과 장약이 폭발하고 그 화염이 그대로 바벳을 타고 탄약고까지 내려가 주포탑 탄약고를 날려버려서 그대로 격침... 다만 비스마르크 추격전의 후드는 정말 운이 나쁘게 탄약고를 직격당한 케이스라 안전불감증의 문제가 아니었다.

전함의 경우에는 설계부터 집중방어 개념으로 탄약고를 비롯한 중요시설에 장갑을 집중시키고, 거주구역 등에는 장갑을 빼버리는 등의 조치를 했다. 또한 포탑의 다연장화로 포탑의 수(=탄약고의 수)를 줄여 장갑 집중도를 높였다.

항모 포레스탈 화재에서도 우연히 발사된 로켓에 맞은 전투기가 폭발하고 일어난 화재에 달궈진 폭탄이 유폭해서 피해를 키웠다. 원래는 불 속에서도 150초는 버티도록 생산된 폭탄이 노후화되다보니 1분 만에 폭발해서 터지기 전에 불을 끄러 달려온 소방대를 날려버렸다.

전함이 은퇴한 현재 유폭 대책에 가장 필사적인 것은 역시 전차. 관통당하면 피탄부위에 있던 승무원 1~2명이 희생되고 끝날 수도 있지만, 유폭이 일어나면 재생도 못할 만큼 박살난다. 소련제에 비해 질적 우위를 중시한 서방측이 보다 신경쓴다는 이미지가 있다. 미군은 이미 2차대전부터 전차 탄약고에 물통[9]을 둘러놔서 피격당해도 포탄이 물에 잠겨 유폭히지 않는다는 식(습식 탄약고)의 대책을 세우기도 했다. M4 셔먼들 중 (W)가 붙은 것이 습식 탄약고 모델. 정작 병사들은 불편하고 포탄 휴대 숫자가 줄어들어 싫어했다고. 반면 소련제 전차들은 작은 차체를 유지하기 위해 전차 곳곳에 포탄과 발사약을 분리해서 짱박아두었고, 케로젤식 자동 장전 장치는 기본적으로 피탄에 대해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어도 차체 곳곳에 쑤셔박아둔 예비탄이 유폭하면 폭발이 옮겨붙어 차체에 있던 모든 탄약이 한번에 유폭하면서 포탑이 분리되어 날아간다는 말이 있고 실제로도 격파될 경우 날아가는 경우가 매우 많다. 자세한건 T-72항목을 참조. 포탑이 날아가는 문제는 차체에 탄약을 보관하는 모든 전차가 공유하는 위험성이다.

M1 에이브람스는 화재에 잘 유폭하지 않는 둔감작약을 적용하고 포탑 뒤쪽에 탄약고에 극단적으로 몰아넣으며[10] 탄약고와 포탑내부 사이를 방폭 슬라이드가 막고 탄약수가 장전할 때 버튼을 눌러서 탄약고를 열고 탄을 꺼내면 자동으로 닫힌다. 유압 구동계를 줄여 최대한 유폭할만한 부분을 줄이고 탄약고 상판을 약하게 만들어 포탄이 유폭해도 위쪽으로 폭발이 흘러나가 승무원은 죽지 않도록 배려했다. 이를 '블래스트 패널'이라고 하는데, 탄약고에서 유폭이 일어나 불쇼를 하고 있어도 전투실 승무원은 안전하게 보호한다. 반면 이 부분이 얇고 민감하다보니 차체나 포탑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공격, 예를 들어 장갑차의 기관포나 특히 시가전 환경에서 보병에게 수류탄 정도만 맞아도 탄약고가 터지면서 승무원은 멀쩡해도 전투력을 상실한다는 지적도 있긴 한데, 이런 조치가 없어서 아예 격파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다른 서방제 전차들은 대다수가 차체에도 탄약고가 있다. 다만 웬만하면 방폭처리를 하고 연료탱크 등으로 보호받는다.

M1의 방어력과 유폭 방지 성과는 걸프전에서 실사례가 있는데, 미군 M1이 연약지에 빠져 기동불능이 된 채 이라크 전차 4대를 때려잡은 뒤 아군이 구난전차로 당겨도 견인이 안 되자 파기하기로 했다. 그래서 다른 전차로 탄약고를 쏴 유폭시키려고 했지만 2발은 튕겨내고, 3발째에 겨우 뚫은 포탄에도 탄약고의 블래스트 패널이 터지면서 폭발력을 분산시켜버리고 폭발로 조금 생긴 화재는 자동소화장치가 작동해 진화하는 등 미친 생존성을 과시했다. "너무 잘 만들었잖아!" 안 되겠다 싶어서 구난전차를 3대 모아 겨우 회수해서 검사해보니 조준장치 일부를 제외하면 주포 발사도 가능할만큼 멀쩡했단다. 결국 자기들이 부순 포탑만 신품으로 교체해서 전투에 복귀했다.(...)

