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이영도의 판타지 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와 피를 마시는 새의 종족인 레콘의 관습 중 하나. 상대와의 싸움을 선언하는 철의 대화와 반대로 상대방에게 절대 공격을 가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위의 예시를 해석하자면,
- 남성 레콘은 숙원 추구자가 아닌 이상 항상 신부 탐색을 하게 된다. 신부 탐색 중에 임자가 있는 레콘을 신부로 삼고 싶어질 경우 상대방과 싸워 신부를 빼앗기도 한다. 이런 레콘이 '내 아내는 당신의 아내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물론 아내를 공유하자는 말이 아니라 상대가 신부를 두고 싸움을 걸어올 때 찔려 죽을지언정 결코 공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즉, 레콘에게 있어서는 상대에 대한 최고의 찬사와 경의를 표현하는 말.
- 이 말을 들은 상대방 레콘은 상대방의 경의에 대한 답례로 '내 철은 절대로 당신에게 말을 걸지 않는다' 라고 화답하여, 역시 공격하지 않을 것을 맹세한다.
2. 작중 등장
눈물을 마시는 새에서 즈라더와 티나한이 철의 침묵을 행한 적이 있다. 비형 스라블이 피에 젖어 폭주하기 직전[1] 티나한은 비형을 끌고 물(!)에 담가 씻어냈고, 그것을 목격한 즈라더는 일평생 쌓아온 상식과 눈앞에서 벌어지는 현실의 충돌에서 정신을 차리고는[2] "내 아내는 당신의 아내요."란 말로 티나한을 찬사했다. 이것에 대해 티나한은 "내 철은 절대로 당신에게 말을 걸지 않을 거요."로 화답했다.레콘 자체가 호전적이고 다혈질적인 종족이기 때문에, 철의 침묵이 선언되는 일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라고 한다. 철의 대화 문서에 티나한의 어록이 개요에 올라가 있을 정도로 티나한은 매우 호전적인 레콘임에도 불구하고 작중에서 유일하게 실행한 즈라더와의 각자 평생 할 일이 없을 선언을 하느라 둘 다 적잖이 당황하고 어색했다고. 하지만 철의 침묵을 선언하는 멘트 자체는 둘 다 정확하게 나온 것으로 보아, 실제로 쓰이는 일은 별로 없지만 레콘 문화에서 철의 대화에 딸린 중대한 요소인 것이 틀림없다. 이 때문에 피를 마시는 새에서 승천한 티나한과 살아있는 전설 즈라더의 철의 침묵은 전설로 여겨질 만큼 유명하다.
3. 기타
결혼 관계로 다투지 않는 레콘들끼리의 맹세 문구가 어떨지는 불명. 어쩌면 여성 레콘이나 신부를 탐색하지 않는 레콘을 위한 멘트가 따로 존재할지도 모르지만 확인된 바 없다.사실 본편에 등장한 유일한 사례인 티나한과 즈라더 모두 신부 탐색자가 아니라 숙원 추구자였으니 저 자체가 관용어구일 가능성이 높다. 티나한은 하늘치 등반이라는 숙원을 달성한 후에는 아내와 함께 하늘치 등 위에서 살 생각이었고, 즈라더는 피마새에 나온 바에 따르면 나중에 아내를 가진 모양이지만, 철의 침묵을 맹세했던 시점에서는 아직 그렇지 않았다.
[1] 작중 설정에 의하면 도깨비의 능력은 자신을 죽이는 신과 동일하다. 신과 도깨비의 차이는 그 능력을 제대로 다룰수 있는 정신력의 차이인 것. 그러니 도깨비가 폭주하는건 보통 무서운 일이 아닌 셈. 괜히 자신을 죽이는 신이 먼저 손을 쓰려고 한게 아니다.[2] 설명하자면, 레콘 항목에 가서 보면 알겠지만 레콘이란 종족은 물과는 제 몸에 한 방울 떨어지는 것조차 거부하는 상극이다. 후속작의 어느 레콘은 발에 물이 좀 묻었다고 모닥불에 발을 집어넣어 말릴 정도이며, 이 일화의 당사자인 티나한도 예전에는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반쯤 미쳐 절벽에 맨주먹으로 굴을 파내고 들어가 그칠 때까지 떨었었다. 그런 티나한이 비형이 폭주하는 큰일을 막기 위해 종족의 한계였던 공수증을 극복하고, 비형을 물에 담가 제 손으로 씻어낸 것이다. 레콘 입장에서는 최대의 용기였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