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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기원과 역사3. 종교4. 반농반목5. 대중 매체에서

1. 개요

오로모인은 에티오피아 남부와 중부를 중심으로 거주하며 아프리카아시아어족 쿠시어파에 속하는 오로모어를 사용하는 민족이다. 에티오피아 내 가장 인구가 많은 민족으로 에티오피아 내 인구는 4,259만여 명, 케냐에 거주하는 오로모인의 인구는 47만여 명에 달한다. 에티오피아 전체 인구 중 34.5%를 오로모인이 차지한다.

오로모는 오로모어로 "힘있는 자"를 의미한다.

2. 기원과 역사

소말리인들과 동계로서, 초기에는 갈라족이라 불렸다. 15세기 이탈리아인이 만든 지도에도 이들의 존재가 나오는데, 이들은 남부 에티오피아와 북부 케냐 일대에서 걸쳐 살았다. 그러다 소말리인들이 지금의 소말리아 지역으로 확장하였으나 이후에도 그 지역에서 쭉 살다가 1530년경부터 북쪽으로 대이주를 시행, 카파인들이 살던 지역 근처 에티오피아 중부 지역, 정확히는 아바야 호수와 베일 산 인근에 자리잡았다. 이주의 동기는 그들의 전설에 따르면 그들이 사는 풍요로운 땅이 점점 황폐해지면 ‘림키사’라고 불리는 괴물이 나타나 모든 사람들을 아무도 대항할 수 없을 때까지 잡아먹는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하는데, 학자들은 이 전설을 그들의 정착지와 그 일대의 땅을 노리고 점점 확장해오는 에티오피아의 위협에 맞서서 황폐해진 고향을 버리고 북진하게 된 것으로 추정한다. 특히, 1529년부터 대대적으로 벌어진 에티오피아와 아달 술탄국의 정면 충돌의 여파가 그들이 사는 지역까지 미친 데다가 가뭄까지 들자 더이상 그 지역에서 살 수가 없어져 결정적으로 대대적인 북진을 감행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들이 이주하게 된 지역은 에티오피아와 에티오피아에 복속된 국가들이 지배하는 지역이었기에 이들의 이주는 필연적으로 충돌을 불렀다. 16세기에 이주를 시작한 이래 17세기 내내 에티오피아 제국의 각지를 공격하며 열심히 확장해대[1] 제국을 위협했으나, 모두가 다 독립적으로 정착한 것은 아니었고 기독교로 개종해 에티오피아 신민이 되기를 선택한 이들도 있었다. 그렇지 않았던 이들은 에티오피아 제국의 통제 밖에 있었고, 18세기경 에티오피아 제국이 판관의 시대를 맞으며 나라가 개판이 되자 이 틈을 타 여러 왕국들을 세우며 자립에 성공했다.

한편 에티오피아의 신민으로 편입된 이들은 판관 시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 이들은 곤다르 지방 동쪽의 월로 지방에 정착해 자치권을 부여받았으며, 이슬람교를 믿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판관 시대가 되고 황제의 지배력이 현저히 약화되자, 오로모인들 중 유력한 가문이었던 예주(yejju) 가문[2]은 수도 곤다르가 위치한 베겜데르나 고잠 왕국의 통치권을 얻는 등 매우 잘나갔다.

이 예주 가문이 진짜 큰 족적을 남긴 것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1755년부터 69년까지 황제로 제위한 이요아스 1세가 이 가문 출신인데, 그는 무려 재위 동안 국가 공식 언어를 암하라어에서 오로모어로 바꾸고, 그것도 모자라 명색이 에티오피아 정교회의 총본산인 나라에서 이슬람을 국교로 바꾸는(…) 짓을 하기도 했다. 물론 이후에 다시 원상복구 되기는 했지만, 이런 짓이 가능했다는 것 자체가 그 당시 에티오피아가 얼마나 개판이었으며, 예주 가문과 오로모인들이 에티오피아 중앙 정계에 많은 영향력을 끼쳤다는 것을 반증하는 사례라 하겠다. 이외에도 19세기가 되면 라스 모리나 라스 알리 1세와 같은 예주 가문의 귀족들이 실권을 잡아 자기가 원하는 대로 황제를 세우고 내쫒고를 반복하는 등, 섭정으로서 국가의 실권을 마음대로 휘둘렀다. 지방에서는 귀족들이 에티오피아판 삼국지를 찍으며 개판이었지만 황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으며, 단지 들어오는 수입으로 먹고살다 예주 가문의 라스가 내쫒으면 무기력하게 내려갔다가 다시 복위시키면 돌아오는 패턴의 반복이었다.
두번째는, 앞서 오로모인들이 거주하는 지역이라 언급한 월로 지역에서 최초로 샤리아를 정식 법으로 채택한 초기 이슬람주의 국가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무함마드 알리라는 이름의 이맘이 그 주인공인데, 그는 기독교 국가인 에티오피아에서 이슬람교도들이 기독교의 횡포에 맞서 살아남아야 한다며 나라가 개판인 틈을 타 월로 히마노(Warra Himano) 왕조를 선포하고는 이슬람의 이름으로 ‘기독교의 침탈에 대항하는’ 지하드를 선포하고는 이맘이 수장인 이맘국을 만들었다. 이들은 에티오피아의 이슬람화를 목표로 왕성하게 활동했으며, 실제로 많은 기독교도 암하라인을 이슬람으로 개종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러한 성과는 영주들이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다투는 시대에 매우 유리하게 작동했으며, 당대 민중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실패한 에티오피아 기독교에 대해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이 국가는 무려 1900년까지 지속되었으며, 메넬리크 2세의 후임이자 에티오피아를 이슬람으로 개종시키려다 반발을 사 쫒겨난 이야수 5세가 왈로 지도자 라스 미카엘의 아들이다.

