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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10 18:38:31

인형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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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내용3. 여담4. 네이버 웹툰

1. 개요

영웅전설 5에 나오는 소설. 총 22권 구성.

책을 다 모으면 종장에서 준 최강검인 푸른 기사의 검과 맥베인의 최강무기 흑법사의 토시, 화속성 아이템 홍련의 발톱 중 하나를 선택해서 얻을 수 있으나, 보통은 흑법사의 토시를 교환해서 맥베인에게 쥐어준다. 그도 그럴 것이 검을 주무기로 쓰는 폴트의 최종무기는 7장 이계 고대유적에서 획득하는 레조나 블레이드라서[1] 굳이 쓸 필요를 못 느끼기 때문.

영웅전설 하늘의 궤적 SC에서도 공화국 대사관 도서관에서 열람 가능하다.[2] 케빈 그라함이 일요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장면도 있다.

2. 내용

제1화 인형사의 제자

아주 먼 옛날이었어요.
어느 작은 마을에 한 소년이 살았습니다.
나이는 13살쯤 되었고, 이름은 페드로였어요.

페드로는 작고 힘도 약한 소년이었지만, 무척이나
손재주가 좋아 누구나 그를 칭찬했지요.
손에 익은 작은 끌을 마법처럼 움직이면
순식간에 자그마한 나무 새가 태어나곤 했답니다......
소년은 이런 세공을 하며 매일 먹고 살 것을 벌었어요.

어느날, 이상한 여행자가 마을에 찾아왔어요.
눈빛이 날카로운 노인과 검은 옷을 입은 거한이었죠.
그들은 생각없이 들어간 마을 잡화점에서
마치 살아있는 것 같은 작은 새를 발견했답니다.
당장이라도 날아오를 듯한, 페드로의 새 작품이었어요.

노인과 거한은 잡화점 주인에게 물어
페드로가 사는 작은 오두막을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들어서자마자......
『준비 하거라. 당장 도시로 출발하자!』
페드로는 당연히 눈을 동그랗게 떴어요.
처음 보는 사람이 갑자기 그렇게 명령했으니까요.

『갑자기 무슨 소리야?
당신들은 누구기에......』
페드로는 입을 다물었어요.
뒤로 물러서 있던 거한과 눈이 마주친 순간
숨을 삼키고 말았거든요.

『흐음. 역시 알아챘군.』
노인의 손끝에는 투명한 실이 이어져 있었어요.
실을 움직이자 검은 옷의 거한이 우아하게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는 꼭두각시 인형이었던 것입니다.
『《흑법사》라고 하지. 내 최고의 걸작이야.』
노인은 장난꾸러기 아이처럼 웃었어요.
그의 이름은 명공 카프리 오라토리오.
벨트루나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인형사였습니다.

『너는 이것보다 더 대단한 것도 만들 수 있다.
어때,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느냐?』
더는 말을 들을 필요가 없었어요.
손이 익은 끌을 가방에 집어넣고,
아끼는 모자를 머리에 쓰는 게 전부 였지요.
페드로는 명공과 함께 고향을 떠났습니다.

제2화 푸른 기사

페드로가 왕도 근교에 있는
인형 공방에서 일하게 되고
어느새 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어요.

인형사 카프리의 가르침을 받으며
꼭두각시 인형을 만드는 기술과
인형을 조종하는 기술을 배운 페드로는
수행의 성과로 인형 하나를 완성했습니다.
푸르게 빛나는 갑옷을 입은 인형이었지요.

카프리가 만든 인형 《흑법사》가
기동성을 중시한 격투 타입이었다고 한다면
푸른 인형은 밸런스를 갖춘 검술 타입이었어요.
흑법사의 주먹과 발차기를 흘려 넘기면서
반격하는 모습은 화려한 기사 그 자체였습니다.

『이름은 뭐라고 지을 거냐?』
『그게, 아직 생각해둔 것이 없습니다.』
결국 적당한 이름을 찾지 못한 채 인형은 그저
《푸른 기사》라 불리게 되고 말았습니다.

수도를 다스리던 국왕이 서거한 것은
페드로가 《푸른 기사》를 만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국왕은 오랫동안 병을 앓고 있었기에
소란도 없이 조용히 국상이 끝났습니다.
그리고 율법에 따라 외동딸이던 티아 공주가
여왕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제3화 수도에 다녀오며

페드로는 《푸른 기사》와 함께 수도를 찾았습니다.
대관식을 앞두고 모두가 들뜬 도시.
오가는 사람들 모두가 호기심 어린 시선을 보냈지요.

『참 멋진 기사님인걸.』
『분명 대단한 영웅일 거야.』
『대관식에 참석하러 온 걸까?』

잘생긴 얼굴의 푸른 기사를 앞세우고 걸으며
페드로는 신이 나서 견딜 수 없었습니다.
《흑법사》를 사람처럼 움직이는 카프리에게
한 걸음 다가선 기분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시종"으로 보이는 것은
조금 속상한 일이었어요.

