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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30 11:57:41

오가사와라 아키

파일:그녀거짓아키2.jpg
1. 개요2. 능력
2.1. 작곡가&작사자2.2. 프로듀서2.3. 베이시스트
3. 성격4. 인간관계
4.1. 리코와의 관계4.2. 슌과의 관계4.3. 신야와의 관계4.4. 마리와의 관계4.5. 타카기와의 관계
5. 기타

1. 개요

만화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의 남주인공.

CRUDE PLAY(이하 크루플레)라는 인기절정 밴드의 작곡가이자 작사자, 그리고 그림자프로듀서. 아마추어 시절에는 크루플레의 베이시스트였지만 신야를 만난 후 본인의 베이스에 자신을 잃고 본격적으로 데뷔하기 바로 직전에 크루플레를 탈퇴해버린다.

첫사랑인 마리와의 관계에 힘들어하던 와중, 홧김에 지나가던 한 여자아이를 헌팅해버리는데 그녀가 바로 이 만화의 여주인공인 코에다 리코. 그렇게 두 사람의 관계가 시작된다.

2. 능력

2.1. 작곡가&작사자

본인은 스스로가 평범하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지만[1] 그의 음악을 들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천재중의 천재 작곡가다. 곡을 쓰다가 중간에 막힌 적도 없고, 대부분은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된 모습으로 악상을 떠올린다. 가사 역시 마찬가지로 쓰다가 막힌 적이 없어보이는데 곡이 완성된 순간 어떤 가사가 될 지 곧바로 정해진다고. 보통은 허밍으로 멜로디 먼저 작곡하지만 마리의 곡을 작곡했을 때처럼 작곡과 동시에 가사를 지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한번 머릿속에 떠오른 악상은 쉽게 잊혀지지 않지만, 종이에 옮겨적으면 전체적으로 조감할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바로바로 악보에다가 옮겨적는 듯 하다.

아키에게 있어 작곡=편곡인데 이 둘은 같은 선상에서 이뤄진다. 주 멜로디를 떠올린 순간부터 머릿속에서 밴드가 연주하고 있다고. 5분만에 주 멜로디를 작곡하고 어떤 악기가 어떤 식으로 배치되는지 몇시간 투자해 편곡하면 곡이 완성되는 것. 타카기가 프로듀스한 곡도 제 입맛에 맞게 편곡해 내놓기에 신야에게서 "천재의 오만함으로 타카기의 음악과 재능을 갈갈이 찢겨놓고 비극의 주인공처럼 행세한다"라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2]

상처를 받을수록 그리고 고민이 많을수록 더 좋은 곡을 쓰기 때문에 주변사람들에게 평생 행복해질 수 없는 녀석이라는 평을 받지만, 리코와 행복한 시간을 보낸 후 압도적으로 즐겁고 신나는 음악을 작곡해 찬사를 받은 것으로 보아 행복해질수록 멋진 곡을 작곡해낼 수 있는 녀석이기도 하다는 걸 증명해낸다. 크루플레에서의 입지라던가 마리와의 관계라던가, 그 동안은 행복하고 즐거워본 적이 없어서 다들 잘 몰랐을 뿐. 7년동안 신나는 곡을 한번도 작곡해본 적이 없다고 하는데 당연하게도 본인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가에 따라 곡의 색깔이 정해져서 그런 것 같다.

지어지는 모든 곡은 일상곡으로 세계평화를 노래하는 거창한 음악같은 건 취향이 아니라고. 마리를 만나 첫사랑을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사랑노래를 짓고, 마리와 헤어지면서 눈물나게 아름답고 슬픈 실연노래를 짓는 등 아키의 모든 곡은 그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언젠가 좀 더 나이가 들어 세계평화 같은데 관심이 생긴다면 그런 식의 음악을 작곡하게 될지도 모를 일.

리코를 만난 이후로는 자신도 모르게 리코를 위한 곡(리코가 불러주기를 바라는 곡)을 작곡하게 되는데, 그것도 모르고 그 곡을 크루플레 앨범에 넣으려다 뒤늦게 빼버려 슌에게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 무의식적으로 리코를 떠올리며 작곡하기 때문에 평소의 아키답지 않은 귀여운 곡이 만들어진다는데 슌이 부르기엔 확실히 지나치게 가벼운 노래일 듯.

