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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차범근의 플레이 스타일을 정리한 문서.2. 포지션
차범근이 가장 뛰어난 활약을 하고 클럽팀에서 대부분 소화한 포지션은 세컨드 스트라이커이다. 투톱에서는 파트너 공격수보다 살짝 처진 위치에서 현대의 세컨드 스트라이커(공격형 미드필더와 유사)처럼 뛰었으며, 4-3-3에서는 원톱으로 뛰기도 했고 30대에 들어서는 윙어로도 뛰었다. 말년, 은퇴 직전에는 미드필더, 풀백으로도 뛰었다. 국가대표팀에서는 주로 오른쪽 윙어로 뛰었고 1977년부터는 김재한과 투톱, 김재한과 뛰지 않을 때는 원톱으로도 뛰었다.3. 특징
뛰어난 체격과 주력이 합쳐진 돌파력을 갖췄고, 여기에 양발을 가리지 않는 강한 슈팅력, 왕성한 활동량, 높은 체공력과 더불어 헤더 슈팅과 연계 능력이 뛰어난, 만능에 가까운 공격수였다.[1]4. 피지컬
기본적인 신체 조건은 179cm에 78kg로 평균적이나, 신체 사이즈에 비해 근육량이 매우 많아 괴물 같은 체격을 갖춘 선수였다. 그 흉기 같은 몸을 갖춰서 전통적으로 강한 신체적 능력을 자랑하던 분데스리가에서도 강력함을 과시했을 정도로 타고난 체격이 대단했다고 한다. 실제로도 차범근은 상대 선수와의 경합을 꺼리지 않았다. 당시 분데스리가 선수들도 하나같이 차범근의 체격 조건(특히 굵고 강한힘을 가진 허벅지)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오히려 웬만한 독일 선수보다 체격이 더 좋다는 소리까지 들었다.더 무서운 것은, 차범근의 아들인 차두리도[2] 40대의 차범근을 힘과 체력에서 이기지 못했다고 한다...
5. 주력 및 개인기
당시 함께 뛰었던 동료나 취재했던 기자 혹은 경쟁했던 상대편 선수 등 당시 차범근의 플레이를 증언하는 대다수의 의견에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평가가 '굉장히 빨랐다'일 정도로 차범근의 속도는 가히 자타 공인이라 할 수 있다. 100m 달리기 11.02초라는 엄청난 주력을 보유했다.[3] 차범근 하면 흔히 빠른 돌파만을 연상하지만 평균 이상의 테크닉 또한 갖추고 있기에 속도로 압도하지 못한 상대를 개인기로 뚫고 가는 경우가 꽤 많다. 다만 주력 자체는 엄청난 편인데, 그에 반해 민첩성이나 순간 속도는 그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최전방에서 오프사이드 라인을 깨는 능력보다는 한 단계 아래에서 볼 운반과 치달을 통한 돌파에 훨씬 더 강점이 있다.
이러한 차범근의 주력은 상술한 피지컬과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했다. 차범근은 아시아 대륙 출신 선수로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무지막지한 속도와 피지컬을 동시에 갖춘 선수였다.[4] 어떤 수비수들을 만나더라도 자신 있게 치고 달리면서 스피드/몸싸움 경합을 거는 편인데, 대부분의 경우 최소 반칙 이상의 성과를 얻어내는 편. 1980년대 당시 경기 관련 독일 언론 기사나 독일 쪽 전문가들이 차범근의 플레이를 이야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는데 바로 'wirbelten', 독일어로 소용돌이치다, 선회하다, 어지럽히다라는 뜻이다. 문맥상 강력한 체격과 빠른 주력을 이용해 경기장을 전방위적으로 휘젓고 다니는 차범근의 모습을 표현하는 것인데 조금 의역하면 그야말로 '회오리 친다'는 뜻이다.