페드로가 콧노래를 부르며
교외의 인형 공방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이...... 이러지 마세요!』
갑자기 나무 사이에서 비명 소리가 들렸어요.

『헤헷, 그런다고 누가 올 것 같아?!』
『포기하고 시키는 대로 하시지!』
소리가 들린 곳을 보니, 험상궂은 사내들이
소녀를 붙을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새하얀 드레스 차림의 가냘픈 다리가
사내들의 손길에서 도망치듯 바둥거렸습니다.
모자를 깊게 눌러 쓴 페드로는
손끝을 움직여 《푸른 기사》를 달리게 했어요.


제4화 정의는 실현하는 것

숲속에서 그림자처럼 나타난 푸른 기사를 보고
소녀를 괴롭히던 사내들은 눈을 휘둥그레 떴습니다.

『소녀를 두고 떠나라.』
푸른 기사는 투구를 쓴 채 경고했어요.
인형사가 꼭 배워야 할 기술이라며
나이 든 스승님이 가르친 복화술이었지요.

『네...... 네놈은 뭐야?』
『다치기 전에 당장 꺼져!』

『어리석군......』
푸른 기사는 한 걸음에 거리를 좁히고는
소녀를 덮치고 있던 사내를 주먹으로 기절시키고
몸을 돌리며 두 사내를 걷어찼습니다.

『다친 곳은 없습니까, 아가씨?』
『네, 괘, 괜찮아요.』
『다행이군요. 떨어져 계세요.』
푸른 기사는 그제야 검을 뽑았습니다.

검은 옷을 입은 사내들의 두목이 다가왔어요.
『떠돌이인가? 제법 하는군......』
그렇게 말하는 검은 옷의 남자는
단단한 자세로 자신이 검술을 배웠음을
암시했습니다.
『하지만 놀아주는 것도 여기까지야.
돈을 좀 줄 테니 계집애를 이리 넘겨라.』

『불의를 보고 지나치는 건 부끄러운 일이지.
미안하지만 들어줄 수 없겠군.』

『그래, 그렇다면...... 죽어라!!!』
날카로운 고함과 함께 검은 옷의 남자가 달려들었어요.


제5화 푸른 눈의 소녀

검은 옷의 남자가 달려들었습니다.
오른쪽 위로 가사를 걸치는 척 하다가
손목을 뒤집으며 몸통을 휘둘렀지요.

눈속임을 읽은 페드로는 실을 당겼습니다.
푸른 기사는 반걸음 물러나며 쉽게 칼을 피하고
뻗어온 칼끝을 쳐냈습니다.

『이, 이럴 수가......』
검은 옷의 남자는 저리는 팔을 붙들며 파랗게 질렸어요.
그게 신호가 된 것처럼 험상궂은 사내들은
뿔뿔이 흩어져 도망쳤습니다.

『고맙습니다......』
소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인사했습니다.
예의바른 모습으로 보아 귀한 집 아가씨로 보였어요.

『기사로써 당연한 도리입니다. 신경 쓰지 마십시오.』
『저어, 외국에서 온 분이신가요?』
문득 페드로는 장난기가 들었습니다.
『유랑 기사 페드로라 합니다.
저기 저 소년은 시종이고요.』

『어머......』
소녀는 그제야 페드로가 있다는 걸 알았는지
당황한 얼굴로 그쪽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놀란 것은 페드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니, 소녀의 몇 배, 몇 십 배는 놀랐을 겁니다.
터키석처럼 푸르고 맑은 눈동자.
정면에서 본 가녀린 얼굴은 제전 같은 곳에서
왕궁 발코니를 통해 보던 바로 그 얼굴이었으니까요.

『공, 공주님?』
순백의 옷을 입은 소녀는
부왕을 잃고 곧 대관식에 나설
티아 공주님이었습니다.


제6화 왕녀의 우울

『대관식이 끝나는 2주 뒤까지
나를 지켜 줄 수 있나요?』

왕궁, 알현의 방.
타아 공주는 진지한 얼굴로 부탁했습니다.
물론 페드로가 아닌 푸른 기사를 향해서였지요.

『저 같은 사람에게 말씀하지 않으셔도
근위기사가 있지 않습니까?』
푸른 기사가 인형이라고 말할 기회를 놓친 채
왕궁까지 따라오고 만 페드로는
일이 점점 커지는 느낌에 몸을 부르르 떨었습니다.

『왕도를 지키는 근위사단은......
내 숙부, 가스톤 공장의 말만 듣습니다.
아까도 나를 내버려두고 도망쳤고요.』

가스톤 공작은 나쁜 소문이 잔뜩 있는 사람이었어요.
전 국왕이 병을 앓는 것을 기회 삼아
자기 배를 불렸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었지요.