크루플레 멤버들에게서는 '아키의 곡은 연주하면 즐거워'라는 평을 듣는데, 아키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신야조차 '아키의 곡은 미친듯이 연주하고 싶어진다'라고 말할 정도. 같은 프로듀서인 타카기 역시 그의 곡을 무척이나 특별하게 생각해 '아키의 곡은 그저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어지는 곡'이란 평을 내린다. 타카기의 경우 애당초 아키 때문에 크루플레를 통째로 스카우트한 것이니만큼 무슨 할 말이 더 있겠냐만은.

참고로 지난 7년간 이루어놓은 게 있기 때문에 작곡가로서의 아키의 위상은 대단히 높은데, 시청률 13퍼센트의 음악방송 PD조차 아키를 보자마자 달려와 인사하며 고개를 숙일 정도. 아키 역시 자신의 위상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 그 모습을 자연스레 받아들인다.

2.2. 프로듀서

프로듀서로서의 아키도 여러사람에게 인정받는 듯. 아키 본인은 일단 '스튜디오에 내가 있으면 이 현장을 지휘하는 건 당연히 나'라고 생각하는 듯 하며 다른 사람들 역시 그 사실을 당연하게 여기는 듯 하다.

단지 스튜디오 녹음 때도 그렇고, 콘서트 리허설 때도 그렇고 상당히 제멋대로 구는 경향이 있어서 주변사람들의 원성을 사곤 한다. 전날 오케이한 것을 마음에 안든다고 다음 날 폐기하는 건 기본이고, 자기 멋대로 원래 넣어야 하는 곡은 빼고, 들어가야 하지 않을 곡은 넣는다거나 해서 전체적인 스케쥴을 틀어버리는 경우도 잦다. 멤버들이나 스태프들에게 꽤나 민폐를 끼치는 건데, 어찌됐든 좋은 결과를 낳기 때문에 다들 그러려니 넘어가는 모양.

프로듀서 아키를 한마디로 정의내리자면 폭군. 평소의 아키를 생각하면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아예 사람이 달라진다. 처음 시작할 때는 좋게좋게 금방 끝내야지 싶다가도 중간부터는 정신이 흐릿해져서 멤버들을 몰아치게 된다는데 크루플레의 연주보다 자신의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음악이 훨씬 더 좋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자신의 소리를 부정당하는 게 어떤 느낌인지 누구보다 잘 아는데도 친구의 소리를 부정해야하는 게 괴롭다고 하지만, 괴로워도 현실에 타협하지 않는다는 점이 그야말로 음악지상주의자.

기본적으로 귀가 엄청나게 예민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느끼지 못하는 부분을 바로바로 캐치해내곤 한다. 마리의 곡을 녹음했을 당시에는 마리가 부르는 한 소절만 듣고도 '이 노랜 마리가 부르면 실패하겠구나' 싶어 바로 곡을 빼버릴 정도. 괜찮은 곡인데 뭐가 문제냐고 다른 사람이 묻자 '느끼지 못하는 사람에겐 아무리 말해봤자 소용없다'면서 폭군의 기질을 발휘하기도.

2.3. 베이시스트

작곡가로서도 프로듀서로서도 천재인 아키가 유일하게 다른 사람보다 밀리는 분야가 하나 있다면 바로 이 베이시스트로서의 능력일 것이다. 그것은 아키 스스로도 인정하는 사실이고, 아키를 처음 스카우트한 타카기 소이치로 역시 인정한 엄연한 사실.

