Ἰφιγένεια / Iphigenia[1] |
1. 개요
Ἰφιγένεια/Iphigenia어원은 '강하게 태어난 아이, 힘을 얻기 위해 태어나다, 강한 자손을 낳는 여자'.
그리스 로마 신화의 등장인물. 《타우리케의 이피게네이아》, 《아울리스의 이피게네이아》의 주인공이다. 이피게네이아가 아니라 영문명인 '이피게니아'로도 자주 불린다.
뮈케나이 왕국의 제1왕녀이자 아르테미스 신전의 사제. 아가멤논과 클뤼타임네스트라의 적장녀이자 맏이, 장녀. 엘렉트라와 크뤼소테미스의 맏언니이자 오레스테스의 맏누나. 아트레우스와 아에로페의 맏손녀이기도 하며 아버지의 외가인 크레타 왕가 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크레타의 전설적인 왕 미노스의 외고손녀.
동시에 펠롭스의 여동생이자 테베의 왕비 니오베와 브로테아스의 종증손녀. 위로 자신의 적부이자 어머니 클뤼타임네스트라의 전 남편인 탄탈로스 2세(본인에게는 육촌 숙조부이다.)의 어린 아들이 이피게네이아의 이부 오빠지만 이 어린 아들은 친부 아가멤논에게 살해당했다. 이부 동생으로는 어머니 클뤼타임네스트라와 당숙이자 사촌 오빠인 아이기스토스 사이에 태어난 알레테스와 에리고네가 있었는데, 알레테스는 오레스테스와의 왕위 계승 경쟁에서 밀려 죽었고 에리고네는 씨다른 맏언니처럼 살아남아 아르테미스의 신전 사제로 살게 되었다.
어머니 클뤼타임네스트라가 남편 탄탈로스 2세와 첫 아들을 잃고 금지옥엽 같이 사랑하는 하나뿐인 역린이자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 그 자체였다.
2. 일대기
2.1. 트로이 전쟁
헬레네를 되찾기 위해 미케네와 스파르타를 중심으로 아카이아 연합이 결성되었다. 트로이 정벌 함대는 출항하려 했으나, 어째서인지 바람이 불지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전염병이 돌아 곳곳에서 병사들이 쓰러지는 등 도저히 항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에 예언자 칼카스는 아르테미스 여신이 아끼던 수사슴을 죽인 아가멤논 때문이라 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인 제공자의 딸을 희생 제물로 바쳐야 한다고 했다. 결국 아가멤논은 아킬레우스와 결혼시킨다는 핑계로 이피게네이아를 불러내어 아르테미스에게 제물로 바친다. 나중에 진상을 알게 된 아가멤논의 아내 클뤼타임네스트라는 이 일로 남편을 증오하게 되었고, 트로이 전쟁이 끝난 후 애인 아이기스토스와 함께 고국으로 돌아온 아가멤논을 살해한다.[2]2.2. 아르테미스의 사제가 되다
한편 이피게네이아는 희생양으로 바쳐지긴 했지만 그녀를 가엾게 여긴 아르테미스가 암사슴과 바꿔치기하여 살리고,[3] 타우리스에 있는 자신의 신전으로 데려가 사제로 삼는다.2.3. 남동생 오레스테스와의 재회
그렇게 부모님과 동생들과 만나지 못한 채 오랫동안 타우리스에서 아르테미스의 여사제로 살다가, 어느 날 병사들이 낯선 두 남자를 잡아와 그녀 앞에 데려온다. 이피게네이아는 늘 하던 대로 두 사람을 제물로 바치려 하지만,[4] 한 남자가 '내 큰누님 이피게네이아도 내가 어렸을 적 아르테미스 여신에게 산 제물로 바쳐졌다는데, 나도 똑같이 되는구나'라고 한탄한다. 낯선 남자에게서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놀란 이피게네이아는 여신이 제물을 내일 바치라고 명했다는 거짓말로 병사들을 물리고, 두 사람에게 다가가 어디에서 왔느냐고 묻는다. 그리스 미케네에서 왔다는 대답에 이피게네이아는 자신 역시 미케네 출신이고, 이 편지를 전해준다는 명목으로 한 사람만은 살려줄 수 있다며 편지 한 장을 건넨다. 이에 두 남자는 서로 내가 남을 테니 편지를 전해주라며 미루다가 그녀에게 편지를 전해야 할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다. 이피게네이아는 자신의 남동생 오레스테스라고 했고, 조금 전 중얼거렸던 남자가 자신이 오레스테스라며 깜짝 놀란다. 이에 이피게네이아 역시 자신의 정체를 밝혀 두 남매는 극적으로 재회하게 된다. 참고로 오레스테스와 동행한 남자는 남매의 사촌 필라데스.[5]2.4. 여신상을 들고 미케네로 귀향하다
이피게네이아는 오레스테스에게 여긴 무슨 일로 왔느냐고 물었고, 오레스테스는 아르테미스 여신상을 가지러 왔다고 말하며 그간의 일을 털어놓는다.[6] 이피게네이아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것을 한탄하고, 여신상을 가져오라고 한 건 타우리스 사람들이 더 이상 외지인을 제물로 바치는 것을 막기 위함일 거라고 말한다.밤이 되자 이피게네이아는 여신상을 보자기로 싸서 오레스테스, 필라데스와 함께 신전을 빠져나간다. 그리스로 돌아간 후에도 이피게네이아는 결혼하지 않고 평생을 아르테미스의 여사제로서 살았다고 한다.[7]
3. 대중문화
3.1.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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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클뤼타임네스트라와 함께[8] |
남은 여생을 아르테미스 신전의 여사제로 살긴 했지만 이후에도 오레스테스, 필라테스, 엘렉트라를 보러 가는 모습으로 나온다.