『페드로 님과 겨룬 검은 옷의 남자는
숙부님의 부관이 틀림었습니다.
모든 게 계획된 일이었겠지요......』
티아 공주의 푸른 눈동자가 흐려졌습니다.

일이 이렇게 되니, 마음씨 착한 페드로는
호위를 거절할 수 없게 되었지요.
『알겠습니다. 제가 지켜드리지요.』

『다행이다......정말 고마워요.』
왕녀는 밝게 웃었습니다.
마음이 놓인 탓인지 장밋빛으로 물든 뺨을
시종인 척 하는 페드로에게도 보여 주었지요.

『저쪽 분께서도 인사를 드려야겠네요.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이, 이름을 댈 만큼 대단하지 않습니다.』
페드로는 모자를 깊게 눌러 썼습니다.


제7화 순탄치 않은 나날

왕녀 호위는 생각보다 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왜냐하면, 하루가 멀다 하고
왕녀를 해치려는 자가 찾아왔으니까요.

나이가 비슷했기 때문일까요?
점점 티아 공주는 시종인 척 하는 페드로에게도
친근하게 말을 걸게 되었습니다.

왕녀의 믿음이 너무나 기뻤지만
푸른 기사의 정체를 들키면 어떻게 될지
페드로는 겁이 나서 견딜 수 없었습니다.

한편, 교외에 있는 인형 공방에서는
페드로가 보낸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이 녀석은 도대체 무얼 하고 있는 게야......』
애매한 내용만 적힌 편지를 보며
사정을 대강 짐작한 카프리는
쓴웃음을 섞인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래, 좋은 기회일지도 모르지.』
쾌할하고 정의롭고 선량하면서도
인형 생각만 하고 살던 페드로.
사는 곳이 교외인 탓도 있어서
친한 친구 한 명 없었는데도
외로운 기색이라곤 보인 적이 없습니다.

왕녀 전하의 호위라면 책임이 막중하긴 해도
이 기회에 다른 사람과의 정을 깨닫는다면.
카프리는 아버지 같은 마음으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제8화 어둠마저 두려워하는 것

『정말 운이 좋은 계집애로군!』

촛불이 흔들리는 음침한 방.
가스톤 공작은 짜증스럽게 외쳤습니다.
조카를 향한 사랑은 조금도 느낄 수 없었지요.

『이대로 대관식을 맞게 둘까 보냐!
페드로라는 기사 놈을 어찌 처리한담?』
『그렇게 대단한 놈은 처음 봅니다.
근위기사가 한꺼번에 덤빈다고 해도......』
검을 떨어트린 굴욕이 생각났는지
가스톤 공작의 부관은 입술을 깨물었습니다.

『그래도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다소 이상한 자이긴 하나
대단한 암살자를 고용했으니까요.』
『이상한 암살자? 어떤 자이냐?』

『......우후후, 나 불렀어?』
불꽃이 현란하게 춤추더니 팟 하고 꺼져버렸습니다.
몹시도 무거운 무언가가 별안간 내려와
융단이 깔린 바닥을 울렸습니다.

『웨, 웬놈이냐!?』
가스톤 공장은 뒷걸음질 쳤습니다.
달빛에 이지러진 그림자는 거대했지요.
그건 사람의 그림자가 아니었습니다.

『안심하십시오, 각하
그 암살자입니다. 할리퀸이라 하지요.
꼭두각시를 부린다고 하는군요.』

『우후후, 난 사냥이 정말 좋아.
팔팔한 사냥감이 아니라면 거절하겠어.』
기괴한 웃음소리에 어둠도 부르르 떨었어요
공작도 같이 사악한 웃음을 머금었습니다.

『그건 안심해도 좋다.
아주 재미있는 사냥이 될 테니까.』
붉은 달그림자에 물든 밤은
녹아들듯 천천히 깊어져갔습니다.


제9화 소왕궁의 오후

왕궁의 오후는 정원에서 열리는 다과회로 시작됩니다.
왕녀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찻주전자를 기울여
세 개의 잔에 홍차를 따랐습니다.

『자, 어서 들어요.』
『감사합니다.』
『잘 마실게요.』
페드로는 왼손으로 푸른 기사를 움직이며
왕녀가 끓여준 홍차를 마셨습니다.
바쁜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정말 맛있게 드시는군요.
보기 좋아요.
뿌듯한 마음이 드는걸요.』

『하하...... 별말씀을요.』
쓴 웃음을 지으며 페드로는 실을 움직였습니다.
푸른 기사의 목구멍에 단 가죽 주머니 안에
홍차를 단숨에 쏟아넣었어요.