유폭이 일어나도 죽음을 각오하고 뼈를 깎는 대미지 컨트롤에 임하면 여러 차례 피해를 입고도 살아남을 수 있다. 독일 제국 해군자이틀리츠급 순양전함 1번함 자이틀리츠가 그 예시. 대응방어를 뛰어넘는 15인치 철갑탄에 탄약고가 직격당해 여러 차례 유폭했지만 뼈를 깎는 대미지 컨트롤과 여러 쪽으로 분산된 주포와 탄약고 덕에 종전까지 살았다.

위에 조금 언급했지만 사용하는 폭약을 개량해서서 유폭 자체를 방지하는 방법도 있다. 그래서 현대의 주류 군용 폭약은 둔감성, 안정성을 매우 중시하기에 신관을 꽂아넣고 제대로 점화하는 등의 적절한 기폭 절차를 거치지 않고 그냥 불을 붙이는 정도로는 폭발하지 않고 천천히 불에 타기만 한다. 유명한 C4 부터가 그래서, 그걸 꺼내다가 연료로 써서 전투식량 데워먹었다는 이야기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한국군의 미사일 개발사에도 둔감작약을 적용했다는 보고가 종종 있다.

4. 서브컬쳐에서의 표현

4.1. 영화에서

연료탱크에 구멍을 내고 줄줄 흐른 연료에 뻑뻑 피우던 담배나 불 붙인 지포 라이터를 던져 불이 붙고 연료 줄기를 마치 도화선처럼 따라가 도망가는 적 차량에 닿아[11] 폭발하는 것은 액션영화의 흔한 클리셰지만 실제로는 잘 불붙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져 21세기에는 많이 줄어들었다. 실제 군대에서 작정하고 장비 파괴를 준비한다면 담배 정도가 아니라 수천 도의 열을 내는 테르밋 계열 소이탄을 장비한다. 없으면 수류탄을 포신에 넣건 연료탱크에 설탕을 넣고 돌리건 물에 처박건 어떻게든 하겠지만.

영화 스텔스에서는 미군의 무인 연료보급용 비행선이 교전에 휘말려 연료를 공중에 뿌리면서 비행했고, 그것에 불이 붙어 하늘에 거대한 불의 고리를 만들면서 폭발했다. 말도 안되는 전개지만 볼거리로는 굉장했다.

트랜스포머 시리즈 등을 촬영한 폭발광 감독 마이클 베이가 쾅쾅 터트리는 것으로 유명한데, 단번에 터지는 것이 아니라 연달아 화려하게 폭발하며 연쇄폭발은 예술이다 라는 것을 보여준다.

4.2. 봄버맨

연쇄폭발 자체를 소재로 삼은 게임. 폭탄으로 길을 막은 바위를 부술 수 있지만 그 폭발이 다른 폭탄에 닿으면 유폭하고, 주인공이 폭발에 휘말리면 당연히 사망한다.

4.3. 넷스톰에서의 비공식 용어

어떤 유닛이 있는데 또 다른 유닛이 붙어있을 때, 한쪽 유닛이 파괴되면 그 때 붙어있던 유닛도 데미지를 입는 시스템이 있다. 그런데 이게 유닛들이 많이 모이면 유닛을 한두기 파괴되었는데 실질적으로는 이러한 연쇄 데미지 때문에 붙어있던 모든 유닛들이 깡그리 몰살당한다. 이 현상을 연쇄폭발이라고 한다. 실제 넷스톰 도움말에서는 이런 용어는 딱히 정해지지 않고 그냥 이런 시스템이 있다고 짤막하게 설명이 되어 있다.

이러한 연쇄폭발 기능은 모든 사격형 유닛과 템플(Temple)이 있으며 공습기지라든지 방어형 유닛은 파괴되어도 데미지를 주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데미지는 폭발한 유닛의 체력의 절반. 같은 종류의 유닛이 빽빽히 있다면 최소 두기만 파괴하면 전부 다 파괴된다.

이러한 현상은 당장 첫 캠페인 미션에서도 바로 접할 수 있으며[12] 그 시나리오 네 번째 미션에는 선디스크가 다수 모여있어서 선캐논 하나 설치하면 깡그리 몰살시킬 수 있다.