3.2. 만화로 읽는 초등 인문학 그리스 로마 신화
3.3. 신화 속 양치기 노예가 되었다
여기서도 원전대로 아가멤논과 클뤼타임네스트라의 장녀이자 미케네의 공주로 출연한다. 파리스에게 청혼하기 위해 트로이아에 보내졌으나[9] 파리스가 이미 오이노네와 결혼했다는 것을 알자 대신 데이포보스에게 청혼해 결혼한다. 비록 정략결혼이었지만 데이포보스가 트로이 왕가의 일원답게 매우 잘생겼기에 서로 죽이 잘 맞았고, 금방 아이를 가진다.[10] 파리스의 행보로 역사가 바뀌어 아가멤논이 그녀를 제물로 희생할 일이 없었던 지라 아버지와 좋은 사이를 유지했고, 이내 히타이트 측의 저주로 인해 아버지가 사망하자 슬피 운다. 원래 역사를 알고 있는 파리스는 이를 복잡한 심정으로 바라본다.[1] 위의 명화는 프랑스의 신고전주의 화가이자 정치인인 자크 루이 다비드의 '아킬레우스의 분노'이다. 맨 왼쪽에 있는 장수는 딸을 제물로 바치려드는 아가멤논에게 항의하듯 분노하는 아킬레우스, 맨 오른쪽에 검은 수염을 기른 남자는 아가멤논, 가운데에 있는 화관을 쓴 젊고 슬픈 표정을 지은 여인이 바로 이피게네이아이며 뒤에서 여인을 안으며 구슬픈 얼굴을 한 채 왕관과 베일을 쓰고 오른손으로 이피게네이아를 붙잡고 왼손으로 왕홀을 든 중년의 여성은 클뤼타임네스트라이다.[2] 사실 아가멤논은 클뤼타임네스트라의 첫 번째 남편과 자식을 죽이고 그녀를 강제로 취한 것이기 때문에 이전에도 악감정이 없는 건 아니었다. 그래도 아가멤논과의 사이에서 자식들을 낳고 나름 잘 살려고 노력했으나, 큰딸 이피게네이아를 희생시킨 것이 증오의 기폭제가 된 것.[3] 아르테미스가 소녀와 처녀를 수호하는 여신인 것도 있고, 이피게네이아에게는 정말 아무 죄가 없었던 것도 있기에 살려준 것.[4] 타우리스인들은 외지인을 극도로 경계해서, 모르는 얼굴을 발견하면 바로 붙잡아서 아르테미스에게 제물로 바친다고 한다. 또는 타우리스의 왕이 그런 법을 만들었다는 얘기도 있다.[5] 필라데스의 어머니 아낙시비아가 아가멤논의 여동생이다. 즉, 이피게네이아와 오레스테스에게는 고모.[6] 아버지 아가멤논의 복수를 위해서는 어머니 클뤼타임네스트라와 그녀의 애인 아이기스토스를 죽여야 한다는 델포이의 신탁에 따라 두 사람을 죽였는데, 문제는 어머니를 죽인 패륜을 저질러 복수의 여신 에리뉘에스에게 찍혀버린 것이다. 이후 미쳐버린 오레스테스는 온 나라를 떠돌아다녔고, 죄를 정화받기 위해 다시 델포이를 찾았는데 타우리스로 가서 아르테미스 여신상을 가져오라는 신탁을 받은 것.[7] 아이기스토스와 클뤼타임네스트라의 딸이자 이부 여동생 에리고네 역시, 부모님과 친오빠 알레테스가 오레스테스의 손에 죽은 후 아르테미스의 사제가 되었다고 한다. 판본에 따라서는 오레스테스에게 겁탈당해 그의 첩이 되었다고도 하고, 오레스테스의 재판 결과에 불복하여 자살했다고도 한다.[8] 아킬레우스와 결혼시킨다는 핑계로 아가멤논에게 불려온 상황이다.[9] 이 때 아가멤논으로부터 자신이 무수한 사람의 대가로 미케네의 공주가 되어 아가멤논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누리지 못한 행복을 누렸으니 가끔 이런 대가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냐는 질문을 받았고, 이내 그렇다고 답했다.[10] 아이의 이름은 용맹한 아이가 되라는 뜻에서 파리스가 '레오니다스'로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