티아 공주는 휴 하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에 비해 페드로 님은
어쩌면 이렇게 맛없다는 듯이 드시는지.
보람이 없다니까요......』

『죄송합니다. 전 멋을 모른는 놈이라서.』
페드로는 내심 가슴이 철렁하면서
태연한 얼굴로 푸른 기사의 대답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들켜도 이상하지 않을 순간이
몇 번이나 있었지만, 티아 공주는
푸른 기사의 정체를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문득 왕녀가 쓸쓸한 듯 고개를 숙였습니다.
『내일이면 이 즐거운 오후도 끝나겠군요.
모레 대관식이 끝나면 두 분은
떠나버릴 테니까요......』


제10화 희미한 아픔

슬픔이 묻어나는 왕녀의 말투에
페드로의 가슴이 갑자기 빠르게 뛰었습니다.

『수행하는 몸이라......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죄송한 건 저인걸요.
이래서야 제가 좋은 여왕이 될 수 있을지.』
왕녀는 방긋 웃었습니다.
인형을 움직이는 것도 잊고 페드로는 고개를 숙였어요.

곁에서 왕녀를 지키고 싶은 마음은 가득했지요.
아무리 고귀한 신분이라고 해도
티아 공주는 아버지를 잃은 지 얼마 안 된
외로운 한 소녀에 지나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녀가 기대는 건 푸른 기사.
시종인 페드로가 아니었습니다.
왕녀에게 페드로는 덤에 지나지 않을 테니까요.

그렇게 생각하자 왠지 무척 가슴이 아팠습니다.
이런 슬픈 기분은 인형만 만들던 시절에는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었어요.
결국 페드로는 선택을 하고 말았습니다.
왕녀를 슬프게 하는 일이 된다 해도
견디기 어려운 이 아픔에서 도망치자고......

『조금 더 드시겠어요?』
무거워진 공기를 걷어내듯이
왕녀가 웃는 얼굴로 말했습니다.

『맛있겠는걸. 나도 한 잔 주면 안 돼?』
오싹한 웃음과 함께 그림자가 나타났습니다.

『꺄악......!』
『뭐지!?』
갑자기 정원에 돌풍이 불어닥치고
찻잔과 주전자가 날아갔습니다.
붉은 날개를 펄럭이며 내려온 것은
악마의 형상을 한 큰 인형이었습니다.

『우아한 다과회도 좋지만
이번엔 나랑 놀아주면 안 될까?』
악마의 왼팔에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가면을 쓴 인형사, 할리퀸이었습니다.

『재미있게 해 줄게.』


제11화 마인의 습격

『티아 님, 물러나십시오!』
페드로는 왕녀를 감싸며
새빨간 악마의 오른편으로 푸른 기사를 보냈습니다.
가면을 쓴 인형사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이었지요.
돌아가면서 무게가 실린 일격을 날렸습니다.

칼끝은 날개 뿌리에 빨려들어갔습니다.
그 순간 악마의 오른팔이 튀어올랐어요.
칼날과 손톱이 스치며 불꽃이 흩날렸습니다.
무게중심을 잃은 푸른 기사가 휘청거렸습니다.
결정타를 날리려는 듯 굵은 꼬리가
붕 하는 소리와 함께 덮쳐들었습니다.

능숙한 손놀림에 혀를 내두르면서도
페드로는 푸른 기사에게 공중제비를 돌게 하여
꼬리 공격에서 벗어났습니다.

『꽤 실력이 괜찮은 것 같네?
동업자인줄은 몰랐지 뭐야.』
가면을 쓴 인형사는 푸른 기사가 아니라
페드로를 향해 그렇게 말했습니다.

푸른 기사가 그 말을 가르듯이
인형사 쪽으로 칼을 휘둘렀습니다.
『말이 참 많군!
안 온다면 내가 가겠다!』
그 상황에서도 페드로는 시치미를 뗐습니다.
티아 공주는 신기하다는 얼굴을 하고
그 기묘한 대화를 바라보았습니다.

『흐음, 그렇게 된 거구나......』
인형사는 사태를 파악한 것인지
키득키득 웃었습니다.
『나도 분위기를 아는 사람이야.
비밀로 해 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
하지만......』
인형사의 목소리에 어두운 울림이 섞였습니다.

『그런 얼빠진 근성으로
내 《컬래머티》에게 이기려 들다니
마음에 안 들어어어엇!!!』


제12화 홍련의 악마

악마 인형 《컬래머티》가 지면을 박찼습니다.
그 반동으로 단숨에 거리가 가까워졌지요.

페드로의 반응이 아주 짧은 순간 늦어졌습니다.
뒤에 있는 왕녀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으니까요.
그렇게 생겨난 작은 틈은 치명적이었습니다.

먼저 검이 공중에 날아올랐습니다.
그리고 흉악한 손톱이 당장 내리꽂혀
푸른 갑주가 버터처럼 푹 파였습니다.

