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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18 08:07:44

촛국 먹고 아그그

1. 개요2. 줄거리

1. 개요

한국전래동화. 촛국 소동, 양초 도깨비, 촛국 먹고 물 속으로 풍덩, 양초 귀신 등 여러 제목들이 있다.

2. 줄거리

옛날 옛적에 한 시골 마을의 청년이 한양으로 여행을 갔다. 시골에서만 살아온 그에게 한양은 말 그대로 신세계로, 정말 신기한 여러가지 볼거리가 많이 있었는데, 그 중 청년의 눈길을 잡은 물건이 하나 있었으니, 그건 바로 양초라는 물건이었다. 상인이 초에 불을 붙히는 시범을 보여주자 청년은 고향 사람들에게 선물로 주면 딱이라 생각하곤 초를 잔뜩 구매해 갔다.

며칠 후 귀향한 청년은 마을 사람들에게 각각 초를 하나씩 나눠주었다. 그런데 깜빡하고 청년은 초를 어떻게 쓰는지, 또한 무슨 용도로 쓰는 물건인지를 설명을 안 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마을 사람들은 생전 처음 보는 이 물건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고민하다 마을에서 학식이 가장 높은 훈장님을 찾아갔다.

마을 사람들은 훈장에게 초가 어디에 쓰이는 물건인지 물었는데,[1] 문제는 훈장도 이게 무슨 물건인지 몰랐다는 거다. 하지만 자신도 엄연히 체면이 있었기에 모른다고 하면 놀림감이 될까봐 훈장은 "이게 뭔지도 모르나? 이건 뱅어라고, 생선을 잡아 말린 거라네."라고 거짓말을 했다.

그제서야 납득을 한 마을 사람들은[2] 뱅어를 어떻게 요리해서 먹어야 하냐 물었고, 훈장은 이런 건 으로 끓여서 먹으면 몸에 좋다고 말했다. 훈장은 말 나온 김에 당장 먹자며 마을 사람들에게 초를 모두 가져오게 하곤 국을 끓여오라고 시켰다. 그렇게 해서 초를 썰어 넣어 끓인 촛국이 완성되었다.

국이 완성되자 마을 사람들은 모두 한 그릇씩 촛국을 받았다. 그런데 국을 보니 기름이 둥둥 떠 있어서 마을 사람들이 왜 이렇게 기름이 많냐고 의아해했고,[3] 훈장이 먼저 촛국을 먹기 시작했는데, 당연히 맛은 끔찍했고, 목구멍이 아프고, 토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훈장 체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촛국을 억지로 먹어야만 했다. 마을 사람들도 다 같이 촛국을 먹기 시작했고, 모두가 괴로워 했다. 몇몇 사람들은 이거 혹시 상한 거 아니냐고 걱정했지만, 훈장이 "원래 몸에 좋은 약은 입에도 쓴 법일세!"라고 말하자 "아그그!" 하고 괴로워 하며 억지로 다 먹었다.

이때 마침 훈장 댁에 인사를 올리러 온 청년은 마을 사람들이 전부 거기에 모여 있는 걸 보게 되었다. 청년을 본 사람들은 "자네 덕분에 몸에 좋다는 뱅어를 아주 잘도 먹었네!"라며 감사 인사를 올렸다. 청년은 의아해 하며 무슨 말이냐고 되물었고, 사람들은 청년이 선물해준 걸로 국을 끓여먹었다고 알려준다.

청년은 깜짝 놀라며 "아니, 뭐라고요? 그걸 먹었다고요? 맙소사! 미리 설명을 드렸어야 했는데... 그건 뱅어가 아니라 양초라고 불을 붙힐 때 쓰는 물건이에요!"라고 말하곤 가지고 있던 양초를 하나 꺼내 심지에 불을 붙혀 시범을 보여주었다. 이에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라며 "이럴수가, 우리가 불을 먹었다니! 우리 뱃속에서도 저렇게 불이 타오를거야!"라며 통곡을 하며 땅에 굴러다녔고, 일부 사람들은 그런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한 훈장을 책망하기도 했다.

훈장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되도 않는 전문가 행세를 해서 마을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쳐버린 본인이 순간 쪽팔려졌지만, 이내 부끄러움은 접어두고 벌떡 일어나선 "그럼 이럴 게 아니라 얼른 시냇가로 가야지! 당장 불부터 꺼야 하지 않겠나?"라고 외쳤다. 사람들은 훈장이 자신들을 속인 게 괘씸했지만, 이것만큼은 백번 옳은 말이어서 훈장을 따라 시냇가로 가 전부 뛰어들었다. 그러곤 모두가 몸을 물에 담근 채 머리만 내밀고 둥둥 떠 있었다.

이때 한 나그네가 지나가다 그들을 보았다. 나그네는 날이 어두워져서 시냇물에 사람 머리가 둥둥 떠 있는 줄 알고 저들이 도깨비라 생각했다. 그러곤 도깨비는 불빛을 무서워 한다는 걸 생각하곤 횃불을 만들어 그들 쪽으로 휘둘러 댔다. 이에 물에 있던 사람들은 횃불의 불이 자신들 뱃속에 옮겨 붙을까봐 머리까지 물에 담가버렸다. 이에 자신이 도깨비들을 다 퇴치했다 생각한 나그네는 "역시 도깨비들은 불을 몹시 무서워 하는 겁쟁이들이로군!"이라 말하고 웃으면서 자기 갈 길을 계속해서 갔다.


[1] 훈장 역시 이것을 선물 받았으며, 또한 본인의 집에는 자그마치 9개나 가져왔다고 한다.[2] 판본에 따라 초의 심지 부분과 뒤의 구멍이 뭐냐고 묻자, 각각 뱅어의 주둥이와 항문이라고 훈장이 대답한다.[3] 이에 대해 훈장은 고깃국의 예를 들며 원래 몸에 좋은 음식은 기름이 많은 거라고 또 둘러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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