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Djipen[1]판타지 소설 드래곤 라자와 퓨처 워커에 등장하는 가공의 국가.
2. 상세
수도는 디프유벤. 이 명칭은 소설 본문을 통틀어 딱 한 번만 나오며, 작중 등장하는 자이펀은 대부분 남쪽의 항구도시 '졸란' 을 무대로 한다. 졸란엔 하탄의 궁전이나 자이펀의 랜드마크인 카레한 탑 등의 명소가 있는데, 작중 졸란에 '수도 정화대 사령부' 가 있다는 언급까지 있다. 디프유벤이 유일하게 언급된 퓨처 워커의 프롤로그에서 그 도시에 카레한 탑이 있다는 내용을 보면 졸란이 디프유벤의 별명이거나, 아니면 단순한 설정오류일 수도 있다.통치자는 '하탄'이라고 일컬으며, 국방 대신, 외무 대신, 교육 대신, 법무 대신 등의 각료가 존재한다. 다만 각료들은 명가들 대신 국정을 운영하는 용병에 가까운 존재라서 그렇게까지 권력이 강한 건 아니다.[2]
바이서스의 남쪽에 위치해 있고, 7주 전쟁 이후 바이서스에 새로운 질서가 세워지면서 발생한 유민들이 모여서 성립된 국가이다. 그 전엔 사막에서 생존하기도 급급한 민족이었다고 한다.
드래곤 라자의 시점에서는 바이서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국경 지대인 푸른 산맥 근방에서 일진일퇴하는 모양. 전쟁 당시 바이서스엔 지골레이드, 캇셀프라임이라는 두 마리 드래곤이 있었는데, 그런 것치고는 상당히 대등한 형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자이펀 국방 대신 함의 견해로는 '바이서스는 드래곤들 때문에 나태해져서 제 실력 발휘를 못 하고 있었다'라고 하고, 직접 전쟁에 도움을 주던 지골레이드는 의욕이 빵점짜리인 상태였기에 성립한 균형이라고 봐야 할 듯. 사실 산맥 지대가 전선인지라 대규모 회전과 달리 드래곤의 힘이 절대적으로 작용하지 않은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드래곤 로드의 시대에는 의외로 드래곤 로드의 지배를 인정하지 않고 자유를 누리고 있었는데, 당시 자이펀은 척박한 사막의 소규모 집단으로 바이서스 유민들이 유입되기 전까지는 나라 꼴을 제대로 갖추지도 못한 상황이라 드래곤 로드도 억지로 복속시킬 가치를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한 마디로 불쌍해서 건드리지 않은 것. 덕분에 드래곤 로드의 엄한 지배는 피할 수 있었지만 생활 환경 자체가 빡세서 고생은 매한가지였다고 한다. 바이서스와 전쟁을 하는 것도 루트에리노가 드래곤 로드를 쓰러뜨렸으니 인간에 대한 지배권은 자신들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게 싫기 때문.
영토 대부분이 척박한 사막이라 영토에 대한 욕심이 없는 나라로 유명하고, 대신 다들 바다로 진출해서 명실상부 해양 국가라고 할 만한 강력한 해군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정작 전쟁 상대국인 바이서스가 내륙 국가라 해군이 강해 봤자 쓸 일이 없다. 바이서스에 인접한 해양 국가인 일스 공국을 통해 침공하는 루트도 기획안에 있는 듯하지만 실현되지는 않았다.
환경이 저렇다 보니 사람들의 감성 자체가 바이서스와는 많이 다른 듯. 운차이 발탄이 이야기한 불만족스러운 소년의 이야기는 자이펀식 농담이라는 가설이 있으며, 바이서스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hjan이라는 개념이 있다.
남자는 외간 여자와 직접 대화하지 않는 것이 예의라고 한다. 운차이도 처음에는 네리아와 직접 이야기하지 못해 후치를 가운데에 끼고 말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대화했다. 남녀가 맺어지는 것은 자수를 놓은 천이나[3] 가문끼리의 혼담을 통하는 모양이다.
운차이가 크라드메서의 레어 인근에서 쌍검(이도류)을 사용하던 레티의 프리스트와의 싸움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자이펀에서는 느려터진 쌍검술이 전설 속에서도 이미 사라졌을 만큼 천대를 받는다고 한다. 이는 이후 퓨처 워커에서도 육전대원이 목검 두 개를 들 때 다시 언급되며, 선원들이 바닷바람에 철검이 녹슬지 않도록 관리하기 어려워 목검을 종종 사용했고 그로 인해 쾌검술이 발달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이펀의 전사는 정신 수양으로 살기라는 기술을 쓸 수 있다. 작중에서 운차이는 살기로 와이번을 움찔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사막에서 지내는 이들이므로 구보 등 육체단련 활동보다는 정신력 수양과 그로 인하여 얻어지는 침착성, 고도의 집중력을 통한 빠른 검술 등을 우선시하는 모양. 작중에서 나오는 격언이 이것을 잘 드러내 준다. "살기가 이미 적을 꿰뚫으면, 손에 쥔 것이 검이든 활이든 똑같다."[4]
퓨처 워커에서 드러난 바에 따르면, 작중 시점의 자이펀은 수많은 명가들이 권력을 나눠 갖고 있어 불안정한 상태이다.하지만 신차이 발탄이 명가들을 결투로 하나둘씩 맥을 끊고 있다.