『응? 갑자기 무슨 일이야?』
꼬리가 퍼덕이고는 날씬한 두 팔이
끔찍한 소리를 내며 뭉개졌습니다.
『큭큭큭, 잡았다♪』
악마의 손이 목에 붙은 투구를 붙들자
푸른 기사의 발끝이 땅에서 떨어졌습니다.

『그, 그만해!!!』
마음을 담아 만든 첫 인형이
망가지고 말 것 같았습니다......
페드로는 이성을 잃고 달려들었습니다.

『왜 급하게 굴고 그래?
걱정하지 않아도 돌려줄 텐데.』
새빨간 악마는 푸른 기사를 높이 들어올리더니
페드로 쪽으로 내동댕이쳤습니다.
『컥......』
온몸을 덮친 충격에 페드로와 푸른 기사는
한 덩어리가 되어 잔디 위를 뒹굴었습니다.

『이제 그만해요!』
왕녀가, 두 팔을 크게 벌리며
인형사와 페드로 사이를 가로막았습니다.

『나를 데리고 가도 좋아요.
단, 더 이상의 폭력은 용서하지 않겠어요!』


제13화 작별 인사

『나를 데리고 가도 좋아요.
단, 더 이상의 폭력은 용서하지 않겠어요!』

늠름한 티아 공주의 말에
인형사는 소리 내어 입맛을 다셨습니다.
『고작 호위를 위해서 희생하겠다고?
으흐흥, 공주님, 눈물 나게 만드네.』

『아, 안 돼요, 티아 님......』
페드로는 아득해지는 정신으로
온 힘을 다해 말했습니다.
복화술을 사용할 여유조차 없었지요.
『제 주인님은...... 페드로는 괜찮아요.
그에게 맡기고...... 어서 도망치세요......』

『페드로 님. 입을 다무세요.』
왠지 화가 난 듯한 왕녀의 말투에
페드로는 눈을 휘둥그레 떴습니다.
그 말은 틀림없이
시종을 가장하고 있던
페드로에게 하는 말이었으니까요.

『고...... 공주님?』
『미안해요.
모르는 척 하고 있었어요.』
왕녀는 슬픈 웃음을 짓고는
엄숙한 표정으로 인형사를 보았습니다.

『숙부님이 계신 곳으로 데려가세요.』
『와, 진짜 대단한 공주님이잖아?
좋은 여왕님이 되었을 텐데 아깝네.』
악마는 조심스레 오른팔을 뻗었습니다.
왕녀가 팔 위에 오르자 붉은 날개가 퍼덕였어요.

『페드로 님, 고마워요.
지난 일주일이 무척 즐거웠어요......』
작별 인사가 머릿속에 스며들었습니다.

진홍색 그림자가 푸른 하늘에 빨려들듯 사라지는 걸 보며
페드로의 의식은 어둠 속으로 가라앉고 말았습니다.


제14화 기만의 대가

다음날, 페드로가 눈을 뜬 것은
인형 공방의 자기 방 안이었습니다.

손에 익은 가벼운 끌을 보며
페드로는 모든 게 꿈이었나 하고 안도했습니다.
『오, 몸은 좀 괜찮으냐?』
공방 쪽에서 카프리가 말을 걸었습니다.

안쪽에 있는 작업대에는
조각난 푸른 부품이 올라 있었지요.
페드로는 놀라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꾸, 꿈이 아니었구나......』
아무래도 카프리가 《흑법사》를 부려
왕궁에서 페드로를 데리고 온 것 같았습니다.

『내 탓이야......』
잔해가 되어 버린 푸른 기사를 바라보며
페드로는 매마른 어조로 중얼거렸습니다.

터키석 색의 맑은 눈동자.
햇살처럼 따스한 미소.
홍차를 끓여주던 가냘픈 손가락.
페드로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습니다.
『푸른 기사로는 부족했던 거야.
내가 재능 있는 인형사였다면
티아 님을 지킬 수 있었을 텐데......!』

『아직도 모르는 게냐.』
카프리는 한숨을 쉬듯 중얼거리더니
전에 없이 엄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네가 부족한 것은 여기야!』
강하게, 페드로의 가슴을 가리키는 카프리.
페드로는 눈을 크게 떴습니다.


제15화 작은 결의

『전하는 푸른 기사의 정체를 이미 알고 계셨다.
그런데도 굳이 모르는 척 해 주셨어.
너는 정말로 그 이유를 모르겠느냐?』

『그, 그게......』
불현듯 머릿속에 무언가가 떠올랐습니다.

"페드로 님은 입을 다무세요."
그 말을 하던, 왠지 화가 난 듯한 표정.
"모르는 척 하고 있었어요."
그렇게 털어놓을 때의 슬퍼 보이는 표정.
가슴 속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치밀어올랐습니다.