그런데 이 작용은 큰 섬 뿐만 아니라 다리끝에서도 설치한 유닛도 예외가 없다. 문제는 사격형 유닛끼리 혹은 사격형 유닛이 다른 유닛과 많이 붙어있는 경우가 의외로 자주 나온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다가 까닥 잘못하여 데미지를 자주 입어서 전력 차이가 벌어질 수가 있으니 유닛을 배치할 때 이 점을 숙지하고 배치를 하도록 해야한다.

만일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싶으면 컨트롤이 좀 가더라도 사격형 유닛이 죽기 직전에 팔도록 하자(Salvaging). 그러면 폭발 없이 유닛이 사라져서 연쇄폭발을 막을 수 있고 상대방에게 돈이 들어오는 것도 막을 수 있다.

4.4. 월드 오브 탱크 또는 워 썬더의 유폭

월드 오브 탱크와 워 썬더의 지상전은 각각 탄약고 모듈을 구현하며, 탄이 있을 때 이 모듈이 완전히 파괴되면 다른 모듈이나 체력이 어떻던 간에 한방에 전차가 폭발한다. 폐쇄식 포탑의 경우에는 유폭으로 포탑이나 뚜껑이 하늘을 나는 건 덤이다.

워 썬더에서는 유폭하는 장비 또한 데미지 판정을 가지고 있는데, 장갑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차량거치형 장비[13]는 아군 전차 뒤에 딱 붙어서 쏘다가 앞의 아군 전차가 탄약고에 맞고 유폭해버리면 같이 요단강 건너간다. 이렇게 격파한 경우 킬 카운트는 둘 다 가져갈 수 있다.
워 썬더에서 에이브람스를 비롯한 서방권 MBT는 버슬 탄약고와 블래스트 패널이 구현되어있는데, 측면에서 탄약고를 맞아도 불쇼만 나고 격파되지는 않는다. 다만 정후방이나 정면 포방패를 관통한 날탄이 탄약고 방폭문을 관통하고 유폭시키면 그대로 유폭, 격파된다.
탄약고 뿐만 아니라 연료통도 유폭하는데 수상할 정도로 게임 내 MBT는 대다수가 디젤 또는 등유를 연료로 쓰지만, 이상하게 연료 유폭 확률이 높은 전차들이 있다.



[1] 걸프전 당시 파일럿들이 사용하던 속어. 전차에 직접 폭격을 가해 파괴하는 것. 기갑병과 출신이었던 총사령관이 아주 싫어한 단어여서 몇 번이나 금지시켰다는데, 파일럿들은 더 신나서 사용했다고 한다.[2] 화약은 포탄 외피인 금속보다 가볍기 때문에, 두꺼운 장갑을 관통하기 위해 단단하게 만든 철갑유탄의 절단 사진이나 일러스트를 보면 작약이 대부분인 것처럼 보이면서도 작약 중량은 매우 적다.[3] 상부 패널은 내부에서의 폭발에 약하게 설계되어 유폭시 대부분의 폭발력이 포탑 내부가 아닌 위로 빠져나가도록 설계한다.[4] 차체 예비탄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쪽도 격벽이 확실하게 존재하고 그 수가 매우 적다.[5] 다만 이쪽은 미친듯이 맷집이 좋아서 그랬다기보단 설계사상 자체가 근접전에 적합해서 근거리에서 발사된 탄들이 큰 유효타를 주지 봇했기 때문이 크다.[6] 항공폭탄은 상대적으로 외피가 얇아도 되어 전체중량의 절반 정도가 작약이다. 다만 이것도 두꺼운 장갑을 뚫고 들어가는 벙커버스터는 단단한 외피가 필요해 작약중량은 전체의 10% 정도.[7] 산소어뢰 한 발이 당대 일본 전투기 한 대 값과 맞먹는는 반면 산화제인 산소와 연료가 같이 들어있어 유폭에 매우 취약했다.[8] 다만 이는 잘못된 방법이라기보다는 유류 누출 발견이 늦은 것과 환기 장치의 성능이 모자랐던 탓이 크다.[9] 동파 방지로 글리세린도 섞었다.[10] 탄약 만재시 차체에도 몇 발(약 6발) 정도 적재하지만 여기도 방폭 처리가 되어있다.[11] 심지어는 활주로를 달리다가 이륙하는 항공기를 불길이 공중을 달려서 쫓아가기도 한다.[12] 선디스크가 5기 모여있다.[13] 차량형 대공포나 차량형 자주포 등. 예시로 이 녀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