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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8-23 17:21:13

우리코히메


1. 개요2. 줄거리3. 기타

1. 개요

일본의 전래동화. 瓜子姫(うりこひめ)라고 하는데 단독으로 등장하는 일은 드물고 주로 우리코히메와 아마노자쿠(瓜子姫と天邪鬼, うりこひめとあまのじゃ) 설화의 여성측 등장인물로 등장한다. 이 설화는 상당히 다양한 버전이 있지만 개요는 결국 장난이 심한 괴물이 여자에게 나쁜 마음으로 장난치다가 수수밭에 피를 바르는 처절한 최후를 맞는다는 것. 이 우리(瓜)는 오이라고 번역되기도 하지만 멜론과 오이의 중간 쯤 되는 일본 과일이라 채소인 오이보다는 우리나라 참외에 가까워 참외로 번역하는게 낫다. 현대에는 일본에선 멜론에 밀려 참외를 보기 어렵지만 옛날에는 일본에서도 참외를 키웠다.

2. 줄거리

일본의 어느 작은마을에 한 노부부가 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작은 참외밭을 일구며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참외를 따기 위해 밭으로 가던 중 유달리 크고 튼실한 참외가 달려있는 걸 보게 되었다.

큰 참외를 따서 항아리 안에 넣어두고 밭일을 하고 돌아오니 집에 따뜻한 밥상이 지어져 있었다. 이런 일이 반복되자 노부부는 이를 의아하게 여겨 날을 잡아 몰래 숨어서 이 상황을 지켜보았더니 항아리 안에서 아름다운 여인이 나타나 밥을 짓고 있는 것이 아닌가.

두 사람은 앞치마로 그 여인을 덮쳐 감쌌지만 빠져나와 눈 앞에 나타났다. 노부부는 이 여인을 수양딸로 삼아 키웠다. 또는 설화에 따라서는 참외에서 여자 아기가 나왔고 자식이 없었던 노부부는 아기를 자기들 딸로 삼아 키웠더니 참외처럼 빨리커서 몇 년만에 다 자라서 다큰 처녀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여자아이 또는 여인의 이름을 참외에서 나왔다 하여 우리코히메라고 불렀다. 우리코히메는 양부모를 정성껏 봉양했고 살림에 보태고자 옷감을 짜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소소한 일상이 계속되던 그때, 우연히 명성높은 귀족집안의 도령인 젊은 청년이 하인들과 함께 지나가다 빨래를 하는 우리코히메를 보고 그 아름다움과 정숙함에 반해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청년의 부모인 귀족 부부는 아들이 만났다고 하는 우리코히메의 집으로 하인들을 보내 자신들의 아들이 우리코히메에게 반하여 그녀를 아내로 맞이하고 싶다고 얘기를 전했다. 처음에 노부부는 감히 귀족집안에게 그럴 수 없어서 거절했지만 귀족 부부의 진심에 딸을 시집보내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운 나쁘게도 그 얘기를 산에 살고 있는 요괴 아마노자쿠가 듣고 말았다. 아마노자쿠는 추악한 외모와 사악한 마음을 가진 요괴로 우리코히메 대신 자신이 청년과 결혼하겠다고 흑심을 품었다.

시간이 흘러 결혼식 날, 모두가 준비로 바쁜 와중에 아마노자쿠는 우리코히메가 집에 혼자 있는 틈을 타서 그녀를 밖에 나오게 꼬드겼다.

우리코히메는 아무것도 모른 채 아마노자쿠의 말을 듣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아마노자쿠는 우리코히메에게 나무 위로 가서 감을 따달라고 얘기했고 자신과 옷을 바꿔입자고 제안했다. 우리코히메는 아마노자쿠의 말을 듣고 옷을 바꿔입은 뒤 나무 위로 올라갔다. 그런데 이는 아마노자쿠의 수작이었다. 아마노자쿠는 우리코히메의 비단옷을 입고 집으로 달아났고 겁이 난 우리코히메는 나무 위에서 슬피 울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은 아마노자쿠를 우리코히메로 생각한 채 결혼식을 진행하기 위해 아마노자쿠가 들어가 있는 가마를 귀족집으로 태워갔다.

감나무 밭을 지나가던 중 나무 위의 우리코히메는 서럽게 울었다.
"내가 가야 할 결혼식에 아마노자쿠가 대신 가는구나..."
울음소리를 듣고 가마꾼들이 의아하게 여겨 두 사람은 감나무밭으로 달려갔고 나머지 사람들은 가마를 수색하기 시작했다.

가마꾼들은 그 안에 아마노자쿠가 있는 걸 알았고 우리코히메는 감나무밭에 온 가마꾼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아래로 내려왔다.
우리코히메는 울면서 아마노자쿠가 자신을 속이고 옷까지 바꿔입었다고 얘기하였고 자초지종을 들은 가마꾼들과 우리코히메의 양아버지는 아마노자쿠의 행각에 화가 나 아마노자쿠를 토막내 죽인 뒤 그 시체를 수수밭, 메밀밭에 던졌다.

오늘날 수수와 메밀이삭이 빨간 것은 아마노자쿠의 피가 땅에 스며들어서 붉게 변한 것이라고 한다.

3. 기타

서양권에 꽤나 비슷한 이야기로 세 번째 레몬이 있다. 식물의 열매 속에서 아름다운 아가씨가 나온다는 점이나 그 아가씨가 신분 높은 사람과 결혼한다는 점, 아가씨의 입장을 질투한 악역이 아가씨에게 해를 끼친 후 자기가 그 자리를 가로채려 했다는 점, 아가씨가 나쁜 일을 당했다는 진상이 밝혀지는데 나무가 동원된 점 등등. 단순히 신부가 나쁜 존재에게 속아넘어가 한때 자리를 빼앗긴 이야기란 점에선 서양 동화 '거위치기 소녀'[1] 와도 비슷하다.

옛 설화답게 여러 바리에이션이 존재한다. 아마노자쿠가 우리코히메를 살해하여 가죽을 벗기고 뒤집어써 변장을 했다는 설화도 존재하고 단순히 나무에만 묶어뒀고 한 노부부가 나무에 묶인 우리코히메를 발견하여 자초지종을 듣고 정체를 밝힌다는 이야기도 있다.

어떤 바리에이션이든 아마노자쿠는 잔혹하게 살해당하여 피가 뿌려지는 결말은 동일한데 이는 인신공양을 하는 고대의식의 연장선이라는 설이 있다.
[1] 그림 형제 동화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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