궁성이나 귀족가, 그 밖의 여러 공공 장소에서 노예들이 온갖 일을 다 하고 있다. 이 노예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면 안 되기 때문에 고유의 수어를 사용하며, 닌자 이상의 은신술과 운동 능력을 기지고 있다. 예를 들면 벗은 외투를 허공에 내밀자마자 누군가가 받아들고 사라지는 수준. 작중 사람들은 노예를 아예 없는 사람 취급하며, 반란죄가 될 수 있는 이야기도 노예 앞에서는 전혀 입조심하지 않는다. 심지어 같은 노예가 시체로 발견돼도 다른 노예들은 슬퍼하는 대신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게 시체를 바로 치운다.
대륙에서 몬스터가 출몰하지 않는 세 지역 중 한 곳인 실칸 계곡이 위치해 있다. 나머지는 헤게모니아의 사이들랜드 평원, 바이서스의 레브네인 호수이다.[5]
그림자 자국에선 딱히 언급은 없으나 이루릴이 참가했다는 이파실-졸란 랠리라는 단어가 나온다. 나라는 어찌됐건 지명은 살아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천 년 전 시점과는 달리 바이서스 영토인 이파실과 자이펀의 수도였던 졸란이 오토바이 경주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왕래가 자유로운 상황임을 짐작케 한다.
아랍계 국가를 컨셉으로 만들어진 듯, 노예제와 관료제, 술탄을 연상시키는 '하탄'이라는 통치자의 존재, 여성 인권의 사망 등의 요소를 갖추고 있지만 동아시아적인 컨셉도 일부 뒤섞여 있다. 국명인 '자이펀'은 일본 Japan의 변형이라는 설이 유력하고, 정신수양을 통해 살기를 뿜는 대목도 친숙하다. 운차이가 샌슨의 검법 수련을 지켜보며 '영자팔법'을 언급한 것을 보면 문자가 한자일 가능성도 아예 없지는 않다.[6] 무엇보다 바이서스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hjan이라는 개념은 딱 한국어의 한.
3. 자이펀 어
바이서스 기준에서 같은 외국인 헤게모니아어는 안 나오는데 자이펀은 자이펀어라는 가공의 언어가 작중에 나온다. 실상은 작가가 만든 언어이다. 과거 연재 시의 흔적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7][8][1] 자이펀어로 말할때 가끔씩 Djipenian(즉 자이펀인)이라는 단어가 나온다.[2] 운차이의 설명에 따르면 하탄에게 반란을 일으킨 순간, 각료 밑에서 일하던 명가 소속의 인원이 죄다 귀환해 버리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고 한다.[3] 작중에서, 바느질에 기품이나 사람 됨됨이가 묻어나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운차이의 언급이 있었다.[4] 이 말을 실제로 한 사람이 있는데 바로 만화 바람의 검심 -메이지 검객 낭만기-으로 유명한 실존 인물 사이토 하지메이다. 70대의 노인일 때 검도를 수련 중인 청년을 만나 목검으로 공중에 매달린 양철 물통을 꿰뚫는 시범을 보이고 한 말.[5] 레브네인 호수는 페어리퀸 다레니안의 영토다.[6] 영자팔법은 길 영永자를 쓰는 것을 통한 한자 서예의 수련법 중 하나이다.[7] 이영도가 체계적으로 만든 언어가 아니기 때문에 프로토스의 칼라니어나 에스페란토처럼 분석이 가능한 언어가 아니다. 이영도 본인도 자이펀어를 세부적으로 분석하는 시도는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단, 불만스러운 소년의 이야기에서는 자이펀어 단어를 만저 말하고 그 뒤에 바이서스어로 해석을 다시 첨가하는 식으로 말하여 몇 가지 단어의 뜻은 알 수 있다. 한 예로 kahnat(우물). 영어 철자로는 qanat이고 발음은 같은 것으로 추정.[8] 한 가지 뜻이 거의 확실한 건 "Ahn chouder"인데, "꺼져라"라는 뜻으로 보인다. 운차이가 살기를 사용할 때 사용했던 것, 또 타로메슈 암파린에게 자이펀어로 경고할 때 이 문장이 나오자 암파린이 나간 것을 보면 가능성이 있다. 또한 문법적 성이 있다. 같은 단어를 헬브라이드에게 사용했을 때에는 "Ahn chouderii"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