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적벽대전의 진행을 다룬 항목.2. 전초전
그리고 두 군대는 적벽에 집결했다. 과연 주유의 예측대로 조조의 군사들은 풍토병에 걸려 고생하고 있었다. 때문에 첫 교전에서 조조군은 패배하여 장강 북쪽으로 물러났다. 주유는 조조군을 견제하고자 하여 남쪽 강 언덕에 진영을 세웠다. 하지만, 양측의 병력 차이는 여전히 컸을 뿐더러, 시간이 끌면 끌수록 오나라가 불리해져갔다. 그렇게 속절없이 대치하던 어느날, 황개가 주유를 찾아왔다.3. 사항계
주유를 찾아온 황개는 적이 배를 서로 붙였음을 지적하며 화공을 사용할 것을 건의한다. 주유는 그 계책을 받아들여 몽충 10척에 마른 억새와 장작을 싣고 그 가운데에 기름을 붓고 휘장으로 덮어서 위장한 다음 위에는 정기를 세우고 미리 주가[1]를 준비하여 그 끝에 맨다.그리고는 조조에게 항복의 편지를 보내니 조조는 황개의 사자를 만나 자세히 묻고는 결국 황개의 사항계에 속아 넘어가 버린다.[2] 사실 오나라의 신하들은 이미 항복론자가 많이 나올 정도로 정치적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주유와 노숙만이 주전론을 펼친다'는 말은 온전히 거짓은 아니었고, 조조 역시 이러한 내부 사정은 정탐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정치적 상황이 황개의 사항계를 믿을만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주유의 항전과 풍토병에도 시달리니 전황을 뒤집고 빨리 끝내고픈 조조의 심리도 사항계의 성공률을 매우 높였을 터이다.
4. 적벽은 불타고 있는가
동남풍이 급하게 불자, 다급해진 황개는 열 척의 함선을 최전방에 내세우고, 강 가운데서 돛을 올려 나머지 배와 함께 차례대로 앞으로 나아갔다. 조조군의 병사와 관리들을 이를 보고는 "황개가 진짜로 항복하러 왔다!"며 좋아하였지만, 황개는 조조의 배들에서 2리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미리 준비해두었던 인화물질에 불을 붙여 조조의 함선들과 충돌하였다. 강한 바람을 타고 사이좋게 엮어져 있던 조조의 배들은 불에 타 침몰하는 배가 부지기수였으며, 곧이어 거센 불길은 강 언덕 위에 있던 군영에까지 이어졌다.검은 연기와 붉은 화염이 하늘에 피어올랐고, 사람과 말은 쉴새없이 낼름 거리는 불길에 사로잡혀 불타올랐으며, 뜨거움을 해소하고자 강에 뛰어들었다가 빠져 죽은 자들이 셀 수 없이 많았다. 뒤이어 주유는 경무장한 정예병을 인솔하여 조조군의 퇴로를 차단하고, 뇌고[3]를 쳐서 오림의 조조군을 완벽하게 무너뜨렸다.
하지만 일등공신 황개는 날아왔던 유시에[4] 맞아 부상을 입었고, 고통을 이기지 못하여 배에서 떨어져 강에 빠졌다. 그가 인솔하던 병사들이 그를 구출해줬으나 어둠속에 그가 누군지 몰라서 그냥 화장실 안에 넣어버렸다. 가끔씩 이걸 평상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있지만 원문에는 置廁床中 이라고 하니 평상이 맞긴 하다. 다만 문제는 측상(廁床)이라는 게 화장실 속에 비치된 평상이라는 것… 결국 황개는 병사들의 배려로 위생상태 괴악한 당시의 화장실 속에서 한동안 방치되어 있던 셈이 된다. 하지만, 다행히도 황개가 한당을 보고는 죽을 힘을 다해 소리쳐서 한당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하마터면 전쟁의 승리에 큰 공을 세운 장수가 화장실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다는 웃지 못할 사례가 될 뻔했다.
5. 조조의 도망 길
유비와 주유가 계속해서 진격하니 조조는 화용으로부터 도보로 달아난다. 그런데 중간에 진흙탕을 만나서 길이 통하지 않고 날씨 또한 바람이 엄청 불어서 군사들에게 풀을 져다가 그것을 메우게 하고서야 기병이 마침내 지날 수 있었다. 그리고 기병들에게 길을 만들어준 파리해진 군사들은 사람과 말에 밟혀서 진흙 속에 빠져 죽고 만다.유비와 주유는 계속해서 조조를 쫓아 남군까지 도착하는데 도망쳐 나온 조조는 갑자기 웃기 시작한다. 주위 제장들이 왜 그러냐고 묻자
유비는 나의 맞수이나 다만 계책을 쓰는 것이 부족하고 늦는구나. 만약 일찍이 불을 놓았다면 내가 비견될 바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고 잠시 후 유비가 불을 놓았으나 이미 조조는 지나간 뒤였다.
이 부분은 패주하는 와중에 유비를 콕 찝어서 언급하며 내가 유비라면 진작 화공을 해서 꼼짝 못하게 했을 거라는 발언은 제발 유비가 그렇게 하지 않기를 원했는데 소원대로 돼서 안도함과 동시에 자기가 인정한 적수지만 그래도 자기보다는 아래라고 여기는 심리를 반영한 거라는 시각이 있다.
실제로 둘의 마지막 맞대결인 한중 공방전 때도 유비가 법정의 조언을 따라 하후연을 계책으로 전사시켰다는 말을 들은 조조가 '그럼 그렇지. 유비 혼자서 그런 계책을 짜냈을 리가 없다.'고 유비를 헐뜯으며 쉽사리 유비를 자기와 같은 급의 맞수임을 내심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다. 이에 대해서 배송지는 '그냥 하후연이 죽은 것에 열받아서 순간 헛소리를 늘여놓은 것 같다'(...)라고 평했다.
6. 기타 다른 기록들
태평어람에서는 영웅기의 기록을 보여주며 조조가 뗏목을 만들었고 그걸 주유가 불태웠다고 말한다. 또한 오주전에서는 조조가 남아있는 배에 불을 지르고 도망쳤다고 한다.산양공제기에서는 적벽에서 조조의 군선을 불태운 것을 유비라고 기록하고 있고 화용도에서 조조가 달아나며 유비는 나의 맞수이나 다만 계책을 쓰는 것이 부족하고 늦구나라고 말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오주전에서도 유비가 먼저 공의 군대를 격파하고 그 뒤에 손권이 합비를 공격했다고 하지만 둘 다 조조를 격파한 걸 유비로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유비도 주장의 신분으로 이 전투에서 주유의 손오의 군대 못지 않은 활약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 일종의 쾌속선으로 쇠북종과 기치를 배 위에 설치했고 뱃전 위에는 낮은 담을 세웠으며 노를 젓는 선부는 많고 전투병이 적은 병선이다. 승선원이 전부 힘센 장사에다 정예병이었으며 배의 속도는 마치 갈매기처럼 빨랐다고 한다. 이상 해당 내용에 대한 권중달역 자치통감 주석의 기록.[2] 여기서 주유가 황개를 때리는 고육지책과 조조의 의심에 대한 감택의 답변은 연의 창작이다.[3] 팔면으로 된 북, 병사를 지휘하는 도구로 북을 치면 공격하도록 약속이 되어 있으며 특히 뇌고는 전술 시 신속한 공격에 사용된다. 이상 역시나 자치통감의 주석의 기록이다.[4] 연의에서는 장료가 쏜 화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