페드로는 얼굴을 들고, 카프리의 날카로운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보았습니다.
『스승님, 부탁이에요!
푸른 기사 수리를 도와주세요!』

『네가 싸운 그 가면을 쓴 인형사는
이 바닥에서 악마처럼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남자다.
한 사람 몫도 제대로 못 하는 네가 할 수 있겠느냐?』
『그래도 할 거에요.
날 믿어준 사람이 있으니까요!』
그러자 신이 난 듯이 카프리는
껄껄 웃었습니다.

대관실 날에 일어난 사건.
왕녀가 사라졌다는 소식에 왕궁은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제16화 공작가의 별장

심홍색 융단이 깔린 사치스러운 방.
교외에 있는 가스톤 공작의 별장......

『꼴 좋구나, 티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가스톤 공작은
의자에 묶인 왕녀를 노려보았습니다.

『오늘 있을 대관식을
어떻게 하실 생각이시죠?』
티아 공주는 조용한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당당한 눈동자에 공작은 기가 죽었습니다.

『너는 자리를 비우게 될 거다.
그리고 두 번째 계승권자인 내가
왕관과 홀을 물려받게 되겠지.』
『백성들이 수긍할 거라고 생각하세요?』

『다른 이야기다만, 티아.
네 남편감을 정해두었다.』
푸른 눈동자가 한 순간 흔들리는 것을 보며
공작은 비열한 웃음을 띄었습니다.
『제국의 둘째 황자야. 제법 괜찮은 사내지.
뒷일은 내게 맡기고 너는 새로운 땅에 가서
여자의 행복을 누리도록 해라.』

이렇게 비겁한 수단이 또 있을까요.
첫 번째 왕위 계승권자인 왕녀를 대신하여
공장이 즉위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왕녀가 시집을 간다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가스톤 공작의 즉위가 어쩔 수 없는 일로
받아들여지게 되는 것입니다.

『각하, 시간이 되었습니다.』
부관의 재촉에 공작은 몸을 일으켰습니다.
『매일 습격이 계속되어 지쳤겠지?
푹 쉬도록 해라.』
창피한 것도 모르고 뻔뻔스럽게 말한 공작은
그대로 방을 빠져나가려 했습니다.
그때......

『그렇게는 안 돼!』

요란한 소리와 함께
유리창이 창틀째 날아갔습니다.


제17화 그리고 소년은 남자가 된다

우아한 표범처럼
창문에서 미끄러져 들어온 것은
푸른 갑옷을 입은 장신의 기사.
그리고 모자를 눌러 쓴 소년이었습니다.
『티아 님, 죄송해요.
제가 좀 늦었지요?』

『페드로 님......
와줄 거라고 생각했어요.』
울먹이듯 미소 짓는 왕녀.
부끄러운 듯 소년은 마주 웃었습니다.
두 사람의 시선이 분명하게 마주쳤어요.

『이런 고얀 놈! 여기가 어디인줄 알고!』
완전히 무시 당한 공작은
입에 거품을 물었습니다.

한편 공작의 부관은 몰래
묶여 있는 왕녀의 뒤로 돌아갔습니다.
부관이 왕녀의 어깨에 손을 뻗었을 때
푸른 기사가 활처럼 튕기듯 달려왔습니다.

『크헉!?』
불쌍한 부관은
푸른 기사의 일격에
벽으로 날아가 꽂히며 기절했습니다.
『이, 이런 엉터리 같은 일이......』
새파랗게 질린 가스톤 공작은
구르듯이 방에서 빠져나갔습니다.

『티아 님, 서두르세요!
곧 대관식이 시작될 거에요!』
『네!』
저택을 빠져나온 두 사람은 공작을 쫓았습니다.
하지만 그 발길을 가로막듯이
붉은 그림자가 땅울림과 함께 나타났습니다.

『미안하지만 내가 방해 좀 해야겠어.
인형사는 신용이 제일 중요하거든, 우후후.』

일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즐거운 말투.
가면을 쓴 인형사, 할리퀸과
진홍색 악마 《컬래머티》였습니다.


제18화 적과 청의 결전

흰 칼날과 흉조가 맞부딪쳤습니다.
어지럽게 뒤엉키는 적색과 청색.
전투의 포문이 열린 것입니다.

『뭐야, 움직임이 꽤 좋아졌네?』
놀랍게도 푸른 기사의 움직임을
진홍의 악마 인형 《컬래머티》를
조금이지만 앞서고 있었습니다.

『조각조각으로 만들어줬는데
하루 만에 원래대로 돌려놓은 거야?
영감이 꽤 좋은 제자를 얻었는걸.』

『너, 스승님을 알아?』
『옛날에 잠깐 알던 사이지.』
컬래머티는 날개를 퍼덕이며
천천히 하늘로 날아올랐습니다.

『자, 이건 어떨까?』
그리고는 포효를 지르며 급강하했습니다.
페드로는 실을 뒤로 당겼습니다.
머리 위에서 습격하는 날카롭고 커다란 손톱을
푸른 기사는 뒷걸음질치며 피했습니다.

