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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Casu Martzu (Marzu) / 썩은 치즈[1]동영상 - 혐오스러울 수 있으니 클릭시 주의.[내용]
이탈리아 사르데냐[3] 지방의 전통 치즈.
흔히 구더기 치즈로 알려진 물건으로, 치즈 겉껍질을 몇 군데 자르고 치즈파리(Piophila casei)가 날아다니는 곳에 방치한다. 그러면 파리가 치즈에 알을 잔뜩 낳아 구더기가 살게 되며, 그 구더기가 치즈를 먹으면서 지방을 분해하고, 분해물질을 남기면서 색다른 방식으로 치즈가 숙성된다.[4] 오늘날에는 박테리아도 추가로 투입해 구더기의 성장을 돕는다고 하니 괴이함과는 별개로 이 지역 사람들에게는 생명과학까지 동원해가며 계승할 가치가 있는 특산품으로 여겨지는 듯하다.
2. 상세
엽기적으로 보이겠지만, 사실 역사가 로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유서깊은 전통 치즈이며 사르데냐 사람들에겐 전통 문화의 일환이다. 원래 이 치즈는 우연의 산물이라 한다. 치즈에 구더기를 일부러 넣었을 리는 아무래도 없으니 당연한 일이긴 하겠지만. 치즈덩이를 만들어 발효시키는 동안 치즈파리가 알을 까서 수많은 구더기가 치즈속으로 들어가 사방을 다니며 서식했던 게 그 기원이었다. 여러모로 비범한 탄생 비화다.이 독특한 숙성과정 끝에 치즈는 연해지며, 구더기가 먹고 배출한 액체가 군데군데 섞이기도 한다. 이 액체를 "치즈의 눈물"이라 표현하는데, 썩은 치즈답게 강렬한 암모니아 냄새가 나고 아린맛이 나며, 먹고 나도 몇 시간이나 뒷맛이 혀에 남는다. 최초 발견자는 이걸 맨정신으로 어떻게 먹을 생각을 했나 싶을 정도. 치즈를 먹을 때 구더기는 물론 살아 있다. 구더기는 8mm 정도로 자라고 벼룩처럼 15cm 높이로 뛴다.
어차피 한국에는 수입될 일이 없으므로[5] 먹을 일이 없겠지만 혹여나 현지에서 호기심으로라도 먹을 거라면
항상 독성이 생기는 건 아니지만 구더기가 죽으면 그 사체가 부패해 유독 물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보통 8mm 이상 구더기가 자라지 않고 죽을 염려도 거의 없는 3개월 정도의 숙성 기간을 마지노선으로 본다고 한다.
3. 식용 방법
그냥 구더기째로 먹어도 되지만 영 꺼림칙하다 싶으면 밀폐용기 안에 넣어 공기가 부족해지면 구더기가 치즈에서 빠져 나오는데 치즈와 구더기를 분리해서 먹으면 된다. 이때 구더기가 튀는 소리가 들린다. 구더기 튀는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으면 치즈 안의 구더기는 모두 빠져나온 상태이므로 구더기 없는 치즈를 먹을 수 있다.참고로 사람들은 치즈를 구더기 없이도 생산을 할 수 있도록 여러 시도를 했지만, 결국 원하는 맛을 낼 수 없었으므로 이 방법이 이어지고 있다. 더군다나 구더기가 치즈 내에서 배설까지 하는지라 구더기를 다 없앤 뒤에도 여전히 치즈의 외형이 영 기괴하다...
혹여 구더기째로 먹겠다면 주의사항이 있다. 사르데냐 사람들은 구더기 치즈를 빵에 넣어 먹을 때 손으로 빵을 가리고 먹는데, 구더기를 보지 않으려는 이유도 있겠지만 더 큰 이유는 구더기가 눈으로 튀는 대참사를 막으려는 것이다. 실제로도 포크로 치즈를 뜨면 구더기들이 상 위로 마구 튄다!
게다가, 웬만해선 입안에서 씹히거나 침, 위산, 창자액 등을 견뎌내지 못하고 죽는 구더기가 대부분이긴 하나 드물게 장까지 살아가는 구더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장으로 가서 염증을 일으키거나 강력한 입 빨판으로 내장에 붙어서 소화기관 천공을 일으키고 거기에 더해 장과 피부의 틈새에서 발악을 할 수도 있다. 이 경우 구토, 소화불량, 혈변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이 치즈는 위험한 음식으로 꼽히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 카수 마르주를 먹고 구더기 때문에 식중독에 걸린 사례는 현재까지 없다.