아키를 열등감에 빠트린 건 같은 베이시스트인 시노하라 신야인데, 아키가 도저히 낼 수 없는 이상적인 소리가 신야에게서 끊임없이 흘러나왔다고. 자신의 연주가 형편없다는 게 너무나도 뼈저리게 느껴져서 베이시스트를 그만두고 크루플레를 탈퇴하는 게 음악에 대한 예의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신기한 점은 신야의 경우 아키의 베이스 연주를 좋아하고 있다는 건데, 아키의 베이스에서는 작곡자만이 낼 수 있는 반짝거림이 있다고. 그렇기에 아키가 '베이스는 수정해도 괜찮다'며 자신의 소리를 담아 신야에게 데모를 보낼 때 '반짝반짝 빛나는 멋진 것을 부숴버리라고 명령받는 내 입장도 좀 생각해'라고 몰래 불만을 표출하기도 한다.

애당초 아키는 크루플레를 탈퇴하기 전부터 '아키의 베이스는 특별하다'는 소리를 들은 장본인이다. 신야의 대타로 크루플레 콘서트에 섰을 때도 가슴뛰는 소리, 진정한 오리지널의 소리라는 평을 듣는데, 이걸 보아 아키에게 모자란 건 베이시스트로서의 기교일 뿐,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는 마음의 연주는 원래부터 할 수 있었던 걸로 보인다. 다른 사람이 쓴 곡을 연주하는 건 어떨지 몰라도 적어도 자신이 쓴 곡 정도는 아키 본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잘 연주할 듯.

완결권에서는 크루플레의 베이시스트로 복귀하는데, 자신에게 필요한 건 그저 노력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 같다. 언젠가 기교까지 장착하게 된다면 신야를 뛰어넘진 못해도 신야와 동급의 베이시스트 정도는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3. 성격

아키의 성격은 상당히 입체적인데 상황에 따라 이 둘이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곤 한다. 평범한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아키와 뮤지션으로서의 아키가 전혀 다르다는 건 모든 독자들이 다 알고 있겠지만, 일상생활 한정만으로도 몹시도 모순적인 모습을 자주 보이는 게 문제.

순진한데 노련하고, 겸손한데 오만하고, 눈치가 빠른데 눈치가 없고, 자신감이 없는데 자신감이 넘쳐나고, 거짓말을 쉽게 하는데 지나치게 솔직하고, 둔한데 섬세하고, 부끄러움이 많은데 대범하고, 존재감이 없는데 존재감이 강하고,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쓰는데 신경쓰지 않고, 사람을 배려하는데 너무 쉽게 사람을 상처입힌다.

아무리 봐도 평범과는 거리가 있어보이는 성격인데 아키 본인은 자신이 평범하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다는 게 우스운 점. 과연 천재 캐릭터는 다르다고 할까.

참고로 아키에게서 일관성있게 찾아볼 수 있는 특징적인 성격이 있다면 잘 삐치는 것, 질투와 소유욕이 많다는 것, 사소한 것까지 다 담아놓을 정도로 뒤끝있다는 것 정도가 될 듯. 덕분에 리코가 고생이 많다.

4. 인간관계

4.1. 리코와의 관계

아키의 두번째 사랑이자 현재의 여친, 그리고 뮤즈

'첫눈에 반하는 걸 믿냐'면서 리코를 헌팅한 건 아키지만, 애당초 아키는 답답한 마음을 풀고자 아무 여자에게나 충동적으로 말을 걸어버린 거였고, 그런 아키에게 리코가 홀딱 넘어가버려서 시작된 연인관계다.

아키의 경우 다른 사람에게 상처주는 짓도 은근히 잘하는지라 리코가 그냥 평범한 일반인이었다면 한달도 안돼서 역시 안되겠다며 헤어졌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리코는 평범한 일반인이 아니라 신야의 프로듀스로 곧 데뷔할 신인 가수, 그것도 아키의 취향에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보컬리스트였고, 이 때문에 둘의 관계는 급격히 발전하게 된다.

처음 아키는 그저 조건없이 자신을 좋아해주는 아이를 라이벌인 신야에게 뺏기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서서히 독점욕을 발휘한 걸로 보이는데, 그러다가 리코가 노래하는 걸 처음으로 듣고 나서 리코 그 자체에 완전히 푹 빠져버리게 된다.