『그래? 그럼 이건?』
컬래머티는 물이 흐르는 듯한 움직임으로
굵은 꼬리를 옆으로 휘둘렀습니다.
페드로는 실을 좌우로 늘어트렸습니다.
허리를 낮춘 푸른 기사는 검을 옆으로 쥐고
기세 좋은 꼬리를 위에서부터 베어벼렸습니다.

『쳇, 이것도 당해내는지 보자!』
컬래머티는 뿔이 돋는 머리를 휘두르며
푸른 기사의 머리를 향해 돌격했습니다.
페드로는 실을 왼쪽 위로 튕겼어요.
뒤쪽으로 몸을 비튼 푸른 기사는
번개처럼 빠르게 검을 휘둘렀습니다.

서걱 하는 소리와 함께
새빨간 날개 오른쪽이 뚝 떨어졌습니다.


제19화 작열하는 포효

떨어져 내린 새빨간 날개.
가면의 인형사는 당황한 듯이
푸른 기사와 거리를 두었습니다.

『저기, 우리 휴전하지 않을래?』
안 될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 페드로는 제안했어요.
역시 즐거워서 결딜 수 없다는 듯한 목소리가 돌아왔지요.
『이 상황에서 웬 농담이야?
이렇게 재미있는 게 얼마만인데!』

비틀린 즐거움에 흠뻑 취한 모습으로
할리퀸은 두 손을 복잡하게 움직였습니다.
마치 마법진을 그리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내가 이것까지 쓰게 만들다니......』
컬래머티는 두 팔을 교차시키면서
몸을 끌어안듯 웅크렸습니다.

이상한 탄내가 피어올랐어요.
페드로는 등골을 타고 소름이 돋았습니다.
급히 푸른 기사를 움직이려 했지만
등 뒤에는 왕녀가 있었습니다.

『저세상에서 후회나 하시지!』
진홍색 악마가 눈앞에 버티고 섰습니다.
그 순간 거대한 턱에서
시뻘건 화염구가 쏟아졌어요.

주위를 빽빽하게 둘러싼 불기둥.
푸른 기사와 페드로, 그리고 티아 공주는
작열하는 불길 속에 삼켜졌습니다.

『쳇, 이게 끝이야......?
좀 아까운 짓을 했나?』
타오르는 불길을 바라보며
할리퀸은 아쉬운 듯 중얼거렸습니다.
하지만 곧 의심스러운 듯 눈을 가늘게 떴어요.
살이 타는 냄새, 갑옷이 그을리는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으니까요.

『말도 안 돼!』
작열하는 홍련을 가르듯이
새파란 선풍이 솟구쳤습니다.


제20화 사투의 행방

불길 속에서 푸른 기사가 일어섰습니다.
그의 등 뒤에는 페드로와 왕녀가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으로 서있었지요.

날뛰는 불꽃을 날려버린 것은
양손으로 드는 대검이었습니다.
폭이 넓은 칼날을 풍차처럼 회전시키자
푸른 기사의 머리 위에 볼꽃 나비가 날아다녔습니다.
정말로 환상적인 광경이었어요.

『큭, 겨우 그따위 걸로!』
할리퀸은 두 손으로 인을 맺었습니다.
다시 화염구를 쏠 생각이었습니다.

『그렇게는 안 될걸!』
홍련을 가르며
푸른 기사가 컬래머티를 향해 내달렸습니다.
다음 순간 뿔이 돋아난 머리가
두 개로 갈라졌습니다.

『우후후...... 대단......하네......』
발사 직전이던 화염구가 부풀어오르며
작은 폭발을 일으켰습니다.
폭풍에 휘말려 푸른 기사는 둥실 떠올랐고
페드로의 빠른 손놀림에
간신히 지면에 착지했습니다.

『페드로 님, 괜찮아요!?』
『저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하지만 저 녀석은 살아날 수 없겠죠.』
아무리 적이라 해도 목숨까지 빼앗다니.
페드로는 죄책감에 시달렸습니다.
티아 공주는 그런 페드로의 등을
부드럽게 감싸 안았습니다.

『......죽긴 누가 죽었다는 거야?』
불기둥 속에서 말소리가 들렸습니다.
왠지 만족감으로 가득 찬 말투였지요.
『이번엔 얌전히 물러나기로 하지.
다음에 만날 때가 기대되는걸. 우후후......』
땅울림과 함께
검붉은 그림자가 불기둥 너머로
사라지는 기척이 났습니다.

페드로와 왕녀는 얼굴을 마주보며
즐거운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제21화 괴뢰사들의 속셈

소년과 소녀, 그리고 한 인형이
가벼운 걸음으로 왕도를 향했을 무렵......
가면을 쓴 인형사는 그을린 인형에 타고
깊은 숲속을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문득 멈춰서서, 나무 그늘을 향해 말했습니다.
『카프리 영감님, 거기 있죠?』
『흥. 알고 있었느냐......』
페드로의 스승, 카프리가 나타났습니다.
늘 그렇듯 《흑법사》와 함께였지만
기묘하게도 인형은 두팔이 없었습니다.