이렇게 독자적으로 번성하던 오로모 국가들은 20세기 초 메넬리크 2세 때부터 에티오피아가 본격적인 제국주의를 지향하면서 몰락하고, 오로모인들의 영토는 제국의 승인을 받은 군인 겸 개척자들에게 정복되고 침탈되면서 에티오피아 내 피지배민족의 위치로 자리잡게 된다. 현대에서도 암하라인과 오로모인의 갈등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에티오피아 군인 개척자들을 뜻하는 네프테냐(neftenya)는 오로모인에게는 인종차별 단어로 받아들여지고 공식적으로도 혐오표현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암하라인 우월주의자들에게는 상징처럼 쓰이는 등 민족갈등의 상징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다.

3. 종교

오로모인 인구의 55~60%는 수니파 무슬림이며 40~45%는 에티오피아 테와히도 정교회 및 개신교의 여러 교파를 믿고 있다. 약 820만여 명의 오로모인이 테와히도 정교회를 믿는 것으로 추정되며, 478만여 명은 개신교를 믿고 가톨릭을 믿는 오로모인도 12만여 명에 달한다. 민속 신앙을 믿는 오로모인도 아직 많이 남아있다. 오로모 민속 신앙은 아프리카 내 다른 토속 신앙과 다르게 유일신 신앙이지만 아브라함 계통 종교는 아니며 따로 종교 경전은 없다. 쿠르드족이나 오스만 제국 치하의 알바니아인, 불가리아인과 흡사하게 오로모인들은 이슬람 교리와 기독교 교리를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헷갈려서 둘 다 동시에 믿는 경우가 많았으며, 기독교에서 이슬람으로 개종하는 경우 뿐만 아니라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이러한 경향은 오늘날에도 없지않아 남아있는데 아비 아머드 알리가 대표적이다.

4. 반농반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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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모인들은 반농반목 민족으로, 농경 민족들의 지도자들이 대개 세습되던 것과 다르게 이들은 8년에 한 번 씩 지도자를 선출하는 제도가 있다. 19세기 말 이탈리아에서 아달 지역으로 소가 수입되는 와중에 가축 전염병이 퍼지면서 동아프리카 일대의 가축이 거의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은 적이 있는데 당시 목축이 주 생계수단이던 오로모인은 심각한 수준의 기근에 시달렸다. 이웃한 에티오피아의 암하라인들은 테프를 재배하는 농업이 주 생계수단으로 피해가 훨씬 더 적었는데, 에티오피아의 메넬리크 2세는 이 시기를 기회삼아 오로모인 부족들을 대거 병합하면서 국토를 크게 넓혔다. 오늘날 에티오피아의 영토는 메넬리크 2세의 오로모 정복으로 상당 부분 완성되었다.

5. 대중 매체에서

문명 시리즈에서 문명 4문명 6 에티오피아 문명의 고유 유닛으로 등장한다. 문명 4에서는 오로모 전사(Oromo Warrior)라는 이름으로 머스킷총병을 대체하는데, 각종 진급을 주렁주렁 달고 나오는데다 유닛을 업그레이드해도 진급이 모두 보존되므로 많이 뽑을수록 좋다. 문명 6에서는 중세 시대 경기병 유닛인 오로모 기병(Oromo Cavalry)으로 나오는데, 원본인 군마에 비해 전투력과 시야가 높고 언덕으로 이동할 때 행동력을 추가로 소모하지 않는다.


[1] 일부는 동진해 아주란 술탄국을 공격했으나 오히려 역관광당하고 밀려나기도 했다.[2] 더 정확한 명칭은 월로 셰이크(The Warra Sheik)로, 셰이크의 자손들이란 뜻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