문제는 이 빠져버렸다는 게 연인으로서 빠진 게 절대 아니라는 것. 작곡가이자 프로듀서로서 가수 리코에게 빠져버린 것. 그렇기에 이 때부터 끊임없이 자신의 곡을 불러달라고 리코에게 어필, 아니 어필의 수준을 넘어서 '나랑 헤어지면 내 곡을 불러줄 거냐'는 협박아닌 협박까지 하게 되는데, 곧바로 농담이라고 얼버무리긴 하지만 '자신의 본심에 전율했다'는 나레이션을 보면 이 때만해도 아키는 리코와 헤어지는 걸 정말로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단 걸 알 수 있다. 정확히는 헤어지는 건 아쉽지만 자신의 곡을 불러주기만 한다면 이별도 개의치 않겠다는 식.

언제부터 아키가 작곡가가 아닌 연인으로서 리코를 사랑하게 된 건지는 명확하지 않다. 리코가 울고 있는데도 그저 리코에게 줄 곡만 하염없이 붙잡고 작곡으로 시간을 버리고 있는 그의 모습을 스토리 중반이 될 때까지도 볼 수 있으니까. 그래도 슌이 아키에게 '리코는 너에게 여친이냐, 가수냐'라고 물었을 때 '여친'이라고 대답하며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확실히 날이 갈수록 리코를 여자로서 의식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단지 작곡가로서의 에고가 너무 강해서 그게 묻혀보일 뿐.[3]

작곡가 아키가 가수 리코를 사랑하는 것과, 남자인 아키가 여자인 리코를 사랑하는 것을 확실히 분리하기는 힘들지도 모른다. 어차피 작곡가 아키와 남자 아키는 같은 사람이니까. 실제로 아키조차도 그걸 명확히 하지는 못하는 모양으로, 다른 남자가 리코에게 접근하는 것에 울컥하다가도 리코의 노래를 듣고 풀어지고, 리코가 자신에게 하는 애정표현에 행복해하다가도 리코의 다음 앨범은 자신이 만들기를 원하는 걸 계속해서 반복하는 모습을 보인다. 애당초 아키는 처음부터 '일과 사생활을 분리하는 건 나한테는 무리'라고 확실하게 명시한 사람이니 딱히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이 둘의 관계가 또 한번 달라진 건, 마리와의 태도를 확실히 하지 못하는 아키 때문에 화가 난 리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첫 작곡한 노래로서 그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을 때, 그 때 처음으로 아키는 작곡가로서의 에고를 내려놓을 수 있게 된다. 여전히 자신의 곡을 불러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지만, 그것보다는 리코 안에서 울리는 음악을 꺼내주는 걸 그저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졌다고. 리코와의 관계에서 상당히 이기적인 모습을 보였던 아키였지만 완결이 다 되어서야 자신의 마음보다는 리코의 마음을 더 중시하게 된 것. 작곡가와 연인이라는 포지션을 뛰어넘어 한 명의 인간으로서 리코를 온전하게 사랑하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작중 내내 본의 아니게 리코를 꾸준하게 괴롭혔던 아키였지만 본인 스스로 성장한만큼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도 좀 더 성숙해진 것 같아 앞으로 리코에게 함부로 막말을 한다거나 다른 여자에게 훌쩍 가버린다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다. 애당초 남녀를 떠나서 뮤지션 아키는 완벽하게 리코의 취향이고, 뮤지션 리코는 완벽하게 아키의 취향이라 아주아주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이 둘은 끝까지 잘 되리라 여겨진다. 독자로서는 무척 다행인 점.

4.2. 슌과의 관계

평생을 함께 할 소중한 단짝친구

아키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슌의 집에서 살다시피 했다고 하는데, 제일 처음 떠오르는 기억이 '슌의 집에서 슌의 피아노 소리를 듣고 얼굴을 찡그렸던 기억'이라고 하니 얼마나 오랜 시간 그와 함께 했는지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최소 20년을 함께 한데다 슌의 부모님에게도 귀여움 받고 자랐기에 그야말로 형제라 불러도 과언이 아닌 사이.