『그럴 줄 알았어. 파란 인형의 팔은
흑법사의 팔로 수리한 거였군요.
어쩐지 잘 움직이더라니』
『흐음, 페드로와 너는
실력 차이가 너무 많이 나니 말이다.
핸디캡 정도는 붙여줘야 하지 않겠느냐.』

뻔뻔하게 말하는 늙은 인형사를 보며
할리퀸은 어깨를 으쓱 했습니다.
『흠, 뭐 어쨌든 재밌었으니까 됐어요.
하지만 이걸 《13공방》이 알면
페드로 군도 그냥 넘어가진 못 할 텐데요?』

13공방.
그 불길한 단어를 들은 순간
카프리는 표정을 굳혔습니다.

『우후후. 그럼 또 봐요. 가까운 시일 내에.』
수상한 웃음을 남기고 가면 쓴 인형사는
숲속 깊은 곳으로 사라져버렸습니다.

『인형사라면 한 번은 지나야 할 길이지......』
늙은 인형사는 가라앉는 목소리로 중얼거렸습니다.
마치 자기 자신에게 말하듯이요.


마지막 화 대단원~짧은 휴식

왕궁의 오후는 정원의 다과회로 시작됩니다.
여왕 폐하는 늘 그렇듯 찻주전자를 기울여
두 개의 컵에 홍차를 따랐습니다.

『자, 어서 드세요.』
『잘 먹겠습니다.』
컵을 손에 든 소년 뒤에는
푸른 갑옷을 입은 기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입을 열지 않습니다.

『결국 공작은 어떻게 되었나요?』
대관식이 있었던 그날 밤, 가스톤 공작은
부하와 함께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수많은 백성 앞에서
왕녀가 즉위를 선언했으니까요.
사태를 조용히 지켜보던 근위기사단도
무릎을 꿇으며 새 여왕에게 충성을 맹세했습니다.
공작이 왕녀 유괴죄로 문책당하기 전에
망명을 선택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지요.

『숙부님은 제국에 몸을 의탁한 것 같아요.
제 결혼 상대로 교섭하던 둘째 황자에게
연줄이 있었던 모양이에요.』
그리고 여왕은 쿡쿡 웃었습니다.
『다만...... 그쪽에서는
노골적으로 싫은 티를 내고 있다나요.
조금 불쌍한 느낌도 있네요.』

『동정하실 것 없어요.
티아 님은 너무 착해서 탈이라니까요.』
솔직히 말해서, 가스톤 공작이
이대로 조용히 물러나리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페드로였습니다.

게다가 그 기분 나쁜 가면의 인형사
할리퀸의 동향도 걱정이었습니다.
서로 면식이 있는 것 같았지만
스승인 카프리는 입을 다문 채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가까운 시일 내에
다시 파란이 일어날 것입니다.
페드로는 푸른 기사를 개조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페드로 님도 참.』
조금 토라진 듯한 말투에
페드로는 정신을 차렸습니다.
『차가 다 식어버리겠어요.』
푸른 하늘이 담긴, 맑은 눈동자가
"괜찮아요"라고 안심시키듯
장난스레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부끄러워진 페드로는
미지근해진 홍차로 목을 축였습니다.

인형의 기사ㆍ끝

3. 여담

소설 속에서 궤적 시리즈에서 등장하는 13공방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이 때문에 일부 팬들은 가가브 트릴로지와 궤적 시리즈는 한 세계이고 이는 그 연결고리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바다의 함가 15주년 기념 설정집 발매 당시 콘도 사장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로는 두 개가 공식적으로 연결된 개념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설정을 가져온 부분은 있다고 밝혔다. 또한, 향후 궤적 시리즈에서 소설 속 인물인 카프리나 할리퀸이 나올 수도 있냐는 질문에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답하였다.

이후 영웅전설 8의 마지막 작품인 시작의 궤적에 등장하는 정체불명의 인물 C가 바로 카프리가 아니냐는 설도 나왔지만, 예상치 못한 인물로 밝혀지면서 상관없는 이야기가 되었다(...).

4. 네이버 웹툰

네이버 웹툰 연재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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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액션, 느와르
작가 스토리: 신의철
작화: 손두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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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기간 2012. 12. 17. ~ 2013. 0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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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PSP판 한정으로는 레조나 블레이드조차도 상회하는 에스페란서를 쓸 수 있다. 레오네의 오두막에서 레조나 스톤을 찾으러 나설 때 미첼과 먼저 대화하면 받을 수 있다.[2] 아이템 코드가 부여되어 있기에 데이터를 건드리면 소장도 가능하다.[A] 15세 개정판[A] 15세 개정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