상술한 위험성이 있는 치즈이기 때문에 현재는 유럽 연합에서 금지되었고, 판매는 불법이다. 그러나 식품위생법 특성상 생산은 불법이 아니며[6], 판매 또한 사르데냐 지역 정부에서 일부러 단속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7] 현재도 사르데냐에서는 인기리에 생산, 판매, 소비되고 있다.
4. 기타
- 유사한 치즈로 치즈진드기(cheese mite; Tyrophagus casei 등)를 사용하는 독일의 밀벤케제(Milbenkäse)[8]와 프랑스의 미몰레트(Mimolette)가 있다. 물론 이쪽도 살아있는 진드기가 치즈에 달라붙어 있는 상태 그대로 먹는다. 치즈와는 다소 다르지만, 멕시코에서는 살아 있는 벌을 넣은 벌빵을 파는 데가 있다.
- 카사노바가 즐겨먹은 음식이라고 하며 구더기가 만들어내는 분해물질이 최음제 역할을 한다고 해서 여자와 자기 전에 나눠 먹은 적이 있다. 효과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 구더기째 씹어 먹었다고 한다.
- 휴먼버그대학교에서도 키토 죠지의 에피소드에서도 소개된 바 있다. 맛 자체는 훌륭하지만 구더기의 느낌을 견딜수 없게 묘사되며, 그 이후 우류 타츠오미 역시도 카수 마르주를 먹게 된다.
- 기괴하고 비위생적인 음식으로 생각되지만 다른 치즈종류나 우리에게 익숙한 김치등의 음식과 원리는 크게 다르지 않다. 단지 눈에 보이지 않는 균류나 박테리아와는 달리 구더기가 너무 뻔히 보이기 때문에 엄청난 거부감이 들 뿐이다. 유산균이나 일부 치즈곰팡이류처럼 구더기도 항생물질을 분비하기 때문에 음식이 썩는 대신 발효되게 된다.
[1] 사르데냐 방언으로 "썩은 치즈"라는 뜻이다. 이탈리아 현지에서는 카수 프라치구(Casu Frazigu)라고도 한다.[내용] 동영상 화면 전체에 구더기가 가득하고 심지어 위로 들려져 있는 치즈에서 구더기들이 투둑툭 떨어져내린다.[3] 바로 위에 있는 코르시카 남부에서도 만든다. 아스테릭스 코르시카 편에 등장, 그 먹보 오벨릭스도 기겁할 정도의 위력을 보여준다.[4] 이탈리아 사람들도 이것의 진실을 외면하고 싶었는지, ‘치즈의 눈물’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5]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에 없는 치즈파리의 구더기가 들어오면 생태계 교란종이 될 위험이 있기 때문. 때문에 이 법률이 없다시피한 주변 유럽연합 국가에는 수출이 가능했었다.[6] 집에 남은 음식이 상했다고 경찰이 잡아가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7] 단순히 방치하는 수준도 아니고 지역 정부에서 전통 문화로 은근히 밀어주고 있다.[8] 호밀기울에서 사는 치즈진드기를 이용해 만든다. 동독에 속했던 작센안할트주의 뷔르흐비츠(Würchwitz) 마을에서 중세 때부터 만들어온 유서깊은 치즈지만 그 제조과정 때문에 1970년대에는 단 1명만이 만들 정도로 쇠퇴했고, 동서독 통일 이후 은퇴한 생물학 교사였던 헬무트 푀셸(Helmut Pöschel)에 의해 대규모 생산이 재개되어 부활했다. 참고로 뷔르흐비츠에는 치즈진드기 석상도 있는데, 외지인들이 와서 직접 먹어볼 수 있게 푀셸씨가 석상 뒤의 공간에 밀벤케제를 몇 조각씩 놔둔다고 한다. 이 밀벤케제를 만들기 위해 생치즈에 소금과 캐러웨이 씨앗을 넣고 반죽하여 딱총나무 꽃을 감싼 다음 서양배, 타원형, 원반형 모양으로 성형하여 치즈진드기들이 우글우글한 호밀기울이 담긴 나무상자 안에 넣고 반 년 이상 숙성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