슌의 집에서 음악cd를 듣고 슌의 집에서 하루종일 기타를 치던 어린 시절의 아키를 생각해보면, 그가 없었다면 지금의 아키는 존재하지 않았을 거란 결론이 나온다. 음악에 빠지는 것도 지금보다 늦었을테고, 타고난 음악적 천성을 버리지 못해 어찌어찌 작곡가의 길을 갔을지는 몰라도 밴드음악을 작곡하고 베이스를 연주하는 아키는 없었을 가능성도 높다. 애당초 아키가 베이스를 처음 얻게 된 계기도 슌이 먼저 기타를 샀기 때문인데다, 무엇보다 슌과 함께 연주를 하고 싶어서 크루플레라는 밴드를 만든 거였으니까. 그렇게 따지면 뮤지션 아키에게도 인간 아키에게도 슌이란 없어선 안될 존재인 것.

절친답게 밤새 단 둘이서 술 마시며 게임을 하는 건 일상. 아무래도 친구사이라면 만나면 즐거워야 한다는 게 1순위기에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다. 또한 남들에게 쉽사리 하지 못하는 얘기도 슌에게는 아낌없이 하게 된다는 점에서 슌은 아키의 좋은 조언자이기도 하다. 마리와 틀어졌을 때도, 타카기의 그림자 노릇에 고통스러워할 때도, 리코와의 애정전선에 이상이 생겼을 때도 그 옆에는 항상 슌이 있다는 게 정말로 대단한 점. 자신에게도 고민거리가 잔뜩 있는데도 아키가 고통스러워하면 그의 고민 먼저 들어주고 상담해준다는 게 슌의 진짜 멋진 점인 듯.

'슌에게 아키보다 소중한 사람이 나타날 것 같지 않다'라는 신야의 말처럼 슌은 아키를 위해 뭐든지 다해주는 경향이 있다. 애당초 아키가 크루플레를 탈퇴했을 때도 제일 크게 상처를 입었을 장본인이 슌이었을텐데, 그럼에도 결국은 아키의 결정을 받아들여주었다는 것 자체가 자신의 의견보다 아키의 의견을 더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증거. 아키 역시 그에 못지 않게 다른 친구들보다 슌에게 더 의지하는 모습을 많이 보이는데, 적어도 아키에게 '제일 특별한 친구를 한 명만 고르라'고 시킨다면 그게 슌이 될 거라는 걸 모든 독자들은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같이 있어서 마이너스가 되지 않고 플러스가 된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관계는 정말로 좋은 관계.

4.3. 신야와의 관계

라이벌, 그리고 동경하는 대상

아키에게 열등감이 무엇인지 처음으로 가르쳐준 인물이 있다면 바로 신야가 아닐까. 음악에 한해선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을 아키의 자신감을 단 한곡의 베이스 연주만으로 깨부숴버린 남자. 그야말로 하늘 위에 또 다른 하늘이 있다는 걸 알려준 인물로, 그렇기에 아키는 신야를 미친듯이 질투하고 또한 미친듯이 동경한다. 리코에게 자신의 이름을 처음 가르쳐줄 때 신야라고 거짓말할 정도로, 무의식적으로 그가 되고 싶다고 생각할 만큼.

단지 아키는 신야가 자신보다 훨씬 더 심한 열등감을 품고 있다는 걸 조금도 눈치채지 못한다.[4] 아키의 경우 신야의 베이시스트로서의 능력만을 질투하지만 신야는 아키의 작곡가로서의 능력과 베이시스트로서의 능력[5] 모두를 질투하고 있으니 아키보다 두배는 더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신야 스스로 아웃사이더를 표방하는 만큼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상대가 아니기에 서로 사적인 대화조차 제대로 나눠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서로에게 열등감을 품은 상태로 그저 공적인 일만 하면서 어찌어찌 불안하게 버티고 있던 것. 물론 서로간 일찌감치 대화를 나눴으면 7년간이나 갈등을 끌어오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사실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게 서로가 갖고 있는 열등감에서 기인한 것이니만큼 대화 몇마디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열등감을 먼저 버리지 않는 한 좋아질 수 없던 상황.

정말 다행히도 후반으로 나아갈수록 두 사람의 관계가 서서히 변하는 게 눈에 띄게 보이기 시작한다. 두 사람 모두 열등감에서 조금씩이나마 헤어나오기 시작했기 때문.