차범근의 돌파 능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가늠할 수 있는 증언이 있는데, 류청에 따르면 그 유명한 차두리의 2015년 우즈베키스탄 전 돌파 장면을 이야기하던 중 심판 운영실장 송기룡이 "차범근은 현역 시절 매 경기 저런 돌파를 서너 번씩 보여줬다"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
이런 터프한 플레이이 반해 부상 빈도가 적은 편이었으며, 전방에서 몸싸움을 구사하고도 신사적인 플레이로도 명망이 높아 현역 전체를 통틀어서 수집한 카드는 옐로카드 단 1장에 불과하다.
6. 양발을 활용한 슈팅
대한민국 축구 역사를 통틀어서 대표적인 양발잡이 슈터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5][6] 오른발 왼발 가릴 것 없이 양발을 이용한 강력한 슈팅을 찼으며, 적재적소에 기술적인 슈팅으로 허를 찌르는 플레이까지 보였다. 허리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슛조차 공 속력이 느리기는커녕 키퍼가 다이빙 하기도 전에 들어가는 골이 많은데, 그렇다고 높이 못 차는 것도 아니라서 그야말로 키퍼 입장에서는 이지선다(...).
7. 위협적인 헤더
8. 연계 플레이
차범근은 골을 넣지 않아도 높은 평점을 받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 골을 넣지 않은 경기에서 평점 1점[7]을 받은 적이 있을 정도이고 경력에서 받은 81회에 달하는 평점 2점 중 무려 45차례가 무득점 경기일 정도인데, 남아있는 경기 영상을 보더라도 득점과 상관없이 뛰어난 모습을 보여 줬다는 걸 알 수 있다.
활동량도 뛰어나서 팀의 경기력이 밀린다 싶으면 전방 압박을 하거나 미드필더 진영까지 내려가 수비 가담을 통해 상대방의 공을 되찾아오기도 하는, 당시의 전형적인 골게터 스타일 공격수와는 상당히 다른 플레이를 했다.
9. 총평
차범근은 압도적인 주력과 피지컬, 득점감각과 드리블을 갖춘 당대 전세계 최고의 세컨드 스트라이커 중 한 명이었다. 전세계 최고의 리그였던 1980년대 당시 분데스리가를 제패했다는 점에서 역대 손에 꼽는 임팩트를 자랑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분데스리가 역사상 최고의 아시아 출신 선수로 평가되며, 나아가 손흥민 등장 이전까지 역사상 최고의 아시아 축구선수로 평가되었다.[1] 저 당시 차범근과 비슷한 플레이 스타일을 가진 선수는 대표적으로 카를하인츠 루메니게가 있다. 선수 시절 루메니게의 클래스가 차붐보다 한단계 위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당시에 차붐보다 확실하게 낫다고 할 만한 공격수는 루메니게를 비롯해서 몇 명 되지 않으며, 루메니게도 차붐의 기량을 인정했다. 다만 속도와 체격만큼은 차범근이 루메니게를 뛰어넘는다고 평가된다. 루메니게는 준수한 스피드와 신체 능력 또한 발군이었지만, 그의 주특기는 환상적인 테크닉과 공격수임에도 경기 전체를 조율할 수 있는 플레이 메이킹 능력이다. 세세한 결은 다르나, 루메니게는 요한 크루이프와 가장 흡사한 스타일을 가진 선수라고 볼 수 있다.[2] 차두리는 '차미네이터'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아시아 역대 최고의 피지컬을 갖춘 선수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3] 참고로 현재 축구계에서 매우 빠른 선수 중 한 명인 음바페가 100m 11.00초, 홀란드가 11.06초이며 그 당시 축구화 등 기술력과 스포츠 과학 등의 발전 수준이 현대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스피드임을 알 수 있다.[4] 사실 차범근처럼 속도와 체격을 동시에 갖춘 월드 클래스 선수는 전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다. 한국 축구 팬들이 유난히 한국 선수의 체격을 과소평가하고 유럽, 남미, 아프리카 출신 선수의 체격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5] 현재는 손흥민이 그러하다.[6] 다만 김호의 언급으로는 왼발을 더 잘 썼다고 한다.[7] 다른 지역과 달리 지금까지도 분데스리가 평점은 숫자가 낮을수록 높은 평점이다. 조금 더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점수가 아니라 등급을 매긴다고 생각하면 다른 나라 평점 방식과 헷갈리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