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소련이 계획했던 우주전투위성. 이름의 의미는 극(pole).2. 상세
미국과 소련이 전면전에 들어갔을 때, 소련의 위성이나 우주선에 위협이 될 미국의 우주왕복선이나 인공위성, 장차 등장할 우주 정거장을 우주에서 격파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미국의 SDI에 위협을 느낀 소련이 내놓은 대책이 바로 이것.길이가 37미터, 직경이 4.1미터, 중량이 80톤에 이르는 거대한 인공위성으로, 우주왕복선과 맞먹는 크기를 자랑했다.
무장으로는 1메가와트 출력의 대출력 이산화탄소 레이저포를 주 무장으로 삼고, 기록에 따라서는 핵탄두 우주 기뢰를 투하할 수 있는 장비도 있었다. 방어를 위해 레이더 전파와 레이저를 흡수, 또는 산란 시키는 검정 램도료를 발라서 탐지 또는 공격이 쉽지 않게 만들었다. 이러한 거체를 우주에 올리기 위해서는 부란 우주왕복선 발사용으로 개발된 에네르기아 로켓을 사용해야만 할 정도였다.
폴류스의 구조도
다만 이러한 겉보기 성능과는 달리 실제 물건은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레이저포는 우주로 쏘아 올리기에는 너무 컸으며, 발진 시스템은 우주선 전체를 뒤흔들 수 있었다. 개발 기한은 촉박했고 인원과 자원은 부족했다. 설상가상으로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는 군사 분야에 투자되는 지원을 축소시켰으며, 폴류스의 개발에 제공되는 지원 역시 줄어들었다. 이러한 개발 과정으로 인해 결국 첫 시험 모델인 스키프-DM은 당초 장착하고자 했던 기능들과 시험 장비들의 상당수를 떼어낸 채 발사해야 했다.
1987년 5월 15일, 시험 모델 스키프-DM이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발사되었다.[1] 그러나 본래 스키프-DM에는 추진용 엔진이 거꾸로 달려 있어서 에네르기아 로켓에서 분리된 후 180도 회전하여 점화되어야 했지만, 로켓의 제어가 되지 않아 2바퀴나 회전하였고 겨우 멈춰 엔진을 작동시켰을 때는 지구를 향하고 있었다. 결국 조금 전에 탈출했던 대기권으로 다시 떨어져 인도양 상공에서 대기 마찰로 소실되었다.
이 실패 이후 폴류스에 대한 모든 지원은 중단되었고, 더 이상의 발사 계획은 전부 취소되었다. 폴류스를 개발하던 엔지니어들은 어떤 보상도 받지 못했다.
개발이 중단된 채 창고에 쌓여있던 폴류스의 부품들은 이후 미르2 프로그램의 일부분으로서 재활용될 예정이었다가, NASA와의 합작으로 ISS 최초의 모듈인 '자랴 모듈(заря́, 여명)로 다시 태어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자랴 모듈은 이름만 러시아어일 뿐 NASA의 주문에 의해 만들어졌고, 소유권도 미국에 있다. 미국의 인공위성을 공격하기 위해 개발된 물건이 미국 국민들의 세금으로 세상의 빛을 본 것.[2]
3. 관련 문서
[1] 우주선에서는 보기 드문 검은색 도색은 위에서 서술했다시피, 우주공간에서의 위장도색과 레이더, 및 레이저 흡수를 위한 페인트다.[2] 다만 운용은 로스코스모스에서 하고 있다. NASA 내부에서도 FGB(Functional Cargo Block, 자랴 모듈의 NASA 내부 명칭)는 러시아 모듈로 보지, NASA에서 관리하는 모듈로 보지는 않는다.