아키의 경우 '모자라면 노력하면 될 일'이라는 걸 깨닫고 성장하게 되는데, 아키에게 모자란 건 베이시스트로서의 기교 뿐이니 말 그대로 노력만 하면 언젠가는 해결가능한 문제인 것. 스스로 미친듯이 노력만 한다면 얼마든지 상황을 타파할 가능성이 있는데, 자신보다 더 잘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모든 걸 다 포기하고 하염없이 손만 빨고 있으면 그건 주인공 자격이 없는 놈이다.

그런 반면 신야는 좀 더 복잡한 상황인데, 일단 신야가 가진 베이시스트로서의 열등감은 사라졌을 것으로 보인다. 원래부터 신야가 '베이시스트 아키'에게 열등감을 가진 건 자신의 실력부족에서 기인한 게 아니라 '크루플레의 베이시스트는 아키고 자신은 조만간 빠져줄 악역'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으니, 이러한 소속감의 부재 때문에 생긴 열등감은 '네가 연주하는 걸 전제로 계속해서 곡을 만들었다'는 아키의 한마디에 사그라졌을 거라고 여겨지는 것.[6] 단지 작곡가와 프로듀서로서의 열등감은 앞으로도 어떻게 될 지 모르는데, 적어도 그 분야에 한해서는 아키가 너무나도, 말그대로 넘사벽의 천재라서 아예 시작부터 상대가 안되는 느낌을 주기 때문. 그래도 두 사람 사이가 조금씩이나마 좋아지고 있기에 앞으로는 어떻게든 서로 조율해가며 꾸준하게 잘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라이벌 관계라는 게 으레 그렇듯이 서로가 서로의 심정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안다는 점에서 누구보다도 특별한 관계가 될 수도 있는 것. 앞으로 하기 나름인 관계.

4.4. 마리와의 관계

아키의 첫사랑이자 3년간 사귀었던 전 여친

6년 전 첫 만남때부터 마리에게 한눈에 반해버린 아키. 그렇게 마리에게 온갖 순정을 다 바쳤는데, 마리는 그저 아키가 만들어내는 음악이라는 단물만 쪽쪽 빨아먹었달까. 적어도 아키는 그렇게 느꼈고, 그것 때문에 엄청나게 고통을 받는다. 마리가 자신과 사귀는 건 좋아서가 아니라 그저 자신이 마리의 곡을 편곡해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것.

마리와의 고통뿐인 관계를 청산할 수 있었던 건 홧김에 시도한 헌팅이 성공해 새 여친을 사귀게 된 이후로, 리코에게로 사랑이 옮겨감으로서 지긋지긋했던 마리와의 사랑을 끝낼 수 있게 된 것.

단지 마리의 경우, 아키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그를 사랑하고 있었던 게 문제라, 그에게 매달리는 그녀 때문에 정작 현 여친인 리코와의 관계가 틀어질 뻔한 상황이 꽤나 많다. 아키 역시 마리를 워낙에 사랑했던지라 완벽하게 정을 털어낼 수는 없던 모양으로, 덕분에 끝까지 마리와 엮이는 모습을 보인다. [7]

마리 본인이 아키와의 관계에 만족하고 그에게 충실했다면 아름다운 연인관계로 끝까지 갈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나름 안타까운 관계.

4.5. 타카기와의 관계

소속사 사장이자, 한 때의 연적사이

타카기와의 관계는 살짝 복잡하다. 처음엔 아키 역시 타카기에게 커다란 불만은 없었던 걸로 보이지만, 타카기가 자신의 연인인 마리와 잠자리를 같이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 이후로 그를 굉장히 싫어하게 된 듯. 다만 인간관계라는 건 항상 유동적이기에 타카기와의 관계도 계속해서 변해가는데, 적어도 마리와 헤어지게 된 이후로는 예전만큼 타카기에게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게 되고, 소속사 사장과 소속 작곡가로서 서로 소탈하게 대화를 나눌 정도로 관계가 좋아졌다. 분노할 대상은 연적이지, 소속사 사장은 아니니까.

단지 타카기가 마리 관련해서 아키에게 얼마나 잔인하게 굴었는지를 생각해보면, 그 정도로까지 사이가 좋아졌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 독자도 많을 것이다. 소속사 사장이 그 정도로 고통을 주면 소속 작곡가로서는 언제든지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었던 문제니, 현실적으로 따져보면 아키가 7년이나 OT에 묶여있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얘기다. 어쩌면 소속사 사장으로서의 타카기는, 떠날 생각이 들지 않을만큼 생각보다 훨씬 괜찮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스스로 '아키의 보호자'를 자처할 정도니까 알게 모르게 아키를 많이 도와줬을 수도.

5. 기타



[1] 신야와의 대화 중에 떠오른 음악의 멜로디가 너무나 아름다웠기 때문에 눈물을 흘리며 '나는 역시 천재구나'라고 깨닫는 장면이 있다. 아키가 작곡을 시작한 건 14살 생일 때 처음 베이스를 갖게 된 이후로, 즉 10년 내내 자신은 평범하다고 생각하다가 그때서야 자신의 천재성을 인정한 것.[2] 아키의 경우 자신이 먼저 부탁해 남의 곡을 편곡한 게 아니기에 조금 억울한 비난일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의 곡을 듣고는 맘에 안든다며 이것저것 뜯어고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천재가 아니라면 할 수 없는 행태라 신야의 비난도 일리가 있다.[3] 괜히 신야가 아키보고 에고이스트라고 칭한 게 아니다.[4] 하지만 몰라주는 것도 당연한 게, 위에서 말했듯 아키는 신야가 되고 싶어할 정도로 신야를 동경하는데다 신야 자체를 엄청나게 멋진 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상대가 자신에게 열등감을 품고 있다는 걸 누가 감히 생각이나 할 수 있을까.[5] 신야가 아키를 베이시스트로서 질투한다는 건 초반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아키가 신야 대신 크루플레의 콘서트에 섰을 때 그의 연주를 들으며 '자신은 그렇게 가슴뛰는 소리를 낼 수 없다'며 슬퍼하는 모습을 보인다.[6] 아키의 신야찬가는 이것뿐이 아니다. "내 음악을 연주해줘서 고마워.", "이 세상의 모든 베이시스트 중에서 너를 제일 신뢰해." 등등. 신야가 듣기에 무척이나 달콤한 말을 후반부 들어서 계속 쏟아내게 된다.[7] 그래도 완결 이후로는 마리에 대한 남은 감정까지 싹 털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아키가 리코를 한 여자로서 온전하게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 리코와 헤어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처신해야할지 아키 스스로도 충분히 깨달았을 거다.[8] 작가의 전작인 '내 첫사랑을 너에게 바친다'의 남주인공 타쿠마 역시 심장병을 앓고 있음에도 키는 181cm이었으니 아키 역시 그 정도는 할 거라 생각된다.[9] 단 모형헬기를 날리는 건 기분이 안좋을 때 한정이고, 기분이 좋을 때는 집앞 미술관을 찾아가는 게 습관이라고. 그런 것치고는 미술관을 찾아가는 아키의 모습이 한번도 안나온 건 아쉬운 부분이다.[10] 슌은 게이오 대학의 경제학부 출신이라고 본작에서 언급됐는데 히토츠바시가 게이오보다 더 수준높은 대학이라 맘만 먹으면 아키 역시 게이오대에 입학할 수 있었을 거다. 단지 등록금 문제 때문에 사립대인 게이오가 아닌 국공립대인 히토츠바시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있는데, 실제로 아키는 자비로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입학을 1년 늦췄다고 한다. 참고로 2024년 기준 일본대학순위 3위가 히토츠바시, 6위가 게이오다.[11] 히토츠바시 대학에는 상학부, 경제학부, 법학부, 사회학부만 있는데 아키가 대체 이 4가지 학부 중 어떤 걸 선택했는지는 오리무중이다. 음악이나 문학과 관련된 학부가 아예 없는데 경제를 배워야했던 회사 후계자인 슌도 아니고 대체 왜 이 대학을 선택했는지 모를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